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
경향신문 기자
최신기사
-
인스피아 다른 삶 향한 호기심, 변화의 시작입니다 지난달 25일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난쏘공)을 쓴 조세희 작가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1970년대 서울의 철거촌 ‘행복동’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도시 빈민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내면서도 대중적인 호응을 얻어 문학 작품 최초로 300쇄를 넘기기도 했는데요. 이는 가히 ‘난쏘공 현상’이라고 할 만한 것이었습니다. 언론은 조 작가의 부고를 전하며 씁쓸한 어조로 “여전히 난쏘공 세상”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와 오늘날의 큰 차이가 있다면, ‘2023년 버전의 난쏘공 현상은 없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2023년의 가난에는 ‘얼굴’이 없습니다. 1960년대 소설 속 ‘달걀 지단 든 김밥’을 소풍에 못 싸가서 울상을 짓는 아이가 여전히 가난의 상징으로 등장하곤 합니다. 오늘날엔 적당히 달걀 김밥 정도는 싸갈 수 있으니 모두가 가난에서 벗어나 잘살게 된 것일까요? “여전히 난쏘공 세상”이라는데 가난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가난이 사라져서가 아니라, 우리가 단지 그것을 보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
책과 삶 취직 때문에 아픈 머리 어디서 치료 받나요 머리가 욱신대서 신경과에, 배가 아파 내과에 간다. 살이 쪄서 비만 클리닉에 간다. 그런데 머리가 아픈 이유가 취직 등 좌절 때문이라면, 폭식의 이유가 우울이라면 과연 전문의 진료를 받고 약을 먹는다고 해결이 될까? <몸이 아프다고 생각했습니다>의 저자 앨러스테어 샌트하우스는 내과의에서 정신과 의사로 진로를 바꾸었다. 현장에서 수많은 환자들을 보면서, 사람들의 질병에 정신 문제가 상상 이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아서다. 저자는 ‘정신 질환’과 ‘육체 질환’의 모호한 경계를 탐색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학과를 찾은 환자 중 전문의가 의학적으로 병세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었던 경우는 34%에 지나지 않았다.
-
인스피아 광장, 사랑방, 놀이터…그것이 도서관 독자님은 도서관에 자주 다니시는 편이신가요? 저는 회사 근처에 커다란 도서관이 있어서 자주 다니는 편입니다. 인스피아를 시작하고 나선 한층 더 자주 오가게 되었고요. 최근 서울 마포구청장이 관내 구립 ‘작은도서관’의 예산 삭감, 축소 방침을 밝혀 논란이 되었는데요. 반발이 커지자 구청 측은 기존 도서관 기능은 그대로 둔 채 ‘독서실’로서의 기능을 더하겠다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습니다. 도서관, 지역 시민단체들은 마포구의 작은도서관 축소, 폐관 조치에 맞서 청원을 진행했습니다. 도서관은 ‘독서실’이 될 수 있을까요? 왜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도서관을 사랑할까요?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 시대에 도서관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그림책 함께했지만 함께 못할 자연…무심한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힘 해가 뉘엿할 즈음 텐트 앞 모닥불을 피워두고 휴식을 취하려던 두 명의 사냥꾼 뒤로 커다란 곰 한 마리가 보인다. 한 명은 수상한 낌새를 채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필립 굿윈(1881~1935)의 <곰이다!>에서 곰은 ‘불쑥 튀어나와 위협하는’ 타자다. 한편 다케우치 세이호의 <눈속의 곰>(1940) 속 고요한 화폭에 인간의 자리는 없다. 곰의 평균수명은 약 26년인데 이 중 짝을 이루고 새끼를 보살피는 2년을 제외하면 줄곧 야생에서 혼자 산다. 무리짓지 않는 고독한 삶이다. 곰을 단순히 ‘사냥감’이라든지 위협하는 ‘맹수’로 인식하는 시선으로는 주목할 수 없을 곰의 자연스러운 습성이다.
-
이미지로 여는 책 스물네 살·서른네 살·열세 살…마침내 자연스럽게 늙을 자유를 얻은 얼굴들 공장식 축산 시스템은 동물로부터 ‘삶’뿐 아니라 ‘늙음’도 빼앗아간다. ‘치킨’이 되는 닭의 수명은 약 1~2개월이다. 케이지 속 닭은 빠르게 태어나고 빠르게 죽을수록 돈이 된다. 이 때문에 공장식 축산 시스템은 어떻게 하면 ‘생산성’을 높일지에 집중한다. 동물들은 생명이 아닌 물건으로 취급되어 최악의 삶을 산다. 그마저도 제 수명을 훨씬 못 채운 채 지극히 ‘효율적’인 죽음을 맞는다. 자연상태라면 십수년까지도 살다 늙어 죽을 수 있었던 생명이다. 이샤 레슈코의 <사로잡는 얼굴들>은 공장식 축산 시설 등에서 구출된 뒤 여생을 제 수명대로 늙어가고 이제 죽음을 앞둔 동물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이다.
-
인스피아 ‘창조’ 개념에 ‘창조적’으로 접근하십시오, 휴먼 지난 8월 미국 콜로라도주박람회 미술전에서 제이슨 앨런과 인공지능(AI) 미드저니가 ‘그린’ 그림이 디지털 아트 부문 대상을 탔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은 세계적으로 대단한 이슈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죠. ‘창조력(예술)’은 더 이상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고 AI에 비해 인간의 솜씨가 썩 뛰어난 것도 아니라는 점이 사람들을 큰 실의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들게 합니다. “AI는 창조적일 수 있을까?” “인간은 AI에 의해 대체될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책들을 지팡이 삼아 AI에 대해 해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책과 삶 계급·차별에 저항…어디서? 우주서 325년간 정처 없이 우주를 유랑한 거대한 우주선이 있다. 거주 불능이 된 고향 행성을 떠난 마지막 인류는 커다란 우주선 ‘마틸다호’에서 철저한 계급제 사회를 이루며 산다. 상층계급과 하층계급은 사는 장소, 쓰는 말, 외모, 하는 일이 서로 철저하게 구분되어 있다. 군주는 신이나 다름없다. 그의 말은 절대적이다. 군주의 말 한마디에 재판도 없이 공개처형을 당하고 경비원들에게 감시, 모욕당하는 하층계급은 단지 마틸다호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연료’나 다름없는 존재들이다. 이들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조차 없다. 원인 모를 정전 때문에 에너지 배급제가 시행되자, 이들은 추위에 떨어야 할 처지다. 하층계급인 주인공 에스터는 기계공 출신의 죽은 어머니가 남긴 메모 속 암호를 따라가며 ‘또 다른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꿈꾼다.
-
오후 9시까지 전국 11만6030명 확진, 전일 대비 3042명 감소 광복절 연휴 첫날인 13일 오후 9시까지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전국적으로 11만 6030명 발생했다. 전일(12일 대비) 3042명 감소한 수치다.14일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이보다 더 늘어 12만명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11만6030명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신규 확진자 수는 5만1453명(44.34%)으로 집계됐으며, 비수도권에서 6만4577명(55.66%)이 나와 비수도권 확진자 수가 수도권 확진자 수를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경기 2만944명, 서울 1만9596명, 경남 7716명, 경북 6454명, 인천 6028명, 충남 5599명, 대구 5240명, 전북 5107명, 부산 4666명, 전남 4475명, 광주 4460명, 충북 4299명, 대전 4112명, 강원 3463명, 울산 2813명, 제주 1909명, 세종 1049명이다.
-
1028회 로또 1등 무려 20명··· 당첨번호 5, 7, 12, 13, 18, 35, 당첨금은 얼마? 13일 로또복권 운영사 동행복권은 제1028회 로또복권 추첨에서 ‘5, 7, 12, 13, 18, 35’가 1등 당첨번호로 뽑혔다고 18일 밝혔다. 2등 보너스 번호는 ‘23’이다. 당첨번호 6개를 모두 맞힌 1등 당첨자는 20명으로 11억8천124만원씩 받는다. 당첨번호 5개와 보너스 번호가 일치한 2등은 91명으로 각 4천327만원씩을, 당첨번호 5개를 맞힌 3등은 2천810명으로 140만원씩을 받는다. 당첨번호 4개를 맞힌 4등(고정 당첨금 5만원)은 14만2천778명, 당첨번호 3개가 일치한 5등(고정 당첨금 5천원)은 233만3천653명이다. 당첨금 지급기한은 지급 개시일로부터 1년 이내이며, 당첨금 지급 마지막 날이 휴일이면 다음 영업일까지 받을 수 있다.
-
“14일, 또 큰 비온다”…수도권, 중부지역 시간당 30㎜ 강한 비 예상, 남부는 폭염주의 광복절 연휴 이틀째인 14일 일요일엔 또다시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오전까지 시간당 30㎜의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강원영서남부, 충청권, 전북, 경북권에서 20∼70㎜, 강원영서 중·북부, 강원영동, 전남권, 경남권, 서해 5도, 울릉도·독도에서 5∼40㎜가량이다. 충청권에서는 최대 80㎜ 이상의 비가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수도권 지역에 예비 수준의 호우 특보가 발효돼 있다. 주말인 14일 아침 최저기온은 23∼28도, 낮 최고기온은 27∼35도로 예보됐다. 주요 도시 예상 최저·최고기온은 서울 25도와 31도, 인천 25도와 29도, 대전 26도와 30도, 광주 27도와 32도, 대구 27도와 35도, 울산 27도와 33도, 부산 27도와 32도다.
-
아프간 여성 시위대 “탈레반 집권 1년은 여성에게 암흑기”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경고 사격을 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여성 40여명은 이날 카불 교육부 건물 앞에서 ‘블랙 데이’를 앞두고 여성 인권 증진을 위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8월 15일은 블랙데이’라는 팻말을 들기도 했는데, 이는 탈레반이 지난해 8월 15일 재집권 성공 후 아프간이 ‘암흑’의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은 “빵, 일 그리고 자유”, “우리는 무시당하는 것에 신물이 난다”고 구호를 외쳤다. 이에 탈레반은 허공에 총을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시위대의 일부는 탈레반이 휘두른 총에 구타당하거나, 감금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윤 대통령, 추가 호우 피해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추가 집중호우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를 지시했다. 13일 중앙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미 비가 내린 지역에 추가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대비를 철저히 하고, 위험지역에 대해서는 사전 주민대피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해 대비 및 대응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했다. 이상민 중대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집중호우 대처상황 점검 회의에서 “오늘부터 내일까지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또 한차례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명 피해 예방을 최우선 가치로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