조영관
변호사·이주민센터 친구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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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고문은 보호가 아니다 법무부가 지난 25일 ‘외국인보호규칙’을 일부 개정하겠다고 입법예고했다. ‘외국인보호규칙’이란 이름만 보면 외국인에게 필요한 사회적 보호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전혀 다르다. 출입국관리법에서 정한 ‘보호’는 실질적으로 한국에서 출국해야 하는 외국인에 대한 ‘구금’이다. 법무부가 개정하겠다는 핵심내용도 외국인보호소에서 수용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결박장치(계구)와 관련된 것이다. 작년 외국인보호소에서 발생한 이른바 ‘새우꺾기 고문사건’ 이후 추진되는 개정이라 구금되는 외국인에 대한 부당한 인권침해가 개선되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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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지금 필요한 건, 국회 정상화 5월이다. 언제 왔는지 모르게 스며든 봄이 비로소 자신의 존재를 마음껏 뽐내는 때다. 연둣빛 새싹이 포근한 봄볕을 받아 건강한 초록 잎이 되고, 잡초와 덤불로만 생각했던 곳에 장미, 철쭉과 같은 꽃들이 피어나 제 이름과 향기를 알리고 있다. 어린잎이 성장하고 꽃이 피어나는 과정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법(法)이라는 한자는 ‘물(水)’과 ‘가다(去)’라는 한자가 모여 만들어졌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것이 곧 법이라는 옛 선인의 지혜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이상하다.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청법 개정안이 통과되었고, 3일 임시국회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의결될 예정이다.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로 부르든, ‘검찰 정상화’라고 부르든 이번 법률안 처리과정에서 국회가 보여준 모습은 매우 비정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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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그들은 죽으러 오지 않았다 로펌에서 나와 비영리단체에서 상근변호사로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이주노동자 산업재해 사망사건을 맡았다. 벌써 6년도 넘게 지난 일이지만, 처음 전화를 받았던 그 순간의 기억은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유난히 날씨가 추운 이른 새벽이었다. 말이 새벽이지, 오전 7시 대림역 근처 인력소개소 분위기는 일을 마치는 퇴근시간과 비슷해 새벽 출근의 부지런한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사무실의 문 밖에서 비밀번호를 누르기 전부터 전화벨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고 들어와 울리는 전화기를 보며 고민을 했지만, 공식 업무시간 전이라 받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봉지커피를 휘젓고 있을 때 다시 한번 전화벨이 울렸다. 업무시간에 대해 따끔히 안내를 해야겠다는 뾰족한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한쪽 어깨로 전화기를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두꺼운 상담일지 스프링 노트를 넘기며 사무적인 질문을 시작했다. 수화기 너머 사람의 이름, 국적, 연락처 등등. 무슨 일로 전화를 했는지 물었을 때, ‘공장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자리를 고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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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보이지 않는 ‘이민정책’ 선거 열기가 뜨겁다. 지난주 치러진 사전투표 투표율이 36.93%를 기록했다. 사전투표제도가 도입된 2014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한다. 지난 19대 대선 사전투표율(26.06%)과 비교해도 무려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사람들이 몰리는 선거 당일을 피해 미리 투표소를 찾은 사람이 늘어난 측면도 있겠지만, 추운 날씨에도 일찍부터 투표소 밖으로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상기된 표정엔 지난 선거와 다른 긴장감이 팽팽했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선거운동 기간 동안 편 나뉜 민심을 다시 하나로 모으기 위한 현명한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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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카타르 월드컵에 매몰된 인권 한국 축구대표팀이 올해 11월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2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에서 시리아를 2-0으로 이겨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이어진 10회 연속 본선 진출이다. 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211개 회원국 중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 5개국밖에 없을 정도로 대기록이라고 한다. 여름밤의 축제로 불리던 월드컵이 올해는 처음으로 겨울에 열린다. 열사(熱砂)의 땅 중동 카타르에서 열리는 까닭이다. 개최국 카타르는 2010년 말부터 약 10년 동안 사막 한복판에 축구장 7개를 만들고, 공항과 고속도로, 호텔을 건설하는 초대형 건설공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카타르는 인도, 방글라데시, 네팔,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엄청난 숫자의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했다. 2021년 기준 카타르 인구는 280만명인데, 이 중 카타르 국적자는 32만명에 불과하고 80%가 넘는 약 250만명이 남아시아 등에서 이주한 외국인노동자와 그 가족들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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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법 밖의 아이들 세밑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25년 가까이 법 밖에서 살아온 세 자매가 ‘발견’된 것이다. 작년 기준 24세, 22세, 15세의 세 자매는 집에서 태어났고, 출산 후 어머니의 몸이 아파 바로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 채 오랫동안 방치되었다. 자매들은 주민등록번호가 없어 예방접종을 비롯해 병원 진료를 한 번도 받지 못했고 몸이 아프면 약국에서 상비약을 사 먹었다. 초·중·고등 정규교육 과정에 입학하지 못해, EBS나 인터넷 강의로 공부했다. 검정고시 공부를 했지만 주민번호가 없어 응시하지 못했다. 자기 이름으로 휴대폰이나 은행 계좌도 만들 수 없었고, 코로나19 백신도 맞을 수 없었다. 다행히 자매들은 건강한 상태이고 신체·정서적 학대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유전자 검사를 거쳐 뒤늦게 출생신고를 할 예정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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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최저임금 아래에 사는 사람 내년 최저임금이 한 시간에 9160원이다. 하루 8시간 일을 하면 일당으로 7만3280원을 받을 수 있고, 주 40시간씩 한 달 일하면 월급으로 191만4440원을 받게 된다. 그 돈이 다 통장에 찍히는 것이 아니다. 4대 보험과 소득세를 떼면 실제 받는 돈은 172만650원이다. 한 달에 일백칠십이만원. 계산을 해본다. 한 인터넷 구직사이트 설문조사를 보니 직장인 평균적 점심값이 식당 기준 8049원이었다. 사실 요즘 8000원에 식당에서 한 끼 먹기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치자. 우리는 사람은 하루에 세끼를 먹는다고 배웠으니 하루 기준 식대가 2만4000원, 한 달(30일)이면 약 72만원이다. 아침을 안 먹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 치킨이나 편의점 맥주는 사 먹을 테니 계산하면 얼추 비슷하다. 잔액이 백만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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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일상회복에 남겨진 숙제들 긴 터널 끝에 조금씩 빛이 보이는 기분이다. 지난 2년 동안 전 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19 팬데믹이 점차 관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코로나19와 공존을 선택한 나라도 늘어나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어선 우리나라도 지난 13일 ‘일상회복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지난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지침을 시작했다. 정부의 외국인정책도 빠르게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지난주 코로나19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11월 말부터 비전문취업(E-9) 외국인 노동자의 입국을 정상화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해외입국자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내로 입국할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국가와 인원을 제한하고 있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하여 입국하는 인원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현장에서는 인력난이 심각했다. 어느새 한국 사회는 제조업 공장은 물론이고 농어촌과 심지어 동네음식점과 같은 자영업 소상공인에 이르기까지 외국인 노동력이 필요한 산업구조가 되었다.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가 시작되자마자 신속하게 외국 인력 도입 정상화가 결정된 것은 이를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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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사람을 대하는 방법 손과 발에 수갑을 채운다. 수갑이 채워진 손발을 다시 밧줄을 사용해 등 뒤로 당겨 묶는다. 서 있는 자세에서는 불가능하다. 얼굴을 바닥에 향하도록 눕혀야 한다. 밧줄로 당겨진 무릎이 하늘로 치켜세워지고, 정강이와 허벅지가 들린다. 활처럼 묶인 몸의 모양이 새우를 닮아서 일명 ‘새우꺾기’라고 불린다고 한다. 바닥에 누워 자세를 따라 해보았다. 손발이 묶여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당장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얼굴로 피가 몰려 머리가 멍해지고 눈이 새빨개졌다. 몇 분 버티지 못했다. 차가운 바닥에 얼굴을 대고 거친 숨을 몰아쉬다 눈물이 났다. 아프기도 했지만,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빼앗긴 굴욕적인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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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아웅 틴툰을 기억하며 우리의 첫 만남은 작은 시민단체의 후원주점이었습니다. 한국에 살고 있는 이주민들에게 다양한 소식을 전해주는 이주민방송의 재정을 마련하기 위한 일일주점이었지요. 그날 국적별로 안주가 다양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것이 틴툰 선생님이 만드신 미얀마 전통 닭튀김이었습니다. 닭도 맛있었지만, 그보다 처음 만난 저에게도 쉴 새 없이 질문과 이야기를 하셨던 수다스러운 선생님의 모습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특히 양손과 시선, 표정을 능숙하게 사용하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모습은 듣는 누구나 어느새 이야기 속으로 쑥 빨려 들어가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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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아띤타바 미얀마! 올림픽이 한창이니 올림픽 이야기를 해보자.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은 정치행사는 아니지만,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까닭에 때로는 정치적인 메시지가 만들어진다. 우리나라도 그랬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 독일에서 열린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조선 사람 손기정은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기정은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조국은 일본이 아닌 조선이라고 말했지만, 가슴에 커다란 일장기를 달고 시상대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누구보다 기뻐해야 할 순간 굳어버린 얼굴로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리고 있는 손기정 선수의 사진은 결국 일장기가 지워진 채 신문에 실렸다. 이 사건으로 수많은 기자들이 고초를 겪고 신문은 무기한 정간되었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 조국 독립의 열망을 꺼지지 않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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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사회적 낙인 지난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대표적 외국인 밀집지역인 영등포 대림중앙시장을 방문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밀집지역에 대한 긴급 현장방역점검이라고 했다. 기자들과 함께 시장을 돌면서 상인들에게 방역 안내전단과 마스크를 직접 나눠주었다. 이날 방문에는 지역구 국회의원과 구청장도 동행했다. 법무부는 코로나19 방역활동에 힘쓰는 박 장관의 민생행보를 널리 알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법무부 공식 SNS에 사진과 함께 “대림시장을 비롯한 전국 구석구석 국민 건강과 민생경제 활력을 위해 코로나19 현장방역에 힘쓰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수많은 언론에서 이 일을 기사로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