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
논설위원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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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포고령 포고령(布告令)은 ‘어떤 내용을 널리 알리는 법령·명령’이나 ‘한 나라가 상대국에 전쟁 시작을 알리는 명령’을 뜻한다. 그렇게 보면, 자국민을 향해 군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계엄 포고령은 국민에 대한 전쟁 시작을 알리는 명령과 다를 바 없다. 제주 4·3항쟁, 유신체제, 광주 5·18민주화항쟁 등 한국 근현대사에서 계엄이 쓰여온 실제 방식이 항상 그랬다. 지난 3일 오후 10시23분 대통령 윤석열이 느닷없이 계엄을 선포했다.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건 윤석열이 처음이다. 그로부터 불과 30여분 후 박안수 계엄사령관이 발표한 포고령은 박정희 정권의 포고령을 상당 부분 참조한 듯 보이나, 그 내용을 뜯어보면 더 반헌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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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연세대발 ‘입시 혼란’ 사전에 문제가 유출된 연세대 수시 자연계 논술전형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호미로 막을 일이 가래로도 막지 못할 대혼란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연세대는 수험생들이 연세대를 상대로 낸 논술전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지난 15일 인용되자 이에 불복하고 이의신청을 했지만, 20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그러나 연세대는 여전히 2심에 항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수시 합격자 발표일이 3주 앞이고 연세대는 버티기에 들어갔으니, 애타는 수험생들만 본안소송 결과를 기다리며 허송세월할 판이다. 연세대 수시 자연계 논술시험이 치러진 날은 지난 10월12일이었다. 연세대가 법적 공방으로 시간을 끌지 않고 시험문제 사전 유출 사실을 알아챈 즉시 바로 재시험을 치렀다면, 입시 일정에 대혼선이 빚어질 우려는 애초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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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가속 페달…그 끝은 ‘제2의 닉슨 쇼크’ 우려” 미 대선 후 2주가 흘렀지만, 인종차별적이고 반민주적인 데다 예측 불가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또 한번 미국 대통령으로 맞이해야 하는 세계는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차태서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11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권자 절반 이상이 그를 선택한 것은 일반 서민의 삶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신자유주의 말고 다른 대안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원하는 답을 들려준 것이 트럼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보호무역과 국경 장벽이라는 트럼프의 탈(脫)신자유주의 질서가 그의 지지층인 노동계층 삶에 실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포퓰리즘의 특징은 “‘나쁜 놈’을 찍어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는 것”에 재주가 있는 이데올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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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비혼 출산 결혼과 출산, 늘 붙어 다니던 두 단어 사이의 연결고리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커플이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반대로 출산을 해도 그것이 당연히 결혼했음을 의미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9세 청년 중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낳을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42.8%에 달했다. 2014년 30.3%가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과 비교하면 10년 새 12.5%포인트나 증가했다. 이런 생각의 변화를 반영하듯 실제 비혼 출산도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태어난 아기 23만명 중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관계에서 태어난 아기가 1만900명으로, 전체의 4.7%를 차지했다. 1981년 비혼 출산의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최대 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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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실세’ 머스크 리스크 일론 머스크는 2020년 “도지코인이 세계 금융시스템을 정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모두가 변덕스러운 갑부의 시덥잖은 장난이라 여겼다. 그러나 ‘트럼프의 귀환’ 후 그의 말은 더 이상 농담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머스크는 진짜 ‘도지(DOGE)’의 수장이 됐다. ‘도지’는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딥 스테이트’라 지칭하는 연방정부 관료들을 대거 해고하기 위해 신설할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의 약자이다. 도지코인에서 따온 다분히 의도적인 명칭이다. 트럼프 당선 후 150%가량 치솟은 도지코인은 ‘도지 파파’로 불리는 머스크가 ‘도지’ 수장으로 임명된 날, 또 한번 폭등했다. 이제 머스크는 한 손에는 돈의 권력을, 다른 한 손에는 세계 최대 패권국인 미국의 정치권력까지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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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또 틀린 ‘트럼프 여론조사’ 미 대선이 ‘유례없는 초박빙’이라더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완승으로 끝났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트럼프 지지율을 과소평가한 것은 연속 세 번째다. 2016년에는 85~99% 확률로 힐러리 클린턴 승리를 점쳤지만,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생이었다. ‘샤이 트럼프’로 불리는 백인 노동계층 유권자들을 간과한 탓이었다. 2020년에는 트럼프가 조 바이든에 8%포인트 이상 차이로 완패하리라 예상했지만 실제 표차는 이보다 훨씬 적었다. 절치부심한 전문가들은 세 번째 실수를 피하기 위해 이번 대선에서는 응답자 학력이나 과거 투표 방식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식으로 트럼프 지지율이 더 잘 반영되도록 여론조사를 보정했다. 그렇게 나온 결과가 오차범위 내 초박빙이었다. 하지만, 트럼프에 대한 가중치가 너무 높은 것 같다는 노파심 때문이었는지, 선거 당일 카멀라 해리스의 승리 가능성을 더 높이는 쪽으로 앞다퉈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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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첫 한국계 상원의원 미 국회의사당에 가면 걷는 뒷모습만 봐도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구별이 가능하다는 말이 있다. 그 정도로 상원의원 위세가 대단하다는 뜻이다. 미 상원은 연방정부의 임시예산안 의결권을 갖고 있으며, 대통령이라 해도 상원 동의 없이는 장관 한 명조차 임명할 수 없다. 이렇다보니 미국 상원의원들은 스스로를 웬만한 나라의 국가원수급으로 여긴다고 한다. 앤디 김 미 연방 하원의원(민주당)이 5일(현지시간)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상원에 입성했다. 상원의 위상을 감안하면 재미 한국계 공동체에 큰 경사라 할 수 있다. 그는 “50년 전 전쟁으로 인한 가난과 소아마비로 고생했던 저의 아버지는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미국으로 왔다”면서 “그 이민자의 아들이자 공립학교 학생 출신이 상원의원이 될 줄 상상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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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13년 만의 ‘원전 데브리’ 반출 일본 도쿄전력이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 후 처음으로 핵연료 잔해(데브리)를 격납용기 밖으로 꺼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반출한 데브리 파편은 길이 5㎜ 이하, 무게 3g에도 미치지 못하는 극소량이다. 동전 크기보다 작은 파편을 끄집어내는 데만 무려 13년이 걸린 것이다. 후쿠시마 원자로 안에는 아직 880t의 데브리가 남아 있다. 사고 원자로를 해체하는 것은 전 세계에 전례가 없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핵연료봉이 녹아 건물 잔해물과 함께 굳어진 데브리는 지금도 치명적인 양의 방사능을 뿜어내고 있어 인간은 물론 로봇의 접근조차 쉽지 않다. 도쿄전력은 2017년 원자로 안으로 카메라가 장착된 로봇을 들여보냈지만, 시간당 650㏜(시버트)로 추정되는 엄청난 방사능 등의 영향으로 로봇이 작동을 멈춰 실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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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잊혀진 여성국극 박녹주는 딸을 나라 제일 명창으로 만들고 싶어 했던 아버지 손에 이끌려 열두 살 때부터 소리를 시작했다. 명창 박기홍에게 배울 때는 밥 먹는 시간 빼고 하루 24시간 중 20시간 이상 소리를 하느라 목에서 피가 났다. 그렇게 어릴 때부터 소녀 명창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그가 마음껏 날개를 펼 수 있는 무대는 많지 않았다. 박녹주는 1948년 임춘앵·김소희 등 당대 여성 명창들과 함께 최초의 여성국극단인 ‘여성국악동호회’를 창설한다. 그는 훗날 그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서울에는 국극사, 조선창극단 등의 예술단체가 있었지만 모든 운영이 남성 위주였고, 여성들은 꽤 푸대접받는 편이었다. 이에 항시 불만을 품고 있다가 내가 주종이 돼서 순전한 여성 단체를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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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WP의 ‘대선후보 지지 포기’ 워싱턴포스트(WP)가 미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사설을 준비했다가 사주인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의 지시에 따라 철회한 후, 불과 사흘 만에 20만명의 구독자를 잃었다. 전체 유료 구독자의 8%에 달하는 숫자다. 앞서 LA타임스도 해리스 지지 선언을 하기로 했다가 사주 반대로 불발되자, 이에 항의하는 편집위원들이 줄사퇴하는 후폭풍을 겪고 있다. 사설을 통해 지지 후보를 밝히는 것은 미 언론의 오랜 관행이다. 시대가 어떤 지도자를 필요로 하고, 누가 그에 가장 가까운 후보인지 설명함으로써 독자에게 판단 잣대를 제공하는 걸 언론의 공익적 사명이라 여겼다. 언론사의 지지 후보가 정권과의 친소 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고, 의견과 사실은 철저히 분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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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내 직감은 트럼프, 믿지는 말라” 예전만 못하다 해도 여전히 ‘선거 족집게’로 명성이 높은 네이트 실버의 ‘촉’에 다시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초박빙 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미 대선 향방이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그런 실버가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칼럼을 통해 “내 직감은 트럼프”라고 밝혔다. 그런데 단서를 하나 달았다. “하지만 나는 물론 누구의 직감도 믿지 말라.” 실버는 버락 오바마와 존 매케인이 맞붙었던 2008년 미 대선에서 50개 주 중 49개 주의 결과를 정확히 맞히며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어쩌다 얻어걸린 우연은 아니었다. 2012년 대선 때도 오바마의 승리는 물론 50개 주의 모든 결과를 맞혀 ‘예측의 신’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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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완전한 승리’의 덫 하마스 수장인 야히야 신와르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늘은 전 세계에 좋은 날”이라고 밝혔다. 가자지구 주민인 모하메드도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모하메드의 의견이 일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휴전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신와르는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인 1200여명을 학살하고 수백명을 인질로 끌고 간 하마스의 ‘알아크사 홍수’ 작전 설계자다. 이스라엘 사살 목표 1순위였던 그의 죽음이 지긋지긋한 전쟁을 끝낼 명분이 될 것이라고, 전 세계가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