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홍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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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샛별 여장군’ 김주애 금성은 지구에서 볼 때 태양과 달 다음으로 밝은 천체다. 새벽과 초저녁에만 관측된다. 해질녘 서쪽 하늘에서 보이면 개밥바라기(태백성)로, 새벽녘 동쪽 하늘에서 보일 때는 샛별(계명성)로 불린다. 북한은 ‘백두혈통’에만 별과 행성을 붙이는데, 그중 ‘샛별’은 권력 후계자를 의미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샛별’이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2009년 1월 후계자로 공식화돼 ‘김대장’으로 불리기 전엔 ‘샛별 장군’으로 지칭됐다고 한다. 김정은의 딸 김주애는 2022년 11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에서 처음으로 얼굴이 공개됐다. ‘사랑하는 자제분’에서 시작된 수식어는 ‘존귀하신’ ‘존경하는’으로 격상됐다. 지난해 2월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선 김정은과 나란히 섰고, 9·9절(정권수립일) 열병식에선 인민군 원수인 박정천이 무릎을 꿇고 김주애에게 귀엣말을 했다. 권력 서열 2위에 준하는 의전이었다. 김주애가 4대 세습 후계자로 내정된 게 아니냐는 말이 무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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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DJ의 삶 보고…민주주의 뚝 떨어진 게 아닌 걸 젊은층서 느꼈으면” 김대중 전 대통령(1924~2009). 한국 민주화의 역사였다. 오는 6일은 김 전 대통령이 태어난 지 100년 되는 날이다. 그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길위에 김대중>이 오는 10일 개봉된다. 1987년 대선 출마를 앞두고 16년 만에 광주를 찾아가기까지 63년간을 담았다. 제목은 1980년대 초 777일간의 미국 망명 기간 연설 중 “나는 늘 길 위에 서 있습니다”라는 대목에서 착안했다. 영화는 최낙용 시네마6411 대표와 이은 명필름 대표가 공동제작하고, 민환기 감독이 연출했다. ‘어떤 김대중’일지 방향을 정해놓지 않고 총 1700시간 분량의 영상 자료를 검토했다. 그 결과, 최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평생을 의회주의자, 민주주의자라는 궤도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구현을 위해 일관되게 노력하고 실천하신 분”이라고 한 줄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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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윤석열 아바타’ 논쟁 ‘나’는 현실 세계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가상세계(메타버스)에 ‘또 다른 나’가 있다. 이곳에 들어가려면 현실과 이어줄 가상 신체, 즉 분신(아바타)이 필요하다. 아바타는 힌디어 ‘아바타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미국의 SF 작가 닐 스티븐슨이 1992년 출간한 장편소설 <스노 크래시>에 아바타를 처음 등장시켰고, 2009년 개봉된 영화 <아바타>가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면서 일상에서 친숙해졌다. 이제 아바타는 온라인 게임·채팅·쇼핑몰에서 나를 대신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현실의 K팝 아이돌 멤버와 아바타 멤버가 공존하고, 아바타 관객들이 K팝 공연을 관람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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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두바이의 ‘툰베리들’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는 15세였던 2018년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시위를 시작해 청소년 환경운동의 아이콘이 됐다. 인도의 12세 소녀 리시프리야 칸구잠은 ‘인도의 툰베리’로 불린다. 그런데 칸구잠은 “그렇게 부른다면 나를 잘 모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툰베리와는 다른 방식, 그만의 정체성이 있단 얘기다. 칸구잠은 5년차 환경운동가다. 불과 8세 때 직접 고안한 ‘미래를 위한 생존 키트’ 수키푸(SUKIFU, Survival Kit for Future)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식물을 심은 화분을 재활용 플라스틱에 넣고 튜브로 호흡기 마스크를 연결했다. 일종의 휴대용 산소탱크다. 수키푸를 착용하고 뉴델리 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인도의 대기오염이 극심한데, ‘당장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곧 우리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메시지였다. 칸구잠은 정부에 대기오염을 줄일 법을 만들고, 기후변화 수업을 의무화하라고 촉구했다. ‘차일드 무브먼트’(아동운동)를 만들어 지구 보호 캠페인에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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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노란봉투법 거부권? 국제법 준수하라는 헌법 따라 판단하길” 1948년 12월10일 유엔총회에서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됐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 인권이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적용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인정한 문서이다. 그로부터 75년이 흐르며 인권의 의미는 확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시민들은 이제 일상에서 마주하는 일들을 인권이란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있다. 한국의 ‘인권 시계’는 어디쯤 있을까. 유엔 자유권위원회가 지난 3일 한국 정부에 29개 쟁점, 58개 항목의 방대한 권고 사항을 보내왔다. 사형제 폐지와 차별금지법 제정은 또 담겼고,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등이 추가됐다. 풀지 못한 숙제가 쌓였는데 새로운 숙제가 던져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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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가자의 ‘짧은 휴전’ 2006년 6월25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 8명이 지하터널을 이용해 가자지구 경계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이스라엘의 갈리드 샬리트 상병(당시 19세)을 납치했다. 이스라엘은 샬리트를 구출하기 위해 가자지구를 공습한 ‘여름비 작전’을 전개했다. 샬리트가 돌아온 건 5년 뒤인 2011년 10월이다. 그 대가로 이스라엘에 구금된 팔레스타인 수감자 1027명을 내줬다. 1983년에는 이스라엘 군인 6명과 팔레스타인·레바논 수감자 4700여명을 교환했다. 이렇듯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은 인질 교환의 역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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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휴대전화 보안필름 지하철에서 누군가 휴대전화 화면을 곁눈질하는 시선이 느껴지면 신경 쓰이고, 때론 불쾌하다. 직장에서도 휴대전화로 뭘 하고 있는지 동료들은 몰랐으면 한다. 이럴 때 휴대전화 액정 위에 보안필름을 부착한다. 보안필름에는 미세한 블라인드 패턴이 적용되는데, 좌우 30도 이상 각도에선 화면이 보이지 않는다. 창문의 블라인드 원리를 연상하면 된다. 불편한 점도 있다. 시야각이 좁아 정면에서만 잘 보이고, 화면이 야간 모드를 적용한 것처럼 어둡다. 휴대전화를 들고 사진을 찍으려는데 화면이 안 보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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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칸막이 대화 식사는 관계맺기의 오래된 방식이다. 특히 정치인들에게 식사는 정치의 일환이다.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불편한 관계를 풀기 위해 함께 밥을 먹는다. 친분을 쌓고 여론을 듣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밥을 먹는다. 정치문화가 ‘밀실 정치’에서 ‘공개 정치’로 바뀌었다지만, 정치인들은 사방이 막힌 공간에서 만나길 선호한다. 바로 옆 테이블에서 누군가 내 얘길 듣고 있다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누구를 흉보기 어렵고, 은밀한 대화를 주고받기 힘들다. 정치인마다 단골로 가는 밥집이나 술집이 몇곳씩은 있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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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홍범도 ‘80주기 추도’의 쓸쓸함 2021년 8월15일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묘역에 잠들어 있던 홍범도 장군(1868∼1943) 유해가 공군 전투기 6대의 엄호 비행을 받으며 국내에 봉환됐다. 사흘 뒤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치러진 안장식에서 국군은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이라고 쓰인 빨간 천이 덮인 관을 향해 경례했다. 건국훈장을 수여한 박정희 정부, 홍범도함을 진수한 박근혜 정부, 78년 만에 장군을 봉환한 문재인 정부에서도 독립영웅에 대한 역사적 사실은 변한 게 없다. 홍 장군을 두고 2년 뒤 벌어질 일을 누가 감히 상상했을까.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독립영웅이 소련공산당 가입 전력자로 폄훼될지, 때아니게 육군사관생도의 대적관을 흐리게 만드는 인물로 공격받을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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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재정 역할·건전성 흔들린 윤석열 정부, 두 마리 토끼 다 놓쳤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656조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이 국가 지출 규모는 2000조원 규모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3분의 1에 이른다. 국회는 예산안 처리 시한인 12월2일을 목표로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심의에 돌입한다. 정부는 이번 예산안에 대해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건전재정 기조로 짰다고 했다. 하지만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48)은 “윤석열 정부는 건전재정에 실패했다”고 일축했다. 정부의 지출보다 수입이 적은 불건전재정이라는 것이다. 이 위원은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세입이 줄어드는데 정부는 감세로 세수 부족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재정의 책임성을 훼손하면서 재정건전성도 낮아졌다”며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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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무용지물 아이언 돔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통치하면서 상시적인 로켓 공격의 위협에 놓였다. 하마스가 2000~2008년 이스라엘 남부로 쏘아댄 로켓탄은 8000발이 넘었다. 하마스가 제조한 로켓은 명중률이 낮고 불발탄이 많은 조악한 수준이지만 공격이 빈발하면서 이스라엘에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로켓 성능이 점차 개선되면서 이스라엘 경제 중심지인 텔아비브, 행정 중심지인 예루살렘, 북부 항구도시 하이파가 타격 범위 안에 들어왔다. 이스라엘은 2007년 로켓탄을 돔 형태로 둘러싸 요격하는 방공시스템 ‘아이언 돔’ 개발에 나서 2년 뒤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방어 범위는 4~70㎞, 최대 고도는 1만m였다. 실전 배치 한 달 뒤인 2011년 4월7일과 8일 남부 도시 아슈켈론으로 날아온 로켓 5발을 모두 요격해 위력을 과시했다. 기술이 축적되면서 방어 미사일 사거리가 100㎞ 이상으로 확장됐다. 이스라엘은 아이언 돔의 요격률이 90%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아이언 돔이 하마스의 로켓을 불꽃놀이 하듯 명중시키는 영상을 공개하며 성능을 자랑한 적도 있다. 아이언 돔은 ‘철통 방어’의 대명사로 불렸고, 아제르바이잔과 인도 등에도 수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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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내가 소녀상이다” 가면시위 독일 중부 헤센주 카셀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정권이 전차, 버스, 항공기를 생산하는 군수기지였다. 카셀은 연합군의 표적이 되면서 도시의 90%가 파괴됐다. 지금 인구 20만명 소도시인 카셀은 그 후 예술의 도시로 거듭났다. 나치 정권의 반인류적 행위에 대한 성찰에서 시작된 ‘카셀 도큐멘타’는 수백만명이 찾는 세계 최고 권위의 미술 축제다. 카셀 주립대 캠퍼스에 지난해 7월 ‘평화의 소녀상’이 총학생회 주도로 설치됐다. 유대인들이 강제노역했던 건물 앞쪽에 자리했다. 독일에선 2020년 9월 베를린 미테구에 이은 두번째 소녀상이다. 단발머리에 치마저고리를 입은 소녀가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은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그대로다. 그런데 이름이 ‘누진(Nujin)’이다. 쿠르드어로 ‘새로운 삶’이란 뜻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에 쿠르드어 이름이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전시 성폭력은 현재도 발생하는 전 세계 보편적 인권의 문제이고 피해자들과의 연대를 의미한다는 설명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