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선
한국전통문화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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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조지 스탠리와 설탕단풍 본격적인 단풍철로 들어섰다. 티브이 뉴스는 곳곳의 단풍 명소와 단풍 구경을 위해 줄지어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우리나라 단풍도 볼만하지만, 캐나다의 단풍 풍광도 빼놓을 수 없다. 오죽하면 단풍나무 잎사귀가 국기의 문양으로 자리매김했을까. 캐나다 국기를 보면서 늘 그 유래가 궁금했다. 현재의 캐나다 국기가 탄생한 것은 1965년이다. 생각보다 역사가 짧다. 그 배경에는 여러 인물이 참여했지만, 조지 스탠리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단풍잎을 모티브로 한 캐나다 국기를 디자인한 인물이다. 캐나다 캘거리 출신인 스탠리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군인이었으며, 전후에는 캐나다 왕립군사학교 교수를 지냈던 역사학자이자 작가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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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마가렛과 마리안느, 그리고 소나무 구라탑(救癩塔). 한자를 병기해도 금방 이해하기 힘들다. 한센병 환자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세워진 소록도 중앙공원의 탑이다. 부모 자식이 생이별하고 몇년 만에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했던, 시름과 탄식의 장소 수탄장(愁嘆場). 바람을 맞으며 서 있는 부모의 건너편에는 자식들이 바람을 등지고 서 있었다. 행여 천형(天刑)이 바람에 실려 갈까 걱정했기 때문이다. 이름은 아름답지만 삶은 처절했던 섬, 소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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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단군과 신단수 올해는 추석 연휴와 개천절이 겹쳐 마음까지 풍요로웠다. 북한에서도 단군을 ‘우리 민족의 시조’로 여겨, 평양의 단군릉에서 매년 개천절 행사를 거행한다. 우리 민족의 시원을 기념하는 날이니 남북한이 따로 없다. 단군신화에는 곰과 호랑이, 마늘과 쑥, 신단수 등처럼 여러 동식물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세계 여러 민족의 신화에도 동식물은 자주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나무는 주요 신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상징물이다. 북유럽신화의 우주수인 위그드라실이나 나무에서 태어난 아스크와 엠블라가 대표적이다. 중국 산해경에는 부상(扶桑)이라는 나무 이야기가 나온다. 개천절 노래 가사 중에도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라는 구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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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공자와 생강 우리 동네 영국식 베이커리에서는 생강빵을 판다. 차나 향신료로만 먹어보던 생강이 빵으로 변신하니 그 맛이 오묘했다. 달큼한 생강 맛이 살짝 도는 생강빵은 우유와 버터 맛이 강한 다른 빵에 비해 상큼한 맛이 매력적이다. 생강은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이고, 현재 최대 생산국은 인도다. 독특한 맛과 향이 있어서 향료나 식용 또는 약용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생강빵과 생강과자를 만들어 먹었다. 독일 그림 형제의 <헨젤과 그레텔>에도 생강과자로 만든 집이 나온다. 진저브레드 맨이라는 사람 모양의 생강과자는 동화에도 등장하며 유럽과 미국에서 성탄절이나 핼러윈 등 특별한 행사일에 즐겨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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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장 자크 루소와 양버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킬러문항’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학군의 주택 시세에 영향을 끼친다거나, 사교육 과열에 대한 외국의 보도까지 이어졌다. 교육 문제는 사회 전체에 파장이 큰 초미의 관심사다. 교육과 사회 이론의 대표주자 장 자크 루소에게도 교육은 어려운 문제였다. <에밀>로 교육의 이상을 제시한 그도 정작 자식들은 보육원으로 보냈으니 말이다. 동서고금 난제 중의 난제가 교육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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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정조와 복숭아 드디어 극한 폭염도 한발 뒤로 물러섰다. 오랜 폭염과 장마도 지나가고 저녁이면 ‘모기 입도 삐뚤어’ 질 만큼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23일은 처서다. 조선시대에는 그간 눅눅해졌던 실록 등을 거풍하고 햇볕에 말리는 포쇄 행사를 했다. 햇볕은 따뜻하지만, 바람이 선선해지니, 눅눅한 서적뿐 아니라 처졌던 우리의 몸과 마음을 일으켜 세우기도 좋은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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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간디와 목화 목화 하면 문익점이 생각난다. 붓대 속에 씨앗을 숨겨온 700여년 전의 드라마틱한 사건. 덕분에 우리는 1000년 넘게 한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었다. 목화는 누르스름한 꽃을 피우지만, 꽃에 관심 두는 이는 없다. 그보다 씨를 둘러싼 솜이 중요했다. 목화를 면화(棉花), 또는 초면(草綿)이라 부르는 이유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목화밭이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어쩌다 카페에서 장식용으로 꽂아 놓은 마른 목화송이에도 감개무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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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최치원과 상림(上林) 7월 들어 비가 잦더니, 초복이 지나서는 물 폭탄이 쏟아졌다. 농작물 피해는 물론 일부 지역의 제방이 붕괴하고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장마가 예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앨 고어의 <불편한 진실>이 생각보다 빠르게 현실로 다가왔다.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기후위기’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사태가 급박한 것이 점차 피부에 와 닿는다. 홍수에 의한 피해는 과거에도 빈번했다. 그러나 미리 대비해 피해를 줄인 사례는 이미 1000년 전에도 있었다. 천연기념물 제154호로 지정된 함양 상림(上林)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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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이한열과 은백양 이한열. 그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하다. 지난 5일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36년째 되는 날이다.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그는 반독재투쟁에 가담했다. 중학교 때 목격한 5·18 민주화운동이 그를 이끌었다. 그는 ‘박종철 고문살인 은폐 조작 규탄 및 민주헌법쟁취 국민대회’를 하루 앞두고 열린 ‘6·10 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에 앞장서 참가했다. 백양로 맨 앞에서 독재 타도를 외치던 그는 전투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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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지볼트와 수국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는 요즘, 제주·신안·울산·공주 등 각지에서 수국 축제가 한창이다. 무더운 여름에 풍성하고 화려한 꽃잎을 자랑하며 활짝 웃는 수국을 보면 청량감이 느껴진다. 수국 종류는 우리나라 산골짝에 자생하는 산수국(사진), 일본 원산인 나무수국과 수국 등이 있다. 수국 축제에는 대부분 일본 원산의 수국이 대표선수다. 토양의 산도(pH)에 따라 꽃 색깔을 바꿔 입맛에 맞는 꽃을 피우니 일본인들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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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인조(仁祖)와 창포 다음주면 단오다. 단오는 길일로 여겼던 음력 5월5일로, 1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다. 단오를 속칭 ‘술의일(戌衣日)’, 즉 우리말로 ‘수릿날’이라 하는데, 진경환 교수의 <서울의 풍속과 세시를 담다>에는 ‘신을 모시는 날’로 해석되어 있다. 여성들이 개울가에서 머리를 감고, 그 옆에서 그네를 타는 풍광을 그린 신윤복의 ‘단오풍정’이 당시 풍습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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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모차르트와 식물 밝고 경쾌해 봄의 서정에 잘 어울리는 모차르트 음악. 언제부턴가 어린이의 정서 함양과 지적 발달에 영향을 끼친다는 이야기가 돌자 부모들 사이에서 큰 붐이 일었던 때가 있었다. 일명 ‘모차르트 효과’가 그것이다. 국내 항공사에서는 한때 임신부에게 태교를 위한 모차르트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모차르트 효과는 1993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의 물리학자 고든 쇼와 인지발달 전문가인 프랜시스 로셔가 처음으로 제기한 이론이다. 그들에 따르면 IQ 검사에서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를 들은 그룹의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모차르트가 사람을 똑똑하게 만든다는 보고서가 나오자, 미국 정치인들이 신생아에게 모차르트 CD를 선물하는가 하면, 유치원에서 하루 1시간 동안 모차르트 음악을 틀어주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