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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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전쟁 먹고 자라는 IS 이언 매캐리 미 국무부 대테러국 특사가 지난 21일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에서 ‘이슬람국가(IS) 궤멸’ 5주년 기념 연설을 했다. 그는 “2019년 3월23일 연합군은 IS의 마지막 영토를 해방했으며, 이는 IS가 다시는 부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공연장에서 IS 내 가장 큰 분파인 호라산(IS-K)의 소행으로 알려진 끔찍한 테러가 일어나 130여명의 목숨이 희생된 건 바로 그 다음날이었다. 한때 시리아의 3분의 1, 이라크의 40%를 통제하며 위세가 대단했던 IS가 패퇴한 건 미국 주도 연합군과 이란·러시아가 ‘IS 격퇴’라는 같은 목표를 갖고 각자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IS의 부활은 각자 이익을 위해 두 개의 전쟁을 치르느라 여념이 없는 지금의 갈라진 세계 지형과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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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미발표 유작 “친애하는 막스. 나의 마지막 부탁일세. 내가 남긴 모든 공책, 원고는 읽지 않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불태워주게.” 마흔 살의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사망한 소설가 카프카는 친구인 막스 브로트에게 이런 유언을 남겼다. 브로트는 그 유언장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카프카의 재능에 확신을 갖고 있던 브로트는 그에게 늘 글을 발표하라고 독려했지만, 내성적인 카프카는 항상 자신의 글을 의심하며 부끄러워했다. 브로트는 친구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 카프카가 “낙서”라고 불렀던 유작들을 모두 출간한 것이다. 그 덕에 세상 빛을 보게 된 작품이 <성> <심판> <아메리카> 같은 초현실주의 걸작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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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자영업자로 여기는 의사도, 영리화로만 해법 찾는 정부도 틀렸다” 정부와 의료계의 의사 증원 대치가 4주째를 맞았지만, 해결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외려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전공의·전임의를 넘어 의대 교수들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예고한 대로, 18일부터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한계 상황의 비상진료체계마저 붕괴되면, 의료대란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다. ‘의사 대 정부’의 강 대 강 대치에 “둘 다 틀렸다”고 말하는 이서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기획국장을 지난 7일 만났다. 그는 어디까지 악화될지 알 수 없으나 의사와 정부가 환자를 볼모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지금 이 사회가 “이미 지옥”이라고 했다. 이 국장은 “의사가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단순히 숫자만 늘린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비급여 진료로 큰 수익을 내는 개원의를 선망하면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자영업자’로 여기고 있는 의사들도, ‘2000명’이라는 숫자만 내건 채 영리화된 의료체계의 문제를 다시 영리화로 해결하려는 윤석열 정부도 틀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사에게서도, 정부에서도 공공의료 희망을 찾을 수 없다”며 “숫자 싸움에서 벗어나 이제는 진짜 대안에 대해 논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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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아카데미 물들인 ‘빨간 배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단순히 영화만을 위한 무대가 아니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착용한 모든 것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끄는, 레드카펫 위의 패션쇼장이기도 하다. 10일(현지시간) 열린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다름 아닌 빨간 배지였다. <가여운 것들>에 출연한 배우 라미 유세프, <바비> 주제곡을 부른 가수 빌리 아일리시, <헐크>로 유명한 마크 러팔로의 가슴팍에 하나같이 동전만 한 크기의 그 배지가 달렸다. 빨간 배지엔 검은 하트를 품고 있는 손바닥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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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일요일의 막내딸 “전국~노래자랑!” 매주 일요일 낮 12시10분이 되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이 소리로 우리는 주말 오후의 한가로움을 확인했다. ‘일요일의 남자’가 ‘일요일의 막내딸’로 바뀌었어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도대체가 경쟁심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참가자들의 노래와 춤은 지난 한 주의 팽팽함을 이완해줬고, 새 MC는 곧 다시 오랜 익숙함이 될 것이라 여겨졌다. 예상은 빗나갔다. 박민 KBS 사장 취임 후 잇따르는 프로그램 폐지와 진행자 교체의 칼날을 <전국노래자랑>마저 비켜가지 못한 것이다. 김신영은 KBS로부터 돌연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불명예 하차하게 됐다. 고 송해 후임으로 발탁돼 전국을 누빈 지 불과 1년6개월 만이다. 후임은 이미 개그맨 남희석으로 결정됐다. 하루아침에 MC가 잘려나가면서,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속도의 시대에 느림의 콘텐츠로 사랑받아온 이 장수 프로그램의 전통도 깨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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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죽음의 단풍 한반도에 뿌리내린 모든 것이 이 땅의 주인이라면, 한민족보다 먼저 한반도에 터 잡은 소나무야말로 그러하다. 한반도에 인류가 살기 시작한 건 100만년 전이지만, 소나무는 최소 200만년 전부터 이 땅에 살고 있었다. 고조선의 건국과 조선의 멸망, 6·25의 비극을 모두 지켜본 소나무. 한반도 역사와 함께 숨 쉬고 애국가에도 나오는 그 소나무가 지금, 절멸 위기에 놓여 있다. 동해안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눈에 보이는 모든 산이 단풍 든 것처럼 울긋불긋하다. 한번 걸리면 고사율이 100%인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려 잎이 붉게 타들어가는 ‘죽음의 단풍’이 든 것이다. 2007년과 2017년에 이어 7년 만에 재선충병 3차 대확산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일본처럼 한국에서도 재선충병으로 소나무가 절멸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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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정치인의 신발 운동화는 젊은층에게는 패션이지만, 정치인에게는 소탈함과 친근감을 드러낼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다. 공식 선거운동 출정식 날이면 정장 차림의 후보들이 하나같이 운동화를 신고 시장에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종종 아디다스 운동화를 신고 자선 행사장 등에 모습을 드러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가끔 뉴발란스 스니커즈를 신고 순방에 나섰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운동화를 이용한 이미지메이킹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는 값비싼 취향의 명품 구두 애호가로 유명하다. 그가 즐겨 신는 신발은 구찌와 존롭(John Lobb)의 럭셔리 구두이며, 190㎝의 거구이면서도 더 크게 보이고 싶은 것인지 때로는 안창을 두껍게 깐 ‘엘리베이터 구두’를 신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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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정당은 정당일 뿐이다 오는 15일(현지시간) 열리는 아이오와 코커스를 시작으로 미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된다. 이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사람이 나만은 아닐 것이다. 지금 미국인에게 우리 정당이 지는 것은 단순히 내가 원하는 정책이 반영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종교, 인종, 사회적 지위와 도덕적 기준 등 자신의 모든 정체성이 그 ‘한 표’에 담겨 있다. 그러므로 선거 결과에 승복 따위는 할 수 없다. 우리 정당의 패배는 곧 나의 실존에 대한 부정이기 때문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정치학 교수인 릴리아나 메이슨은 이를 두고 정당이 그 사람의 “메가 아이덴티티”, 즉 ‘거대 정체성’이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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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2월 CPI 3.4%…예상치 상회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고 미 노동부가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2%)를 웃도는 수치다.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0.2%)를 역시 상회했다. 블룸버그는 “전기와 휘발유 모두 상승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오른 것이 CPI가 예상치를 뛰어넘은 주요 요인인 것 같다”면서 “전문가들은 휘발유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분석했다. 항공요금과 주택 가격 등도 모두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월 대비 3.9% 올라 전문가 예상치(3.8%)를 웃돌았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라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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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하늘에서 쏟아지는 건 미사일과 폭우뿐…“추운 밤을 버틸 수가 없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전쟁 중인 가자지구 전역에 겨울 폭우가 내리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밤새 가자지구 전역에 큰 비가 내렸다. 가자지구에서 우기는 통상 11월∼3월로 이 기간 연간 강우량의 대부분이 쏟아진다. 밤사이 내린 비로 비포장도로는 진흙탕이 됐고 거센 비바람에 텐트가 무너졌다. 피란민은 젖은 몸을 말릴 수 없어 추위에 그대로 노출됐다. 아내와 세 자녀와 함께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머무는 람지 무함마드(31)는 “한 달 전 가자시티에서 대피할 때 겨울옷을 받지 못했다”면서 “시장에서도 담요를 구할 수 없다. 구할 수 있다고 해도 나는 그 가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밤을 버티기 위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서로를 껴안고 몸을 녹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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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속옷차림 끌려가는 남성들…CNN “일부는 하마스 아닌 민간인” 속옷만 입은 남성들이 이스라엘 군인 앞에 무릎 꿇고 앉아있는 영상과 사진이 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잇따라 게시됐다. 촬영장소가 가자지구라는 설명이 붙은 한 영상에서는 천으로 눈이 가려진 남성 수십명이 속옷만 입은 상태에서 손이 뒤로 묶인 채 땅에 무릎을 꿇고 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이스라엘군이 이들을 트럭에 태우고 어디론가 데려가는 모습도 담겼다.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들이 이스라엘군에 투항한 팔레스타인 남성들로, 하마스 대원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의 수많은 테러 용의자들이 이스라엘군에 투항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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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우리를 지옥에서 구하기 위해 1859년 사업가였던 앙리 뒤낭은 우연히 이탈리아 북부에서 벌어진 솔페리노 전투를 목격하게 된다. 4만여명의 부상자와 사망자가 전장 곳곳에 그대로 방치된 채 나뒹굴고 있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그는 부상병과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운동에 앞장선다. 그렇게 맺어진 결실이 전쟁 중 민간인 보호에 관한 조약인 ‘제네바협약’이다. 1933~1945년 나치 독일은 유럽 전체 유대인의 3분의 2에 달하는 600만명의 유대인을 강제노동 수용소와 가스실에서 학살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잔학한 행위인 ‘홀로코스트’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유엔 회원국들은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1948년 총회에서 ‘대량학살 범죄의 예방 및 처벌에 관한 협약(CPPCG)’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