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 중 6명뿐이지만…현대차, 여성에 첫 생산직 공채 문 열었다

조해람·임아영 기자

창사 이래 여성 기술직 2% 불과

그마저도 대부분 사내하청 출신

금속노조 “임금 격차도 해소를”

현대자동차가 10년 만에 실시한 생산직(기술직) 공개채용에서 처음으로 여성을 뽑았다. 전체 합격자 200명 중 6명에 불과하지만 노동계는 여성에게 완전히 닫혀 있던 현대차 기술직 공채의 문이 조금이라도 열린 것에 의의를 뒀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10일 “이번 신규 채용은 회사 창립 후 여성 노동자에게 처음으로 열린 기술직 공채의 문”이라며 “공채를 통해 여성으로 처음 입사한 6명을 비롯해 모든 합격 노동자에게 환영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2023년도 기술직 공채 합격자 200명에게 합격을 통보했다. 2024년까지 모두 700명(2023년 400명, 2024년 300명)을 채용하는데 이번에 200명을 뽑았다. 남양연구소 연구직 15명을 제외하면 기술직 합격자 185명 중 6명이 여성이다.

현대자동차는 창사 이래 기술직 신입 공채에서 단 한 명의 여성도 채용한 적이 없다. 현재 현대자동차 기술직 직원 2만8000여명 중 여성은 500여명(2%)인데, 대부분은 사내하청 소속으로 일하다 법원의 불법파견 판결 이후 정규직이 됐다.

금속노조는 “추후 발표될 500명의 신규 채용 합격자 명단에 더 많은 여성 노동자가 배제 없이 들길 바란다”면서 “모든 여성 노동자가 성별로 인한 차별 없이 채용돼 일할 수 있어야 하며,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여성 차별’은 성별 임금 격차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현대자동차 같은 제조업 공장에서 사내하청 여성 노동자들은 본사 정규직과 같은 생산라인에서 일하면서도 훨씬 적은 임금을 받는다. ‘여성은 남성보다 거칠고 힘쓰는 일을 기피하기 때문에’ 임금 격차가 발생한다는 세간의 인식과 다르다.

법원이 2010년부터 순차적으로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판결을 내렸지만 사내하청 여성 노동자들은 2014년 노사 합의안이 나올 때까지 정규직이 되지 못했다. 기아는 법원에서 모든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고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판결이 난 이후에도 한동안 여성 노동자를 배제했다. 금속노조 비정규직지회에 여성위원회가 만들어지고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등을 통해 여성 채용 차별이 문제가 되자 기아는 2018년 6월 사내하청 여성 노동자 26명을 정규직으로 처음 전환했다.

앞서 금속노조와 현대자동차지부,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은 지난 3월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도 청년 여성들은 ‘여성이라 뽑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을 안고 구직활동에 임하고 있다”며 “현대자동차는 2023년 기술직 부문 채용에서 공정하고 성차별적이지 않은 채용을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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