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
한국전통문화대 명예교수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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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김민기와 상록수 혼밥도 좋지만, 여럿이 왁자지껄 떠들며 함께 먹는 음식엔 공유의 미덕이 있다. 그것이 술잔이든, 감정이든, 또는 땀 냄새든. 예술도 마찬가지다. 오감으로 느끼는 예술 중 가장 손쉽고 흔히 접하는 게 음악일 것이다. 감성을 동시에 같이 나눌 수 있는 것도 음악이다. 합주가 그렇고 합창이 그렇다. 모두 함께 부르는 떼창은 참여와 공유의 감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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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쿠베르탱과 올리브나무 제2의 프랑스 혁명, 파리 올림픽이 드디어 개막되었다. 사상 처음 시도된 야외 개회식은 파리 센강을 중심으로 시내 전체를 관통하며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보여준 한 편의 야외 오페라였다. 파격적이고 혁명적이었던 개회식을 통해 다양성과 독창성을 추구하는 프랑스의 자유정신을 마음껏 발산하였다. 올림픽의 엠블럼은 또 어떤가. 불꽃 속에 숨어 있는 자유의 여신은 고혹적이기까지 하다. 이번 파리 올림픽은 100년 만에 파리에서 다시 열리는 올림픽이거니와 현대 올림픽의 시조가 프랑스 파리 출신이니 프랑스인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행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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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정조와 담배 얼마 전 강원도 영월 출장을 다녀오는 길에 차창 너머로 담배밭이 눈에 띄었다. 마치 여름철 쌈 채소처럼 보이는 커다란 담뱃잎을 오랜만에 만나니 반가웠다. 예전에는 곳곳에서 담배 농사를 지었지만, 외국산에 밀려 많이 줄었다고 한다. 담배 농사가 다른 농사보다 더 힘든 것은 수확철이 한여름인 데다가 기계 수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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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존 펨버턴과 콜라 무더운 여름에는 너도나도 시원한 음료를 찾게 된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제로 음료가 인기다. 제로 콜라, 제로 사이다 등 제로 칼로리를 표방하는 음료는 고열량 설탕 대신 무열량 감미료로 단맛을 낸다. 특히 탄산음료에 제로가 많이 붙는다. 탄산음료의 대명사는 뭐니 뭐니 해도 콜라다. 독특한 향에 톡 쏘는 탄산이 주는 청량감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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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우크라이나인들과 해바라기 소피아 로렌의 우수에 찬 눈망울이 깊이 각인되었던 영화 <해바라기>. 전쟁에 참전한 남편을 찾아 멀리 소련까지 간 애잔한 사랑 이야기다. 무엇보다 화면 전체를 노랗게 물들인 대평원의 해바라기들이 바람에 흔들리던 장면은 아직도 선명하다. 끝없이 펼쳐진 해바라기밭 촬영 무대는 우크라이나였다. 남미가 원산지인 해바라기는 17세기 초 스페인 사람들이 유럽으로 가져왔고, 우크라이나에는 18세기 중반에 도입되었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해바라기 씨앗을 간식이나 빵의 재료로, 또 그걸 짜서 식용유로 사용했다. 전 세계 해바라기씨유 50% 이상이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될 만큼 해바라기는 우크라이나 경제의 핵심 요소다. 영화 장면처럼 정원이나 들판 등 어느 곳에서나 해바라기를 볼 수 있어 우크라이나 상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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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이철호와 은행나무 이철호라는 사람을 아는 분은 드물 것이다. 누구에게나 알려진 유명 인사가 아니다. 사회에 큰 업적을 남기거나 독립운동을 한 인물도 아니다. 오늘 소개할 인물은 나무를 살린 한 사람의 이야기다. 어려서부터 동식물을 좋아했던 그는 산에 자라는 식물을 가져와 화분에 기르는 것을 즐겨했다. 대학에서 원예학을 전공하고 흙과 식물에 대한 연구를 집중하여 ‘생명토’라는 조경용 토양을 개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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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스티브 잡스와 사과 17세기에 아이작 뉴턴의 사과가 있었다면, 21세기에는 스티브 잡스의 사과가 있다. 한 사람은 물체끼리 끌어당기는 힘의 원리를, 또 다른 사람은 사람끼리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고자 궁구하였다. 결국 뉴턴은 사물의 친화력을, 잡스는 인간의 친화력을 궁리한 셈이다. 뉴턴의 사과만큼이나 이 시대의 애플은 가히 혁명적이었다. 애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혁신이다. 직관적 인터페이스, 통합된 시스템 등을 지향하며 세계 정보통신기술의 흐름을 이끌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개념을 재정립한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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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제국대장공주와 작약 마당 한 귀퉁이에 붉은 작약이 피었다. 진분홍 꽃잎이 매력적이다. 작약과 모란은 사촌간이지만, 모란은 크고 화려한 색깔의 꽃을 자랑하는 나무이고, 작약은 상대적으로 꽃이 작으면서 꽃잎 개수도 적은 풀이다. 모란이 젠체하는 꽃이라면, 작약은 낯을 가리는 꽃이다. 화기(花期)가 짧은 것도 부끄러움 때문일 게다. 특히 백작약의 함초롬한 모습은 때론 가련하게도 느껴진다. 그에 따라 모란은 부귀영화, 작약은 수줍음 등을 상징한다. 중국에선 작별할 때 작약을 꺾어주던 풍습에 따라, ‘가리(可離)’, 즉 이별의 꽃이기도 하다. 작약에 얽힌 가슴 아픈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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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엘리엇과 라일락 매년 4월이면 자주 인용되는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의 시 ‘황무지(The Waste Land)’. 이번에는 총선과 맞물려 정치 전선에 불려 나왔다. 황무지는 그 내용이 난해하거니와 분량도 적지 않다. 각종 신화와 종교, 인물과 고전, 은유와 상징이 서로 맞물리며 복잡한 구조로 엮여 다차원적 풀이가 가능하다. 특히 시의 도입부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라는 구절은 다양한 배경과 상황으로 치환할 수 있는 문구다.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이 모더니즘의 텍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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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제주도민과 마농지 제주는 언제나 옳다. 학생들과 매년 한라산 답사를 가면서도 시간을 내어 가족과 또다시 제주를 찾는다. 품 너른 한라산과 올망졸망한 오름, 울창한 녹지와 조응하는 짙푸른 바다, 나지막한 집들과 진회색 스펀지 돌담, 소박하고 뭉근한 제주 밥상이 나를 이끈다. 설문대할망이 점지해 준 자연이 싱둥하고 한없이 평화로운 제주에도, 쓰라린 과거가 있다. 우연히 들른 제주시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에서 또다시 그 과거를 마주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고구마 주정으로 항공기 연료를 생산했고, 1949년부터 수많은 사람을 감금했던 수용소로 쓰였다. 불법적 군사재판을 받고 육지 교도소로 끌려가는 모습의 역사관 앞 조각상이 처절했던 당시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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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윤탁과 은행나무 노거수에 관한 신화나 전설은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애매하다. 대개 이런 식이다. ‘옛날 고승이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땅에 꽂은 것이 거목이 되었다’ 또는 ‘나무가 스스로 가지를 들어 임금의 가마를 지나가게 했다’. 나무의 나이도 어림잡아 1000년, 혹은 500년 등 ‘전설적’이다. 최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나이를 추정한 결과, 1018년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렇다면 대략 서기 1000년경, 고려 목종 때부터 그 자리를 지켰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의상대사나 마의태자가 심었다는 근사한 전설은 아쉽게도 과학적 사실 앞에 힘을 잃게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사실이 밝혀져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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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유럽인들과 올해의 나무 대항해시대를 거치며 19세기 말까지, 유럽인들의 탐욕과 폭력으로 점철된 정복의 역사는 환경재앙으로까지 번져갔다. 뒤늦은 후회라도 하는 것인지, 그들은 자연환경에 관심이 높다. <대영식물백과사전>을 집필한 영국 식물학자 리처드 메이비는 “나무가 없다는 것은 그야말로 뿌리가 없다는 것이다”라는 말로 문화의 뿌리가 자연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