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희진
국제부장
스포츠 관련 기사를 씁니다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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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트럼프의 한 달, 민주당은 어디 있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한 후 한 달간 쏟아낸 말과 문서는 굉장했다. 대부분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한 것들이었다. 트럼프는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계획으로 포문을 연 뒤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개발하겠다’는 전무후무한 중동 구상을 내놔 세계를 당황스럽게 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약 80년간 이어진 국제 질서도 다시 그리고 있다. 트럼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와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했는데, 이는 미·러관계의 해빙이자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고립돼 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다시 국제무대로 불러낸 일로 평가된다. 그는 또 종전을 논의할 때 유럽과 우크라이나를 배제함으로써 대서양 동맹 유럽과의 결별을 사실상 선언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외교 정책 부문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있을까 말까 한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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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메르켈의 길, 트뤼도의 길 2018년 6월 캐나다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 독일 총리실은 소셜미디어 계정에 자세한 설명 없이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팔짱을 낀 채 의자에 앉아 있고 다른 정상들은 맞은편에 서서 트럼프를 내려다보고 있는 장면이었다. 특히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가 트럼프 앞에 놓인 탁자를 양손으로 짚고 노려보듯이 트럼프를 응시하고 있어 이 사진은 수많은 해석을 낳았다. 언론들은 이 사진이 미국과 그 우방국이 관세 등을 둘러싸고 갈등하던 현실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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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트럼프는 윤석열을 보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외신에도 충격적인 뉴스였다. 외신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생중계했고, “소프트 파워의 모범”이자 “발전하고 번영하는 민주주의 국가” 한국에서 위헌적 친위 쿠데타가 일어났다는 사실에 개탄했다. 한국 사태를 바삐 보도하는 와중에도 미국 기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던 듯하다. 일부 언론은 미국에서도 트럼프가 계엄을 발동할 수 있을지 분석하는 내용의 기사나 칼럼을 썼다. 실제로 트럼프는 2020년 대선 패배 후 결과를 뒤집기 위해 참모들과 계엄령 선포 문제를 논의했으며, 2021년 1월6일 자신의 지지자를 선동해 의회의사당에서 폭동을 일으키게 만든 인물이다. 그의 전적을 고려하면 기자들이 트럼프의 계엄 발동을 상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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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트럼프 귀환, 미국의 우경화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했다. 그는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격전을 벌였던 7개 경합주를 싹쓸이하며 백악관 입성에 필요한 수(270명)를 한참 웃도는 312명의 선거인단을 차지했다. 미국 최초의 흑인·아시아계 여성 대통령 탄생은 무산됐다. 민주당 ‘집토끼’였던 라틴·아랍계 유권자들이 ‘그래도 트럼프보다는 낫다’며 결국 해리스에게 투표할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갔다. 미 언론의 득표율 분석을 보면 라틴계 인구가 다수인 86개 카운티는 공화당에 13.3%포인트 차 승리를 안겼다. 주민 55%가 아랍계인 경합주 미시간 디어본에선 트럼프(42.48% 득표)가 해리스(36.26%)를 손쉽게 눌렀다. 라틴계는 이민자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는 게 싫었고, 아랍계는 조 바이든 정부의 이스라엘 지원 정책을 심판하길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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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가자 전쟁 1년, 바이든의 실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이후 대통령 직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그가 50여년 정치인생을 영예롭게 마무리하는 데 가장 필요한 성과 중 하나는 중동 정세의 안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 평화에 진전을 이룬 인물로 기록되긴 난망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7일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은 2년째에 접어들고, 이스라엘이 레바논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이란과 직접 충돌하면서 역내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적어도 바이든 대통령 임기 내에 미국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 타결을 이끌어내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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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번지수 잘못 짚은 영국 폭동 지난 12일 영국 런던 레스터광장에서 한 남성이 관광객에게 흉기를 휘둘러 34세 여성과 그의 11세 딸이 다쳤다. 더 큰 피해가 없었던 것은 인근 상점의 경비원 압둘라가 비명을 듣고 달려와 범인을 제압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태생인 압둘라는 석사 학위를 따기 위해 영국으로 이주한 29세 청년이다. 졸업 후 전공과 관련한 곳에 취직하고 싶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지난해 12월부터 상점 경비원으로 일했다. 그는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이 나라를 사랑한다. 이 나라에 살고 싶다”면서 “우리는 영국을 공격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보호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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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트럼프의 입과 정치 폭력 뻔한 인물들의 재대결 구도였던 미국 대선이 예상치 못했던 파란만장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현장에서 총격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미국 대통령이나 대선 주자가 암살당한 사례는 흑인 민권, 베트남전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극에 달했던 1968년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이 마지막이었다. 암살 미수 사례도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가장 최근의 일이다. 43년 만에 대권 주자에 대한 암살 기도 사건이 벌어진 셈이다. 총격 사건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통합은 가장 이루기 힘든 목표지만 지금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분노와 증오의 언행을 삼가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같이 호소한 건 정치 이념에서 비롯된 폭력이 미국을 좀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일지 모르겠다. 그간 미국에선 대상이 대통령이 아니었을 뿐 정치 폭력 사건이 빈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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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미국 대선과 바이브세션 선거철마다 소환되는 전설적인 캐치프레이즈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는 올해 미국 대선 판세를 설명하기에도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미 CBS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지난 5~7일(현지시간) 유권자 2063명에게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경제(88%)와 인플레이션(75%)을 가장 중요한 대선 이슈로 꼽았다. 경제와 인플레이션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지지율을 갉아먹는 의제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 미국의 연간 물가 상승률은 평균 5.5%로, 지난 20년 평균(2.1%)보다 높았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유동성을 풀고 정부가 집집마다 재난지원금을 꽂아준 결과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에너지·원자재 등의 글로벌 공급망이 교란된 것도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팬데믹과 전쟁이 거의 모든 국가의 물가를 올려놨다. 뉴욕타임스가 쓴 것처럼 “물가 상승은 바이든의 잘못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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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이것이 왜 ‘반전’ 시위가 아닌가 미국사회를 분열시키는 의제의 목록에 총기 소지, 임신 중지 등 고전적인 갈등 외에 가자지구 전쟁이 추가됐다. 지난달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가자지구 전쟁을 규탄하는 학생 시위가 시작되면서, 미국사회는 이 시위를 반유대주의 운동으로 보는 그룹과 반전 운동으로 보는 그룹으로 나뉘었다. 이번 사태를 보는 미국사회 시선은 주요 언론의 명명에서도 감지된다. 자유주의 논조의 뉴욕타임스조차 ‘반전(anti-war)’ 시위대란 표현을 거의 안 쓴다. 학생들은 ‘친팔레스타인(pro-Palestinian)’ 시위대로 규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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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푸틴의 폭주, 더 위태로워진 세계 전설적인 체스 챔피언이자 러시아 정치인이었던 가리 카스파로프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모스크바는 감시가 가장 심한 도시 중 하나라 거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한다’고 외치면 30초 안에 체포될 수 있다. 하지만 테러범들은 1시간 이상 공격을 계속한 후 차를 몰고 떠났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모스크바 외곽의 공연장에서 최소 144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총격 테러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자작극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러시아가 테러 책임을 우크라이나로 돌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려는 포석일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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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미국은 신정국가로 가나 난임 시술을 받는 지인들이 공통적으로 전하는 소감은 “우리나라가 왜 저출생 국가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난임 병원에 다니는 동안 첫째 또는 둘째 아이를 갖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 찬 여성들을 워낙 많이 봐서 하는 소리다. 이들은 시술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불편과 고통, 좌절을 감내하면서 난임 시술을 되풀이한다. 아기를 원하지만 자연임신이 어려운 여성에게 의학적 해결책은 이것 하나이기 때문이다. 난임 여성이 느끼는 간절함과 고통은 미국 앨라배마주라고 해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제 앨라배마주의 난임 여성들은 결정적인 난관을 하나 더 만났는데, 앞으로 주내에서 난임 시술을 받지 못하거나 받더라도 더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16일 앨라배마주 대법원이 ‘동결배아는 자궁 외 어린이이며 이를 폐기하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한 후 대형병원인 앨라배마대학병원을 필두로 난임 치료를 잠정 중단하는 병원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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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푸틴이 김정은에 선물한 차량은 ‘러시아판 롤스로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선물한 차량은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최고급 세단 ‘아우루스’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차량과 관련한 질문에 “아우루스 자동차가 맞다”라고 말했다. 아우르스는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최고급 세단으로 외국 정상의 의전용 차량 등으로 쓰인다. 아우르스 세나트 모델은 옵션에 따라 러시아 현지에서 4000만∼8000만루블(약 5억~11억원)에 판매된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18일 러시아산 승용차 선물을 받았다고 20일 보도했다. 북한 매체는 이 차량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사진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