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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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경력보유여성 잔혹사 지난 9일 글로벌 기업 이케아코리아가 육아휴직 후 복귀한 임원급 직원을 평사원으로 강등하고 권고사직을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회사는 조직 개편에 따른 직무 변화라고 해명했으나, 이 직원은 부서 통폐합을 이유로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법 전문가인 회사 대표가 이 직원에게 “집에서 편하게 있다가 세탁기처럼 빨리 돌아가는 데서 업무를 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도 한다.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기업 성장 위해 과감하게 규제 혁신…재벌의 반칙엔 단호하게 대처” 전북 장수군 산골에서 태어나 서울 신일중·고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진보정당 출신 재선 정치인이다. 노동자와의 연대를 주장하며 세 차례 투옥됐고, 2000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로 서울 강북을에 처음 도전한 뒤 16년 만인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당선됐다. 국회 정무위와 법사위에서 공정경제와 재벌개혁 입법을 주도했고, 초선 의원 시절 교육위에서 유치원 3법을 통과시켜 주목받았다. 지난 3월 이재명 정부의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공정한 시장경제 철학을 제도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현실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정치인으로 평가받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
여적 두 호남 이야기 1859년 발표된 찰스 디킨스의 소설 <두 도시 이야기>는 “최고의 시절이었고 최악의 시절이었다”는 유명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소설은 18세기 프랑스혁명 전후의 런던과 파리를 배경으로 닮은꼴 두 남성의 다른 모습을 그렸다. 소설 제목은 두 도시지만 주무대는 파리였다. 당시 파리는 지배계급의 폭정에 저항한 민중의 분노가 폭발한 곳이자 군중의 증오와 광기가 휘몰아친 잔인한 곳이었다. 결국 두 남성은 혁명의 도시 한복판에서 각각 단두대(저항과 희생)와 역마차(증오와 광기)라는 운명으로 엇갈린다. -
여적 선출직 공무원의 출산휴가 신보라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출산을 한 달여 앞둔 2018년 8월 최대 90일간의 출산휴가를 보장하는 ‘여성 국회의원 출산휴가법’을 발의했다. 근로기준법상 선출직 공무원은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없는 비정상을 바로잡으려는 입법 노력이었다. 하지만 법안은 20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고 21대 국회 들어 발의된 유사한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도 줄줄이 좌초됐다. 표면적으론 지역구와 직능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장기 휴직이 ‘대표의 부재’ 논란을 초래한다는 이유가 발목을 잡았지만, 의원 구성에서 남성 비율이 압도적인 탓도 있었을 것이다. 입법 무산으로 임기 중 출산하는 의원들은 국회의장에게 청가서(결석신고서)를 별도로 제출해야 했다. -
여적 성평등임금공시제 유럽연합(EU)은 2023년 5월 ‘임금투명성 지침’을 채택해 남녀 간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강화했다. 구직자가 해당 직무의 초봉을 알 수 있게 하고, 입사 후에는 동료의 성별 평균임금을 조회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등 노동자들의 임금정보 접근권을 제공했다. 남녀 임금격차가 5% 넘는 기업에는 시정 의무가 부과된다. 불평등에 대한 ‘입증 책임’도 노동자에서 기업으로 전환했다. -
여적 대통령 환송식 풍경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인 서울공항 활주로는 권력의 기류를 보여주는 곳이다. 이곳에서 펼쳐지는 환송식은 여권 인사들에 대한 대통령의 신뢰와 당·청관계의 밀도를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집권 초 해외 순방길에 오르자 조세형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권한대행은 “권한은 떠나고 대행만 남았다”고 했다. 당시 김 대통령이 자민련과의 내각제 개헌 이행을 매끄럽게 뒷받침하지 않은 조 대행에게 중요한 권한을 위임하지 않은 데 따른 무력감을 표현한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순방을 떠날 때 새누리당에선 김무성 대표 대신 원유철 원내대표가 서울공항에 나갔다. 여야 대표가 합의한 국민공천제를 박 전 대통령이 반대하자 김 대표가 ‘공항 보이콧’으로 응수했다고 한다.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길 위의 운동가' 박래군이 보는 광주·스벅·삼성·선거···"인권 대중화, 향후 2년 정말 중요한 시간" 1981년 연세대에 입학한 뒤 5·18 광주학살의 진실을 접하고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1988년 숭실대 재학 중이던 동생 박래전이 5·18 진상규명을 외치며 분신한 사건이 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후 38년간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며 수많은 현안에 연대 투쟁을 벌이다 5차례 투옥된 바 있다. 2013년 3월 국내 최초 민간인권센터인 ‘인권재단 사람’을 창립하고, 세월호 참사 이후 4·16재단을 설립해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4월 국가폭력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독립 조사기관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3기 비상임위원으로 선출됐다. -
여적 교황의 ‘AI 무장해제론’ 회칙은 가톨릭교회 최고 지도자인 교황이 세계 인류에게 보내는 공식 사목 교서다. ‘순환하는 서한’이란 의미의 회칙은 격변기마다 시대를 이끄는 나침반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권고, 담화, 강론 등 교황이 발표하는 문서 중 회칙이 가장 권위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황의 회칙이 시대를 이끈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산업혁명으로 빈부격차와 부의 편중이 심각했던 1891년, 레오 13세 교황은 회칙 ‘새로운 사태’를 통해 자본의 탐욕을 꾸짖고 노동자의 권리를 옹호했다. 국내에서 ‘노동헌장’으로 알려졌고, 서구 국가들의 노동법 제정의 사상적 배경이었던 ‘새로운 사태’는 가톨릭교회의 첫 사회 회칙으로 유명하다. -
여적 다시 만난 길 위의 언어 1956년 시 ‘갈대’로 등단한 신경림은 돌연 절필하고 10여년간 전국을 떠돌았다. 전쟁 직후 폐허 속에서 존재와 실존을 따지는 문학에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다. 긴 방황 끝에 1973년 내놓은 <농무(農舞)>는 그가 ‘민중’을 발견하고 문학적 지평을 넓혔다고 밝힌 첫 시집이다.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시 ‘파장’)는 이 한 구절로 그는 민중을 문학의 중심으로 호출했다. -
여적 펍과 극우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나의 올드 오크>(2023)는 영국 북동부의 쇠락한 탄광마을에 시리아 난민들이 이주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1980년대 대처 정부의 민영화 정책으로 삶의 기반을 잃은 주민들은 ‘아랍의 봄’ 당시 집을 잃고 쫓겨온 난민들을 향해 욕설과 혐오를 쏟아낸다. 폐광으로 삶의 기반을 잃은 약자들(주민)의 박탈과 결핍이 또 다른 약자들(난민)을 향한 편견으로 폭발한 것이다. 비극은 펍 ‘올드 오크’의 주인 TJ 발란타인이 펍 뒷방을 주민과 난민들의 무료 급식소로 개방하려 하자 더욱 깊어진다. “우리가 추락할 땐 닫아뒀던 방을 왜 이민자들에겐 내주느냐”며 분노를 쏟아낸다. 가난의 고통이 고립을 낳고, 그 고립이 타자에 대한 의심을 불러 공동체를 파괴하는 분열로 이어진 것이다. 잠시 진통을 겪지만 ‘올드 오크’는 연대와 존엄의 광장으로 부활한다. 결국 약자의 삶을 무너뜨린 진짜 주범은 따로 있고, 그들이 약자의 분노를 이용한다는 것이 감독의 경고 아닐까. -
여적 시민군의 어머니 5·18민주화운동 당시 민주시민투쟁위원회 대변인 윤상원은 1980년 5월26일 오후 5시 전남도청 2층에서 외신기자들 앞에 섰다. 그는 불과 몇시간 뒤 닥칠 자신의 죽음을 예감이라도 한 듯 “우리는 오늘 패배할 것이다. 그러나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이다”라고 했다. 끝까지 도청을 떠나지 않았던 윤상원은 다음날 새벽 계엄군의 총탄에 쓰러졌다. 전두환 신군부의 5·17 계엄에 맞서 열흘간 전개된 광주민주화운동은 그의 죽음으로 막을 내렸다. -
여적 ‘예스 민즈 예스’ 2024년 프랑스 사회는 남편이 건넨 약물로 의식을 잃고 50명의 남성에게 9년간 성폭행을 당한 사건에 경악했다. 가해자들은 “피해자가 저항하지 않아 동의한 줄 알았다”고 항변했지만, 피해자인 지젤 펠리코는 “부끄러움은 가해자들 몫”이라며 이들을 법정에 세웠다. 이 사건을 계기로 프랑스 의회는 폭력·협박이 있어야만 인정되던 강간죄를 ‘동의 없는 성관계는 강간’으로 규정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