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홍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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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먹방과 단식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하면 닭·오리고기 소비가 위축된다. 가금류 사육농가와 식당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럴 때면 공무원의 릴레이 삼계탕 시식회가 열린다. 정부·공공기관 구내식당 메뉴에 등장하고, 공무원 수백명이 단체회식에 나선다. AI 바이러스는 75도에서 5분, 100도에서 몇초면 사멸된다. 적절하게 조리하면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혹시나 건강에 영향이 없을지 걱정하는데, 이를 괴담이라고 하진 않는다. 국민의힘이 연이어 ‘먹방’을 찍고 있다. 당 지도부가 수산시장 횟집에서 식사하고, 26일에는 경북 성주에서 참외를 먹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괴담·공포 마케팅으로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었기에 회 먹방으로 안전성을 입증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구상이다. 또 야당이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당시 전자파가 성주 특산물인 참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괴담을 퍼뜨렸으니 참외 시식으로 오염수 괴담까지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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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코이의 꿈 비단잉어는 관상용으로 개량된 잉어다. 영어로 ‘코이(koi)’다. 코이는 서식 환경에 따라 몸집이 달라진다. 어항에서 다 자라면 8㎝ 정도, 수족관에선 15㎝ 정도이지만, 큰 강에선 1m가 넘는다고 한다. 이런 특성은 사람도 살아가는 환경과 여건에 따라 능력과 성장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얘기로 비유된다. 우리는 혼자만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갈 순 없다. 생활·교육·자연환경뿐 아니라 제도적 환경이 달라지면 삶의 방식도 달라진다. 각자가 처한 환경은 현재와 미래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점자를 손으로 짚어가며 정부에 실효성 있는 장애인 정책을 당부했다. 그는 지난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 현장을 찾아 힘을 보탠 소신 있는 행동파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코이 이야기를 꺼내며 26분간의 대정부질문을 마무리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기회와 가능성, 성장을 가로막는 다양한 어항과 수족관이 있습니다. 이러한 어항과 수족관을 깨고 국민이 기회의 균등 속에서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강물이 되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여야 의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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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다산의 공정은 몸으로 실천하는 것…윤 대통령은 입으로만 공정” 다산 정약용(1762~1836)은 조선 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학자다. 다산은 “온 세상이 썩은 지 오래”라고 개탄하며 세상을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산은 18년을 유배생활하면서 500권이 넘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는데, 그 속에 시대의 질문과 실천 방안을 담았다. 다산은 늘 ‘민생국계(民生國計)’, 즉 어떻게 하면 백성을 편안하고 잘살게 할지(민생)와 좋은 나라를 만들지(국계) 고민했다고 한다. 정치가 혼탁할 때, 공직자의 부정부패가 발생할 때,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질 때면 시대를 초월해 다산이 호명된다. 다산의 눈에 지금은 어떻게 비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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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정치판의 ‘말 반사’ 말의 힘이 극대화되는 곳이 정치다. 한 줄의 말이 상대 정곡을 찔러 꼼짝 못하게 하고, 유머와 위트는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요즘엔 정치판의 공격 수단으로 ‘말 반사’가 종종 등장한다. 상대가 한 말을 고스란히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말장난 같지만, 자신이 했던 말이라 더 아프고 뭐라 되받기 머쓱할 때가 많다. ‘말 반사’를 많이 하는 이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대한 평가를 묻자, “당내 민주주의를 고민하느라 대통령 말씀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 회견에서 이 전 대표 행보에 대한 질문에 “민생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 발언을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한 말을 빗댄 것이다. 윤핵관들이 이준석 체제를 비상대책위 체제로 바꾸려 할 즈음이라 ‘여권 투톱’의 관계는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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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김건희 여사의 ‘공과 사’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 최고권력자다. 대통령 배우자는 대통령 행사에 참석하고, 별도의 대외 활동을 하기도 한다. 대통령 배우자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과 인력이 배치된다. 하지만 대통령 배우자는 법적으로 민간인이다. 공적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공과 사가 구분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유별나다. 대통령실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윤 대통령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 최고경영자를 만난 후, 넷플릭스가 4년간 한국 콘텐츠에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투자 유치에 관여했고,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영부인에게도 중간중간에 진행되는 부분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넷플릭스 CEO 면담 자리에 배석했고, 이 회사 최고콘텐츠경영자(CCO)를 따로 접견했다. 외국기업의 투자 유치에 대통령 부인이 관여했다고 대통령실이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대한민국 제1호 세일즈맨’은 윤 대통령인데, 실제로는 김 여사의 공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김 여사가 전시업체인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한 이력이 있다고 해도 대통령의 투자 유치 활동은 국정운영의 일환이다. 대통령실이 김 여사가 국정을 보고받고 개입했음을 대놓고 자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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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선거구 조속 획정, 비례성 강화, 위성정당 방지가 내 목표” 내년 22대 총선의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 전원위원회가 20년 만에 열렸다. 정치적 폐해의 온상인 소선거구제를 이대로 놔둘 수 없다는 국민 여론에 부응한 김진표 국회의장(76) 제안으로 성사됐다. 지난 10~13일 여야 의원 100명이 각자의 입장을 피력하고, 이제 여야 협상의 무대로 옮겨졌다. 여야 지도부가 결단해야 할 시기가 다가온다. 국회의장이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다. 지난 21일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만난 김 의장은 “여야가 숟가락을 들고 골라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최선의 서비스를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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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태영호의 ‘김구 저격’ 백범 김구 선생은 1948년 2월10일 발표한 ‘삼천만 동포에게 읍고(泣告)함’에서 “나는 통일된 조국을 건설하려다가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일신에 구차한 안일을 위하여 단독정부를 세우는 데는 협력하지 아니하겠다”고 말했다. 단독정부 수립은 분단을 고착화하고 내전을 초래할 것이라며 통일정부를 끝까지 포기할 수 없다는 절규였다. 국가보훈처 공식 사료도 “최고 가치는 민족에 두고, 통합·통일운동에 목숨을 걸었다. 임시정부 시절 좌우합작을 일구어냈고, 환국한 뒤에는 통일국가 수립운동에 몸을 던졌다”고 그를 소개한다. 정부는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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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북한의 핵무기 작명 한·미 정찰첩보망이 1990년 5월 함경남도 함주군 노동리에서 북한이 개발한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 미사일이 최초 발견된 지명을 따서 ‘노동 미사일’로 명명했다. 북한이 붙인 명칭은 ‘화성-7’인데, 남한에선 20년 넘게 ‘노동’으로 불렀다. 북한 미사일은 이름을 들으면 어떤 종류일지 대체로 가늠된다. 별과 행성 이름을 주로 붙였기 때문이다. ‘화성’은 지대지 탄도미사일, ‘북극성’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금성’은 순항미사일 계열이다. 인공위성과 운반체인 장거리 로켓에는 ‘광명성’이 붙는다. 광명성은 ‘환하게 빛나는 별’이라는 뜻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가리킨다. 기술이 진화할수록 숫자는 올라갔다. 화성-5형은 사거리 300㎞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고, 2020년 10월 처음 공개된 화성-17형은 사거리 1만5000㎞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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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생중계 국무회의 역대 대통령은 주요 정치적 현안에 대한 견해를 공식적으로 국민에게 밝히기 위해 담화를 발표해왔다. 대통령은 공식 기자회견장에 서서 담화문을 읽어내려가고, 방송은 생중계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해 10월30일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 하루 만에 긴급 대국민담화를 내놓았다. 국무회의는 행정부 권한에 속하는 정책을 논의하는 최고 정책심의기관이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회의는 대통령(의장)과 국무총리(부의장)가 번갈아 주재한다. 대통령의 모두발언은 본인 생각을 밝힐 때도 있지만, 대개는 참석한 국무위원들에게 당부하는 메시지가 많다. 그러다 보니 국무회의 발언이 TV로 생중계되는 일은 흔치 않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딱 한 번 있었다. 일본 정부가 2019년 8월2일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 관련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자, 문 전 대통령은 오후에 긴급 국무회의를 소집했고 모두발언은 생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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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한반도의 핵 쓰나미 북한이 24일 새로운 수중 핵무기를 실험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1~23일 모의 핵탄두를 탑재한 핵 무인 수중공격정(수중 핵드론) ‘해일’이 동해에 설정된 80~150m 수심에서 59시간12분간 잠항한 뒤 목표지점에서 수중폭발했다고 밝혔다. “수중폭발로 초강력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적 함선집단과 주요 작전항을 파괴 소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해·부산·평택 해군기지는 물론 주일 미군기지와 미국 핵 항공모함까지 겨냥한 무기체계인 셈이다. 바닷속에서 핵탄두를 터뜨려 방사능 쓰나미를 일으킴으로써 해군기지를 파괴하겠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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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15% 득표는 실패 아닌 성공 …김기현 대표 들러리 안 설 것” 지난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변은 없었다. 당대표 선거에 나선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37)은 ‘윤핵관 퇴진’을 전면에 내걸고 ‘윤심’을 등에 업은 김기현 후보에 맞섰지만, 4명 중 3등으로 낙선했다. 개혁 후보 4인 ‘천아용인’(천 후보,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중 아무도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했다. 천 위원장의 득표율 14.98% 만 놓고 보면 돌풍은 미풍에 그쳤고, 결과는 도전 실패였다. 하지만 그는 당내 개혁세력의 최소치를 확인했을 뿐 확장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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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동서 냉전 시절 양측 간에 돌던 싸늘한 기운은 동·서독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동·서독은 냉전이 시작된 지 근 30년이 다 된 1972년 12월에야 기본조약을 체결하고 1년6개월 후 상대방 수도인 본과 동베를린에 상주대표부를 설치했다. 상주대표부나 연락사무소는 미수교국 간 대화·교류의 창구로, 임시 외교공관 역할을 한다. 여기에는 서로를 대화 상대로 인정했다는 정치적 의미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인적 교류에 물꼬를 튼 효과가 컸다. 사람들이 국경을 오간 것이 1990년 베를린 장벽을 허무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