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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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류희림의 ‘야반도주’ ‘민원 사주’ 의혹을 받아온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 25일 사의를 표명했다. “일신상의 사유”라고 하지만 속내가 뻔하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류 위원장이 연루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신고 건을 최근 감사원으로 이첩하자 더는 버틸 수 없다고 본 것 아닌가. 류 위원장은 2023년 9월 가족·지인을 동원해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등을 인용 보도한 방송사들을 겨냥해 민원을 넣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방심위 직원이 권익위에 신고하면서 조사 대상에 올랐다. 그러나 제보자를 보호해야 할 권익위와 경찰은 류 위원장 봐주기로 일관했다. 권익위는 사건을 방심위가 ‘셀프 조사’를 하도록 했고, 지난 2월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여부에 대해 “판단할 수 없다”는 무책임한 결론을 냈다. 그사이 류 위원장은 보란 듯이 연임에 성공한 반면, 신고자들은 개인정보를 유출한 ‘범죄자’가 됐다. 류 위원장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시나리오였던 셈이다. -
여적 윤여정의 커밍 아웃 배우 윤여정씨는 용감하다. 아닌 건 아니라고 하고, 에둘러 말하지 않는다. 모르는 게 드러날 때도 천연덕스럽다. 자기 생각이 맞다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쿨한 할머니로 통하는 윤씨에게 쏟아지는 얘기를 종합해보면 이렇다. 정작 그는 지난해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선 “(대중의 기대에) 멋있어야 할 것 같아서 짜증 난다”고 했다. 아마도 이런 솔직함이 그의 어록으로 회자되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동력이 됐을 것이다. -
여적 금지단어 된 ‘배민 수수료’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이 물음 하나로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국내 음식배달 시장을 장악했다. 2014년 배우 류승룡이 철가방을 들고 내달리던 광고는 큰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 상고 시대 이름인 ‘배달’(倍達)에서 착안해 만든 브랜드명도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갔다. 조선 후기에 이미 냉면이나 해장국을 배달해 먹었다는 기록이 있으니, 배달의 민족이라 불러도 억지는 아니다. 대한민국은 배달 천국이다. 한밤중이나 새벽, 한강 잔디밭부터 갯바위 낚시터까지 배달 안 되는 시공간을 찾기가 힘들다. 모바일 통신 덕에 위치 찾기가 쉬워진 데다, 폭염과 혹한에도 배달하는 노동자들 덕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국민연금은 상품 아닌 시스템…청년세대 불리하단 건 잘못된 정보” 30년 가까이 연금개혁 논의 과정에 참여한 연금 분야 전문가다. 연금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재정 안정론자로 꼽힌다. 기초노령연금 도입안은 과거 새누리당 당론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 자문위원회인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위원장과 21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의 민간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원을 거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한국연금학회장 등을 지냈다.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위원으로도 참여했다. 현재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다. -
여적 미국 수출 금지된 ‘태평염전’ “광부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다른 세상에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구나 하고 문득 깨닫게 될 것이다.”(조지 오웰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오웰이 막장에 들어가 함께 먹고 지내며 기록한 이 르포르타주에는 1930년대 북잉글랜드 탄광 노동자들의 실상이 생생히 담겨 있다. 노동자들이 묵는 침대는 청결은 고사하고 두 발조차 뻗지 못할 구조였고, 탄광 안은 흡사 지옥 같았다. -
여적 산불 기부 릴레이 2014년 온라인을 달군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릴레이 기부의 원조 격으로 꼽힌다. 이 운동은 미국 루게릭병협회(ALS)가 이 병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시작했다. 얼음물을 뒤집어 쓴 영상을 올리고, 3명을 지목하면 24시간 이내 얼음물 샤워를 하거나 기부금을 내는 방식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등 유명 인사들이 참여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
여적 작가들의 ‘탄핵 시국선언’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 미국에선 조지 오웰(1903~1950)의 소설 <1984>가 다시 베스트셀러가 됐다. <1984>는 ‘빅 브러더’라는 절대 권력자가 지배하는 오세아니아라는 가상의 국가를 배경으로 한다. 당시 오웰을 불러낸 건 극우 포퓰리즘뿐만이 아니다. 전체주의 망령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더해졌다. 오웰의 소설 속 정부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내세운 트럼프 2기 정부와도 통한다. -
여적 광장과 일상 #. 2021년 1월6일(현지시간), 재선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들이 연방의회 의사당을 점령했다. 트럼프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군중을 선동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13일 미국 하원은 ‘내란 선동’ 혐의로 트럼프의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 2025년 1월19일, 대통령 윤석열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극렬 지지자들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경찰과 취재진에게 폭력을 휘둘렀고 영장을 발부한 판사실까지 뒤지고 부쉈다. -
여적 결혼·출산이 ‘슬픔·공포’ 된 사회 “미련 남길 바엔 그리워 아픈 게 나아. 우린 서둘러 뒤돌지 말아요.” “나는 읽기 쉬운 마음이야”로 시작하는 잔나비의 노래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를 듣고 있으면, 사랑이 두려운 청년들을 응원하는 듯하다. 그래서인가. 이 노래는 2019년 나오자마자 주요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달랠 길 없는 외로운 마음 있지” “당신도 스윽 훑고 가셔요”라는 솔직한 가사에 청춘들이 지지를 보낸 것이 아닐까 싶다. -
여적 학교가기 두려운 중국인 유학생들 12·3 불법 계엄 사태를 계기로 대학가에서 번지는 혐중 정서가 심상치 않다. 대통령 윤석열 측이 계엄을 정당화하기 위해 들고 나온 ‘부정 선거 의혹’과 ‘중국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황당무계한 음모론이 결합하면서 혐중 정서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연세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탄핵 반대 서명운동 동참해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중국인 부정선거 개입설’ ‘중국인 간첩설’ 등이 담겼다. 지난달 26일 이화여대 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서는 극우 유튜버들이 학생들에게 ‘너 중국인이지’ ‘간첩이 곳곳에 있다’ 등 혐오 발언을 내뱉었다. 윤석열 지지자들의 ‘마녀사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
여적 미-우 정상의 ‘난투 외교’ 니키타 흐루쇼프 구 소련 공산당 서기장(1894∼1971)에겐 전설적인 일화가 따라다닌다. 흐루쇼프는 1960년 10월12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다 구두를 벗어들고 연단을 두들기는 해프닝을 벌였다. 필리핀 대표가 소련 강제수용소를 비난하자 흥분해서 그랬다지만, 그의 행동은 무례한 소련 외교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훗날 ‘구두’ 사진이 조작된 것으로 판명났고, 신뢰할 만한 증언도 없다. 변하지 않는 건 흐루쇼프가 외교 무대에서 충분히 무례했다는 점이다.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백강혁 같은 의사 만들기 힘든 현실…혼자가 아닌 팀을 길러야죠” 골절 치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과장을 맡고 있다. 골절·만성골수염 등을 진료한다. 대한골절학회장과 국제골절치료연구학회 아시아·태평양 교육위원회 의장 등 국내외 주요 학회 임원으로 활동했다. 독자 개발한 경골 고평부 후외측 골절 수술법으로 2021년 미국정형외과학회 골절 분야 ‘최우수 수술술기 비디오상’을 수상했다. 직접 고안한 대퇴골 근위부 골절 치료법은 국제골절치료연구학회 표준수술법으로 채택됐다. 2014년 ‘고려대구로병원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 설립을 주도했고, 지금까지 국내 외상 전문의를 육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