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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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선거가 민주주의 꽃인지는 몰라도 ‘꼭’ 필요하다. 질리는 구석도 많지만 선거가 있어야만 정치인 공과가 드러난다. 눈대중으로라도 사는 지역 사정이 다른 지역보다 처지는지 앞서나가는지 가늠도 한다. 일례로 이번 농촌선거에는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쟁점인데, 기본사회, 기본소득은 포퓰리즘이라며 야당의 비난을 받았지만 이제 여야 모두 농어촌기본소득을 약속하며 새끼손가락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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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비닐의 무게, 친환경의 무게 별일을 다 겪는다. 내란도 모자라서 책에서 배웠던 ‘오일쇼크’를 목도하자 역사를 관통하는 느낌마저 든다. 전쟁으로 무고한 생명을 잃고 절규하는 중동 시민들과 생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이 있는데 석유파동이니 어쩌니 왈가왈부하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그래도 석유는 힘이 세다. 농업이야말로 석유에 대한 의존은 절대적이며 친환경 농업마저도 석유의 손아귀에 잡혀 있다. 유기농법은 유기합성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지만 무농약농법은 합성농약은 쓰지 않되 화학비료는 권장량 3분의 1 이내로 쓴다. 여기에 멀칭비닐과 포장재, 모종포트, 비닐하우스 피복필름까지 친환경 농업도 비닐과 플라스틱에서 헤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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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보검 매직컬’을 일상의 ‘매직’으로 2002년, <전원일기>가 22년 만에 종영을 알리자 시청자들 항의가 빗발쳤다. <전원일기>마저 없다면 농촌은 관심에서 더욱 멀어질 것이라는 자못 비장한 비판이었다. 그러나 농촌 콘텐츠는 꾸준히 제작되고 소비되어왔다. 특히 2014년 <삼시세끼>가 성공하면서 농촌예능은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 복닥거리는 도시를 떠나 농촌에서 삼시세끼 해 먹고 텃밭을 일구면서, ‘김회장’과 ‘일용엄니’를 만나며 지내는 이야기에 몰입한다. 읍내로 장을 보러 가거나 외식을 하면서 행복해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이 드러나는 평면적인 구성임에도 사람들은 환호를 보내고 위로를 얻는다. ‘너 죽고 나 살자’의 서바이벌 예능과 오디션, 연애, 결혼, 육아까지 예능이란 이름으로 독하게 몰아치는 중에 농촌예능은 힐링예능, 슬로예능이란 이명으로 기꺼이 환호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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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영남 산불 1년, 이재민 삶에서 주민 삶으로 지난해 3월 영남 초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한 농민에게 명절 안부를 물었더니 명절 따위 “없애삐마 속이 핀?N다(없애버리면 속이 편하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8평 컨테이너 임시주택에 식구들이 모여 떡국 한 그릇 끓여 먹기도 심란한 마당에 새해 복 많이 받으시란 의례적인 인사조차 결례였다. 산불 직후에는 살았다는 안도감이라도 들었지만 지금은 더 막막하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다. 임시주택에서의 생활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영농철까지 다가오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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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농식품부 농촌여성정책과 승격에 부쳐 얼마 전 타계한 여성 농촌사회학자인 김주숙 교수가 1980년에 쓴 ‘농촌여성문제 소고’에서 “아주머니 생각에 여자들이 농사일을 하는 양이 전에 비하여 많아졌습니까?” 물었다. 이에 58.6%의 여성농민들이 일이 훨씬 많아졌다고 답했다. 소득을 벌충하려 일을 더 많이 해도 가정과 마을일의 부담이 줄지 않아 여성농민의 삶은 더욱 고단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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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콩GPT’를 살려서 ‘콩GPT’가 답해야 할 것들 국무위원 중 인지도가 가장 높은 장관은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이다.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정부에서 유임되어 큰 주목을 받아서다. 급기야 휘하의 변상문 식량과장도 대통령 앞에서 말을 잘한 덕분에 ‘콩GPT’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스타탄생을 예고했으니 가히 농식품부 전성시대다. 다만 자신 있게 한 답변에 큰 오류가 있었다. 농식품부가 오류를 인정하고 다시 수정 공표한 국내 콩 생산량은 식량국장이 대답한 8만3000t의 2배에 가까운 15만6000t이다. 여기에 유전자조작(GMO) 콩의 용처에 대해서도 기름 뽑는 채유용으로만 쓰일 뿐이라는 대답도 이상했다. 식용유도 사람이 먹는 것일진대 식용이 아니라는 것인가. 세상만사 사람의 일이고 수치야 헷갈릴 수도 있고 오류는 정정하면 된다. 다만 자신들이 만들어온 식량 정책에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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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아이쿱생협의 A씨들을 위하여 2018년, 본 지면에 아이쿱생협에 대한 글을 쓰고 아이쿱 측으로부터 항의깨나 받았다. 아이쿱생협의 먹거리와 상품을 생산하는 ‘구례자연드림파크’에 노동조합이 결성되던 때다. 노조가 노동권 쟁취와 직장 내 민주주의를 요구하자, 아이쿱 측은 노조가 비리를 저지르고 이를 감추려 노조를 만들었다는 주장을 해왔다. 이후 노조 간부들을 상대로 ‘명예훼손’부터 온갖 소송을 걸었고, 노조 지회장은 정년퇴임 이후에도 소송에 대응해야만 했다. 대부분 노조가 승소하거나 무혐의로 결론 났지만 노동자들에겐 긴 소송 과정 자체가 고통이었다. 당시 노조에 비리 프레임을 씌우는 데 앞장선 이들 중 상당수가 아이쿱 생산자들이었다는 점에서 더 큰 상처를 입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아이쿱에 ‘포도’를 내려면 어쩔 수가 없었을 것이라 이해했던 만큼 미움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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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농어촌 기본소득, 이벤트로 끝날 것인가 고등학생 때 모 유업 회사의 신제품 효능 테스트 차원으로 요구르트를 세 병씩 일주일간 받아먹은 적이 있다. 시간 맞춰 단독 섭취하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지켜지진 않았다. 식구들도 주고 다른 반 친구들과 나눠 먹으며 요구르트 파티를 벌였다. 그래도 공짜로 얻어먹고 실험 지침을 어긴 것이 마음에 걸려 대부분 ‘변비 개선에 탁월함’이라고 적었다. 회사 측은 이 제품이 여고생들 변비 탈출에 매우 뛰어나다는 홍보자료에 이를 써먹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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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세상에 뿌려진 격려만큼 지난 9월 경기 양평과 전남 담양에서 올해 한국친환경농업인대회와 전국생물다양성대회가 열렸다. 친환경농업을 사수하고 있는 농민들이 서로 격려하는 큰 대회다. 국회의원과 지자체장들이 출동했고, 친환경 농민들의 노고를 추켜세우면서 친환경농업이 지구와 국가의 미래라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다짐을 자료집에 빽빽하게 적어놓았다. 친환경농업인대회에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참석해 대통령의 축하를 전했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로 친환경농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장관 축사를 통해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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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이 땅의 ‘수남이’들을 살려내라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용식(유인촌)의 아들 수남은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한농대)로 진학해 농사를 짓겠다 고집을 부린다. 모두 존경하는 과수원집 김 회장의 아들인 용식도 농사만은 안 된다며 극구 말린다. 결국 가족들은 수남의 결정을 존중하며 농업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훗날 수남은 한농대 학생회장 선거에도 나간다. 한농대에는 부모의 농사를 이을 승계농 지망생들이 많다. 학비를 전액 국비로 지원하는 대신 졸업 후 6년간 의무영농을 하도록 한다. 해외연수 기회가 주어지고 동문 네트워크가 강해 농업계에서 한농대 졸업장은 일종의 ‘프리패스’다. 2학년이 되면 근 1년간 장기 실습을 나가 실무를 배우는데 지난 10년간 실습장에서 학생 2명이 사망했다. 올해 5월 양돈 실습을 나갔던 19세 학생이 화재로 생때같은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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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임태희 교육감이 왜 그럴까 외국인이 ‘한국 만세!’를 외치는, 일종의 애국심을 북돋는 콘텐츠가 많다. 그중 ‘K급식’에 대한 경탄을 담은 콘텐츠도 인기다. 불 위에서 지지고 볶는 한국 학교급식에 놀라며 오븐에 기성품을 데우는 자국(특히 미국)의 급식과 비교하는 내용이 주다. 녹아나는 급식 조리 종사자들의 실태를 자세히 모르니 맛있고 따뜻한 급식 메뉴에 놀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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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쉰 떡을 받아든 농민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누구인지 물어보면 단박에 답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장관 후보들이 거명되며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지만 몇몇 부처는 누가 되든 큰 관심을 끌지 못한다. 농식품부는 농민과 농업 관계자들은 관심을 두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농산물값 관리부서’ 정도다. 물가가 오를 때 농산물값을 잡는 역할을 떠맡아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