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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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농할쿠폰’으로 사과값이 잡힐까 비 그치자 눈이 내린다. 추워도 볕 좋은 겨울 날씨를 만나기가 어렵다. 농가는 일조량이 너무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른다. 딸기가 한창 쏟아져 나올 때인데 모종 농사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습해로 딸기에 곰팡이가 슬고 아주심기가 끝난 브로콜리는 햇빛을 못 봐 누렇게 떠버렸다. 농사는 햇빛, 바람, 흙, 물, 사람 손길의 조화 속에서 이루어지건만 거저 주어지던 햇빛이 속을 썩인다. 이런 기후재난 시대에 고물가까지 겹쳐 사과 한 알 먹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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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누구를 위한 농업안전보건센터 폐업인가 대학생 때 농활에서 간호대생 인기는 최고였다. 혈압과 혈당체크를 하고 관절을 풀어주는 맨손체조를 알려주는 정도였어도 마을회관에 주민들이 줄을 섰다. 당시에도 전자 혈압계 정도는 갖추고 있는 집이 있었지만 간호대생들이 수동식 혈압계로 척척 팔에 감고 청진기를 대는 것만으로도 전문 의료인을 만난 것처럼 좋아하였다. 평생 농사지은 농민들은 근골격계 질환은 기본으로 깔고 속병 한두 가지는 안고 산다. 농업은 재해비율이 가장 높은 산업이다. 쪼그리고 구부리는 자세가 많아 근골격계 질환이 심각하다. 농기계가 엎어지거나 몸이 빨려 들어가 신체가 손상되는 재해도 잦다. 여기에 온열질환과 안질환이 많으며, 농약중독을 비롯해 먼지, 축산 가스 흡입 등으로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 비율도 높다. 아예 진폐증처럼 ‘농부폐증’이라는 병명이 있을 정도다. 근래 농민들이 우려하는 질병은 정신질환으로, 형편이 안 풀리니 우울감과 무기력감이 심한데 정신과 치료에 대한 편견이 여전해서 적극적인 치료가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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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체육관 공청회와 ‘찐 농촌다움’ 새해엔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 일명 ‘농촌공간계획법’이 시행된다. 농촌을 농촌답게 하기 위해 농촌 난개발과 지역 불균형을 막겠다는 취지다. 산업으로서의 농업만이 아니라 공간으로서의 농촌을 주목하고 주민 주도의 농촌공간을 계획하면 정부는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 송미령 박사의 전문분야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국토교통부가 버티는데 농식품부가 힘있게 추진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 해도 잘 추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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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수경재배 농산물에 유기농 인증, 굳이 왜 주려 하는가 딸기 철에 접어들었다. 모든 농사가 힘들지만 딸기는 열세 달 농사라 할 정도로 고되다. 쪼그린 자세로 하는 작업도 많고 매일 따야 해서 과채류는 농민들 근골격을 틀어놓는 대표작물이다. 버스는 저상이 편하지만 농작업은 고상이 훨씬 편하다. 하여 근래에 수경재배를 기본으로 하는 고설재배가 많아지고 있다. 무나 고구마를 잘라 물통에 담아 놓고 이파리가 얼마나 올라오는지 살펴본 경험이 있을 텐데 이것이 수경재배다. 수경재배는 흙 대신 배지에 작물을 꽂은 뒤 물을 공급해 기르는 ‘무토양농법’이다. 다만 취미용 아닌 다음에야 맹물로만 길러 수확을 얻기란 만무하다. 그래서 비료(양분)를 녹인 ‘양액’을 주어 기르는 ‘양액재배’이고 스마트팜도 대체로 양액재배를 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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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일꾼의 탄생과 농촌돌봄 <6시 내 고향>은 30년째 농촌을 주제로 하는 KBS의 대표 장수프로그램이다. 인기 코너인 ‘청년회장이 간다’는 코미디언 손헌수씨가 승용차 ‘붕붕이’로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는 농촌 주민들을 집까지 바래다주며 현장 토크를 이어간다. 출연자는 마을에 도착해서는 농사일이나 간단한 집수리를 돕곤 한다. 이 코너에서 파생한 프로그램인 <일꾼의 탄생>이 정규프로그램으로 2년 넘게 순항 중이다. 마을의 사정을 잘 아는 이장이나 부녀회장이 시급한 상황에 놓인 주민들의 일을 먼저 하도록 주선을 하는데, 주로 초고령 독거노인, 장애인 가족과 함께 사는 노부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주민들의 일을 출연진이 돕는 것이 프로그램의 고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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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경기도 친환경 무상급식, 교육청이 흔드나 아이의 학교 기숙사에서 물가가 상승한 데다 학생들이 줄어들어 밥값이 오른다는 연락을 받았다. 점심은 학교급식을 먹지만 기숙사의 아침, 저녁밥은 외부업체에서 밥차로 받는데 입맛 무던한 아이마저도 영 부실하다고 말한다. 그나마 이문도 크게 남지 않는 급식 업체를 유치하느라 교사들이 애를 썼다는 것을 잘 알기에 감지덕지하고 있다. 부모로서 안타깝지만 아이에게 학교 급식이라도 든든하게 먹으라 당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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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논콩 전략작물직불제’ 실패담 올해가 농사짓기 가장 나은 한 해일지도 모른다. 뚜렷해진 기후위기의 징후는 농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평야지대이자 곡창지대인 호남과 충남의 평야지역은 봄에는 가뭄과 산불로, 여름에는 집중호우로 농지가 잠겨버렸다. 수도작(水稻作), 즉 벼농사는 논에 물을 대 작물을 기르는 농사를 뜻한다. 그만큼 벼는 물을 좋아하고 잘 견디며 한반도에 적응해온 작물이다. 이번 큰비에 논이 푹 잠겼다가 물이 빠지자 쓰러진 벼를 보고 “제가 살 수 있겠다 싶으면 일어설 것이고 아니다 싶으면 누워 있겄지” 했다던 충남 부여의 어느 마을 벼들은 살고자 일어나 이삭이 패기 시작했다. 기특하고 신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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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돌아오는 농촌, 돌아버릴 농촌 “응애응애, 30년 만에 아기 울음소리! 온 마을 들썩.” 농어촌 지역 언론에는 이런 기사가 대서특필되곤 한다. 면사무소 공무원은 사망신고에는 이력이 났어도 출생신고를 해본 적이 없어 물어물어 업무를 처리했다는 후일담도 붙는다. ‘돌아오는 농촌’이란 구호는 닳아빠진 선거 컨설팅 회사도 밀쳐둘 진부한 구호지만 농촌에선 생존의 외침이다. 도시가 고령화를 고민할 때 ‘초초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농촌에선 인구문제를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사람을 끌어오느라 애를 먹는다. 한때는 농촌 총각들 장가를 보낸다며 군수가 비혼 남성들을 외국으로 데려가 단체 맞선을 주선하는 일도 있었으나 이제 그 총각들도 노년이 돼 농촌 혼인건수 자체가 없다시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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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9.0 대지진도 몰랐으면서 가스불 켜기 겁나는 염천에 오이지에 물만 부으면 한 끼 잘 넘길 수 있다. 사계절 내내 요긴한 오이지는 꼭 담가 먹고 살았건만 올해는 소금이 없어 포기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이야기가 나오자 소금을 쟁이면서 소금이 귀품이 되었다. 소금 품귀 현상에 대한 우려에 6월 초, 해양수산부에서 원전 오염수 이슈 때문이 아니라 비가 자주 내려 생산량이 줄어든 탓이라는 뜬금없는 해명이 나왔다. 마트와 염전 창고에 소금이 바닥나면서 개인 판매량까지 제한하던 때였는데 말이다. 별나라에서 사는 듯한 해명을 듣자니 국가가 보호해 줄 것 같지 않아 각자도생뿐이다 싶어 그나마 할 수 있는 소금이라도 사두자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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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농어촌버스 권리선언 “어서 오십시오.” “안전벨트를 매주세요.” 항공사 승무원의 인사가 아니라 근래 경기도 광역버스 기사들에게 듣는 인사다. 승객들도 내리면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열에 아홉은 하고 내린다. 몇년 전만 해도 보기 어렵던 흐뭇한 광경이다. 하차 전에 자리에서 미리 일어나지 말라는 거듭된 홍보로 수도권 버스에서는 벨을 누르고 버스가 완전히 정차한 뒤 안전하게 내리는 문화도 자리를 잡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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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신동진쌀’이 처한 슬픈 운명? ‘취반식미검정’은 밥을 먹어보고 맛·색·향 등을 품평하는 과정으로 평가단에 들어가 온갖 밥맛을 본 적이 있다. 기준이 되는 ‘표준품종’ 쌀을 두고 다양한 품종의 밥을 먹어보니 누구는 씹힘성에, 누구는 윤기에, 또 누구는 부드러움에 제각각 가점을 줄 뿐 못난 쌀은 없었다. 쌀의 민족답게 한국은 쌀 품종 개발도 잘하고 쌀농사 기술도 세계 최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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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LMO 주키니 호박, 악마의 유혹이었나 짜장면과 짬뽕에 들어가는 설겅설겅한 푸른 호박이 ‘돼지 호박’이라고 부르는 ‘주키니 호박’이다. 애호박과 달리 과육 중심부까지 단단하고 씨앗이 없어 짜장밥이나 볶음밥에 넣는 용도로 알맞아서다. 어릴 때 엄마가 짜장밥을 해줄 때 넣던 호박이어서 시장에서 주키니 호박을 집어들면 별식인 짜장밥을 해준다는 신호여서 내겐 추억의 ‘짜장 호박’이다. 주키니 호박은 가정용으론 소비가 많지 않아도 식당이나 급식시설, 가공식품업체 같은 곳에서 대량 구매가 많은 채소다. 이런 주키니 호박이 지금 사람 속도 썩이고 저도 썩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