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아영
젠더 데스크 겸 플랫팀장
새로운 기사 형식에 관심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이 어른들이 행복한 세상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임아영 기자의 폭풍육아`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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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임금격차와 싸우다 수십년 승급 안 시켜준 회사, 남자 직원엔 “가장이니까” 이미옥씨(53)는 경북 구미 반도체 부품 제조기업 KEC에서 35년째 일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S등급 문턱을 넘지 못했다. KEC의 생산직 등급은 J1-J2-J3에서부터 그 상위등급인 S4-S5-M-L1-L2로 올라간다. J등급에서 S등급으로 올라가는 것은 일반 회사라면 사원에서 대리 승격 정도에 해당한다. 그는 2002년에 S4 승격을 위한 논문을 작성했고 시험도 통과했지만, 승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관리자는 “시험은 그저 형식적인 것이고, 단순 업무를 하고 있어 승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재고 데이터 관리와 업무 프로그램 수정 및 개발 의뢰 업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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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아영의 레인보 거부하라, 우리 안의 여성혐오 지난해 9월14일 스토킹을 당하다 서울 신당역에서 살해당한 서울교통공사 직원의 1주기가 다가온다. 그의 죽음 이후 스토킹 처벌법에서 반의사불벌 조항이 삭제되고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이 제정됐다. 그의 죽음으로 법이 개정되고 새로운 법이 만들어졌으니 세상이 많이 바뀌어야 했건만 ‘안전한 일터’는 요원하다. 노동법률단체 직장갑질119 등이 지난달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 직장인 3명 중 1명은 ‘직장 내 성희롱’을, 10명 중 1명은 ‘직장 내 스토킹’을, 4명 중 1명은 ‘직장 내 성추행·성폭행’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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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장관은 피할 수 없는 일을 피하려 하네요” 주디스 버틀러 인터뷰 “(한국) 법무부 장관은 피할 수 없는 일을 피하려고 하네요.” 세계 최하위인 합계출산율 0.78명은 한국이 직면한 ‘재생산(임신·출산·양육) 위기’를 보여주지만 한국은 여전히 ‘정상가족’에 대한 압력이 강력한 사회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05년 ‘혼인, 혈연, 입양으로 이루어진 단위’만 ‘가족’으로 인정한 ‘건강가정기본법’을 정비해 다양한 가족 형태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하도록 권고했다. 18년이 지났음에도 건강가정기본법은 그대로이고 혈연이나 혼인으로 맺어지지 않은 두 성인을 ‘가족관계’로 인정하는 내용의 ‘생활동반자법안’은 입법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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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아영의 레인보 김현숙 장관의 양성평등주간을 기대한다 차별이라 말하긴 쉽다.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법과 제도를 만들고 꼼꼼하게 실행하는 일은 어렵다. ‘여성가족부 폐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일곱 글자는 국가가 더 이상 성평등 정책을 중요하게 보지 않겠다는 ‘신호’였다. 나아가 호주제 폐지 이후 어렵게 일궈온 성평등 정책을 후퇴시키고 하나씩 쌓아올린 정책 역량을 깎아 먹는 시작점이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나고 우리 사회는 차곡차곡 살뜰하게 이뤄지는 ‘성평등 정책의 후퇴’를 지켜보고 있다. 정부 정책에서 ‘여성’과 ‘젠더’ ‘성평등’은 사라지고 있다. 성평등 주무 부처가 나서서 여성을 ‘삭제’하면 정부 정책결정 과정에서의 성별 다양성 의제는 후순위로 미뤄진다. 육아휴직이나 육아기 단축근로제는 좋은 제도지만 성인지적 관점 없이 실행되면 여성에게 불리한 정책이 될 수 있다. 정부가 기업에 단순히 육아휴직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하면 사회가 주 양육자라고 호명하고 임금이 적은 여성들이 주로 쓰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정부가 남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기업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성별 비율을 보고하도록 정책을 설계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성별 불평등이 완화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기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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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명 중 6명뿐이지만…현대차, 여성에 첫 생산직 공채 문 열었다 현대자동차가 10년 만에 실시한 생산직(기술직) 공개채용에서 처음으로 여성을 뽑았다. 전체 합격자 200명 중 6명에 불과하지만 노동계는 여성에게 완전히 닫혀 있던 현대차 기술직 공채의 문이 조금이라도 열린 것에 의의를 뒀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10일 “이번 신규 채용은 회사 창립 후 여성 노동자에게 처음으로 열린 기술직 공채의 문”이라며 “공채를 통해 여성으로 처음 입사한 6명을 비롯해 모든 합격 노동자에게 환영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2023년도 기술직 공채 합격자 200명에게 합격을 통보했다. 2024년까지 모두 700명(2023년 400명, 2024년 300명)을 채용하는데 이번에 200명을 뽑았다. 남양연구소 연구직 15명을 제외하면 기술직 합격자 185명 중 6명이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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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녀의 벽’에 작은 균열일지라도…현대차 ‘킹산직’ 첫 여성 합격 현대자동차가 10년 만에 실시한 생산직(기술직) 공개채용에서 처음으로 여성을 뽑았다. 전체 합격자 200명 중 6명에 불과하지만 노동계는 여성에게 완전히 닫혀있던 현대차 기술직 공채의 문이 조금이라도 열린 것에 의의를 뒀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10일 “이번 신규 채용은 회사 창립 후 여성 노동자에게 처음으로 열린 기술직 공채의 문”이라며 “공채를 통해 여성으로 처음 입사한 6명을 비롯해 모든 합격 노동자에게 환영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2023년 기술직 공채 합격자 200명에게 합격을 통보했다. 현대자동차 기술직은 높은 연봉과 복지, 안정적 고용 등으로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킹산직(King+생산직)’이라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2024년까지 총 700명(2023년 400명, 2024년 300명)을 채용하는데 이번에 200명을 뽑았다. 남양연구소 연구직 15명을 제외하면 기술직 합격자 185명 중 6명이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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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아영의 레인보 바보야, 문제는 노동시간 단축이야 “엄마, 학교에서 한 거야.” 며칠 전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가 ‘집안일 백과사전’이라는 활동지를 내밀었다. “집에서 누군가 해야만 하는 집안일들입니다. 우리 가족 중에서 주로 누가 하고 있을까요?” 장보기, 빨래 널기부터 식사 준비, 설거지하기 등 15가지 집안일이 정리된 활동지였다. 아이의 눈에는 어떻게 비쳤을까. 중복 답변 결과 엄마 5가지, 아빠 5가지, 할아버지 6가지였다. 식물 기르기 등 할아버지가 단독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표시한 것이 많았다. 아이의 눈은 정확했다. 우리 부부는 9년간은 친정 엄마 도움으로, 엄마가 돌아가신 뒤에는 아버지와 합가를 하면서 아버지의 도움을 받으며 아이들을 키웠다. 운이 좋은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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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아영의 레인보 희생을 먹고 사는 학교 급식실의 ‘비극’ 엄마는 ‘다른 사람이 차려준 밥’을 사 먹는 걸 늘 아까워했다. “찬을 이렇게 조금 내고 이 돈을 받는다니, 내가 만들면 훨씬 좋은 재료로 더 맛있게 할 수 있는데.” 말하지 못했지만 생각했다. ‘엄마 밥에는 엄마 노동력에 대한 대가가 포함 안 돼 있으니까요.’ 엄마의 노동은 늘 공짜였다. 계산이 되지 않으니 엄마 음식은 사서 먹는 음식보다 저렴한 게 당연했다. 가부장제는 그렇게 수많은 엄마들의 노동을 공짜로 갈아 썼다. ‘학교 급식’이 생겨나며 엄마들은 겨우 도시락 싸는 일에서 자유로워졌다. 중식, 석식 2개의 도시락을 싸다가 해방됐다고 기뻐하던 엄마의 얼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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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상황에 개입하는 법…“살인 막기가 쉬운가, 캣콜링 막기가 쉬운가” “남성 대다수가 폭력과 거리가 멀지만 폭력을 예방하는 일에는 모든 남성이 책임감을 갖고 참여할 수 있다.” ‘이매진 툴킷’(Imagine Toolkit)이 내세운 지향점이다. 이매진 툴깃은 네덜란드의 ‘이맨시페이터’, 스웨덴의 ‘맨’, 영국의 ‘굿 랩 이니셔티브’ 등 비영리단체 3개곳이 2년간의 공동 연구를 통해 2018년 개발한 ‘성평등 의제에 소년과 남성을 참여시키는 교육’ 매뉴얼이다. 이 매뉴얼은 다양한 젠더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남성의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매진’(IMAGINE)이라는 이름 자체가 ‘유럽의 성평등에 대한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남성 행동’(Inspiring Male Action on Gender equality IN Europe)을 줄인 것이다. 여성에 대한 성폭력 방지를 위해 소년과 남성을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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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해방’ 옌스 판트리흐트 “남성과 페미니즘은 서로에게 필요하다” 지난 100여년 간 여성들은 투표권을 쟁취했고 고등 교육과 유급 노동에 접근할 권리도 얻어냈다. 여성들은 지도력, 투지, 결단력 등 ‘남성성’으로 일컬어지는 자질을 활용해 ‘남성의 영역’에 진입했다. 그러나 여전히 임금 격차, 경제적 자립, 여성 대상 폭력 등 문제들이 산적했고 갈 길도 멀다. 성평등에 대한 저항인 ‘백래시’가 전세계적으로 거세지면서 여성혐오를 앞세운 가부장적 국가 지도자인 ‘스트롱맨’들이 부상하는가 하면 일부에선 ‘남성성의 위기’론을 퍼트리고 있다. <남성 해방>(원제 Why Feminism is Good For Men)의 저자 옌스 판트리흐트(54)는 “남성과 페미니즘은 서로에게 필요하다”면서 이제 ‘남성’에게 주목할 때라고 말한다. 네덜란드에서 출판된 이 책은 독일어, 아랍어, 영어로 번역됐고 지난 1일 국내에서도 출간됐다. 그는 책에서 “여성이 교육을 받고 노동 시장에 진입해왔지만 남성과 남성성이 하는 역할은 등한시했다”면서 “문제의 원인은 해결하지 않고 남겨둔 채, 그 결과를 완화하는데 온 힘을 쏟으라고 여성과 여성 운동에 촉구해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페미니즘은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데 힘을 보태도록 남성이 있어야 하고, 남성은 스스로 더 잘 사는 데 힘이 되도록 페미니즘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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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아영의 레인보 화장실을 보면 알 수 있다 한 흑인 여성이 800m나 떨어진 ‘유색인종 전용 화장실’을 가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이나 뛰고 또 뛴다. 1960년대 인종 차별이 극심했던 시절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최초로 일한 흑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히든 피겨스>의 장면이다. 캐서린 존슨은 로켓 개발을 위해 아무도 할 수 없는 계산을 해내지만 흑인 여성이기에 유색인종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고 중요한 회의에 참석할 수 없으며 심지어 공용 커피포트조차 쓸 수 없다. “이곳엔 제가 갈 화장실이 없습니다. 서관 전체에도 없어서 800m를 나가야 해요. 알고 계셨어요?” 어느 비 오는 날 캐서린은 “필요할 때마다 안 보이던데 대체 매일 어딜 가는 거야”라며 성내며 묻는 백인 상사에게 흠뻑 젖은 채 울부짖듯 답한다. “죄송하지만 화장실에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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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꼴찌’ 성별임금격차 성별근로공시제는 시작…“저절로 좋아지는 건 없다” 2011년 독일의 성별 임금격차는 22%로 당시 유럽에서 격차가 큰 국가에 속했다. 독일은 임금격차를 완화하기 위해서 ‘임금구조 투명성 강화를 위한 법’을 2017년부터 시행했다. ‘임금투명화법’은 성별에 관계없이 동일 노동에 대한 동일 임금을 받을 권리를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법에 따르면 2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직원의 임금 수준에 대해 회사측에 정보공개 청구를 할 수 있고 500인 이상 사업장의 고용주는 노조 대표와 함께 동일임금 지급에 대한 분석해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이 보고서는 모든 사람이 열람이 가능하도록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