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현숙
후마니타스 연구소장·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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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배움이 쌓여 큰 흐름…이게 바로 시민력” 시민교육의 방향은 즐거움이 핵심작은 변화를 만드는 기쁨을 느껴야그다음 것을 향해 나아갈 수 있어 슬픔·분노·기쁨 표현하는 능력이우리 사회 전체의 힘을 키워낼 것 “주은경 선생님 만나 봤어요?” “주 원장을 만나보세요.” 올해 초 경향신문사 내에서 시민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후마니타스연구소장으로 발령받고 조언을 구하던 필자에게 많은 이들이 주은경 전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 원장(노회찬정치학교 기획위원·노회찬재단 이사)을 만나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의 이름은 곧 시민교육이 걸어온 발자취 자체였다. -
경향의 눈 윤석열 정부 인구정책, ‘용감한’ 역주행 윤석열 대통령이 부쩍 자주 ‘인구’를 거론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는 “인구문제는 미래에 다가올 이슈가 아니라 현재 이슈”라며 “모든 분야의 정책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문제는 내놓는 정책마다 퇴행적이라는 점이다. #1. 여가부 폐지로 인구 늘린다? 정부가 지난 6일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며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보건복지부 내 차관급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방점은 인구문제에 찍혔다. 합계출산율 0.75명(2분기)까지 내려온 한국의 ‘이례적인 저출생’ 현상은 세계적인 연구 주제다. 한국 출산율을 주제로 한 논문을 연달아 발표한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선임연구원 인터뷰가 최근 국내 언론(한국일보 9월29일)에 실렸다. 그는 “한국 저출생 위기의 근본 원인은 ‘성차별적 사회구조’”라며 “성평등을 이루기 전까지 출산율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도 “이대로면 3세대 안에 한국 인구는 현재의 6%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트윗을 날렸다. 여가부 폐지로 추세를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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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뜨거웠던 여름 ‘함께 배움, 함께 성장’ 교육 분야를 꽤 오래 취재해 왔다. 몇몇 정부를 거치는 동안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전문가, 정책담당자 등을 만나며 유·초등부터 고등교육까지 한국 교육을 접해 실상은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해 왔다. 결론은 우리 사회에서 교육은 많은 이들에게 고통의 근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간과 에너지, 경제적 자원을 한껏 빨아들이면서도 결과는 보잘것없는, 고비용 저효율의 대표 사례이자 희망을 찾기 힘든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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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성장 일변도의 생활양식 싹 갈아엎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홍세화 1979년 무역회사 주재원으로 프랑스에 체류 중 ‘남민전’ 사건에 연루되어 망명하였다. 사상의 자유 침해에 따른 난민으로 인정받아, 관광 안내·택시운전을 하며 이주노동자로 생활했다. 이때 쓴 책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는 ‘톨레랑스’의 메시지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02년 귀국 후 한겨레 기획위원, 진보신당 대표 등 언론, 출판, 교육,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현재 벌금형을 받고도 돈이 없어 교도소에 갇히는 이들에게 벌금을 빌려주는 ‘장발장은행’의 은행장직을 맡고 있다. 소수자, 약자의 처지에서 사물과 현상을 보고 글을 쓰겠다는 귀국하면서의 다짐을 지키려 애써 왔다. -
경향의 눈 약자와 동행하시겠다고요?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 급락과 물난리 와중에 유난히 귀에 꽂힌 말들이 있었다. 약자, 사회적 약자, 약자와의 동행 등이 그것이다. “공적 부문의 긴축과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을 최대한 건전하게 운용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재정 여력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껍게 지원하는 데 쓰겠습니다.”(윤석열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대한민국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빈부격차는 심화되고 누군가는 소외받는 그늘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서울시의 모든 정책은 ‘약자와의 동행’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오세훈 서울시장, 싱가포르 ‘세계도시정상회의 2022’ 개회식 특별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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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SPC그룹, 상생·ESG 말하지 말라 파리바게뜨에 발길을 끊었다. 한 3개월쯤 된다.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스쿠찌, 빚은 등 같은 SPC그룹 브랜드 지점도 되도록 안 갔다. 도심 번화가라면 5분마다 하나씩 만나는, 그물망처럼 촘촘한 ‘파바’와 SPC그룹의 포위망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곳 바로 코앞에도 ‘파바’가 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 지회장 임종린의 단식 그 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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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참을 수 없는 반도체 인재론의 가벼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특단의 대책을 주문한 지 2주째, 이른바 ‘반도체 인재론’의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과학기술 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할 때만 의미가 있다. 그런 혁신을 수행하지 않으면 교육부가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말로 콕 찍혀, 부처의 명운이 걸리게 된 교육부는 연일 ‘반도체 이벤트’를 쏟아내고 있다. 국무회의 이틀 뒤 한덕수 국무총리와 반도체 인재 양성 논의를 시작한 이후, ‘반도체 산업 생태계와 인재 수요’ 토론회를 열어 부처 전체가 온·오프로 반도체 열공을 하는가 하면, 연일 각종 간담회와 대책회의를 숨가쁠 정도로 개최하고 있다. 첨단 인재 양성 특별팀이 꾸려졌고 다음달 중 관련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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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우리는 왜 부모 되기를 두려워할까 사실 이 칼럼 제목은 얼마 전 필자가 참여한 인터뷰의 주제다. 세칭 국내 최고 명문대 학생들이 인터뷰를 요청하며 찾아왔다. ‘공동체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 과정을 탐색해 대안까지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는 전공 수업을 듣고 있다고 했다. 스스로 정한 조별 과제가 ‘우리는 왜 부모 되기를 두려워할까’였다. 여러 질문을 받았지만, 학생들이 정말 알고 싶었던 건 한마디로 ‘어떻게 부모가 될 결심을 했느냐’였던 것 같다. 언제, 어떻게 부모가 되기로 결정했나, 2명을 낳기로 한 이유가 있나, 두렵진 않았나, 후회한 적은 없나, 부모 됨의 행복감과 부담감에 대해 말해 달라…. 불안과 두려움이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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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책학회, 5월27일 춘계 학술대회 개최 한국사회정책학회, 27일‘시대진단과 사회정책의 재도약’ 2022 춘계 학술대회 개최 경제·법·사회복지·사회·여성·정치·행정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의 연구자들이 모인 한국사회정책학회가 윤석열 정부 출범을 맞아 시대진단과 새 정부의 정책과제를 다각적으로 토론하는 2022 춘계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오는 27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새정부 복지, 어떻게 달라야 하는가?: 시대진단과 사회정책의 재도약’이다. 사회보장위원회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사회보장정보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공동주최하고, 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와 사회평론이 후원한다. -
경향의 눈 인사청문회, 20여년 절망의 악순환 인사청문회를 할 때마다 절망한다. 대한민국의 고위공직자, 소위 사회지도층이라 하는 이들이 사는 법이 얼마나 일반 대중과 다른지를 매번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청문회는 특히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부터 파행이다. 국무위원 청문회는 시작도 안 했는데, 제기된 산더미 의혹들로 이미 지칠 지경이다. 일단 후보자들의 재산 규모가 서민들로선 근접하기도 어렵다. 새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 18명의 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이들의 재산 평균은 약 38억8000만원이다. 지난해 가구당 평균자산은 5억253만원(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이었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보다 15억원가량 늘었고, 9년 전 박근혜 정부 1기 내각의 2배도 넘는다. 절반이 넘는 10명은 본인 또는 가족 명의로 이른바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에 집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인구의 3% 남짓이 살고 있는 이곳에 국무위원 후보자 55.6%가 집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이 어딜 바라보며 어떤 정책을 펼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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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윤석열 당선인, AI 교육혁명이 대체 뭡니까 이젠 정책의 시간이다. 모든 분야에서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온 이목이 쏠려 있다. 그런데 교육에 대해선 선거 기간 중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들은 기억이 없다. 한 유튜브 예능 채널에 출연해 “기술고등학교·예술고등학교·과학고등학교, 고등학교 갈 때는 학교들을 좀 나눠야 될 거 같다”며 이미 49년 전부터 존재해 온 특성화고·특목고의 필요성을 언급해 대체 언제 적 얘기냐는 빈축을 샀던 기억만 강렬하다. 당선인의 1호 교육공약이 뭐였나. 공약집을 뒤적여봤다. ‘AI 교육혁명’이라는 알기 힘든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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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시민의 승리, 학교급식 10년의 진보 우리는 별 감흥 없이 당연하게 누리고 있지만 세계의 부러움을 사는 정책들이 있다. 며칠 전 우연히 유튜브 동영상으로 보게 된 국내 친환경무상급식 실태가 그 한 예다. “이런 식사가 매일 나온다고?” “게다가 돈도 안 낸다고?” 한국 공립학교의 급식 재료와 메뉴, 조리 과정을 소개하고 다른 몇 개국의 급식을 비교하는 내용이었는데, 부러움과 감탄을 금치 못하는 외국인들의 반응에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한국 학교급식의 높은 수준은 한국 체류 경험이 있는 외국인들을 통해 꽤 오래전부터 화제가 되어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