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숙
후마니타스 연구소장·논설위원
최신기사
-
경향의 눈 “여러분, 새해엔 알아서 버티셔야 합니다” 2023년 새해에, 2000년 이후 강산이 두 번 바뀐 신년 벽두에 이런 걱정을 하게 될 줄, 이런 제목의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 한층 팍팍해진 일상을 이어가는 일 자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절감하는 하루하루다. 생각이 뻗어가는 대로 열거해 본다. 새해엔 최악의 고용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 연말 공공기관을 혁신하겠다며 2025년까지 공공기관 정원을 1만2000명 이상 줄이는 감축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공공부문을 효율화하고 민간 일자리를 늘리겠다지만 글쎄다. 경기가 안 좋은데 기업 규제를 푼다고 일자리가 늘어날까? 어림도 없다. 과거 사례를 돌아봐도, 현 상황을 봐서도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81만명에서 10만명으로 90% 급감이 예상된다. 대책은? 아직이다.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TF가 이달 중 내놓겠다는 고용정책을 두고 볼 일이다.
-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10년> 함께 책 읽고 토론하며, 글쓰며… 인생 후반 가꾸는 ‘지혜의 정원’ 지난주 7일 수요일 오전, 멀리 바다가 보이는 부산 영도구 함지로의 영도도서관 내 지혜 플러스관 문을 열자 토론의 열기가 후끈했다. 주제는 ‘환경’. <침묵의 봄>과 <그레타 툰베리와 달라이 라마의 대화> 두 권이 주 텍스트였지만, 원자력에너지를 환경 관점에서 어떻게 볼 것인지부터 개인의 실천과 정부·기업에 압력을 가하는 정치·소비자 운동까지, 또 각자 경험담과 실천적 제안, 환경 문제로 돌아본 인간의 본성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 이야기가 흘러넘쳤다. -
경향의 눈 “이게 말이 되냐고요” 비정상 대한민국 2022년이 보름 남짓 남았다. 각종 결산의 시기, 한 해를 결산하는 기사들도 쏟아져 나온다. 역대급이라는 숫자 뒤, 팍팍한 현실이 그려지는 뉴스들이 적지 않다. 하나하나가 수백만 가구, 수천만 시민의 한숨과 눈물, 불안을 담고 있을 ‘폭탄’들인데, 건조한 몇 줄로 무감각하게 소비된다. 올해는 자산 상위 20% 가구(16억5457만원)와 하위 20% 가구(2584만원) 간 자산 격차가 64배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로 줄어든 가운데, 양극화가 뚜렷했다. 하위 20%의 소득 감소율이 상위 20%보다 3배 이상 커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해졌다. 소득 하위 20% 중 적자 가구 비중이 57.7%에 달했고, 이들은 월평균 34만3000원씩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9세 이하 가구주의 평균 부채는 5014만원으로 1년 새 41.2% 폭증했다(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3분기 가계동향조사). ‘부자감세’로 세수는 대폭 줄고, 내년 24조원의 재정지출 삭감안으로 각종 복지가 줄어들면 빈부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
경향의 눈 이주호 부총리와 윤석열 정부, ‘위험한 컬래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임명했다. 현 정부 들어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14번째 고위직 인사다. 현 정부에 더 이상 잘 어울릴 수 없는, ‘완벽한’ 인사다. 지난달 27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전 부처의 산업부화를 주문했다. 보건복지부는 보건복지 관련 서비스 산업부라 봐야 하고, 국방부는 방위산업부, 국토교통부는 건설산업부, 농림축산식품부는 농림산업부,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산업부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산업 증진과 수출 촉진을 위해 뛴다는 자세”도 당부했다. 교육부에 대해선 이미 지난 6월 “교육부 스스로가 경제부처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던 터다. 각 부처의 존재이유를 배반할 수도 있는, 기막힌 인식이다. 이런 대통령의 장단에 별 고민 없이 박자를 맞춰줄 수 있는 인물이 바로 이주호 부총리다.
-
“작은 배움이 쌓여 큰 흐름…이게 바로 시민력” 시민교육의 방향은 즐거움이 핵심작은 변화를 만드는 기쁨을 느껴야그다음 것을 향해 나아갈 수 있어 슬픔·분노·기쁨 표현하는 능력이우리 사회 전체의 힘을 키워낼 것 “주은경 선생님 만나 봤어요?” “주 원장을 만나보세요.” 올해 초 경향신문사 내에서 시민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후마니타스연구소장으로 발령받고 조언을 구하던 필자에게 많은 이들이 주은경 전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 원장(노회찬정치학교 기획위원·노회찬재단 이사)을 만나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의 이름은 곧 시민교육이 걸어온 발자취 자체였다. -
경향의 눈 윤석열 정부 인구정책, ‘용감한’ 역주행 윤석열 대통령이 부쩍 자주 ‘인구’를 거론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는 “인구문제는 미래에 다가올 이슈가 아니라 현재 이슈”라며 “모든 분야의 정책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문제는 내놓는 정책마다 퇴행적이라는 점이다. #1. 여가부 폐지로 인구 늘린다? 정부가 지난 6일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며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보건복지부 내 차관급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방점은 인구문제에 찍혔다. 합계출산율 0.75명(2분기)까지 내려온 한국의 ‘이례적인 저출생’ 현상은 세계적인 연구 주제다. 한국 출산율을 주제로 한 논문을 연달아 발표한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선임연구원 인터뷰가 최근 국내 언론(한국일보 9월29일)에 실렸다. 그는 “한국 저출생 위기의 근본 원인은 ‘성차별적 사회구조’”라며 “성평등을 이루기 전까지 출산율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도 “이대로면 3세대 안에 한국 인구는 현재의 6%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트윗을 날렸다. 여가부 폐지로 추세를 바꿀 수 있을까.
-
경향의 눈 뜨거웠던 여름 ‘함께 배움, 함께 성장’ 교육 분야를 꽤 오래 취재해 왔다. 몇몇 정부를 거치는 동안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전문가, 정책담당자 등을 만나며 유·초등부터 고등교육까지 한국 교육을 접해 실상은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해 왔다. 결론은 우리 사회에서 교육은 많은 이들에게 고통의 근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간과 에너지, 경제적 자원을 한껏 빨아들이면서도 결과는 보잘것없는, 고비용 저효율의 대표 사례이자 희망을 찾기 힘든 주제다.
-
“기후위기, 성장 일변도의 생활양식 싹 갈아엎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홍세화 1979년 무역회사 주재원으로 프랑스에 체류 중 ‘남민전’ 사건에 연루되어 망명하였다. 사상의 자유 침해에 따른 난민으로 인정받아, 관광 안내·택시운전을 하며 이주노동자로 생활했다. 이때 쓴 책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는 ‘톨레랑스’의 메시지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02년 귀국 후 한겨레 기획위원, 진보신당 대표 등 언론, 출판, 교육,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현재 벌금형을 받고도 돈이 없어 교도소에 갇히는 이들에게 벌금을 빌려주는 ‘장발장은행’의 은행장직을 맡고 있다. 소수자, 약자의 처지에서 사물과 현상을 보고 글을 쓰겠다는 귀국하면서의 다짐을 지키려 애써 왔다. -
경향의 눈 약자와 동행하시겠다고요?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 급락과 물난리 와중에 유난히 귀에 꽂힌 말들이 있었다. 약자, 사회적 약자, 약자와의 동행 등이 그것이다. “공적 부문의 긴축과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을 최대한 건전하게 운용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재정 여력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껍게 지원하는 데 쓰겠습니다.”(윤석열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대한민국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빈부격차는 심화되고 누군가는 소외받는 그늘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서울시의 모든 정책은 ‘약자와의 동행’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오세훈 서울시장, 싱가포르 ‘세계도시정상회의 2022’ 개회식 특별연설)
-
경향의 눈 SPC그룹, 상생·ESG 말하지 말라 파리바게뜨에 발길을 끊었다. 한 3개월쯤 된다.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스쿠찌, 빚은 등 같은 SPC그룹 브랜드 지점도 되도록 안 갔다. 도심 번화가라면 5분마다 하나씩 만나는, 그물망처럼 촘촘한 ‘파바’와 SPC그룹의 포위망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곳 바로 코앞에도 ‘파바’가 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 지회장 임종린의 단식 그 후의 일이다.
-
경향의 눈 참을 수 없는 반도체 인재론의 가벼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특단의 대책을 주문한 지 2주째, 이른바 ‘반도체 인재론’의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과학기술 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할 때만 의미가 있다. 그런 혁신을 수행하지 않으면 교육부가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말로 콕 찍혀, 부처의 명운이 걸리게 된 교육부는 연일 ‘반도체 이벤트’를 쏟아내고 있다. 국무회의 이틀 뒤 한덕수 국무총리와 반도체 인재 양성 논의를 시작한 이후, ‘반도체 산업 생태계와 인재 수요’ 토론회를 열어 부처 전체가 온·오프로 반도체 열공을 하는가 하면, 연일 각종 간담회와 대책회의를 숨가쁠 정도로 개최하고 있다. 첨단 인재 양성 특별팀이 꾸려졌고 다음달 중 관련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
경향의 눈 우리는 왜 부모 되기를 두려워할까 사실 이 칼럼 제목은 얼마 전 필자가 참여한 인터뷰의 주제다. 세칭 국내 최고 명문대 학생들이 인터뷰를 요청하며 찾아왔다. ‘공동체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 과정을 탐색해 대안까지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는 전공 수업을 듣고 있다고 했다. 스스로 정한 조별 과제가 ‘우리는 왜 부모 되기를 두려워할까’였다. 여러 질문을 받았지만, 학생들이 정말 알고 싶었던 건 한마디로 ‘어떻게 부모가 될 결심을 했느냐’였던 것 같다. 언제, 어떻게 부모가 되기로 결정했나, 2명을 낳기로 한 이유가 있나, 두렵진 않았나, 후회한 적은 없나, 부모 됨의 행복감과 부담감에 대해 말해 달라…. 불안과 두려움이 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