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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 가치와 손잡는 것보다 생존이 중요했는데…자기만족에 빠졌다”

정제혁 논설위원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18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원외정당으로 밀려난 정의당의 미래와 관련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18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원외정당으로 밀려난 정의당의 미래와 관련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1966년 충북 제천에 태어나 청주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국회의원 보좌관, 청와대 국방보좌관실 행정관,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 월간 ‘디펜스21’ 편집장을 지낸 국방 전문가이다. 2015년 정의당에 입당해 20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로 당선됐다. 이후 정의당 원내부대표, 수석대변인, 평화로운한반도본부장,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 등을 지냈다. 4·10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과 녹색당이 합당해 만든 녹색정의당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등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유튜버 패널로 활동 중이다.

양당 기득권 정치 청산이란 담론, 사람들 귀엔 ‘장마철에 지붕 고치자’는 소리로 들린 셈
늘 광장의 앞자리를 지켜왔지만 위성정당이 모든 걸 바꿔놔…조국혁신당 등장은 마지막 결정타
비례대표 1·2번을 떼주는 것이 청년정치가 아닌데 청년정치인을 속성재배할 수 있다고 본 게 문제

소수자·젠더 문제 개척자 역할 자부…당 정체성 변질된 것처럼 신호 준 건 가슴 아픈 대목
지금은 ‘숙고의 시간’…큰 당들 위기 앞에 무기력해질 때 대비, 진보의 가치 재구성 준비해야

2004년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10석을 차지해 진보정당 사상 처음 원내에 진출했다. 고 노회찬 의원은 상기된 얼굴로 “(여의도) 당사에서 (국회까지) 걸어서 5분, 차로는 1분 걸리는 거리를 정치적으로 오는 데는 5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원내 진보정당 시대를 열어젖힌 감격과 희망, 각오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소회였다.

그 후 ‘거대한 소수’로 상징되는 민노당 의원들의 빛나는 의정활동, 분열과 통합, 재분화를 거쳐 오늘의 녹색정의당에 이른 시간은 가히 원내 진보정당 영욕의 20년사라 부를 만하다.

지난 4·10 총선에서 정의당과 녹색당이 연합한 녹색정의당은 지역구와 비례를 포함해 한 석도 얻지 못했다. 당 간판인 심상정 의원은 그 책임을 지고 정계은퇴했다. 20년간 의회 한자리를 지키며 주류 정치가 대변하지 않는 노동자·농민·서민·소수자를 대변했던 정의당은 다시 광야에서 새출발을 모색해야 할 운명을 맞았다. 원내 진보정당 시대의 한 사이클이 막을 내린 것이다.

난관이 예고된 선거였다. 4년 만에 반복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 창당, 선거를 휩쓴 정권심판론, 조국혁신당 창당은 진보의 독자생존을 고수한 정의당에 악재였다. 조국사태와 대선 등을 거치면서 당의 대중적 신뢰와 영향력도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그래서 정의당의 총선 목표는 ‘생존’이었다.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4일 녹색정의당 지도부와 지역구 후보들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녹색정의당을 지켜달라”며 큰절로 읍소했다. 당시 정의당의 절박한 처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총선 앞에 정의당이 맞닥뜨린 건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 곧 선거연합 문제였다. 거대 양당 심판론을 외치는 ‘원칙 고수’냐, 위성정당에 참여하는 ‘의석 확보’냐는 딜레마였다. 정의당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전자를 택했다. 대신 녹색당과 합당하는 최소연합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모두 아는 바다.

이제 와서 두 가지 선택지 중 어느 것이 옳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막스 베버가 <소명으로서의 정치>에서 말한 것처럼 책임윤리도, 신념윤리도 중요하다. 원내 진출에 결국 실패했으니 망했다는 식의 청산주의나 원내 진출에 실패했으나 원칙은 지켰다며 자족하는 것 모두 정치윤리에 반한다. 지금 정의당에 필요한 것은 양당 정치의 종속변수가 아니라 독립변수가 되기 위한 넓고, 근본적이고, 치열한 고민일 것이다. 게토 바깥을 상상하지 않으면 게토를 벗어날 수 없고, 주어진 정치적 영토를 내실 있게 가꾸되 그 바깥을 담대하게 상상하지 않으면 정치적 확장을 이룰 수 없다.

외부 영입인사이자 선거연합론자에 가까웠던 김종대 전 의원을 만난 것은 내부자·외부자의 겹눈에 비친 모습이 정의당의 새로운 출발에 시사점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다. 지난 18일 경향신문사에서 김 전 의원을 인터뷰했다.

- 2004년 민주노동당 원내 입성 후 20년 만에 원외정당이 됐어요.

“한 시대가 끝난 것 같습니다. 민주노동당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20년 진보정당의 역사는 한 매듭을 지었다고 봅니다. 정의당은 우리 정치에서 대변되지 않는 비정규직, 일용직 등 투명인간들의 정당으로 자리매김돼왔고 울림이 있었어요. 무엇보다도 거대 양당의 포퓰리즘에 흔들리지 않는 제3지대라고 생각해왔어요. 이번에 그런 정치 자체가 끝장난 거죠. 우리 정치에서 대표되지 않는 사람들의 정치적 진입 공간이 거의 소멸된 느낌이에요.”

- 왜 그렇게 됐을까요.

“‘수박이냐, 아니냐’는 식으로 구분되면서 다양하게 표출해야 할 가치들이 획일화되고 극단적으로 쏠렸어요. 정의당도 자산이 아니라 짐이 돼버렸죠. 표를 잠식하고 갉아먹는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졌어요.”

- 사전투표 전날 광화문에서 읍소를 했어요.

“생존이 절박하니까 ‘제발 살려만 주십시오’ 이야기한 거죠. 총선 때까지도 당에 계속 들어오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깡통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눈물의 입당식을 했단 말이죠. 여기는 그런 분들의 마지막 피난처예요. 반딧불처럼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을 주던 정당인데, 만약 우리가 생존하지 못한다면 누가 실망하겠느냐 그런 생각을 한 거죠.”

-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에 불참했어요.

“절대다수는 민주당 위성정당에 참여하면 당이 깨진다고 생각했죠. 연합을 하려면 공동의 플랫폼을 만들어 참여하는 구조가 돼야 하는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준위성정당이라고 얘기했거든요. 저는 어떻게든 선거연합을 설득해보려고 했는데 이 대표가 그렇게 말하니까 거기서 얘기가 끝난 거죠.”

- 대신 녹색당과의 연합을 택했죠.

“최소연합으로 녹색당과 연합하고 나머지는 그냥 문만 열어둔 건데, 결국 최소연합으로 귀결됐죠. 저는 지금 국면에서 녹색의 가치와 손잡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외형을 확장해 생존의 기반을 만드는 거라고 봤어요. 그런데 녹색당과의 연합으로 그런 모든 질문을 제치고 자기만족에 빠진 거죠. 저도 다수가 그렇게 결정하니까 동의하고 따라갔던 거고요.”

- 조국혁신당 창당도 악재였어요.

“마지막 결정타였어요.”

- 유권자들이 왜 정의당을 정권심판의 도구로 선택하지 않았을까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라면 정의당에 그런 이미지가 있었겠죠. 민주당이 머뭇거릴 때 행동하는 정당이었으니까요. 민주당은 10만 군중이 광화문에 모일 때까지 박근혜 탄핵을 반대했지만 정의당은 박근혜 퇴진과 탄핵을 외쳤어요. 정의당은 광장의 앞자리를 지킨 정당이에요. 지금도 그런 기조는 변함이 없는데, 21대 국회의원 선거 때 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이 모든 걸 바꿔놨어요. 그때 정의당 의원단이나 지도부는 민주당과 헤어질 결심을 한 것이고요.”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정의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다. 그러자 야당이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을 만들었고, 민주당마저 현실론을 명분으로 그 행렬에 동참함으로써 소수정당의 의회 진입 문턱을 낮춘다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

- 양당 심판론이군요.

“정의당의 정치담론에는 양당 기득권 정치 청산이라는 게 항상 있어요. 근데 이게 사람들 귀에 들리기에는 ‘아니 왜 장마철에 자꾸 지붕 고치자는 얘기를 하냐’ 이거죠. ‘일단은 태풍과 장마를 피하고 볼 일이지, 그 좋은 소리를 왜 지금 하느냐’ 이런 거거든요. 그러나 정의당은 윤석열식 정치도 이전부터 일어났던 퇴행의 연장선이고 적대와 증오 정치의 산물이다, 이런 관점이 있는 거죠. 박근혜만 탄핵시키면 민주주의에 문제가 없을 거라고 봤지만 막상 탄핵 뒤 양당 기득권 강화가 끝내 윤석열 정부의 탄생으로 이어졌던 겁니다. 심판하되 어떤 가치로 심판하느냐, 대안적인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 없이 그냥 축제에 빠져버리는 정치를 또 할 거냐, 이런 것들이 주로 정의당이 하는 질문이에요. 시민혁명이 일어나면 거기에 맞는 결과물이 있어야 해요. 6월 항쟁도 대통령 직선제 같은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단 말이죠. 그러나 촛불혁명에는 그게 없었어요. 심판 그 자체가 목적이 되다 보니까 괴물과 싸우다가 같이 괴물이 되자는 얘기처럼 되는 거죠.”

- 윤석열 정부의 건폭몰이,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 등은 정의당이 추구하는 가치의 대척점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의당은 현 정부에 강하게 각을 세웠다는 인상이 들지 않아요.

“이런 의제들은 기존 야권에서도 지속성 있는 의제가 아니었어요. 노란봉투법, 중대재해법도 정의당이 앞장서 개척한 거고 민주당은 부담스러워했던 겁니다. 나중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민주당이 야당이 되니까 의제로서 가치가 있었던 거지 원래 민주당 의제가 아니에요. 방송법도 그래요. 야당일 때는 공격수가 되고 여당일 때는 뭉개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특히 노동 쪽에 밝은 우리 당의 세력들은 양쪽을 똑같이 봅니다. 정강정책에 책임을 지고 그 결과로 평가받는 게 현대 정당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에는 편리할 때 사용하고 이용해먹기 좋으면 이전 정부 걸로 더 가혹하게 하죠. 윤석열 정부가 그렇게 하고 있어요.”

민주당은 야당이던 2016년 7월 공영방송 중립성을 높이는 쪽으로 방송법 개정을 추진했다가 2017년 대선 승리 후 입장을 바꾸었다. 그러다 야당이 된 뒤 최근 다시 방송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 정의당이 세대교체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청년정치에 대한 오해가 있었다고 봐요. 비례대표 1·2번을 떼주는 게 청년정치가 아니에요. 지금 청년들은 그런 식으로 대표자를 인정하는 문화가 아니에요. 유일하게 청년정치가 된 당은 국민의힘밖에 없어요. 이준석 현상이라고 하지만 그 청년정치인은 처절하게 피를 흘리면서 자력으로 성장하는 청년정치인이고, 민주당이나 정의당의 청년정치는 듣도 보도 못한 어떤 청년이 불쑥 나타나 좋은 자리를 딱 차지하는 거죠. 이게 가장 반청년적인 거예요. 청년들은 ‘저 사람이 왜 우리 대표냐’ 이러면서 오히려 떨어져 나가요. 지금은 청년이다, 여성이다 하면서 뭘 그냥 툭툭 떼주는 식이에요. 그건 정치적이지 않다는 거예요. 스스로 쟁취하도록 문을 열어주고 들어주는 정도로 우리 역할을 끝냈어야 돼요. 청년정치인을 속성 재배할 수 있다고 봤던 게 문제예요. 정의당의 청년정치는 청년정치가 아니었어요. 그 뒤로 청년의 표가 회복된 적이 없어요.”

정의당은 21대 총선 때 비례대표 1번으로 류호정 전 의원, 2번으로 장혜영 의원을 공천했다. 류 전 의원은 22대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을 탈당해 이준석 대표가 주도하는 개혁신당에 합류했다. 그는 개혁신당 간판으로 경기 분당갑 후보로 출마했다가 “제3지대 정치는 실패했다”며 후보등록을 포기했다.

- 정의당의 21대 국회 의정활동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소수자 문제, 젠더 문제에서 매우 실험적이면서 전위적인 활동이 있었고, 개척자 역할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다만 정당의 정체성이 변질된 것처럼 신호를 준 것은 매우 아픈 대목입니다. 정의당은 여전히 소수 약자들, 땀 흘리며 노동하는 사람들의 정당이어야 하는데 갑자기 페미니즘 정당이라고 선언해버린 거죠. 이런 부분은 전통적인 진보 노동계층에게도 설명이 필요하지 그렇게 갑작스럽게 전환이 안 되거든요. 어떤 실험을 하건 당내 주류로 자리 잡기 위해 민주적인 과정이 뒷받침돼야 하는 건데, 그냥 좋은 거라면 다 좇아가고, 그러다 보니 튀는 언행이 주류가 되고 그걸 마치 정치라고 믿는 것, 이런 부분들이 참으로 당혹스러웠습니다. 페미니즘 정당이 맞는 방향이라고 믿고 몸은 따라가는데 여전히 머리나 가슴은 못 따라가요. 그러니까 불화가 생기죠. 무엇이 옳다는 데 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설명하고 설득하지 못하면 옳은 게 아니라는 거죠. 이제는 이런 현실적 감각을 좀 가져야 되는데, 꿈꾸는 이상주의를 진보의 특권으로 인식하고 안주해버린 게 아닌가 싶어요.”

이른바 ‘페미니즘 정당’에 대한 김 전 의원의 주장은 매우 논쟁적인 것이다. 정의당이 페미니즘만 주장했느냐, 혹은 페미니즘 정당이 무엇이 문제냐는 반론이 가능할 것이다. 50대·남성의 시각에 갇혀 있다고 김 전 의원을 비판할 수도 있겠다. 다만 옳건 그르건 김 전 의원과 비슷한 정서적 기류가 당내에 있는 건 사실로 보인다. 노동·평등을 중시하는 구진보와 젠더·성소수자를 중시하는 신진보의 세대 차이도 있는 것 같다. 둘이 대립항은 아닐 것이고, 여기에 환경·생태까지 아울러야 온전한 진보적 가치가 된다는 데 토를 달 사람도 없을 것이다. ‘설명과 설득, 소통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지적은 경청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정의당 의원들의 논평도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아요.

“그것을 정체성 정치가 대신한 거죠. 2016년 총선 때만 해도 정의당이 노유진(고 노회찬 의원, 유시민 시사평론가, 진중권 교수가 진행한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을 운영하는 기간에만 당원이 2만명 가까이 입당했거든요. 그러나 지금 공론장을 휘젓고 다니는 의원은 거의 없다고 보면 돼요. 일종의 자기만족형 정치, 정체성의 정치로 갔기 때문입니다. 안 맞으면 못하고 바운더리가 정해져 있는 식이죠.”

김 전 의원은 그러면서도 강은미 의원을 예로 들며 “정의당 의원들은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그늘을 지켜왔다”고 높이 평가했다.

- 진보적 지향을 분명히 하면서 대중적 기반을 넓히기가 쉽지 않습니다.

“숙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22대 국회에서 가덕도 신공항에 반대하는 정당은 완전히 없어졌어요. 여야 포퓰리즘의 대표적인 괴물이 가덕도 신공항이라고 봅니다. 그뿐입니까. 제주 제2공항부터 울릉도, 새만금에까지 짓겠다는 것 아닙니까. 여기에 반대표를 던진 6표는 전부 정의당 표였거든요. 진보정당을 표방한다면 그 말 자체에 이미 어느 정도 대중성을 포기하더라도 욕먹을 각오로 저럴 때 반대표를 던져야 한다는 결론은 나와 있는 거죠. 가치를 빼놓고 진보정당을 얘기하는 건 형용모순입니다. 다만 포퓰리즘에 반대하는 자기상이 있다 하더라도 이것이 호감을 줘야 되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 거죠. 정의당이라면 마땅히 그럴 것이고, 우리하고 반대로 표는 던졌지만 쟤들이라면 마땅히 그럴 것이다, 이렇게 돼야 하는데 이게 조국사태 때 우리가 못했던 겁니다.”

정의당이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찬성한 배경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조국 장관 임명에 찬성하면서 ‘정의당의 데스노트’라는 단어도 사라졌고, 정의당이 세워놓았던 합리적 기준이랄까 도덕적인 신뢰가 무너졌다”고 했다.

끝으로 ‘정의당은 어디서부터 새로 시작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런 답이 돌아왔다. “최근 불평등, 기후위기, 소수자 보호 등 진보 의제가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그런데도 정의당이 약화된 건 역설입니다. 우리 당에 가혹한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정의당이라는 개별 당의 문제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진보라는 보다 넓은 틀이 시대적 요구에 어떻게 부응할 건가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환경 문제가 인류의 운명을 좌우하는 절대적 문제로 커지고,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적 병폐와 혼란이 커지고, 이런 것들에 큰 당들이 무기력해지는 순간이 진보의 가치로 이걸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 논의할 시점이 되는 것이죠. 그것을 위한 조직적인 준비를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정제혁 논설위원

정제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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