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노동, 생각해 봐야 할 3가지

특별취재팀 송현숙 논설위원·오경민 사회부 기자

여성을 ‘돌봄 역할’에 묶어놓는 사회…이유 없는 임금 차별 많아

①성별 임금, 설명되지 않는 차이가 ‘2배’

국제노동기구(ILO)는 2013년 ‘동일 임금 가이드라인’을 통해서 성별임금격차를 차이와 차별 요인으로 구분했다. 교육과 훈련, 직무경험(근속년수), 성별 직종 분리, 전일제와 시간제 노동의 차이, 기업규모, 노동조합 가입의 성별 차이를 성별임금격차를 유발시키는 설명되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ILO가 마지막으로 지적한 요인은 설명되지 않는 요인으로, (직접적인) 임금 차별(pay discrimination)이다.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의 연구결과, 한국의 성별임금격차에서는 설명되지 않는 차별(66.4%)이 설명되는 차별(33.7%)에 비해 두 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원자료를 이용해 성별임금 함수 추정 결과 성별 임금격차는 5069원이다. 이 가운데 설명되는 차이로 인한 격차는 1706원(33.7%)으로 가장 큰 이유는 근속년수(1096원)가 꼽혔다.

②‘경력단절’이 아니라 ‘고용단절’이다

최근 여성계에선 ‘경력단절 여성’이라는 말 대신 ‘고용단절’이란 말을 써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이라는 말이 포함하는 범위가 협소하다는 이유다. 경력단절 여성이라는 용어는 2008년 ‘경력단절여성등의 경제활동 촉진법’이 제정되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법의 2조는 ‘경력단절여성등이란 혼인·임신·출산·육아와 가족구성원의 돌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하였거나 경제활동을 한 적이 없는 여성 중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여성들이 일터를 나오는 이유는 혼인·임신·출산·육아, 가족 돌봄뿐이 아니다. 불안정한 지위로 계약해지되거나 노동환경 악화, 폐업 등이 원인인 경우도 많다. 경력단절의 원인을 법에서 정의한 대로 제한하면 해결책은 출산·육아 문제로만 귀결된다. 그러나 여성이 일터를 떠나는 이유는 표면적으론 돌봄이지만, 임금이 낮아서 돌봄 비용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손해이거나, 직업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아 버틸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인 경우도 많다. 경력단절이란 말을 고용단절로 바꾸고 고용 전반의 다층적 성차별 개선에 힘을 쏟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다. 경력단절 여성의 정의 자체가 여성을 돌봄 역할에 묶어놓는 성차별적 시선이 담겨 있기도 하다.

③사회가 만든 고학력 여성의 L자 곡선

한국 여성 노동의 특징적인 모습 중 하나는 고학력 여성들의 고용률이 눈에 띄게 저조하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여성 고용률은 30대 때 경력이 단절됐다가 50대에 노동시장에 재유입되는 ‘M자 곡선’을 보이지만 대졸 이상 고학력자 여성은 ‘L자 곡선’의 형태를 그린다. 출산, 육아휴직 후 직장을 떠나 다시 돌아오지 않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일터에 만연한 성차별로 고학력 여성들의 눈높이에 맞는 노동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다고 본다. 여성인력 관련 정책도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을 넓혀 고용률을 확대하는 쪽에 쏠려 있고, 고용의 질 측면은 상대적으로 간과되고 있다. 고학력 여성들의 고용률이 낮은 것은 OECD 국가들 중에서도 이례적인 현상이다. 사회적 낭비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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