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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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농식품부 농촌여성정책과 승격에 부쳐 얼마 전 타계한 여성 농촌사회학자인 김주숙 교수가 1980년에 쓴 ‘농촌여성문제 소고’에서 “아주머니 생각에 여자들이 농사일을 하는 양이 전에 비하여 많아졌습니까?” 물었다. 이에 58.6%의 여성농민들이 일이 훨씬 많아졌다고 답했다. 소득을 벌충하려 일을 더 많이 해도 가정과 마을일의 부담이 줄지 않아 여성농민의 삶은 더욱 고단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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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콩GPT’를 살려서 ‘콩GPT’가 답해야 할 것들 국무위원 중 인지도가 가장 높은 장관은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이다.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정부에서 유임되어 큰 주목을 받아서다. 급기야 휘하의 변상문 식량과장도 대통령 앞에서 말을 잘한 덕분에 ‘콩GPT’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스타탄생을 예고했으니 가히 농식품부 전성시대다. 다만 자신 있게 한 답변에 큰 오류가 있었다. 농식품부가 오류를 인정하고 다시 수정 공표한 국내 콩 생산량은 식량국장이 대답한 8만3000t의 2배에 가까운 15만6000t이다. 여기에 유전자조작(GMO) 콩의 용처에 대해서도 기름 뽑는 채유용으로만 쓰일 뿐이라는 대답도 이상했다. 식용유도 사람이 먹는 것일진대 식용이 아니라는 것인가. 세상만사 사람의 일이고 수치야 헷갈릴 수도 있고 오류는 정정하면 된다. 다만 자신들이 만들어온 식량 정책에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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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아이쿱생협의 A씨들을 위하여 2018년, 본 지면에 아이쿱생협에 대한 글을 쓰고 아이쿱 측으로부터 항의깨나 받았다. 아이쿱생협의 먹거리와 상품을 생산하는 ‘구례자연드림파크’에 노동조합이 결성되던 때다. 노조가 노동권 쟁취와 직장 내 민주주의를 요구하자, 아이쿱 측은 노조가 비리를 저지르고 이를 감추려 노조를 만들었다는 주장을 해왔다. 이후 노조 간부들을 상대로 ‘명예훼손’부터 온갖 소송을 걸었고, 노조 지회장은 정년퇴임 이후에도 소송에 대응해야만 했다. 대부분 노조가 승소하거나 무혐의로 결론 났지만 노동자들에겐 긴 소송 과정 자체가 고통이었다. 당시 노조에 비리 프레임을 씌우는 데 앞장선 이들 중 상당수가 아이쿱 생산자들이었다는 점에서 더 큰 상처를 입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아이쿱에 ‘포도’를 내려면 어쩔 수가 없었을 것이라 이해했던 만큼 미움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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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농어촌 기본소득, 이벤트로 끝날 것인가 고등학생 때 모 유업 회사의 신제품 효능 테스트 차원으로 요구르트를 세 병씩 일주일간 받아먹은 적이 있다. 시간 맞춰 단독 섭취하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지켜지진 않았다. 식구들도 주고 다른 반 친구들과 나눠 먹으며 요구르트 파티를 벌였다. 그래도 공짜로 얻어먹고 실험 지침을 어긴 것이 마음에 걸려 대부분 ‘변비 개선에 탁월함’이라고 적었다. 회사 측은 이 제품이 여고생들 변비 탈출에 매우 뛰어나다는 홍보자료에 이를 써먹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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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세상에 뿌려진 격려만큼 지난 9월 경기 양평과 전남 담양에서 올해 한국친환경농업인대회와 전국생물다양성대회가 열렸다. 친환경농업을 사수하고 있는 농민들이 서로 격려하는 큰 대회다. 국회의원과 지자체장들이 출동했고, 친환경 농민들의 노고를 추켜세우면서 친환경농업이 지구와 국가의 미래라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다짐을 자료집에 빽빽하게 적어놓았다. 친환경농업인대회에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참석해 대통령의 축하를 전했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로 친환경농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장관 축사를 통해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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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이 땅의 ‘수남이’들을 살려내라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용식(유인촌)의 아들 수남은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한농대)로 진학해 농사를 짓겠다 고집을 부린다. 모두 존경하는 과수원집 김 회장의 아들인 용식도 농사만은 안 된다며 극구 말린다. 결국 가족들은 수남의 결정을 존중하며 농업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훗날 수남은 한농대 학생회장 선거에도 나간다. 한농대에는 부모의 농사를 이을 승계농 지망생들이 많다. 학비를 전액 국비로 지원하는 대신 졸업 후 6년간 의무영농을 하도록 한다. 해외연수 기회가 주어지고 동문 네트워크가 강해 농업계에서 한농대 졸업장은 일종의 ‘프리패스’다. 2학년이 되면 근 1년간 장기 실습을 나가 실무를 배우는데 지난 10년간 실습장에서 학생 2명이 사망했다. 올해 5월 양돈 실습을 나갔던 19세 학생이 화재로 생때같은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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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임태희 교육감이 왜 그럴까 외국인이 ‘한국 만세!’를 외치는, 일종의 애국심을 북돋는 콘텐츠가 많다. 그중 ‘K급식’에 대한 경탄을 담은 콘텐츠도 인기다. 불 위에서 지지고 볶는 한국 학교급식에 놀라며 오븐에 기성품을 데우는 자국(특히 미국)의 급식과 비교하는 내용이 주다. 녹아나는 급식 조리 종사자들의 실태를 자세히 모르니 맛있고 따뜻한 급식 메뉴에 놀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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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쉰 떡을 받아든 농민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누구인지 물어보면 단박에 답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장관 후보들이 거명되며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지만 몇몇 부처는 누가 되든 큰 관심을 끌지 못한다. 농식품부는 농민과 농업 관계자들은 관심을 두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농산물값 관리부서’ 정도다. 물가가 오를 때 농산물값을 잡는 역할을 떠맡아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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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닫힌 학교급식 교문을 열며 음식물 쓰레기통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죄지은 사람처럼 움츠러든다. 먹는 일은 즐거워도 지지고 볶고 수챗구멍 닦는 일까지는 고역이다. 하물며 적게는 100명, 많게는 수천명의 식사를 책임지는 학교급식 현장의 신역은 얼마나 고되겠는가. 기피 업종이 되어버린 학교급식 종사자들의 고충에 잔반 처리도 한몫한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의 불쾌감도 있겠으나 멀쩡한 음식을 버릴 때 마음도 무겁다. 손은 많이 가건만 학생들이 젓가락을 잘 대지 않는 나물 반찬이나 생선 요리가 종종 그렇다. 좋아하지 않는다고 메뉴에서 빼어버릇하면 학교급식의 의의는 흩어진다. 학교급식은 고른 영양을 기본으로 밥, 국, 반찬 등 전통식의 골격을 갖추고 음식 경험을 넓히는 교육 행위이기 때문이다. 수학 싫다고 수학 과목을 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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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있지만 없는 농어촌 공약 ‘어묵의 계절’이 돌아왔다. 엄동설한에 치러지던 대통령 선거 때 출마자가 시장에서 어묵꼬치를 먹는 장면은 대선의 상징이었다. 두 번의 대통령 탄핵으로 선거가 모내기철로 바뀌면서 어묵보다 덜 뜨거운 메뉴를 먹지만 시장에서 펼쳐지는 ‘선거 먹방’만큼은 유구하다. 전통시장 방문이 낡았다는 비판도 많지만, 도시가 아닌 농어촌에서 사람 모이는 곳은 터미널과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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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산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경북 의성에는 흰 자두꽃이 한창이다. 산불 현장 답사에 동행한 농민은 저 꽃에서 열매가 제대로 열릴지 걱정했다. 산불 열기로 밭의 멀칭 비닐도 녹았는데 여린 꽃과 나무도 화상을 입었을까 싶어서다. 게다가 지력이 약해져 산사태가 날 수 있어 다가올 여름도 두렵다. 이런 형편이건만 산불로 금사과 사태가 날까 걱정하는 시중의 말들이 박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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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쌀이 그렇게 나쁩니까 8만㏊, 평수로 환산하니 2억4200만평이다. 30평 아파트를 떠올려보니 가늠도 안 되는 엄청난 넓이다. 계엄 사태로 엄혹했던 지난해 말, 농식품부가 2025년 주요 농정 목표로 벼 재배면적 8만㏊를 감축하겠다고 뜬금포를 날렸다. 벼 재배면적 70만㏊의 12%인 8만㏊를 축소하면 쌀 40만t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속이다. 쌀 40만t은 매해 한국이 수입하는 쌀의 양이다. 쌀은 덜 먹는데 벼농사가 쉬워 쌀 생산량이 줄어들지 않으니 관리 비용이 들어 감산해야 한다는 기조는 새로울 것도 없다. 하지만 느닷없이 8만㏊를 줄이라 하니 농민과 행정업무를 맡은 지자체 공무원들 모두 어리둥절하다. 1970년대 통일벼를 심지 않으면 단속 공무원들이 모판을 엎었다더니 2025년에는 대체 무엇을 엎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