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홍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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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천년고도 마라케시 북아프리카 모로코 중부 마라케시는 베르베르어로 ‘신의 땅’이란 뜻이다. 만년설로 덮인 아틀라스산맥 북쪽에 위치한 마라케시는 11세기 중반 무라비트 왕조가 수도로 건설한 이후 여러 왕조에서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였다. 도시 곳곳에 중세 이슬람의 번영했던 흔적이 아로새겨져 있다. 높이 70m의 쿠투비아 모스크는 마라케시 어디서든 보이는 랜드마크로 도시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붉은 성벽에 둘러싸인 옛 시가지 메디나는 형형색색 건물에 미로 같은 골목으로 유명하다. 메디나 전체가 198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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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생활물가 퀴즈 2021년 2월 당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했다. 문재인 정부가 전세대란과 집값 상승으로 공격받던 때였다. 하지만 그는 예상치 못한 질문에 허가 찔렸다.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이 불쑥 “택시 기본요금은 얼마인가”라고 묻자, “카드로 하니까”라고 말끝을 흐렸다가 “1200원 정도”라고 답했다. 그 시절 서울 택시 기본요금은 3800원. 교통정책을 총괄하는 장관이 대중교통 요금도 모른다는 핀잔을 들었다. 대중교통 요금 문답의 흑역사로 치자면, 정몽준 전 의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2008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TV토론에서 상대 후보의 버스 요금 질문에 “70원 하나요?”라고 했다. 서울 버스 요금이 현금 1000원임을 알게 된 그는 당황했고, 듣는 이들은 황당했다. 30년 전 버스 요금 얘기를 한 것이다. 그 후 재벌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교통카드로 버스 타는 퍼포먼스를 했지만, 그가 손에 든 건 ‘청소년 교통카드’였다. 또 입방아에 올랐다. ‘버스 요금 70원’에 덴 그는 2014년 서울시장 경선 당시 돼지고기 한 근, 배추 한 포기 등 각종 생활물가를 달달 외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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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국민의힘 ‘총선 승선론’ 집권 여당과 야당의 정치인이 국정을 바라보는 태도가 같을 수 없다. 정권 창출이 목표인 야당은 ‘반대·견제’를 앞세운다. 여당은 대통령이 실수해도, 행정부가 헛발질해도 방어 기제가 우선 작동하는데 이럴 때 ‘운명 공동체’ 논리가 등장한다. 여당 정치인이 양심과 소신에 따라 계속 지적질을 했다간 찍힌다. 대체로 공천 결과로 나타난다. 20대 총선을 다섯 달 앞둔 2015년 11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달라”고 하명하자, 새누리당 친박계가 분주해졌다.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이 전국을 돌며 ‘진실한 사람’을 찾아나섰다. 그에게 ‘진박 감별사’라는 희대의 별칭이 붙었다. 비박계를 대다수 솎아냈다. ‘배신자’로 찍힌 유승민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되자 탈당했다. 당시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안정적인 40%대였다. 새누리당의 총선 전망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진박 마케팅’은 대표 ‘옥새 파동’까지 빚으며 총선을 말아먹고 원내 1당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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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하와이 산불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미국 하와이는 세계적인 휴양지다.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주도 호놀룰루가 있는 오아후섬이다. 두번째로 많이 가는 곳이 호놀룰루에서 동쪽으로 120㎞ 떨어진 마우이섬이다. 하와이 제도 130여개 섬 중 두번째로 크고, 제주도보다 조금 더 넓다. 해발 3055m로 세계 최대 휴화산인 할레아칼라산은 트레킹 코스로 유명하다. 할레아칼라는 유네스코가 정한 생태계 보존지역인데 850종의 꽃과 식물, 네네(거위)·키케코아(앵무새) 등 6종의 멸종위기 새들이 산다. 마우이섬 북동쪽에 야자수 숲으로 둘러싸인 해변 마을 라하이나가 있다. 1820~1844년 하와이왕국의 수도였다. 1831년 세워진 라하이나루나 고등학교, 1834년 지어진 볼드윈홈 박물관이 고도(古都)였음을 말해준다. 마을 전체가 국립역사보호지역이고, 프런트 스트리트는 미국의 ‘10대 거리’로 선정되기도 했다. 랜드마크는 1873년 인도에서 가져와 심은 반얀트리(보리수나무)다. 18m 높이에 나무 그늘만 3300㎡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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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교권, 학생 통제할 권리 아니다…통일부 축소는 깊이 재고해야” “낯을 들 수 없다.” 이재정 전 경기도교육감(79)은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에 이 말부터 꺼냈다. 8년간 교육감을 지내면서 관성적인 학교 교육에 변화를 주려 했지만, 교사의 교육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한 데 대한 자성으로 들렸다. 이 전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교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전혀 충돌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교권은 교사의 존엄성, 교사의 교육 권리, 교사에 대한 존중”이라며 “학생에 대한 통제권·훈육권은 교권이 아니다”라고 명확하게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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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북한의 세계기록유산 조선 정조의 명을 받아 1790년 군용 무술 교본인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가 간행됐다. 당시 무예서들을 참고하고 중국·일본 무예와 비교 분석해 창술, 검술, 권법 등 24가지 무예를 그림과 함께 설명했다. 이 교본은 2017년 10월 북한의 첫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북한은 <무예도보통지>가 현대 북한 태권도의 원형이라고 했다. 질문이 뒤따랐다. 목판본인 이 책은 남한에도 서울대 규장각과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수십권이 온전한 형태로 보존돼 있는데 왜 북한의 유산이 됐냐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소장 기관이 신청한 기록물을 대상으로 등재 후보를 정하는데, 소장 기관들이 신청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일은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한 무예와 군사기록물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선조 31년(1598년) 편찬된 국내 최고(最古) 무예서인 <무예제보>가 2021년 보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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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고노 담화 30년 김학순 할머니(1997년 작고)가 1991년 8월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증언했다. 한 해 전 일본 정부가 ‘일본군은 위안부 문제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발표한 것에 분노해 가슴에 묻어둔 과거를 털어놓은 것이다. 그의 증언은 한·일관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필리핀·인도네시아·중국·호주 위안부 피해자들까지 나서며 전시 여성인권 이슈로 확산됐다. 일본 정부는 회피할 수 없었다. 미야자와 기이치 내각은 1993년 8월4일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을 통해 1년8개월간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광범위한 지역에 수많은 위안부가 존재했고, 일본군이 관여했으며, 본인들 의사에 반해 동원이 행해졌다. 사과와 반성을 하며, 역사연구·역사교육을 통해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의 존재와 강제성을 처음 인정한 ‘고노 담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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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미군 병사의 월북 1960년대 초 휴전선 비무장지대에 근무하던 주한미군 병사들이 잇따라 월북했다. 1962년 5월 래리 앱셔 일병을 시작으로 제임스 드레스녹 일병(1962년 8월), 제리 페리시 병장(1963년 12월), 찰스 젠킨스 하사(1965년 1월) 등 4명이 2년반 동안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미군 최초 월북자인 앱셔는 대마초를 상습적으로 피운 게 적발된 데다 총기까지 분실하자 처벌을 우려해 북한으로 갔다. 드레스녹은 군 생활에 대한 불만이, 젠킨스는 소속 부대의 월남전 파병에 대한 두려움이 이유였다. 미군이 최전방감시초소(GP)를 맡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월북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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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드니프로강의 기적 드니프로강은 러시아 남서부 발다이 구릉지대에서 발원해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평원을 남북으로 가로질러 흑해까지 2290㎞를 흘러간다. 우크라이나의 역사는 드니프로강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강 유역은 비옥한 흑토 지대여서 농업 생산량이 풍부하다. 세계 최대 철광석 매장량을 가진 우크라이나 중공업 지대도 이 강을 따라 형성됐다. 드니프로강이 흐르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는 동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자, 모스크바·레닌그라드(상트페테르부르크)와 함께 구소련 3대 도시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자포리자, 헤르손 등 도시도 드니프로강을 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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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김정은 휴대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블랙베리 휴대폰을 애지중지했다. 스스로 “중독돼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오바마폰’의 백악관 입성은 쉽지 않았다. 무선통신이 보안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2009년 당선인 시절 인터뷰에서 오바마는 “참모들이 내 손에서 블랙베리를 빼앗으려고 계속 기회를 보고 있다. 나는 계속 투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바마는 도·감청 방지 장치로 특수 제작한 블랙베리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산 스마트폰을 은연중에 보여주곤 했다. 자국의 기술 경쟁력을 과시하려는 계산된 행동이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부터 보안 등을 이유로 개인 휴대폰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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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집속탄 미국은 베트남전쟁 당시 북베트남의 물자 보급로인 ‘호찌민 루트’를 파괴하기 위해 라오스를 대대적으로 폭격했다. 1963년부터 10년간 58만회, 200만t의 폭탄을 쏟아부었다. 하나의 폭탄에 수십~수백개의 소형 폭탄(자탄)이 들어간 집속탄이 주로 사용됐다. 집속탄 1개로 축구장 서너개 면적이 초토화된다. 라오스에 쏟아진 자탄은 3억개로 추산되는데, 그중 8000만개가 불발탄이었다. 전쟁 후 불발탄으로 2만명 이상 숨지고, 지금도 매년 50명가량 민간인 피해자가 발생한다. 2016년 9월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라오스를 방문해 민간인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불발탄 제거 작업을 위해 9000만달러 지원을 약속했지만 라오스는 여전히 전쟁의 그림자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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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내년 총선 서로 해볼 만하다는 여야, 국민 두려운 줄 몰라” 김성식 전 의원(64)은 무소속으로 출마한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일선 정치에서 물러났다. 이듬해 “미래세대의 길을 열어드리겠다”며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여야 간 극단적인 적대적 정치 상황에선 공자가 한국 정치를 하건 플라톤이 한국 정치를 하건 헤어나올 수 없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해 가을이었다. 청년 정치인을 양성하는 정치학교 ‘반전’을 준비하고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반전’은 반성과 비전에서 한 글자씩 따왔다. 과거의 성찰을 바탕으로 미래로 나아가자는 의미일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