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아영
젠더 데스크 겸 플랫팀장
새로운 기사 형식에 관심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이 어른들이 행복한 세상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임아영 기자의 폭풍육아`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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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 페미에요?② “현호야, 넌 페미니즘이 뭐라고 생각해?” 키가 작거나 마른 체형의 남학생은 쉽게 무시당한다. 축구든 뭐든 운동을 해야 또래에게 인정받을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찌질하게 보일까봐 눈물을 보일 수 없다. 댄스 동아리를 하고 싶은데 ‘여자들이 하는 거’라는 놀림이 싫어 가입하지 않는다. 연애를 해봤냐는 질문 앞에 뭐라도 있는 척, 경험을 과장한다. 남자 청소년들은 왜 이런 압박과 불안감을 느껴야 할까. 자신이 느끼는 이 감정의 이유를 알고 있을까. 찌질하고 싶지 않아서, 배제당하고 싶지 않아서 말 못 했던 다양한 감정과 생각들을 안전한 공간에서 솔직하게 나눌 수 있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그 이유를 알 수 있도록 돕는다면 조금 더 자유롭게, 자신을 아끼는 결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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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한 명도 잃을 수 없다 - 번외편 “‘강압적 통제’부터 ‘교제폭력’으로 보는 호주, 젠더폭력의 ‘공적 개입’ 강조해” 2020년 2월 하나 클라크와 세 자녀가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의 한 거리에서 살해됐다. 하나는 오랫동안 남편의 폭력에 시달렸고 법적 보호를 요청했지만 법원은 전남편에게 자녀들에 대한 접근권을 허용했다. 전남편 로완 박스터는 하나의 차량에 불을 지르면서 결국 하나와 아이들은 사망한다. 하나의 사건은 친밀한 관계의 폭력이 단순한 신체적 폭력을 넘어 정서적, 경제적 통제를 포함한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전남편은 하나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하도록 했고 화가 나면 아이들을 처벌하는 방식으로 그녀를 조종했다. 하나가 집을 떠난 후에도 따라다니며 감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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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 입주자 프로젝트 - ‘쌤, 페미예요?’ “‘쌤, 페미예요?’ 질문 받고, ‘도전 한남’ ‘여유림’ 동아리 만들었죠” 올해 결혼한 시도는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혼란스러웠다. ‘남초 집단’에 속한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전통적 남성성은 왜 여성과 다를까. 대화해도 잘 통하지 않는데 굳이 이해되지 않는 대상들을 힘들게 이해하며 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어떨까. 그러나 시도는 파트너와 대화하고 함께 고민하고 때로 갈등하는 과정을 겪으며 깨달았다. “페미니즘은 여성의 억압만 해결해주는 게 아니다. 남성의 억압도 자유롭게 해준다”는 것을. 서로 다른 지점들을 좁혀가다보니 페미니즘이 남성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걸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발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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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 선생님이 말하는 청소년에게 성평등 교육이 필요한 이유[쌤, 페미예요?①] 오래 전이다. 복도에서 남자 청소년끼리 서로 장난치며 “야 이 미친년아”라고 부르는 모습을 보았다. 듣기 거북함과 동시에 이상했다. 분명 남학생들밖에 없는데 왜 미친놈이 아니라 미친년이라고 부를까. 내가 못 본 여학생이 있었을까? 그렇다면 너무 센 욕이 아닌가? 서로의 성별을 모르진 않을 텐데 왜 ‘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일까? 해답을 찾은 건 페미니즘을 더 많이 공부하게 된 이후다. 청소년들은 ‘놈’보다 ‘년’이 훨씬 모욕적이라는 것을 감각적으로 안다. 상대방이 남성임에도 남성임을 박탈할 수 있는 말, ‘넌 남자답지 못해, 여성적이야’라는 메시지는 남성들의 커뮤니티에서 모욕을 주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이때 ‘여성’은 남성보다 부족한 것이고, 열등한 것이고, 모자란 것이다. 청소년들은 누구의 개입도 없는, 장난을 빙자한 이런 말들로 무엇이 잘못된 줄 모른 채 여성혐오를 학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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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외주화하면 저출생 해결? 한국 남성 정치인들이 틀렸다” 지난해 9월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이 서울에서 시작됐다. 100명 규모였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이를 1200명 규모로 확대하기 위해 수요조사를 했지만 서울에서 900명, 부산 및 세종에서 20명 이하 등 수요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17개 지방자치단체에선 수요가 아예 없었다. 세계 최저의 출생률 문제가 심화하면서 일각에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을 통해 필리핀 사람들은 필리핀에서보다 많은 돈을 벌고 한국 사람들은 돌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 서로에게 ‘윈윈(win-win)’ 아니냐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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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아영의 레인보 Rainbow 2024년 겨울, 전두환의 부활 전두환은 1995년 12월부터 2년간 수감생활을 할 때 손녀에게 편지를 썼다. “할아버지는 ○○이가 태어나기 전 용감하고 정의로운 일을 했단다. 그런데 16년이 지난 지금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사람처럼 ○○이의 생일도 축하해줄 수 없는 곳에 와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놀리면 싸우지 말고 할아버지는 나라가 어려울 때 최선을 다한 훌륭한 대통령이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해다오.”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을 쓴 정아은 작가는 전두환에 대해 “오직 한 가지 방어기제만을 동원했다”고 분석했다. ‘부정’이다. 그는 12·12가 내란이라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구했다”고 했고 5·18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용공 세력에 의한 폭동”이라고 했으며 추징금에 관한 비판을 받자 “네가 대신 내달라”고 조롱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두환을 닮았다. 그도 끊임없이 부정한다. 그는 “헌정 질서와 국헌을 지키고 회복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했다고 했고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서겠다”고 하더니 체포영장 발부 이후 숨어버렸다. 대통령 측에서 “(대통령은) 고립된 약자 형태가 돼 있다”는 말까지 꺼냈을 때는 할 말을 잃었다. 군대를 동원해 헌정을 부정할 수 있는 최고 권력을 가진 자가 ‘약자 코스프레’하는 방어기제를 이해하기 어려워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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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 경향신문 플랫이 선정한 ‘올해의 여성’…5·18 성폭력 피해자 모임 ‘열매’와 ‘응원봉 든 2030 여성들’ 1979년 10월 27일 신군부 세력의 군사쿠데타로 시작된 계엄은 ‘5·18’이라는 비극을 불러왔다. 1980년 5월 17일 신군부 세력은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 실시했고 광주 시민들은 이에 저항했다. 정부 수립 이래 가장 길었던 440일간의 계엄이 1981년 끝났지만 민주화를 위한 투쟁은 수년이 더 걸려야 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은 다시 계엄을 선포했다. 순식간에 많은 시민들이 국회를 에워싸고 계엄를 해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6시간 만에 계엄은 해제됐다. 이후 지난 14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목소리가 계속 광장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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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2·12 군사 반란일’ 맞춰 5·18 성폭력 피해자들, 손배소송 이남순씨(67)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불잡혀 날카로운 물건에 엉덩이 뒤편이 찔렸다. 그는 내내 하혈하다 자궁을 적출했다. 평생 “여자로서 끝났다”고 생각하며 결혼도 포기하고 살아온 그에게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진상규명 결정을 내린 것은 지난해 12월, 43년이 지나서였다. 그는 경향신문과 인터뷰(5월13일자 12면 보도)하면서 “다 살고 갈 때 되니까 국가가 인정해주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제 괜찮다”며 밝은 모습을 보였던 이씨는 이후 암을 발견해 현재 투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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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성폭력 피해자들, ‘12·12 군사 반란’에 맞춰 국가를 상대로 손배청구소송 함께 나선다 이남순씨(67)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불잡혀 날카로운 물건에 엉덩이 뒤편이 찔렸고 내내 하혈하다 자궁을 적출했다. 평생 “여자로서 끝났다”고 생각하며 결혼도 포기하고 살아온 그에게 5·18 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가 진상규명 결정을 내린 것은 지난해 12월, 43년이 지나서였다. 그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2024년 5월 13일자)에서 “다 살고 갈 때 되니까 국가가 인정해주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제 괜찮다”며 밝은 모습을 보였던 이씨는 이후 암을 발견해 현재 투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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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105명, 최소한의 헌법상 의무 유기해 내란 방조”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의 신속한 해제결의안 표결로 안도했다가, 다시 탄핵소추안 무산으로 분노했다가, 다시 재발의와 표결을 기다리는 격랑 속 일주일이었다. 7일 국민의힘이 탄핵소추를 거부한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헌법·행정법 등 공법 연구자 131명은 사발통문을 돌려 반나절 만에 “탄핵소추로 윤 대통령의 정상을 벗어난 또 다른 돌발행동 위험을 차단해야 한다”고 시국성명을 발표했다. 그 어느 때보다 ‘헌법’이 호출되는 이 시점 경향신문은 10일 좌담회를 열어 헌법학자인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하열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인경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의견을 들었다. 김종철 교수는 한국공법학회 회장을, 김하열 교수는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장을, 정 교수는 헌법재판소 선임헌법연구관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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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 기획, 양성평등 미디어상 최우수상 경향신문이 지난 5월 보도한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임아영·이아름·김정화·고귀한 기자) 시리즈가 양성평등 미디어상 보도부문 최우수상(여성가족부장관상)을 5일 수상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이날 제26회 양성평등 미디어상 수상작을 발표하며 이 기획·보도에 대해 “과거 그리고 현존하는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문제를 공론화 시켰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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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아영의 레인보 Rainbow 미완의 1980, 밝혀야 할 2024 정부 수립 이래 가장 길었던 계엄은 1979년 10월27일부터 440일간 지속된 비상계엄이다. 신군부 세력의 군사쿠데타로 시작된 계엄은 5·18이라는 비극을 불러왔다. 과거처럼 보였던 ‘역사’가 ‘현실’로 들어온 것은 지난 4월 44년 만에 5·18 당시 계엄군 등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이 처음 만나는 자리를 취재하면서다. 여전히 일상에서 계엄의 시대를 지우지 못한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계엄군 여럿에게 강간을 당한 피해자는 아직도 계엄군이 입고 있던 얼룩무늬 군복만 보면 속이 울렁거리고, 그때 맡았던 술 냄새, 땀 냄새와 비슷한 냄새를 맡으면 구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