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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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기후 아닌 세상을 바꾸자” 앞으로의 모든 여름은 2024년과 비교될 것이다. 이전까지 폭염의 ‘바로미터’였던 1994년과 2018년의 여름을 제치고, 올해가 가장 더운 여름의 자리를 꿰찼기 때문이다. 올여름 전국 평균 열대야는 20.2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평년 6.5일의 무려 3.1배에 달한다. 전국 평균기온(25.6도)은 평년보다 1.9도 높았다. 이는 기상관측망이 전국적으로 확대된 1973년 이래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러나 이 기록 역시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지금 같은 기후변화 추세대로라면, 올해가 우리 남은 인생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란 경고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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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지금 눈앞에 환자가 죽어가는데…미래 환자 위한 개혁이 무슨 소용인가”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자리에 앉자마자 붉게 상기된 얼굴로 “너무 속상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단체를 찾아온 한 폐암 말기 환자의 자녀와 인터뷰 약속 시간 직전까지 이야기를 나누다 온 참이었다. “대학병원에서 폐 사진을 찍어보더니 자신들은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요양병원으로 가시라고 했답니다. 위험해서 조직검사도 할 수 없으니 암 확진 판정도, 산정특례도 해줄 수 없다면서요. 예전 같으면 가능성이 낮아도 치료를 시도라도 했을 텐데, 지금 그 환자분과 자녀들의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의료공백으로 인한 환자들의 상황이 지금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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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폭염 속의 닭장 기온 35도, 습도 60~70%의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데, 에어컨은커녕 창문 하나 없는 방 안에 갇혀 있다고 생각해보자. 심지어 그 방에는 당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인간들이 빽빽이 에워싸고 있어서 팔을 접어 펼 수조차 없다. 상상만 해도 몸서리쳐지는 그 일이 지금 닭과 돼지들에게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폭염으로 국내에서 폐사한 가축이 100만마리를 넘어섰다. 양식 중인 어류도 1000만마리 이상 떼죽음 당했다. 폐사한 가축들은 닭·오리 같은 가금류가 93만7000마리, 돼지가 6만마리로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축사마다 대형 선풍기를 돌리며 더위와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농가들은 사육장에서 닭의 사체를 치우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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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서울대 스티커 서울대학교 발전재단이 학부모들에게 ‘서울대 학생 가족’임을 나타낼 수 있는 ‘SNU Family’ 스티커를 배포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들이 학교 로고·이름을 넣은 각종 굿즈를 만드는 건 흔하지만, 국내에서 재학생 가족임을 표시해주는 굿즈를 만든 건 전례를 찾기 힘들다. 차량 뒷유리 등에 붙일 수 있는 이 스티커엔 서울대 로고와 함께 “I’M MOM(나는 엄마)” “I’M DAD(나는 아빠)” “PROUD FAMILY(자랑스러운 가족)”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해석하자면 “저는 서울대생 엄마(아빠)입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서울대생 가족”이란 뜻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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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난카이 대지진 ‘공포’ 일본 기상청이 난카이 해구에서 1주일 내 규모 8.0 이상의 대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거대 지진 주의’ 정보를 지난 8일 발표했다. 그 후 사람들로 한창 바글거려야 할 해수욕장은 쓰나미 우려로 ‘유령 해변’이 됐다. 한국의 추석 같은 명절 ‘오봉’을 앞두고 일본인들은 귀성은커녕 피난 준비에 나섰다. 지진 영향권에 있는 지역 마트에서는 생수·휴지가 동났고, 사람들은 밤에도 잠옷을 입지 않는다. 언제든 떠날 수 있게 상비약 등 비상물품이 들어있는 배낭을 베개 옆에 두고 잔다.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해역까지 태평양 연안에 길게 이어진 난카이 해구는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판이 만나는 지역으로, 100~150년마다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향후 30년 내 이곳에서 70~80% 확률로 대지진이 일어날 거라 예측해 온 전문가들은 지난 8일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1 지진이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대지진이 일어나면 최악의 경우 높이 30m 쓰나미가 밀려와 30만명 이상 사망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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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하마스 1인자 피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서열 1위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의해 암살당했다. 하니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을 방문했다가 이스라엘 급습을 받아 경호원과 함께 살해됐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주요 인사를 암살한 건 처음이 아니다. 이스라엘은 2004년에도 아파치 헬기와 헬파이어 미사일로 하마스 창설자인 아흐메드 야신을 살해했다. 이 사건은 하마스의 탄생 역사를 살펴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야신은 원래 이집트 무슬림형제단 지원을 받아 설립된 단체인 ‘무자마 알 이슬라미야’에서 활동했다. 당시만 해도 이스라엘은 야세르 아라파트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를 주적으로 여겼기에 야신의 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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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우리는 역사의 증언자…국제민중법정서 미국의 책임 반드시 물을 것” 인터뷰 약속을 잡기 위해 전화할 때마다 그는 늘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한번은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합천 지역 국회의원을 만나러 서울에 올라와 있었다. 또 한번은 특별법을 놓고 누군가와 논쟁 중에 전화를 받은 것인지 수화기 너머 울분에 찬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든이 넘은 그는 아직도 쉴 새 없이 자신을 혹사하고 있었다. 지난 15일 경남 합천원폭자료관에서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81)을 만났다. “저는 이제 살날도 많지 않고, 바라는 것도 없습니다. 다만 죽기 전에 국가가 외면해온 원폭 피해자들의 역사를 제대로 남기고 싶어요. 조선인들이 어떻게 이역만리 남의 나라에서 원자폭탄을 맞게 됐는지, 그 후 어떤 고통 속에 살아왔는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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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좋아요’의 무게 독일에서는 페이스북·유튜브 등의 ‘좋아요’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독일 정부가 지난 6월 테러를 선동한 외국인의 추방 절차 간소화 법안을 내놓으면서, 테러 미화 게시물에 단순히 ‘좋아요’만 누른 사람도 추방할 수 있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시민사회단체와 야당은 ‘이모지’(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그림 형태의 문자)만으로 추방하는 이 법안이 이민자 혐오를 등에 업고 극우가 득세하는 사회적 흐름과 무관치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4일 한국에서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좋아요’ 논쟁이 빚어졌다. 이 후보자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은) 폭도들의 선전·선동에 의한 것”이라는 댓글에 ‘좋아요’를 눌러 비판받자, “제게 도움을 주셨던 분들의 글에 무심코 ‘좋아요’를 누른 것뿐”이라며 ‘좋아요 연좌제’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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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공화국 전선 2002년 프랑스 대선 당시, 1차 투표 직전까지만 해도 좌파 후보인 리오넬 조스팽 총리와 우파 후보인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맞대결이 될 것이라고 모두가 믿어 의심치 않았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조스팽이 1차 투표에서 탈락한 대신, 백인우월주의자인 데다 홀로코스트를 “사소한 일”이라 주장하는 극우 성향 장마리 르펜이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결선에서 시라크와 경쟁하게 된 것이다. 프랑스 전역은 충격에 휩싸였다. 130만여명의 시민들이 반르펜 시위를 위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조스팽 총리를 비롯해 프랑스의 모든 좌파 정치인들은 지지자들에게 공화국 가치를 지키기 위해 눈 딱 감고 시라크를 찍어 달라고 호소했다. 극우 앞에는 좌도, 우도 없다는 이른바 ‘공화국 전선’(Republican Front)의 형성 덕에 시라크 대통령은 82.2%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르펜을 누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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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뉴욕타임스 모멘트’ 1968년 2월27일 CBS의 전설적 앵커인 월터 크롱카이트는 특집 방송을 진행하면서 이렇게 선언했다. “우리는 승리할 수 없습니다. 미국은 수렁에 빠졌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유일한 탈출구는 협상뿐입니다.” 그 세대의 저널리스트들이 대체로 그렇듯 크롱카이트는 공산주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베트남 전쟁의 참혹한 현장을 직접 취재하고 돌아온 후 조속한 종전을 요구하는 쪽으로 완전히 입장을 바꾸게 된 것이다. 후에 전해진 일화에 따르면 이 방송을 집무실 TV로 시청하던 린든 존슨 대통령은 이렇게 탄식했다고 한다. “크롱카이트를 잃은 것은 미국 민심 전체를 잃은 것이다.” 존슨 대통령은 이 방송이 나가고 한 달 뒤 그해 열리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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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달의 뒷면 달의 뒷면은 영어로 오랫동안 ‘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The Dark Side of the Moon)이라 불렸다. 사람들은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의 뒤편은 어둠에 휩싸여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1955년 디즈니의 TV 애니메이션에서 미래의 우주인이 달의 뒷면에 불꽃을 떨어뜨려 밝혀주는 에피소드가 나올 정도였다. 보이지 않아서 알 수 없는 것은 불안함과 두려움을 자극한다. 이 때문에 달의 뒷면은 노래·영화·시같이 수많은 창작물의 소재로 쓰여왔다. 제목 자체가 <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인 1990년작 SF 공포영화는 고장난 우주선이 달의 뒷면으로 끌려가 초자연적인 어둠의 힘과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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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학부대학, 예전처럼 가르쳐선 미래가 없다는 절박함에서 시작” “늘 우리는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위치해 있었다. 우리가 아이패드 같은 창조적인 제품들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이 두 가지 요소들의 결합 덕분이었다.” 스티브 잡스의 이 유명한 말까지 굳이 끌어오지 않더라도, ‘통섭’과 ‘융합’은 일종의 시대적 키워드가 됐다. 실제 우리가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계를 넘어야 한다. 그것은 꼭 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만이 아니다. 계급, 장애, 젠더, 인종, 국적 등 우리 사회를 분절시키는 모든 형태의 경계와 장벽을 직시할 수 있어야 이 복잡한 세상에서 길을 잃고 헤매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