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영
정치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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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나중은 없다 일상을 이기는 혁명은 없다. 고정관념을 깨기란 어렵다는 의미다. 젠더 문제가 유독 그렇다. 한 페미니스트는 “시작과 종말이 동시에 진행됐던 게 페미니즘 역사”라고 말했다. 젠더 평등이 달성됐다며 페미니즘 임무 완성을 말하거나, 젠더 평등을 지나치게 강조한 결과 남성이 차별의 희생자가 됐다고 선언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죽지도 않았는데 장사부터 지내려 드는, ‘페미니즘 사망 증후군’이라 할 만하다. 이 증후군을 제대로 치유하지 못한 대가를 이번 대선에서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제1 야당 대표는 안티페미니즘에 올라타 있고, 집권 여당은 등가일 수 없는 남혐과 여혐을 동시에 배격하자는 위원회를 만들었다.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이 나오고 군대 안 가는 여성에게 권리 4분의 3만 주자고 한 인사가 4년 만에 재등장했다. ‘이대남·이대녀’ 갈등은 빈부 양극화만큼이나 심각하다. 여성에게 참으로 가혹한 대선이다. 조동연 교수 논란은 특히 가혹했다. 가부장제라는 고정관념에 여성 개인을 겨냥한 ‘폭력’까지 가해진 사건이었다. 쏠 준비를 하는 순간 모든 게 과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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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윤석열, ‘정치한다’는 착각 격변의 역사는 저마다의 죄의식을 뿌리내리게 한다. 혁명과 반동이 수시로 반복됐기 때문이다. 한 시대를 호령했던 거인의 어깨가 꺾이고, 나약했던 소시민들이 전면에 나선 경우가 드물지 않다. 민주화운동 서사만 해도 누군가는 액자로 걸어두고 사는가 하면 누군가는 이미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린 이야기가 차고 넘친다. 현대사의 질곡은 이념 대립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의 죄의식(부채의식)일지 모르겠다. 5월 광주가 대선 정국에 소환됐다.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정치’를 소환하면서다. 그는 지난 19일 “군사쿠데타와 5·18민주화운동만 빼면 정치 잘했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5·18정신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반독재 투쟁이라고, 5·18 가치를 헌법정신이라고 말했던 그다. 해마다 5월이면 한 집 건너 한 집이 제사를 지내는 광주, 항상 흥건한 피로 젖은 하늘을 이고 살아야 했던 그 도시 광주. 야권 유력 대선 주자가 5월 광주를 ‘전두환 정치’로 호명하면서 살아남은 자의 죄의식도 함께 끌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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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정세균 이낙연, 이별에 대한 예의 나이가 들어갈수록 시시하게 살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곱씹게 된다. 청춘 시절에야 앞날이 불투명하고, 세월의 풍상을 쌓지 못했으니 용기와 열정만으로도 자신만만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용감했음에도, 뜨거웠음에도 어느 순간 돌아보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고 심지어 길을 잃고 헤매는 때가 잦아진다. 꿈보다 일상이 더 간절해지면 모든 순간마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그러니 시시해질 수밖에. ‘어른’이 되는, 성찰의 과정이다. 정치의 세계는 다르다. 선수가 쌓일수록 욕심이 커진다. 대선 승리 이후 혹시 나를 내각에 중용하지 않을까 싶어 몇 날 며칠을 휴대전화만 들여다보는 정치인들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선출직에 나선 후보들은 저마다 당선을 확신한다. 3선만 넘어도 대통령 꿈을 마음에 담아둔다. 정치인의 인생은 시시해지기가 이토록 힘들다. 내려놓고 길을 터주는, 정치 ‘어른’의 부재가 지속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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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국민의힘, 미스터리 스피커에 답하라 2019년 3월 오스카 와일드의 ‘저만 아는 거인’을 주제로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자신의 집 정원을 찾아온 아이들을 내쫓은 뒤 여러 해 동안 봄을 잃었던 한 거인의 이야기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 체제를 선택했다. 2월 전당대회에서 5·18 망언과 탄핵 논란이 불거졌고 황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좌파독재라고 맹공했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탄핵, 대선 패배 이후 한국당은 성찰기를 거치는가 싶었다. 하지만 황 전 대표는 ‘저만 아는 거인’을 자처하며 한국당 정원을 봉쇄했다. 2년여가 흐른 뒤, 한국당은 낡은 담장을 허물고 문패도 국민의힘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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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이재명, 결핍의 ‘힘’ 맨 앞에 있다는 건 분명 흥분되는 일이다. 다만 ‘누군가의’ 열망을 안고 뛰어야 하는 맨 앞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정치가 그렇다. 특히 대선 레이스의 맨 앞은 외롭고 쓸쓸한 자리다. 선두에서 변화를 주도하는 것 자체가 세상의 온갖 모순을 끌고가야 하는 일일 테니. 키르케고르가 말한 ‘신 앞에 선 단독자’에 빗댈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대선이란 후보 개인의 결핍이 세상의 결핍과 만나는 정점이 아닐까 싶다. 대선을 결핍의 확장이라는 의미로 보면 이재명 경기지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 지사는 결핍의 정치인이다. 비주류, 변방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다. 싸우고 돌파하는 기질도 결핍이 근원일 수 있다. 인문학자 최준영은 <결핍의 힘>에서 “결핍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삶은 달라진다”면서 결핍의 ‘힘’을 “세상과 사람을 이해하는 코드”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결핍에 지지 않는 인생을 살아왔다. 흙수저 소년공에서 유력 대선 주자가 된 정치역정이 함축한다. 한 측근은 “이재명의 결핍이 뿜어내는 힘은 욕망과 갈증”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여당 1위 대선 주자다. 그의 결핍이 욕망, 갈증 수준의 사적 서사에 그치면 안 된다는 뜻이다. 더불어민주당 경선 레이스에서 그는 결핍의 힘을 보이지 못했다. 부자 몸조심, 기본소득 후퇴, 바지 프레임에서 드러난다. 한 초선 의원은 “주권자 마음은 기계적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예선·본선 분리 전략은 공급자 마인드”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은 “이재명다움을 잃은 것”이라 했고, 그도 “전략 실패”라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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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김경수 만난 건 ‘정책협약’ 넘는 뭔가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가 17일 ‘균형발전’으로 의기 투합했다. 이 지사는 2박3일 일정의 경남행 첫 순서로 이날 경남도청에서 진행된 경기·경남 연구원의 지역 균형발전 정책협약식에 참석했다. 김 지사는 “협약은 수도권 과밀 비수도권의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협력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정책을 지원받을 그릇이 필요한데 김 지사의 동남권(부·울·경) 메가시티 전략은 유효한 정책”이라고 화답했다. 두 지사의 회동은 업무협약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집권여당의 유력 대선 주자와 최대주주 세력의 상징적 인물이 만났기 때문이다. 이 의미는 ‘대선 주자 이재명’에게 각별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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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에게 김경수는 어떤 의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지사(57)와 김경수 경남지사(54)가 17일 ‘균형발전’으로 의기 투합했다. 이 지사는 2박3일 일정의 경남행 첫 순서로 이날 경남도청에서 진행된 경기·경남 연구원의 지역 균형발전 정책협약식에 참석했다. 김 지사는 “협약은 수도권의 과밀 피해, 비수도권의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국가 정책을 지원 받을 그릇이 필요한데 김 지사의 동남권(부울경) 메가시티 전략은 시의적절하고 유효한 정책”이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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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이준석 돌풍’, 민주당이라면… 국민의힘 전당대회 전날(10일)인 지금까지도 나는 이준석 돌풍이 정치 발전을 몰고 올 것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 제1야당의 유력 대표 후보가 젠더라는 시대 가치를 뒤집고 혐오를 유발하는데, 후기자본주의가 저무는 때 능력주의를 외치는데 어디에 미래가 있고, 도대체 어디에 대의가 있단 말인가. 낡은 정도가 아니라 틀렸고, 오히려 퇴행이다. 그럼에도 심상치 않다는 직감이 든 것은 지난 3일 이준석 후보가 대구에서 “탄핵은 정당했다”고 연설한 뒤부터다. 박근혜 키즈가 보수의 심장부에서 탄핵이 옳았다고 호소했다. 당 핵심 지지층은 과거를 버리는 한이 있어도 미래와 가겠다며 이 돌풍에 올라탔다. 전략적 지지가 ‘대놓고’ 지지로 바뀐 순간이다. 여론이 적극적으로 반응한다면 내 소신과 달라도 폄훼보다 이유를 살피는 게 정치 기자의 자세라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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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과 자치의 깃발을 든 지자체장 출신들의 대선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등판. 차기 대선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여당에선 이재명 경기지사가 오는 21일 출마를 선언하고, 양승조 충남·최문순 강원지사는 이미 출사표를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와 이광재 의원도 각각 전남지사와 강원지사를 거쳤다. 야당에선 원희룡 제주지사도 대선 출발선을 향하고 있다. 지자체장들이 대선 앞으로 바짝 다가선 것은 지난 대선부터다. 하지만 출마자 규모나 정치 환경을 보면 차기 대선은 명실상부한 지자체장들의 무대가 되고 있다. 자치와 분권이 국가운영 기조로 자리매김하면서 지자체장들에게 활로를 제공했다. 이들의 등판으로 안보 등 거대 담론이 아닌 불평등, 양극화 같은 생활정치 이슈가 대선 화두로 자리잡는 중이다. 정책 대선을 이끄는 촉매가 될 것이란 기대가 따라 붙는다. 지역과 중앙, 지역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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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교체와 정치 교체의 갈림길에 선 윤석열 정치 정권 교체냐 정치 교체냐. 정치권 진입이 임박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61)이 두 갈래 길에 서 있다. 그간 윤 전 총장 행로는 크게 두 경우로 예상됐다. 국민의힘 입당, 독자 신당 창당이다. 차기 대선을 기준으로 하면 국민의힘 입당은 당내 경선 참여, 제3지대 신당 창당은 독자 출마와 향후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로 세분화된다. 등판 형식을 정치적 의미로 구분하면 국민의힘 입당은 정권 교체에, 신당 창당은 정치 교체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됐다. 당초 윤 전 총장은 기득권 정치에 맞서는 대안 정당 창당을 모색하겠다는 뜻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최근 국민의힘 입당으로 무게 추가 옮아가고 있다. ‘이준석 돌풍’이 입당 명분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는 대선 주자로서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해 기호 2번으로 나서겠다는 의지이자, 정권 교체를 정치 활동 목표로 삼겠다는 시그널이다. 다만 오는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돌풍’이 미풍에 그칠 경우 독자 정치세력화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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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속타는' 출정 전야 이재명 경기지사(57)가 속 타는 ‘출정 전야’를 보내고 있다. 이 지사는 원내 조직인 성공포럼을 띄운 데 이어 6월15일 민주평화포럼 서울 출범식을 계기로 조직화 기반을 구축했다. ‘기본’과 ‘공정’을 뼈대로 한 정책도 공론화 단계를 넘어섰다. 대선 예비후보 등록일인 7월에 맞춰 속도를 내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정치 환경이 갈 길 바쁜 이 지사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안으론 반(비)이재명 후보들의 협공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 회고록 <조국의 시간>이 매섭게 옥죈다. 밖을 돌아 보면 이준석 돌풍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판이 기다리고 있다. 한 최측근은 31일 “담담하게 준비할 뿐이다. 통과의례 아니겠나. 다 지나가는 바람이려니 생각한다”고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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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돌풍' 대선 충격파 될까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36) 최고위원이 정치권 화두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다. 세대 교체, 정치 개혁 신호탄이라는 반응이 쏟아진다. 이 전 최고위원이 뿜는 에너지가 얼마나 지속될지, 구조적·조직적 변화로 확산될 지는 의문이다. 아직 ‘현상’이라고 명명할 수 없는 까닭이다. 다만 여야는 ‘이준석 돌풍’이 대선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소용돌이 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민주당 내에선 26일 “두렵다” “부럽다”는 반응과 함께 조기 대선 체제가 불가피하다는 말이 공공연히 들린다. ‘이준석 돌풍’이 제1 야당 대표 선출이라는 소극적 의미를 넘어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한 보수층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함의를 내포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돌풍’이 수구 정당 이미지를 상쇄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6·11 전당대회 당일,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드러날 경우 ‘이준석 돌풍’은 오히려 국민의힘 내분을 촉발해 대선 가도에 위협 요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