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혁
논설위원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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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로봇개들이 품질검사를 하는 공장 경향신문은 2008년 <비정규직 800만 시대>라는 기획기사를 연재했다. 광범위하게 퍼진 비정규직 고용 실태를 담고 해법을 모색한 기사였다. 기사는 “비정규직 시대다. 고용 불안과 사회적 차별, 저임금의 3중고에 신음하는 그들은 사회의 다수파”라며 “지난 3월 기준 비정규직 숫자는 858만명. 여기에 지난해 평균 가구원수(2.87명)를 대입하면 전체 인구의 절반이 ‘비정규직 생활권’에 있다”고 했다. 제조업체 임원 비서실에서 일한다는 비정규직 6년차 청년은 “사회 전체가 비정규직 바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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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안중근 의사의 무덤 백범 김구 선생이 잠들어 있는 서울 효창공원에는 ‘삼의사 묘역’이 있다. 광복 이듬해인 1946년, 일본 각지에 흩어져 있던 백정기·윤봉길·이봉창 의사의 유해를 봉환해 안치한 실묘다. 그 옆에 안중근 의사의 가묘가 있다. 백범이 안 의사의 유해를 찾으면 안장하려고 조성해둔 곳이다. 반대로, 그 가묘는 안 의사의 유해를 찾지 못해 현재까지 비어 있다. 백범은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이곳을 찾아 의사들에게 지혜를 구했다고 한다. -
경향의 눈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라는 ‘뜨거운 감자’ 윤석열 정권 때 검찰은 야당과 비판세력 때려잡는 흉기였다. 가장 중요한 타깃은 윤석열의 대선 경쟁자였던 이재명 대통령이었다. 수도권 각지 검찰이 8개 사건 12개 혐의로 이 대통령을 기소했다. 기소 건수로 보나 수사에 동원된 연인원으로 보나 특정인을 겨냥한 걸로는 단군 이래 최대 수사·기소였다. 이 수사들에서 검찰이 다른 피의자를 회유·압박하고 증언을 조작했다고 볼 만한 정황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경기지사 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방북 비용을 대납시킨 혐의로 이 대통령을 기소했다. “이재명의 방북을 위해 북한에 송금을 했다”는 김씨 진술이 주된 근거였다. 그런데 당시 김씨가 구치소에서 지인과 접견하며 “이재명이 돈 줬다고, 있으면 줬다고 하고 싶다”고 말한 사실이 현 정부 법무부 진상조사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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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최초의 ‘AI 전쟁’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첨단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부리고 인간과 맞서는 묵시록적 상황은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소재 중 하나다.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는 인류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기계들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 인간을 생체전력 발전원으로 쓰는 세계를 설정한다.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인류를 지배하려는 기계와, 그에 맞선 인간의 저항을 다룬다. 인간이 만든 AI 전략방어 시스템이 스스로 핵전쟁을 일으킨 뒤의 세계가 배경이다. AI가 완전한 자율성을 가지면서 파국이 시작되는 것이다. -
경향의 눈 당원 다수결주의라는 병적 징후 얼마 전 여야에서 논란이 된 일들은 다수결주의라고 부를 만한 정치적 경향과 무관치 않다. 정청래 대표가 불쑥 던진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통합은 당내 반발로 멈춰섰다. 정청래는 합당 반대론에 막힐 때마다 “합당은 당원이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전 당원 투표에 부치면 승산이 있다고 봤을 것이다. 합당 반대로 추가 기울자 ‘전 당원 여론조사’를 제안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다수결주의로 합당을 밀어붙이려다 실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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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이 대통령의 ‘X-정치’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는 걸로 유명했다. 성남시 정책,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SNS를 통해 수시로 알리고 소통했다. 거기에 대중이 호응해 중앙정치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갖기 시작했으니, 성남이라는 변방의 장수를 대통령으로 키운 건 8할이 SNS 정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적 기반이 취약했던 단기필마 이재명에게 SNS는 매우 효과적인 정치적 무기였다. -
여적 깃털같은 판결, 태산같은 훈계 1심 법원이 김건희씨 주가조작과 ‘명태균 게이트’ 혐의에 무죄를 선고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본다. 김씨가 주가조작에 가담한 정황이 수두룩하고 김영선 전 의원의 재보선 공천에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육성 녹음파일도 귓가에 쟁쟁한데 설마 무죄를 주랴 싶었을 것이다. 상식과 법리의 아득한 괴리를 보여주는 판례가 추가된 셈이다. -
경향의눈 장동혁과 극우의 악마적 거래 공수처가 윤석열의 체포·수색 영장을 집행하려 한 지난해 1월, 한국은 내전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윤석열은 경호처를 사병화해 영장 집행을 막았고, 윤석열을 지지하는 극우 군중은 그걸 도왔다. 그 대열에 국민의힘 의원들도 있었다. 1차 집행 시도 때는 45명이, 2차 집행 때는 30명이 한남동 관저 앞에서 “영장 집행은 불법”이라며 ‘인간 방패’ 노릇을 했다. 집권여당 의원들도 대거 가세한 영장 집행 방해는 법질서를 깔아뭉개는 분위기를 조장했고, 며칠 뒤 서울서부지법 폭동으로 이어졌다. -
경향의 눈 개혁입법 전 ‘윤석열 테스트’를 권한다 문재인 정부 말기에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직접 수사를 확 줄이겠다며 ‘검찰 수사권 축소법’ 입법을 주도했다. 검찰의 수사 개시 범위를 6대 범죄에서 2대 범죄(부패·경제)로 줄였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으로 이 법을 간단히 무력화했다. 법무부는 시행령을 바꿔 부패·경제 범죄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검찰은 예규를 뜯어고쳐 검찰이 직접 수사 중인 사건과 범인·범죄사실·증거 중 하나라도 공통되면 수사할 수 있게 했다. 이 예규를 근거로 윤석열 명예를 훼손했다며 언론사를 대대적으로 수사했다. 명예훼손 혐의를 직접 수사할 수 없으니 대장동 사건과 억지로 엮은 것이다. 내용인즉슨 명예훼손인데 압수수색영장은 배임수재로 받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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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내란 그 후 1년, 지금 민심이 말하는 것 윤석열 외환 혐의 공소장에는 12·3 내란의 기원이라고 할 만한 것이 적혀 있다. 윤석열이 처음 비상대권을 언급한 건 취임 6개월 뒤인 2022년 11월이다. 그는 “나에게는 비상대권이 있다. 내가 총살을 당하는 한이 있어도 다 싹 쓸어버리겠다”고 했다. 여소야대에서 여야 대치가 가팔랐을 뿐 비상대권 운운할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의 몇년 전 폭로가 떠올랐다. 윤석열은 검찰총장이던 2020년 3월19일 대검 회식 자리에서 ‘육사에 갔으면 쿠데타를 했을 것이다’ ‘쿠데타는 검찰로 치자면 부장검사인 당시 김종필 같은 중령급이 한 것’ ‘내가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사람들 삶의 터전인 이 나라를 제 영웅활극 무대쯤으로 여기는 그의 일그러진 공직관과 독재적 기질이 만악의 근원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치를 해서는, 더더욱이나 대통령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되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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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피의자 추경호’ 내란특검 출석 2024년 12월3일 밤 10시27분, 대통령 윤석열이 느닷없이 전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놀란 시민들이 여의도 국회 앞으로 모여들었다. 순식간에 모인 4000여명의 시민은 “위헌 계엄 철폐하라”고 외쳤다. 국회로 이동하는 장갑차나 군 차량을 맨몸으로 막아서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들은 국회로 복귀하는 국회의원이 보일 때마다 “계엄을 해제해 달라”고 소리를 질렀다. -
경향의 눈 검찰의 황혼과 문지석 검사의 눈물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는 국정감사에 두 차례 참고인으로 나와 자신이 인천지검 부천지청 부장검사로 있을 때 지청장·차장이 쿠팡의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라는 압력을 가했다고 눈물의 양심고백을 했다. 이 모습을 보고 많은 이들이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특히 ‘퇴직금 200만원’이라는 액수가 감정선을 건드렸다고 본다. 일용직 노동자에게 이 돈이 얼마만큼의 무게를 지니는지 깊이 공감하지 않았다면 거기에 검사직을 걸지도, 국감장에 나와 울먹이지도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