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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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납득 못 할 다큐 감독 유죄 2021년 1월6일 대선 패배에 불복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 의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Stop the Steal(도둑질을 멈춰라)’이란 손팻말을 들고 의사당에 난입했다. 지난 1월19일 새벽 내란 수괴 윤석열의 구속에 항의하던 폭도들이 이 구호를 베껴 들고 서부지법에 난입했다. 경찰이 진압할 때까지 3시간 동안 서부지법은 무법천지였다. -
여적 김건희 ‘목걸이 미스테리’ 김건희가 2022년 스페인 방문 당시 착용한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로 세상이 시끄럽다. 구설에 오른 반클리프 아펠은 세계적인 보석 브랜드다. 주문 장부엔 유명 인사들의 이름이 즐비하다고 한다. 가격도 보통 사람들을 “억” 소리 나게 만들 만큼 초고가다. 김씨가 착용한 문제의 목걸이만 해도 6000만원이 족히 넘는다. 특검은 이 목걸이를 통일교 측이 건진법사를 통해 김씨에게 건넨 뇌물로 의심하고 있다. 김씨 측은 처음엔 “지인에게 빌린 것”이라고 했다가 수사가 시작되자 모조품, 속칭 ‘짝퉁’이라고 말을 뒤집었다. 지난 25일 특검팀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실물은 모조품이었다. 그런데 뭔가 찜찜하다. 일단 목걸이가 발견된 장소가 김씨 오빠의 장모집인데, 모조품을 사돈집에 보관한 이유부터 의문투성이다. 오빠가 누구인지를 떠올려보면 의심은 더 커진다. 김씨가 충북 구인사를 방문했을 때 입은 5만4000원짜리 치마, 첫 해외 순방길에 나선 김씨의 발찌가 스타트업 제품이라는 정보를 친분 있는 기자들에게 시시콜콜 알려준 이가 그다.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무속 콘텐츠 유행과 인기…신뢰 잃은 종교, 변하지 않으면 소멸”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1994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문화관광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 사직했다. 그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 2008년 미국 라이스대학에서 종교심리학과 비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종교 체험의 비교 연구를 통해 영성과 종교성을 탐구하는 것이 주된 관심이다.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비교종교학 명예교수와의 대담집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탈종교 시대에 종교의 역할을 지적한 <내 안의 엑스터시를 찾아서> 등을 썼다. -
여적 아궁이가 된 필로티 1층 공간에 기둥을 설치한 뒤 건물을 올려쌓는 필로티 건축은 20세기 초 건축가 르코르뷔지에가 유행시켰다. 벽돌을 쌓아 주택을 지을 수밖에 없었던 100년 전엔 혁명에 가까운 발상이었다. 당시 유럽의 건물은 벽도 두껍고, 창문을 크게 낼 수 없어 채광이 열악한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도입된 필로티 구조는 현대 건축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
여적 밥 짓는 편의점 “나는 편의점에 간다. 많게는 하루에 몇 번 적게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편의점에 간다.” 김애란 작가의 단편소설 ‘나는 편의점에 간다’는 이렇게 시작한다. 주인공 ‘나’는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궁금해하지도 않는 “거대한 관대” 뒤에 숨은 편의점의 익명성에 안심한다. 그렇지만 곧 편의점이 자신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편의점은 내 삶의 패턴을 집약해 보여주는 장소인 셈이다. -
여적 쓰디쓴 아메리카노 작곡가 베토벤은 매일 아침 커피콩 60알을 내린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그래서 커피광들에게 ‘60’은 ‘베토벤 넘버’로 불린다. 브람스 역시 아침마다 진한 커피를 마신 걸로 유명하다. 바흐가 독일 라이프치히 커피하우스에서 처음 발표한 ‘커피 칸타타’ 마지막은 커피를 예찬하는 합창이다. 성 이니셜을 따 ‘3B’로 부르는 이 세 사람은 커피광들이다. -
여적 신음하는 루브르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을 꼽으라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많이 지목할 것이다. 이 그림이 걸려 있는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은 전 세계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언제나 북새통이다. 관람객의 80%가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서라니 그럴 만도 하다. 모나리자는 세계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걸작이란 오명도 함께 갖고 있다. 길게 늘어선 줄에 차분한 감상은 꿈도 못 꾸기 때문이다. 게다가 철통 보안으로 모나리자가 벽에 걸린 우표처럼 보인다는 비아냥까지 쏟아진다. -
여적 저소득 ‘혼밥’ 노인 한국인들에게 ‘혼밥’(혼자 먹는 밥)은 익숙지 않은 일이었다. 혼자 식당에 들어설라치면 혹시 아는 얼굴이 없는지 두리번거렸던 경험이 대부분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혼밥은 사회성이 없거나 무리에서 소외된 ‘왕따’로 비치기 일쑤였다. ‘밥 먹었냐’고 묻는 게 인사말이기도 했던 한국 사회에서 밥을 함께 먹는 일은 그만큼 중요했다. -
여적 옵티컬의 ‘슬픈 500일’ 지난해 1월8일 두 노동자가 불타버린 공장 옥상에 올랐다.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에서 LCD 편광 필름을 생산하던 박정혜씨와 소현숙씨다. 두 사람은 모회사 일본 니토덴코그룹이 공장을 폐업하고 고용승계를 거부하자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발단은 2022년 10월에 난 큰불이었다. 공장이 타버리자 니토덴코는 생산물량을 자회사인 경기 평택의 한국니토옵티칼로 옮긴 후 노동자들을 내쫓았다. 희망퇴직이란 이름으로 199명이 해고됐고, 이를 거부한 7명의 노동자들만 남아 긴 싸움이 시작됐다.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고객 정보를 ‘금고’처럼…보안 투자, 돈 쓴다는 생각 버려라” 서울대와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국제무역을 연구한 경제학자이자 인공지능(AI)을 연구한 법학자이다. 월스트리트 로펌에서 변호사(2000~2004)로 일했고, 귀국해 법무법인 세종에서 변호사로 근무했다. 연세대 법대 부교수를 거쳐 서울대 로스쿨 교수를 지냈다. 서울대 인공지능 이니셔티브를 만들었고 한국인공지능법학회 회장, 아시아법경제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 10월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2대 위원장에 취임했다. 2021년 <AI는 인간에게 차별을 배운다>를 출간했다. -
여적 다시 보고 싶지 않은 ‘한덕수’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은 역대 정부에서 요직을 맡아 승승장구했다. ‘무색무취’라는 평가가 두루 중용된 비결일 것이다. 진보·보수 정권을 넘나들며 두 번의 총리를 맡는 진기록도 세웠다. 그는 ‘딱총(딱 총리)’이라는 별명처럼 ‘영혼 없는 관료’일 뿐, 권력 의지는 없어 보였다. 그랬던 한 전 대행이 윤석열 파면 이후 보인 행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국회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 않고 버티던 그가 지난달 8일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으로 이완규 법제처장 등 2명을 지명한 것이다. 두 자리는 ‘대통령 몫’이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추대받으려는 ‘야심’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 이때부터인 듯싶다. 이달 1일에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길밖에 길이 없다면, 그렇다면 가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선을 공정 관리해야 할 대행의 소임을 내팽개친 것을 보면 그의 내면 권력욕이 공직윤리를 압도한 듯싶다. -
여적 트럼프의 ‘문화 전쟁’ 1988년 9월30일 영화 <위험한 정사>를 상영하던 서울 명동 코리아극장에 누군가 뱀을 풀었다. 이튿날에는 신촌 신영극장 화장실에서 뱀 열 마리가 출몰했다. ‘뱀 소동’은 영화인들이 벌인 일이었다. 1986년 영화법 개정으로 할리우드 영화사에서 국내에 직접 배급한 첫 영화 <위험한 정사> 개봉에 대한 항의 표시였다. 영화인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한국 영화 시장은 외화 직배의 빗장을 풀었고, 1993년 한국 영화 극장 점유율은 15.3%까지 떨어지며 위기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