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병역
경제에디터
주로 기업들 관련한 산업, 경제 분야 기사를 다룹니다. 자동차, 에너지, 정보기술(IT), 조선 등 중공업 등과 부동산 시장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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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돈키호테 트럼프식 몽니와 ‘세계화의 덫’ 어둑어둑 저녁녘이 오면 난 테슬라가 싫어진다. 치켜뜬 채 째려보는 매너 없는 ‘전조등 눈뽕’이 싫다. 뒤따라가 브레이크등으로 헷갈리게 하는 위험천만한 빨간 방향지시등도 싫다. 이름부터 공정거래법 위반 격인 ‘완전자율주행(FSD)’은 또 뭔가. 상향 전조등이나 빨간 깜빡이 따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낳은 부산물이다. 미국 인증 기준을 우리가 그대로 받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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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현대차의 ‘댐퍼’는 안녕하신지요 팰리세이드의 한쪽 뒷바퀴는 들려도 정말 괜찮은 걸까. 전문가들 말을 모아보면 ‘그 정도까지는 상관없다’가 모범답안 같다. 며칠 전 한 유튜버의 현대차 팰리세이드 급회전 시험, 이른바 ‘무스 테스트’로 시끌시끌했다. 갑자기 핸들을 꺾자 앞으로 쏠리는 바람에 왼쪽 뒷바퀴가 들려버려서다. 전륜구동 차량이면 구동력 없는 뒷바퀴가 살짝 들리는 건 별문제가 아니란 평도 나온다. 사실 모든 차는 ‘임계점’을 넘으면 전복된다. 무게중심이 높은 차일수록 가능성이 더 크다. 헐렁한 차체 구조도 한몫 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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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쥐’에게 생선을 넘기겠단 ‘고양이’ “이미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간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힘의 원천이 시장에서 비롯되고…” 이 말은 참여정부 최고권력자의 심경 토로였지만, 이제 우리만의 얘기가 아니다. ‘천조국’ 미국에선 백악관부터 이런 장면이 버젓이 펼쳐졌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을 알리는 취임식장. 단상에 이른바 빅테크 거물들이 병풍처럼 둘러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구글 CEO, 아마존 창업자, 메타 CEO…. 이들 자리는 심지어 국방장관 등보다 앞섰으니, 트럼프 2.0의 현실이다. 민주당 정부가 반독점 차원에서 구글을 쪼개니 마니 하던 게 바로 엊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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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실은 ‘민란’이 먼저였어야 했다 그의 숨은 사실상 멎었다. CPR(심폐소생술)로 되살릴 만한 상태를 넘었다. 워낙 죄가 명명백백해서다. 한 법조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내란 사태를 두고 촌철살인 같은 비유를 날렸다. “CCTV 앞에서 ‘공연음란죄’를 범한 거랑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이든, 헌법재판관이든 막판에 구차한 변명만 늘어놓고, 몽니를 부린들 결말을 되돌릴 순 없다. 만에 하나라도 뒤집힌다면, 들불이 헌법재판소 철문을 달궈 녹여낼 것이다. ‘87년 체제’의 산물인 헌재의 존재 가치까지 따져들 수밖에 없다. 역사는 본디 물결대로 흘러가게 내버려둬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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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로테와의 ‘극단적 이별’은 이르다 로테는 과연 베르테르의 마음을 알아주긴 했을까. 그저 혼자서 “그녀의 검은 눈동자에 흠뻑 빠져들었던” 걸까. 2016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정원에 괴테상이 세워졌다. 신격호 창업주(1922~2020)가 일본 유학 시절 읽은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의 자전적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 샤를로테에서 회사 이름을 따왔다는 건 널리 알려졌다. 롯데그룹이 지난주 말 즈음해서 또 나돈 ‘유동성 위기설’로 홍역을 치렀다. 이를 롯데월드타워와 연결지어 ‘마천루의 저주’라고 일컫는 이들까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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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5만전자’와 십상시, 그리고 뉴삼성의 딜레마 2009년 늦가을 마침내 애플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해 삼성의 혼쭐을 빼놨다. 2010년엔 지펠 냉장고가 돌연 폭발해 사상 최대 21만대 리콜에 나섰다. 그즈음 반도체공장 산재를 다룬 ‘반올림’ 갈등도 불거졌다. 2년여 만에 다시 삼성을 맡았을 때는 불산가스 누출로 하청노동자가 숨졌다. 또 2년여 만에 돌아온 2016년엔 갤럭시노트7 폭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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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누구든 ‘치빠’만 잘하면 됩니까 “잘하는 사람은 치빠를 잘합니다.” 온라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힘들어하는 자영업자를 위한 이런 훈수들이 적잖다. “초기에 들어가 반짝 상승 때 털어야 한다”는 돌직구도 보인다. 우리 동네 한 카레집은 수완이 좋다. 알바생 말을 들어보니, 젊은 주인은 가게에 잘 나타나지도 않는다. 일은 거의 다 알바들 몫이다. 그런 가게를 몇개 굴리는 모양이다. 어떤 이는 파리바게뜨, 본죽 같은 체인점을 동시에 3~4개씩 총 20개 정도 운영한다고 한다. 그러다 권리금을 대부분 2배 받고 넘긴다고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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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반지하방의 추억’ 그리고 공급폭탄 창밖으로 행인의 발목만 보인 적이 있는가. 영화 <기생충>의 반지하집은 사실 경기 고양의 세트장인 데다, 행인 얼굴이라도 보이니 차라리 낫다. 문득 대학생 때 살던 반지하방이 떠올랐다. 돌이켜보니, 언덕배기 빌라 반지하 맞은편 단칸방에는 애 하나 딸린 신혼부부도 살았다. 물 내리는 손잡이 달린 구식 화장실은 심지어 공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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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종부세 폐지론과 패닉바잉 그리고 ‘악어의 눈물’ 2022년 1월24일 한겨울, 경기 성남의 상대원시장 골목이 한 중년 남성의 뜨거운 눈물로 달궈졌다. 유튜브 생중계로 보던 이의 눈시울마저 붉어질 뻔했다. 그렇다. 이재명 대선 후보에겐 서민 심금을 울리는 무언가가 분명 있었다. 선거 막판 구구절절한 연설에 완전 ‘잼며든’ 많은 이들이 지지자가 됐다. “여덟 가족이 반지하방 한곳에서 살았습니다. 이 골목에서 아버지의 리어카를 밀면서, 학교 가는 여학생들을 피해서 저 구석으로 숨었습니다. (중략) 제가 하는 모든 일은 우리 서민들의 삶과 이재명의 참혹한 삶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흉금을 터놓은 말은 안타깝게도 시장통을 넘지 못했다. 결과는 우리가 아는 대로다. 왜 그랬을까. 결국 그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되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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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마동석·탕웨이 머쓱하게 만든 윤석열 정부 중독성 있다.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실물은 허망하기 일쑤다. 100원짜리 단추부터 32만원짜리 자전거 카본휠까지…. 한번 빠지면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또 하나의 ‘대륙의 실수’인가. 알리익스프레스 쇼핑 얘기다. 사실 알리 제품을 받아보면 화학약품 냄새 진동하는 것들도 왕왕 있다. 보다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다만 애초 ‘KC인증 전 해외직구 금지’ 방침은 현실을 도외시한 무리수다.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려던 윤석열 정부다. 아마추어같이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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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지금이 사과 타령이나 할 때인가 지난달 베란다 화분에 홍로 사과나무를 옮겨 심었다. 지난 2년간 뒤뜰에 있던 것인데 일조량이나 기온 탓인지 도통 꽃을 피우지 못해서다. 북쪽에선 싹 틔우기도 힘드니 꽃이 필 리 없다. 올해는 홍로를 맛볼 수 있을까. 올해만큼 이토록 화려했던 봄은 내 일찍이 못 봤다. 진달래, 개나리가 벚꽃과 동무가 되고, 목련이 채 피기도 전 벚꽃잎이 봄바람에 휘날린다. 조팝꽃이 산수유보다 일찍 향을 뽐내질 않나. 온통 뒤죽박죽이다. 봄의 전령들은 어쩌다가 이런 철부지가 됐을까. 덕분에 봄나들이는 멋지게 즐겼지만 왠지 씁쓸하고, 슬슬 불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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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ELS에는 ‘깨알 글씨’라도 있었나 “노총각(중소기업)이 ‘롤렉스 시계(키코)가 있으면 색싯감(환위험 회피)이 생길 것’이라는 마을이장(은행)에게 속아 넘어갔다.” 어느덧 16년 전 일이다. 당시 중소기업 쪽을 담당하던 기자는 낯선 단어와 마주쳤다. 환위험 회피용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 위 비유는 환헤지피해공동대책위원회가 ‘옵션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소장에 적은 말이다. 2008년 사건을 다시 꺼낸 이유는 키코가 국내 금융 역사에서 파생상품 위험을 사실상 처음 적나라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