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호기
사회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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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기 칼럼 코리아 디스카운트 키우는 정부 리스크 한국 증시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6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2576.20을 기록해 이틀 연속 하락했다. 올해 들어 26거래일 중 하락한 날(16일)이 훨씬 더 많다. 코스피와 흐름이 비슷하다던 미국 나스닥은 딴판이다. 올해 상승한 날(15일)이 하락한 날(9일)보다 훨씬 많다. 지난해 말 대비 이날까지 코스피는 3.0% 떨어졌다. 해외 주요 증시는 대부분 오름세를 보인다. 미국은 나스닥과 S&P500이 3%대 후반 상승률을 기록 중이고, 장기간 거의 움직이지 않던 일본은 8% 넘게 뛰어올라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과 시가총액 규모가 비슷한 독일과 대만도 소폭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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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기 칼럼 탁월한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5년 단임 한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5년 만에 일본에 추월당할 것 같다고 한다. 한국은행은 2023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1.4%로 추산하는데, 일본 추정치(1.5%)보다 낮다. 한국은 1980년(-1.6%) 2차 오일쇼크와 1998년(-5.1%)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1968년 이후 줄곧 일본보다 성장률이 높았다. ‘잃어버린 30년’을 겪은 일본에 뒤떨어지는 경제 성적표라는 탄식마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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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기 칼럼 기후 악당들의 그린워싱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한국을 포함해 198개 나라가 참가했던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가 12일(현지시간) 끝났다. 쟁점이었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은 결국 합의문에 들어가지 못했다.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저개발국을 지원하는 ‘기후 손실과 피해 기금’을 출범시킨 게 그나마 성과였다. 땅을 헤집어 원유를 뽑아내는 나라에서 지구를 지키겠다는 모임이 열렸으니 성과를 기대하는 게 무리였을 것이다.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는 캐낼수록 지구에 더 깊은 상처를 남긴다. 특히 석탄은 에너지 단위당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더러운 연료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보면 석탄 1t을 태울 때 이산화탄소 9.14t이 나온다. 석유는 연소할 때 7.33t, 천연가스는 3.62t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 이들 화석연료는 일산화탄소, 탄화수소,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도 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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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기 칼럼 ‘아니면 말고’ 위험한 정치의 계절 세계적 명장 반열에 오른 박찬욱 감독 집안 가훈은 ‘아니면 말고’라고 한다. 딸이 초등학생이었을 때 숙제가 가훈 알아오기였는데, 즉석에서 써준 것으로 알려졌다. 가훈으로 정할 정도라면 ‘일단 해보자’는 도전적이고 긍정적인 의미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오픈 국어사전은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고 그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으려고 할 때 쓰는 말’이라고 부정적인 뜻으로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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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기 칼럼 한국이 망해가고 있다는 ‘합계출산율 0.7명’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남녀 임금 격차를 연구해온 클로디아 골딘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에게 돌아갔다. 골딘 교수는 수상 소식이 알려진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1분기) 0.86명인 것을 잘 안다”고 말해 한국 내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한국 기자들이 “여성의 일·가정 양립이 한국 내 저출산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보느냐”고 질문한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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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기 칼럼 불평등 방치한 국가의 책임과 재정건전성 ‘계층 간 갈등을 심화시켜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질 수 있다.’ 양극화나 불평등에 관한 경제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다. 최근 사회불만 범죄가 끊이지 않는 걸 보면 경제면에서 접했던 내용이 현실화하고 있다. 성남 서현역과 서울 신림동 흉기난동뿐 아니라 며칠 전에는 7층 건물 옥상에서 아래로 벽돌과 나무토막을 던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사회에 대한 불만이 쌓여 범행을 저질렀다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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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기 칼럼 한경협 됐다고 정경유착 사라질까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가입하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기업 반열에 오르는 것처럼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삼성그룹 창업자 고 이병철 회장과 몇몇 기업인이 1961년 설립했는데, 박정희 정부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당시 10개 남짓이었던 전경련 회원사는 2016년 600개를 웃돌 정도로 팽창했다. 전경련이 22일 임시총회를 열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이름을 바꿨다. 새 회장을 선임하면서 윤리헌장도 발표했다.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한경협이 흡수 통합해 글로벌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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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기 칼럼 청년에게 불평등만 물려줄 순 없다 만 19~34세만 가입할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신청 접수 사흘간 신청자가 24만명을 넘어섰다. 해당 연령대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10%가량이 가입을 신청한 것으로 추산됐다. 매달 70만원씩 5년간 적금하면 정부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더해 최대 5000만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은 출생연도에 따라 5부제로 신청할 수 있는데, 22일부터 제한이 없어져 가입 신청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투기성 높은 가상자산(코인)에만 열을 올리는 게 아니라 착실하게 자금을 모으겠다는 청년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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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포럼 “기본소득이 노동 이탈 유발?…그럼 어떤가, ‘돌봄’이 풍성해지는데” 라즈 파텔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정책대학원 교수(51)는 이력이 독특하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일한 그는 그만둔 뒤 WTO를 비판하며 ‘반WTO 활동가’로 불렸다. 세계은행과 유엔 등 다른 국제기구에서도 일한 경력이 있지만 역시 이들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4개 대륙에서 최루탄을 맞기도 했다. 옥스퍼드대와 코넬대 등에서 학위를 받은 ‘제도권 엘리트’임에도 커리어의 많은 시간을 제도권과 싸우며 연구실 대신 시위 현장에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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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포럼 “난 닥터 둠 아닌 ‘현실주의자’…직면한 위협 외면하면 추악한 미래” 너무 높은 인플레와 금융 위기 등고금리 여파로 부채 위기도 ‘곧’‘초거대 위협’ 서로 융합할 수도 ‘닥터 둠(Dr. Doom).’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명예교수(64)의 이름 앞에 항상 붙는 수식어이자 그의 별칭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책 <초거대 위협>을 통해 또 한 번 강한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이대로 가다간 스태그플레이션, 팬데믹 기간 폭증한 민간과 공공 부채, 고조되는 지정학적 갈등, 탈세계화와 보호무역주의, 기후위기, 질병, 전쟁 등 말 그대로 초거대 위협들이 서로 융합해 사상 최악의 경제 재앙이 도래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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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기 칼럼 한국 경제, 고성장 과거를 잊어야 산다 한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내린 1.4%로 조정했다. 전망치를 1.1%까지 낮춘 기관도 있다. 대표적 경제지표인 성장률이 낮아진다는 건 경제 전체의 활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기업 매출과 고용, 개인소득 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월 이후 4개월째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심각한 것은 경기순환 사이클의 한 국면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가 구조적 장기 침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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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기 칼럼 폭력적 성장에 감춰진 돌봄노동 오래전 교통사고로 한동안 정형외과 병동에 입원한 적이 있다. 의료진의 노고를 실감한 계기가 됐다. 외래진료만 받을 때는 의사나 간호사가 하는 일을 잘 몰랐다. 먹고 자고 치료받느라 그들에게 24시간 온전히 나를 맡기면서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된 것이다. 밤이 되면 병동에서는 온갖 사건이 벌어진다. 비교적 멀쩡한 것 같던 환자들은 밤마다 자기를 봐달라고 아우성친다. 간호사가 가장 먼저 달려오고, 쪽잠 자던 당직의사도 뒤통수에 까치집을 지은 채 불려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