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숙
후마니타스 연구소장·논설위원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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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국민의힘 광주행, 진정성이 안 느껴지는 이유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는 광주에 여야 정치권이 총출동했다. 국민의힘은 소속 국회의원 전원 기념식 참석과 17일 전야제 청년대표단 참석 방침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통합 메시지와 광주 발전 계획 등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후보 시절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에 이어, 이번엔 어떤 선물꾸러미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5·18 기념은 눈길 갈 일이 아니지만, 국민의힘이 5·18에 공들이는 모습은 이례적이다. 국회 공청회에 극우논객을 끌어들여 ‘폭동’ ‘유가족은 괴물집단’ ‘북한군 개입’ 등 ‘5·18 망언’들을 쏟아내며 지탄받았던 것이 불과 4년 전이니 말이다. 최근 극우세력과 결탁한 행보로 중도층에 의구심을 안긴 국민의힘으로선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 끌어안기가 급선무다. 득점하기 어려운 외교정책 후폭풍, 쉽사리 회복될 것 같지 않은 경제상황에서 국민통합 메시지를 내놓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고 안전하다. 광주에서 돌파구 마련은 영리한 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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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1000원의 아침밥’이라는, 값싼 청년 지원 ‘1000원의 아침밥’이 화제다. 여야 대표들이 앞다퉈 대학 식당을 찾아 학생들과 아침식사를 함께하며 화기애애하게 더 큰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주엔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내 54개 대학 중 ‘1000원의 아침밥’에 참여하는 모두에 ‘1식 1000원’을 시가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경기·제주·전북 등 지자체들도 아침밥 확대 움직임에 가세하고 있고, 하루가 멀다 하고 관련 뉴스가 쏟아진다. 대학생 급식 지원을 하루 두 끼로 확대하자는 방안, 방학 중에도 계속되어야 한다는 주장, 지자체에 따라 청년 노동자, 전체 노동자들의 아침식사까지 책임지겠다는 뉴스가 나온다. 그야말로 ‘1000원의 아침밥 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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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홍보부족이라고? 시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장난 지금 나랑 하냐.” 최근 ‘주 69시간 노동’을 둘러싼 논란을 보며 오래전의 이 유행어가 떠올랐다. 정부가 운을 떼고, 바람몰이를 하고 위원회를 조직해 안을 만들어 입법예고까지 한 정책이 뒤집힐 판이다. 정부안의 공식 명칭은 ‘근로시간제도 개편방안’.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일주일 120시간 노동’을 거론한 이후, 취임 직후인 지난해 6월부터 착수해 현 정부가 야심차게 밀고 있는 소위 ‘노동개혁 1호 법안’이다. 지난해 말 이미 ‘주 69시간’ 안이 나왔고, 노동계 의견 수렴이 없었다는 비판에도 밀어붙여 지난 6일 공식 발표됐다. 그 후엔 모두가 아는 대로 난리통이다. 역풍에 놀란 윤 대통령은 발표 8일 만에 재검토를 지시했다.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고도 했고, 노동 약자의 여론을 더 청취해 방향을 잡겠다고 한다. 개편안은 다음달 17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를 거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지만, 앞으로의 향방은 알 수 없다. 근로기준법 개정안 통과의 키는 여소야대 국회가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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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무책임·무공감 정부, 민심에선 이미 탄핵됐다 보름 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다. 이태원 참사 대응 책임을 물은 것이다. 대통령실은 탄핵안 가결 20여분 만에 “의회주의 포기” “의정사에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는 전광석화 입장문을 내놨다. ‘초유의 국무위원 탄핵소추’ 기사가 언론마다 대서특필됐다. 논란이 커질 사안이면 진작 자진사퇴하거나 경질했기 때문에 예전엔 이 같은 ‘사태’로까지 번지진 않았다. 사퇴가 마땅하다는 민심을 정면으로 거슬러, 탄핵소추안이 압도적으로 통과될 때까지 버틴 상황 자체가 ‘초유의 사태’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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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켜이 쌓인 역사의 흔적 따라, 5000년 전 파라오가, 인간을 닮은 신들이 말을 걸어 왔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미라, 투탕카멘, 람세스, 클레오파트라, 오벨리스크와 거대한 신전들…. 이집트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서양의 주요 문화를 잉태하고 키운 ‘문명의 요람’으로도 일컬어지는 이집트는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며 영화와 드라마, 예술에 끊임없이 차용되고 변주되며 상상력의 원천으로 역할해 왔다. 한편으론 많은 이들이 인생에 한번은 가고 싶은 버킷리스트로 꼽는 곳이다. 그러나 쉽게 갈 엄두는 나지 않는, 매력적이지만 심리적인 거리가 먼 곳이기도 하다. 코로나로 굳게 닫혔던 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의 인문기행 하늘길이 3년 만에 열렸다. 2020년 진행했던 이집트 고대문명 탐방도 3년 만에 재개됐다. 국내 최고의 고대 이집트 전문가인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 소장이 이끄는 10박12일의 일정을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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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문화 답사기’···“잊지 못할 인생 여행, 다시 오고 싶어요” 11세부터 68세까지,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인, 자영업자, 교사, 교수, 세무사, 승려까지. 33명의 답사단은 연령도, 하는 일도 다양했다. 취업준비생도,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도 왔다. 모두가 “잊지 못할 인생 여행”이라고 했다. 3명은 3년 전 이집트 여행에 이어 두번째 참가했다. 3년전 초등학생 딸 민서와 참가했던 김경화씨는 이번엔 남편과 아들 재원이까지 온 가족이 함께 왔다. 김씨는 “이집트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한 압도적인 크기의 건축물들이 주는 감동을 가족 모두 느꼈으면 해서 다시 찾았다”며 “남편도, 아이들도 수 천 년 전의 경이로움을 만난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민서는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면서 최고(古), 최대 수식어가 붙어 있는 이집트가 내 취향”이라며 3년 뒤 다시 가겠다고 말할 정도로 이집트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역시 3년 전 이집트에 왔던 정태기씨는 율리우스력 등 서양문화의 본류가 되는 이집트 문명에 감동을 받고, 한번 더 보고 싶어서 왔는데 딸이 따라오겠다고 해 함께 왔다고 했다. “이번엔 3년 전에 못 본 부분까지 볼 수 있었다”는 정씨는 몇 년 후 이집트를 다시 한번 찾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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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기막힌 윤 정부의 교육개혁, ‘담대한 시장화 구상’ 현 정부가 추진하려는 교육개혁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연초부터 잇달아 나온 교육부의 업무보고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서다. 그중 눈길이 간 것은 ‘한국형 차터스쿨’이었다. 교육부는 지난 5일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지원방안으로 미국 차터스쿨, 영국 아카데미 사례 등을 참고해 학교 운영 방식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차터스쿨은 외부 기관이 주정부와 협약(charter)을 맺고 운영하는 공립학교로, 재정지원과 함께 학생 선발과 교사 채용, 교육과정 등의 자율권을 보장받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중앙일보 1월16일)에서 내년부터 한국형 차터스쿨, 이른바 ‘협약형 공립고’를 시범운영하겠다고 다시 못 박았다. 이 부총리는 “좋은 학교를 많이 만들어 공교육 전반을 끌어올리겠다. 대표적인 게 협약형 공립고다. 혁신도시에 대규모 투자를 했지만 교육 때문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많다. 기업과 연계해 민간의 자율성을 부여하면 명문고들이 생겨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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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여러분, 새해엔 알아서 버티셔야 합니다” 2023년 새해에, 2000년 이후 강산이 두 번 바뀐 신년 벽두에 이런 걱정을 하게 될 줄, 이런 제목의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 한층 팍팍해진 일상을 이어가는 일 자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절감하는 하루하루다. 생각이 뻗어가는 대로 열거해 본다. 새해엔 최악의 고용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 연말 공공기관을 혁신하겠다며 2025년까지 공공기관 정원을 1만2000명 이상 줄이는 감축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공공부문을 효율화하고 민간 일자리를 늘리겠다지만 글쎄다. 경기가 안 좋은데 기업 규제를 푼다고 일자리가 늘어날까? 어림도 없다. 과거 사례를 돌아봐도, 현 상황을 봐서도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81만명에서 10만명으로 90% 급감이 예상된다. 대책은? 아직이다.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TF가 이달 중 내놓겠다는 고용정책을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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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10년> 함께 책 읽고 토론하며, 글쓰며… 인생 후반 가꾸는 ‘지혜의 정원’ 지난주 7일 수요일 오전, 멀리 바다가 보이는 부산 영도구 함지로의 영도도서관 내 지혜 플러스관 문을 열자 토론의 열기가 후끈했다. 주제는 ‘환경’. <침묵의 봄>과 <그레타 툰베리와 달라이 라마의 대화> 두 권이 주 텍스트였지만, 원자력에너지를 환경 관점에서 어떻게 볼 것인지부터 개인의 실천과 정부·기업에 압력을 가하는 정치·소비자 운동까지, 또 각자 경험담과 실천적 제안, 환경 문제로 돌아본 인간의 본성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 이야기가 흘러넘쳤다. 이날 모임은 영도도서관이 지난 8월10일부터 10월26일까지 12주간 매주 수요일 오전 3시간씩 ‘대화, 공감, 소통, 치유의 지혜’라는 제목으로 진행한 지혜학교의 두 번째 후속모임이었다. 도서관 지혜학교는 지역 대학이 기획하고 도서관과 연계해 신중년의 인문활동을 지원하는 인문심화 프로그램이다. 2019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했으며 올해는 137개 도서관 140개 프로그램으로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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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이게 말이 되냐고요” 비정상 대한민국 2022년이 보름 남짓 남았다. 각종 결산의 시기, 한 해를 결산하는 기사들도 쏟아져 나온다. 역대급이라는 숫자 뒤, 팍팍한 현실이 그려지는 뉴스들이 적지 않다. 하나하나가 수백만 가구, 수천만 시민의 한숨과 눈물, 불안을 담고 있을 ‘폭탄’들인데, 건조한 몇 줄로 무감각하게 소비된다. 올해는 자산 상위 20% 가구(16억5457만원)와 하위 20% 가구(2584만원) 간 자산 격차가 64배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로 줄어든 가운데, 양극화가 뚜렷했다. 하위 20%의 소득 감소율이 상위 20%보다 3배 이상 커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해졌다. 소득 하위 20% 중 적자 가구 비중이 57.7%에 달했고, 이들은 월평균 34만3000원씩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9세 이하 가구주의 평균 부채는 5014만원으로 1년 새 41.2% 폭증했다(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3분기 가계동향조사). ‘부자감세’로 세수는 대폭 줄고, 내년 24조원의 재정지출 삭감안으로 각종 복지가 줄어들면 빈부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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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이주호 부총리와 윤석열 정부, ‘위험한 컬래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임명했다. 현 정부 들어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14번째 고위직 인사다. 현 정부에 더 이상 잘 어울릴 수 없는, ‘완벽한’ 인사다. 지난달 27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전 부처의 산업부화를 주문했다. 보건복지부는 보건복지 관련 서비스 산업부라 봐야 하고, 국방부는 방위산업부, 국토교통부는 건설산업부, 농림축산식품부는 농림산업부,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산업부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산업 증진과 수출 촉진을 위해 뛴다는 자세”도 당부했다. 교육부에 대해선 이미 지난 6월 “교육부 스스로가 경제부처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던 터다. 각 부처의 존재이유를 배반할 수도 있는, 기막힌 인식이다. 이런 대통령의 장단에 별 고민 없이 박자를 맞춰줄 수 있는 인물이 바로 이주호 부총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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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배움이 쌓여 큰 흐름…이게 바로 시민력” “주은경 선생님 만나 봤어요?” “주 원장을 만나보세요.” 올해 초 경향신문사 내에서 시민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후마니타스연구소장으로 발령받고 조언을 구하던 필자에게 많은 이들이 주은경 전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 원장(노회찬정치학교 기획위원·노회찬재단 이사)을 만나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의 이름은 곧 시민교육이 걸어온 발자취 자체였다. 2년 전 정년퇴직하고 지리산 자락에서 일상을 경작하고 있는 그가 최근 30여년 시민교육 기획의 경험담을 담은 책 <어른에게도 놀이터가 필요하다>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