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병역
경제에디터
주로 기업들 관련한 산업, 경제 분야 기사를 다룹니다. 자동차, 에너지, 정보기술(IT), 조선 등 중공업 등과 부동산 시장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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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굿바이 LG폰 1935년 5월24일 저녁.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점등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600마일 떨어진 신시내티 크로슬리필드의 632개 전등에 불이 들어왔다. 메이저리그 첫 야간경기 장면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전구였다. GE는 백열등을 개발한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세운 기업의 후신이다. 그런 GE가 지난해 5월 129년 전통의 전구 사업을 정리하기로 한다. 형광등에 할로겐 전구까지 개발한 GE로서도 기업의 명맥을 이어가기 어렵게 된 것이다. 세탁기 등 가전 사업은 이미 2016년 중국 하이얼에 넘긴 터였다. -
여적 읍소 선거 지난해 1월 중국 광둥성 산터우의 한 농장에서 주인이 암소를 도살장으로 끌고가려 했다. 그런데 소가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한사코 버텼다. 새끼를 밴 소의 모성본능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모금을 한 덕에 소는 한 사찰에 입양됐다. 생의 벼랑 끝에서 극적으로 구원받았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흔히 인간과 동물의 차이 중 하나를 눈물이라고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눈물의 성분만 보자면 동물이나 인간이나 별다를 게 없다는 연구도 있다. 오히려 ‘쥐어짜내는 눈물’이야말로 인간의 전매특허가 아닐까.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탈원전 옳지만 재생에너지 효율 과장 안돼…찬반 싸움보다 현실 직시를” 카이스트(KAIST)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96년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일하다 2009년 한국수력원자력 발전기술원에서 퇴직하고, 동국대로 옮겼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기본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정치적 접근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보인다. 극단적 원전 찬반 세력에 문제가 있다면서 한국의 실정에 맞는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보급을 강조한다.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분양원가 공개하고 분양가상한제 전면 시행 땐 집값 잡을 수 있다” 쌍용건설에서 20년간 쌓은 현장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실사구시에 입각한 주거정책 대안을 제시해온 시민운동가다. 한국건설정보 대표를 거쳐 1997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사회운동을 시작했고, 참여정부 때인 2004년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으로 주거 문제에 본격적으로 천착했다. 저서로 <대한민국은 부동산공화국이다?> <문제는 부동산이야, 이 바보들아> 등이 있다. -
여적 코로나 층간소음 아래층 주민: “제발 애들에게 까치발로 걷게 하거나 뭐라고 해요.” 위층 주민: “뛸 때마다 혼내는 데도 말을 안 들어요. 한참 뛰어다닐 나이라….” 아래층: “아니, 우리 보고 계속 참고 살란 말인가요?” 위층: “그렇다고 애를 묶어 놓나요?” 코로나19로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문제가 커지고 있다. 특히 유치원과 초등학교 수업이 비대면으로 대체되면서 층간소음을 둘러싼 이웃 간 갈등이 빈발하고 있다. 지난해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민원이 4만2250건으로, 전년 2만6257건보다 60.9%나 늘었다. 방송인 이휘재씨나 개그맨 안상태씨 등 유명인들도 층간소음 가해자로 지목돼 홍역을 치르고 있다. -
여적 셰르파의 K2 겨울 첫 등정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산맥에는 해발 8000m가 넘는 산이 에베레스트부터 시샤팡마까지 14개 있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보다 낮지만, 등반이 더 어렵기로는 2위 K2(8611m)나 사망률 최고인 안나푸르나(8091m)가 꼽힌다. 엄홍길·박영석처럼 14좌를 모두 오른 등반가는 국내외에 많다. 그러나 겨울철엔 등정하지 못한 유일한 곳이 K2였다. 정상 부근은 바람이 시속 200㎞를 넘기도 하고 영하 60도까지 떨어진다. 영화 <버티컬 리미트>나 <K2>의 무대가 된 것도 이 산의 험난함을 짐작하게 한다. -
여적 소비자 입증책임 ‘운전자가 당황한 나머지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동차 급발진 사고에 대한 거의 굳어진 공식이다. 자동차는 부품 약 3만개의 복잡한 제품이다. 가느다란 전선 가닥 하나가 끊어지거나 합선이 돼도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솔직히 제조사조차 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하물며 이를 소비자에게 입증하라는 건 무리다. -
여적 머스크의 ‘이유 있는 질주’ 미래를 사는 사나이랄까. 그는 특별하다. 손대는 것마다 시장에 변화를 몰고 온다. 진화하는 세상의 앞머리에 선 ‘혁신의 아이콘’,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50)의 얘기다. 그는 현실에 안주하길 거부하는 부지런한 천재다. 값비싼 LA의 저택에서 느긋하게 즐길 만도 하지만 다 처분하고 꿈을 좇아 새 길을 떠났다. 아이디어가 넘치는 머스크는 막히는 도로를 대체해 지하터널로 자동차를 이동시키는 방안까지 실험하고 있다. 민간 우주왕복선을 실현한 그의 원대한 꿈은 인류를 화성에서 살게 하는 것이다. 그러다 예상 밖의 복병을 만났다. 자율주행차 시장 진출을 예고한 애플이다. 한때 사업이 신통찮자 머스크는 애플에 테슬라를 사달라고 했다가 문전박대당한 적도 있다. 거품 논란을 넘어 테슬라의 진짜 가치를 증명해야 할 시간이 그에게 다가온 것이다. -
여적 VR ‘제야의 종’ 현실이란 실제로 존재하며 드러난 어떤 것을 가리킨다. 눈이나 촉감 등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어 사실로 선뜻 받아들일 만한 게 현실이다. 나아가 최근에는 그 현실 너머를 상정한 가상현실(VR)이 다가오고 있다. 그 모습은 이미 소설이나 영화에서 더러 그려졌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1982년 영화 <블레이드 러너>는 미래사회 VR의 모습을 그린 수작이다. 앞서 미국 작가 스탠리 와인바움의 1935년 소설 <피그말리온의 안경>은 가상현실 개념을 제시한, 이 분야의 효시로 꼽힌다. 여기엔 주인공이 안경 같은 장치를 쓰자 호텔방이 갑자기 숲으로 바뀌는 장면이 나온다.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키프로스의 왕이자 조각가이다. 키프로스 여인들을 혐오한 그는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하는데 여인상과 사랑에 빠진다. 그 사랑에 감동한 여신 아프로디테가 여인상에 생명을 부여한다. 가상이 곧 현실이 된 셈이다. -
여적 배달의 시대 ‘왝 더 독(Wag the dog).’ 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말이다. 주객이 뒤바뀐 경우에 빗대어 쓴다. 현대 자본주의에서는 제품 자체를 잘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얼마나 적시적소에 유통시키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고객과 연결되지 못하면 끝이다. “유통이 제조를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다. 유통 방식 중에도 배달이 중요해졌다. 대형마트로 차를 끌고 가는 모습은 점점 줄어든다. ‘새벽배송’으로 문 앞에서 바로 장바구니를 받아볼 수 있어서다. 아직 시골에는 5일장이 공존하는 세상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다. 지금은 배달되지 않는 물건이 거의 없다. 가히 ‘만물의 배달 서비스화’다. 코로나19로 배달의 위상은 더 커졌다. 우리가 코로나19 충격을 상대적으로 잘 견디게 하는 버팀목 중 하나가 촘촘한 배달 시스템이다. -
여적 재벌가 혼맥 1988년 9월, 노태우 전 대통령 취임 7개월이 됐을 때다. 청와대 영빈관에서는 이현재 전 국무총리 주례로 성대한 결혼식이 열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의 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이 주인공으로, 재벌가 혼맥 연결의 상징적 사건이었다. 예로부터 재벌가는 사세 확장이나 ‘보험용’으로 유력 정치인, 관료 집안이나 다른 재벌과 혼사를 늘려왔다. 대표적인 재벌가 혼맥은 삼성과 중앙일보의 결합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인은 이승만 정부 때 법무·내무부 장관을 지낸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이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1973년 당시 이재철 교통부 차관의 장녀 이명희씨와 결혼했다. 대한항공을 관리·감독하는 중앙부처 실세와 사돈이 된 것이다. -
여적 홍익표식 ‘소통관’ 출입 기자나 언론사 수가 가장 많고 그 취재 역사도 어느 곳보다 오래된 기관이 있다. 1948년 첫 대통령을 선출했던 국회다. 지난달 기준으로 외신 69곳을 포함해 480개 언론사에서 기자 1500여명이 출입하고 있다. 2000년대 초까지 본청 여기저기를 옮겨다니던 기자실은 노무현 정부 때 큰 변화를 겪는다. 공공기관에 개방형 브리핑룸이 도입되면서 국회에도 본청 1층에 널따란 취재 공간이 만들어졌다. 그렇게 2006년 1월 탄생한 게 정론관(正論館)이다. 인터넷 매체까지 출입기자 문호가 대폭 넓어진 것도 이때다. 국회 역사는 기자실이 개방되고, 커지고, 출입기자 수가 많아진 시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