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아영
젠더 데스크 겸 플랫팀장
새로운 기사 형식에 관심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이 어른들이 행복한 세상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임아영 기자의 폭풍육아`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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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꼴찌’ 성별임금격차 30대 여성 고용률 추락 부르는 ‘경력단절’, 한국이 최악 김지영씨(41·가명)는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2005년 12월 처음 외국계 유통 기업에 취직했다. 김씨는 이 기업에서 5년 6개월, 외국계 의류회사에서 5년 6개월, 외국계 에이전트에서 3년여를 합쳐 14년간 회사 생활을 했지만 2021년 퇴사를 결정했다. 코로나19가 심각해지면서 학교를 못 가게 된 9세 딸을 돌볼 방법을 찾지 못해서다. 재택근무를 하기도 했지만 일과 육아가 한꺼번에 김씨를 짓누르자 ‘퇴사’밖에 답이 없었다. 직책 ‘부장’, 연봉 8000만원이던 ‘회사원 명함’을 포기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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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아영의 레인보 “많이 나아지지 않았느냐”고 묻는 당신에게 “저희도 좀 분석해주시면 안 돼요?” 지난 1월 세계 여성의날(3월8일)을 위한 기획 기사를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성별 임금격차는 27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꼴찌를 달리고 있지만 언론에서 그 원인을 다각도로 들여다본 적은 거의 없다. 이제는 차별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신입 채용부터 얼마나 공정한지 들여다보고자 했다. 공공기관들이 면접 성비·최종 합격자 성비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국회의원 보좌직원들과 어떻게 데이터를 구할 수 있을지 상의하고 있을 때였다. 한 보좌직원이 “국회야말로 제일 분석이 필요한 곳”이라며 국회도 분석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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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 여성대표성 사라진 국회…국회의원 절반, 고위 보좌직에 여성 안쓴다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매우 커 OECD에 가입한 원년인 1996년부터 27년째 ‘꼴찌’다. 2021년 기준 성별임금격차는 31.1%로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68만9000원을 받는다. 두번째로 격차가 나는 일본에 비해서도 10%포인트 내외의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경향신문 특별기획팀은 성별임금격차의 원인을 데이터로 뜯어보고자 했다. 3회는 ‘보직 차별’이 ‘승진 차별’로 이어지는 구조를 들여다봤다.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여성은 얼마나 대표되고 있을까. 21대 국회의원 299명 중 여성은 57명으로 19.06%다. 국제의회연맹에 속한 세계 190개국 중 121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36위다.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보좌직원도 여성은 35%에 불과하다. 범정부 균형인사 추진계획을 세우고 ‘부처별 여성 관리직 임용 계획’을 받아 업무 평가에 반영하는 행정부에 비해 입법부는 상황이 더 심각하지만 특별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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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꼴찌’ 성별임금격차 세계 여성의 날…국회의원 절반, 고위 보좌직에 여성 안쓴다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여성은 얼마나 대표되고 있을까. 21대 국회의원 299명 중 여성은 57명으로 19.06%다. 국제의회연맹에 속한 세계 190개국 중 121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36위다.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보좌직원도 여성은 35%에 불과하다. 범정부 균형인사 추진계획을 세우고 ‘부처별 여성 관리직 임용 계획’을 받아 업무 평가에 반영하는 행정부에 비해 입법부는 상황이 더 심각하지만 특별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7일 국회 사무처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살펴보면 국회 보좌직원은 지난 2월 기준으로 남성 65.9%(1565명), 여성 34.1%(810명)이다. 높은 직급일수록 여성은 더 없다. 보좌직원 중에 가장 높은 직급인 4·5급(4급 보좌관·5급 선임비서관)에 여성 보좌직원이 아예 없는 국회의원실이 133개(44%)에 달했다. 여성 보좌직원이 한 명도 없는 의원실도 3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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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꼴찌’ 성별임금격차 여성 신입 공채 ‘0명’ 현대차 공장의 여성 노동자들은 누구일까 현대자동차그룹은 생산공장 기술직 직원 공개 채용에서 여성을 선발한 적이 없다. 산업재해를 당해 일할 수 없게 된 직원의 가족을 우선 채용할 때 여성을 뽑은 경우 등은 있었지만 ‘신입 공개 채용’에서는 여성 채용은 ‘0명’이었다. 그럼에도 현대차 울산·아산·전주공장에는 300여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사내하청 업체 소속이었다가 법원의 불법파견 판결이 나면서 정규직이 된 인원이다.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가 크다는 지적에 대해 일부에서는 ‘여성은 남성보다 거칠고 힘쓰는 일을 기피하기 때문’이라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논리는 정규직으로는 여성을 뽑지 않으면서 사내하청에서는 여성을 남성들과 다름없이 생산라인에서 일하게 했던 이 상황을 설명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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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꼴찌’ 성별임금격차 “고임금 자동차 일자리, 여성도 일할 권리 있어…취업 장벽 깨는 노력 필요” “우리의 목표는 모두에게 좋은 일자리입니다.” 캐나다 최대 민간 부문 노동조합총연맹 유니포(Unifor) 위원장인 라나 페인은 지난달 24일 경향신문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자동차 조립 부문은 캐나다 여성 노동자 평균임금보다 30% 높은 임금을 제공한다”라며 “여성도 이런 좋은 일자리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페인 위원장은 유니포 최초의 여성 위원장이다. 유니포는 2013년 캐나다 자동차 노조(CAW)와 통신·에너지·제지 노조의 합병으로 설립됐다. 조합원 수가 31만여 명인데 이중 3분의1이 여성이다. 유니포는 “기후 변화 및 여성에 대한 폭력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중점을 두고 모든 노동자의 작업장 권리를 위해 싸운다”고 설립 취지를 밝히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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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꼴찌’ 성별임금격차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여성 36%, 북미 공장은 무엇이 달랐나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여성 노동자를 찾아보기 힘든 한국 공장과는 달리 여성 비율이 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일 미국 취업 중개 사이트 ‘ZIPPIA’에 따르면 앨라배마 공장의 여성 비율은 36.2%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확한 비율은 답변하기 어렵다”했지만 전미자동차노조 관계자는 “노동자들의 관찰에 따르면 그 숫자가 맞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 자동차 기업들의 공장에서는 전반적으로 한국의 현대차·기아 공장과 달리 여성 노동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 모터스의 캐나다 법인인 GM캐나다의 오샤와 조립공장은 2021년 재가동을 시작하면서 1200명의 생산직을 신규 고용했는데, 그 중 절반이 여성이었다. 2019년만 해도 이 공장의 여성 비율은 18~20% 정도였다. 신규 채용 과정에서 경영진은 여성조합원 확대에 힘쓰고 있던 캐나다 최대 민간부문 노동조합총연맹인 유니포(Unifor)와 협의해 여성을 늘렸다. 당시 GM은 다양성 전략을 가지고 있었고 회사와 노조 간 협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라나 페인 유니포 위원장은 “노조가 수십년 동안 안전하고 포용적인 직장을 만들기 위해 쌓아온 토대가 발판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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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꼴찌’ 성별임금격차 공공기관 채용 ‘간접차별 의심’ 10곳 중 3곳 국무총리실 산하 공공기관인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지난해 정규직 채용에서 12명의 여성 면접 응시자 중 단 1명을 뽑았다. 6명의 남성 면접 응시자 중 3명을 채용한 것과 대비된다. 이 기관은 2021년 정규직 채용에서는 남성 6명, 여성 3명, 2020년에도 남성 5명, 여성 3명을 뽑아 늘 남성을 많이 뽑았다. 또 다른 공공기관인 우체국시설관리단은 지난 4년간 정규직 채용에서 단 한 명의 여성도 뽑지 않았다. 여성 면접 응시자 수가 매년 꾸준히 늘었고 4년간 면접 응시자 중 남성이 35명, 여성이 14명이었지만 남성만 10명을 뽑았다. 특히 2022년에는 전체 지원자 중 여성의 비율이 45%까지 올라 절반에 육박했지만 한 명도 뽑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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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꼴찌’ 성별임금격차 남성 관리자 심은 곳에 남성 신입 난다 여성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며 차별이 적은 일자리로 꼽히는 공공기관에서도 상대적으로 적게 채용되고, 채용된다 하더라도 남성에 비해 임금이 적고 규모가 작은 기관에 갈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윤석열 대통령) “옛날에는 차별이 있었기 때문에 여성부 필요성에 충분히 공감했지만 지금은 세대를 막론하고 여성이 차별받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등의 주장은 공공기관 채용에서조차 들어맞지 않았다. 전체 350개 공공기관은 크게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으로 나뉜다. 공기업은 다시 시장형과 준시장형으로 준정부기관은 기금관리형과 위탁집행형으로 분류된다. 남성은 시장·준시장 공기업과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에서 더 많이 채용됐고 여성은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과 기타 공공기관에 많이 채용됐다. 지난 4년 동안(2019~2022) 남성은 시장형 공기업에서 2000여명, 준시장형 공기업에서 8000여명 여성보다 많이 선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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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꼴찌’ 성별임금격차 여성이 평생 못넘는 벽 ‘28~30세 남성’ 여성이 생애 가장 높게 달성할 수 있는 평균임금은 남성이 28~30세에 받는 평균임금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데이터로 최근 10년간(2013~2022) 연도별·연령별 평균임금을 산출해 본 결과 여성은 보통 30~39세 사이에 약 209만~293만원의 임금 생애 최고점을 찍는다. 남성의 평균임금은 28~30세에 이미 약 214만~304만원으로 여성 임금 최고점을 넘어선다. 여성의 임금은 최고점 도달 이후 계속 하락하면서 남성을 한 번도 추월하지 못한다. 반면 남성의 임금은 28~30세 이후로도 쭉 상승한다. 남성은 44~54세 사이에 약 335만~467만원으로 생애 최고 임금을 달성한다. 여성 임금은 23~24세를 제외하고 남성보다 높은 구간이 없다. 50대에 이르면 여성 임금은 남성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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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가 만들고 여가부가 거부한 ‘성평등지수’…왜? 여성가족부가 변화한 사회상을 반영하겠다며 새로운 국가성평등지수 지표(측정 방식)를 개발해 놓고선 별다른 설명 없이 기존 지표로 지수를 발표했다. 개편한 지표로 성평등지수를 측정했더니 기존 지표로 산출한 것보다 점수가 15점 이상 떨어진 결과가 나왔다. 새 지표를 반영한 지수가 하락했다고 해서 성평등 수준 자체가 하락한 것도 아닌데 오해를 받을 것을 의식해 기존 지표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3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새 지표는 사용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정부는 국가성평등지수와 연동되는 지역성평등지수도 개편해 지난해 17개 시·도에서 설명회를 열었는데 지역에서는 성평등 정책 연구와 수립에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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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여가부, 국가성평등지수 개편하고도 기존 지수로 발표, 왜? 여성가족부가 변화한 사회상을 반영하겠다며 새로운 국가성평등지수 지표(측정 방식)를 개발해 놓고선 별다른 설명 없이 기존 지표로 지수를 발표했다. 개편한 지표로 성평등지수를 측정했더니 기존 지표로 산출한 것보다 점수가 15점 이상 떨어진 결과가 나왔다. 새 지표를 반영한 지수가 하락했다고 해서 성평등 수준 자체가 하락한 것도 아닌데 오해를 받을 것을 의식해 기존 지표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3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새 지표는 사용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정부는 국가성평등지수와 연동되는 지역성평등지수도 개편해 지난해 17개 시·도에서 설명회를 열었는데 지역에서는 성평등 정책 연구와 수립에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