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솔
경향신문 기자
최신기사
-
종일 짖고 입질…못 말리는 ‘짱구’의 비밀 22일 KBS 2TV에서 방송되는 <개는 훌륭하다>에는 보호자가 눈앞에 없으면 하루 종일 짖어 이웃 주민들을 괴롭게 하는 개, 짱구의 사연이 나온다. 하얀 스피츠인 짱구는 매일 보호자들이 귀가하기 전까지 짖기와 하울링을 멈추지 않는다. 보호자를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 그리고 다른 반려견들을 향해서도 강한 공격성을 드러내며 입질을 하기도 한다. 함께 살다 독립한 가족들에게조차 공격성을 보여 가족끼리 집에서 밥 한 끼도 함께 먹기 어려운 상황이다. 짱구의 문제행동은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기도 했다. 산책 시에 문제행동으로 교통사고를 일으켜 다친 것이다. 보호자들은 집에서도, 밖에서도 짱구를 걱정하느라 한순간도 마음이 편할 새가 없다.
-
후추처럼 기분 좋은 자극의 밴드···20년 맞은 밴드 ‘페퍼톤스’ 2인조 밴드 페퍼톤스(신재평, 이장원)의 공식 홈페이지 왼쪽 상단에는 작은 글씨로 ‘since 2003’이라고 적혀있다. 밴드를 결성한 해에 ‘우리가 몇 년을 갈까’ 생각하며 쓴 문구였다. 이듬해 데뷔해 이제 20년 차 가수가 됐다. 지난 17일 20주년 기념 앨범 <Twenty Plenty>를 발매한 이들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페퍼톤스는 10년 전 10주년 공연을 준비할 때 공연 앞에 ‘기념’이라는 단어를 붙일지 말지를 두고 한참을 고민했다고 한다. 성대하게 축하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10년 갖고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말도 나왔다. 20주년을 앞두고는 분위기가 달랐다. 불확실성으로 가득할 때 쓴 ‘since 2003’이라는 문구를 20년간 유지했다는 게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신재평은 “시간의 힘이 대단하다. 매년 할 수 있는 것들, 하고 싶은 것들을 꾸준히 하다 보니 20살 밴드가 됐다”고 했다.
-
‘공룡’이란 말도 없던 시대에 공룡 화석을 찾은 여자들 프랑스 파리의 국립 과학사 박물관에는 두 개의 역사적인 공룡 표본이 있다. 하나는 돌고래와 생김새가 유사한 익티오사우루스, 다른 하나는 백조처럼 긴 목과 바다거북 같은 발을 가진 플레시오사우루스의 표본이다. 이 표본의 발견자는 메리 애닝이라는 영국 여성이다.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은 고생물학자 메리 애닝과 그의 친구이자 화석 수집가인 엘리자베스 필폿의 실화에 기반한 소설이다. 배경은 18~19세기다. 런던 사무 변호사의 딸로 태어난 엘리자베스는 부모가 사망하고 오빠마저 결혼해 집을 떠나자 다른 자매들과 함께 도싯 해안의 라임 리지스로 이사한다. 자연과학에 깊은 관심이 있던 그는 해안에서 화석이 발견되는 라임의 자연 환경에 매료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난한 노동자 계급의 딸이자 화석 찾기에 천부적 감각이 있는 소녀, 메리 애닝을 만난다.
-
그냥 아이돌인데 청각장애가 있을 뿐···세상에 없던 K팝 아이돌 그룹 ‘빅오션’ 대학병원 청능사, 컴퓨터공학과 학생, 알파인 스키 선수. 오는 20일 데뷔하는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소속 K팝 아이돌 그룹 ‘빅오션’(찬연, 현진, 지석) 멤버들의 예전 직업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하다 데뷔와 동시에 ‘아이돌’이라는 직업이 생기는 요즘의 K팝 아이돌 그룹과는 다르다. 빅오션이 타 그룹과 다른 점은 또 있다. 멤버 모두 청각장애인이다. 찬연은 11살, 현진은 3살 때 고열로 청력이 손상됐다. 지석은 선천적 청각장애가 있다. 약 2년간의 연습생 생활을 마치고 데뷔를 앞둔 멤버들을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소속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
평생 국악만 할 줄 알았는데···싱어송라이터로 돌아온 송소희 경기민요 소리꾼 송소희는 11살 때 ‘창부타령’을 부르며 ‘국악 소녀’로 유명해졌다. 그 후 20년 넘게 여러 무대에서 민요를 불렀다. 그런데 아무리 노래를 해도 무언가 해소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돌파구를 찾고 싶은 마음에 서양음악을 배워 직접 곡을 쓰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답답했던 감정들이 해소됐다. ‘본캐’(본캐릭터)는 경기민요 소리꾼이지만 ‘부캐’(부캐릭터)는 대중음악 싱어송라이터로 살아보면 어떨까. 국악에서 대중음악으로 영역을 확장 중인 그가 첫 미니앨범 <공중무용>을 발매했다.
-
빌보드 CEO “K컬처 전파하는 ‘문화 앰버서더’ 역할 하겠다” “K팝, K뮤직에서 더 나아가 K컬처를 전파하는 문화 앰버서더 역할을 소화하겠다.” 마이크 반 빌보드 CEO는 15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미국의 유명 음악매체인 빌보드 본사 CEO가 한국을 찾은 것은 2020년 글로벌 미디어 그룹인 펜스케 미디어 코퍼레이션(PMC)에서 빌보드를 인수한 후 처음이다. 이번 간담회는 오는 6월 론칭하는 ‘빌보드 코리아’ 운영 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김유나 빌보드 코리아 대표도 참석했다. 마이크 CEO는 “급격하게 성장하는 한국의 음악 시장을 제대로 전달하겠다”며 “K팝이나 K뮤직이 장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국경을 넘어 엔터 산업계의 지변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
코첼라 첫 무대 마친 르세라핌···분위기는 뜨거웠지만 르세라핌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 축제인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트 페스티벌(이하 코첼라)’에서 첫 무대를 마쳤다. 데뷔 2년이 채 안 된 K팝 아이돌 그룹으로선 매우 짧은 시간만에 대형 무대에 오른 것이다. 무대에 대한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르세라핌은 코첼라 사하라 스테이지에서 40분 간 ‘Antifragile’ ‘Fearless’ ‘Unforgiven’ 등 총 10곡을 선보였다. ‘1-800-Hot-N-Fun’ 코첼라에서 처음 공개한 영어 신곡이었다. ‘Unforgiven’은 미국의 유명 뮤지션인 나일 로저스와 합동 무대로 꾸며졌다.
-
가라오케에서 만난 야쿠자와 학생···패밀리 레스토랑으로 가다 모리오카 중학교 합창부 부장인 오카 사토미는 합창대회 중 묘한 시선을 느낀다. 누군가 자신을 뚫어져라 보는 것 같다. 무대에서 내려오자 처음 보는 남자가 활짝 웃으며 다가와 말한다. “가라오케 가자!” 남자가 건넨 명함에는 ‘4대 마츠리바야시 우두머리 보좌, 나리타 쿄지’라고 쓰여있다. 야쿠자란 뜻이다. 무서워 벌벌 떠는 사토미에게 그가 간절한 표정으로 부탁한다. “노래 잘하는 법 좀 알려줄 수 있냐?” 와야마 야마의 만화 <가라오케 가자!>는 야쿠자인 쿄지가 보스가 주최하는 가라오케 대회를 앞두고 중학생 사토미에게 노래 강습을 받는 이야기다. 느긋해 보이지만 노래를 못했을 때 받는 ‘문신 벌칙’만은 피하고 싶은 40대 야쿠자, 야쿠자에게도 냉정하게 “가성이 꼴불견”이라고 지적하는 10대 중학생의 이야기는 2021년 출간과 동시에 큰 인기를 끌며 영화로도 제작됐다.
-
책과 삶 크고 살찐 얼굴에 스트레스 받으면서도…그녀들은 왜 ‘셀카’를 찍을까 사진 찍는 것을 싫어하는 인류학 연구자인 황의진은 숨 쉬듯 자연스럽게 ‘셀카’를 찍는 주변의 젊은 여성들이 늘 낯설었다. 왜 그렇게 정성스럽게 셀카를 찍고 보정해서 인스타그램에 올릴까. 나르시시스트라서?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책은 저자의 궁금증에서 출발한 ‘셀카 찍는 여자들’에 대한 탐구서다. 저자는 답을 찾기 위해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에 태어난 또래 여성들을 인터뷰하기 시작한다. ‘왜 사진을 찍느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여성들은 ‘그냥’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이리저리 질문을 바꿔 던져봐도 비슷한 답을 하는 인터뷰이들에 저자는 잠시 당황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여성과 사진의 관계에 대한 취재를 이어나간다.
-
오늘도 툰툰한 하루 그때 널 두고 가지 않았다면···인연에 대한 우아한 이야기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매주 금요일 찾아옵니다. 그래픽 노블 <로봇 드림(Robot Dreams)>(놀)의 주인공은 개와 조립식 로봇입니다. 혼자 살던 개는 어느 날 로봇 키트 하나를 주문합니다. 배송된 박스에는 철로 된 납작한 판과 긴 원통 몇 개가 들어있습니다. 개는 매뉴얼을 보며 정성껏 철판을 오리고 꿰매고 붙입니다. 마지막으로 팔과 다리를 만들자, 로봇이 완성됩니다. 개는 동그란 눈이 자신과 닮은 로봇과 친구가 됩니다. 둘은 손을 잡고 도서관에 가고, 팝콘을 먹으며 <천공의 성 라퓨타>를 봅니다. 어느 날 둘은 버스를 타고 해변에 놀러 갑니다. 로봇은 끝없이 펼쳐진 거대한 물 앞에서 겁을 먹습니다. 하지만 망설임도 잠깐, 이미 물 안으로 뛰어든 개를 보며 용기를 냅니다. 개와 함께하는 물놀이는 어찌나 재밌는지! 신나게 놀던 둘은 해변의 모래밭에서 깜박 잠이 듭니다.
-
그림책 동물 친구들 위한 길을 고민하는 마음은 왜 없을까… 쭉 뻗은 고속도로 위를 차들이 달린다. 커다란 트럭, 시커먼 자동차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시원하다. 도로를 조금 더 자세히 본다. 거대한 움직임들 사이 작고 느린 움직임이 보인다. 새끼 고라니. 새끼 멧돼지. 새끼 고양이. 도로를 한번 건너가 보려던 작은 동물들이다. <벽의 마음>은 로드킬에 관한 그림책이다. 화자는 고속도로에 붙어 있는 높은 벽이다. 고속도로가 위치한 곳은 산이다. 한쪽에는 벽이, 다른 한쪽에는 산이 있다. 산에 사는 동물들은 자꾸만 벽이 있는 쪽으로 건너오려고 한다. 앞만 보고 달리는 차들은 미처 이들을 보지 못한다. 고라니는 어제 봤던 개망초꽃을 다시 보러 가려다, 멧돼지는 엄마와 함께 집에 돌아가려다, 고양이는 혼자 걸음마 연습을 하려다 차에 치인다. 달리는 차에 받히고도 조금씩 움직여 결국엔 도로를 다 건넌다. 그리고 지친 몸을 벽에 기댄다.
-
화려한 K팝 가고···돌고 돌아 다시 ‘듣기 편한 음악’의 시대가 왔다 “오늘도 아침엔 입에 빵을 물고 똑같이 하루를 시작하고…” 국내 각종 음원 차트에서 1위를 한 (여자)아이들의 ‘난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아딱질)는 지난 몇 년간 유행했던 K팝과 사뭇 느낌이 다르다. 이 노래는 지난 1월 발매된 (여자)아이들의 두 번째 정규앨범 <2>의 6번째 트랙에 수록된 곡이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가사다. 한글보다 영어 가사가 더 많은 요즘 K팝과 달리 가사 전체에 영어가 거의 없다. 곡의 내용도 지극히 일상적이다. 노래를 들으면 피곤한 얼굴로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던 중, 과거의 인연이었던 누군가를 우연히 목격하고 온종일 심란해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그려진다. 주인공은 “토할 것 같은” 기분으로 하루를 보낸 뒤 결국 “그냥 지나치는 게 나을 것 같아. 난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라고 자기감정을 정리한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겪을 법한 일을 담백한 가사와 펑크 기반의 밝은 밴드 사운드에 녹여낸 ‘아딱질’은 입소문을 타고 조용히 역주행했다. 그리고 1달 반 만에 유튜브, 멜론, 지니 등 음원 차트를 모두 석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