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희진
국제부장
스포츠 관련 기사를 씁니다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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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느슨해진 기득권에 긴장감 주는 맘다니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 유권자들의 최우선 관심사는 경제였지만 민주당은 경제정책 지지율에서 공화당을 앞서본 적이 없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물가 대책과 복지 확대에 대한 약속을 설득력 있는 메시지로 작성해 유권자들에게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 도시·교외 거주자, 청년, 히스패닉, 흑인 등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던 인구 집단의 상당수가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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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하버드의 ‘인종차별’이 무슨 말씀이신지 지난 4월 미국 하버드대가 아이비리그 대학 중 최초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반기를 들었을 때 미 자유주의 진영은 환호작약했다. 언론은 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이 학내 구성원에게 보낸 서한(“어떤 정부도 사립대가 무엇을 가르칠지, 누구를 입학시키고 고용할지, 어떤 연구를 할지 지시해선 안 된다”)을 대서특필했다. 미 재무장관, 하버드대 총장을 지냈던 로런스 서머스는 칼럼에서 “하버드처럼 힘 있는 기관이 트럼프에게 저항하지 않는다면 누가 할 수 있겠나”라며 “하버드는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저항해야 한다. 한 번 항복하면 다음 요구에 또 항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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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트럼프 100일, 13만명 추방이 성과라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운동 과정에서 자신이 재집권하면 국내외 현안을 단시간 내에 해결하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 “2초 안에 특별검사를 해고하겠다”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는 식이다. 2400시간이 흘러 지난달 29일 취임 100일째를 맞았지만 그가 끝낸 전쟁은 없다. 가자지구 공격을 재개한 이스라엘에 대해 미국이 압박 비슷한 것이라도 하고 있다는 소식조차 없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은 성과가 금세 나오지 않자 벌써 중재를 포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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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트럼프의 거래 없는 거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한 직후 ‘멕시코·캐나다·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언론은 트럼프가 상대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관세를 무기화하고 있다는 분석을 쏟아냈다. 당시 멕시코는 불법 이주민과 마약류 단속을 위해 군인 1만명을 접경 지역으로 파견하겠다고 약속했고, 캐나다도 국경 보안 강화에 13억캐나다달러를 쓰겠다고 하면서 미국의 관세 한 달 유예 결정을 이끌어냈다. 캐나다·멕시코는 거래를 좋아하는 트럼프의 스타일을 고려해 협상 카드를 제시했고, 이들의 접근법은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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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트럼프의 한 달, 민주당은 어디 있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한 후 한 달간 쏟아낸 말과 문서는 굉장했다. 대부분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한 것들이었다. 트럼프는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계획으로 포문을 연 뒤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개발하겠다’는 전무후무한 중동 구상을 내놔 세계를 당황스럽게 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약 80년간 이어진 국제 질서도 다시 그리고 있다. 트럼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와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했는데, 이는 미·러관계의 해빙이자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고립돼 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다시 국제무대로 불러낸 일로 평가된다. 그는 또 종전을 논의할 때 유럽과 우크라이나를 배제함으로써 대서양 동맹 유럽과의 결별을 사실상 선언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외교 정책 부문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있을까 말까 한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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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메르켈의 길, 트뤼도의 길 2018년 6월 캐나다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 독일 총리실은 소셜미디어 계정에 자세한 설명 없이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팔짱을 낀 채 의자에 앉아 있고 다른 정상들은 맞은편에 서서 트럼프를 내려다보고 있는 장면이었다. 특히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가 트럼프 앞에 놓인 탁자를 양손으로 짚고 노려보듯이 트럼프를 응시하고 있어 이 사진은 수많은 해석을 낳았다. 언론들은 이 사진이 미국과 그 우방국이 관세 등을 둘러싸고 갈등하던 현실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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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트럼프는 윤석열을 보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외신에도 충격적인 뉴스였다. 외신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생중계했고, “소프트 파워의 모범”이자 “발전하고 번영하는 민주주의 국가” 한국에서 위헌적 친위 쿠데타가 일어났다는 사실에 개탄했다. 한국 사태를 바삐 보도하는 와중에도 미국 기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던 듯하다. 일부 언론은 미국에서도 트럼프가 계엄을 발동할 수 있을지 분석하는 내용의 기사나 칼럼을 썼다. 실제로 트럼프는 2020년 대선 패배 후 결과를 뒤집기 위해 참모들과 계엄령 선포 문제를 논의했으며, 2021년 1월6일 자신의 지지자를 선동해 의회의사당에서 폭동을 일으키게 만든 인물이다. 그의 전적을 고려하면 기자들이 트럼프의 계엄 발동을 상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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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트럼프 귀환, 미국의 우경화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했다. 그는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격전을 벌였던 7개 경합주를 싹쓸이하며 백악관 입성에 필요한 수(270명)를 한참 웃도는 312명의 선거인단을 차지했다. 미국 최초의 흑인·아시아계 여성 대통령 탄생은 무산됐다. 민주당 ‘집토끼’였던 라틴·아랍계 유권자들이 ‘그래도 트럼프보다는 낫다’며 결국 해리스에게 투표할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갔다. 미 언론의 득표율 분석을 보면 라틴계 인구가 다수인 86개 카운티는 공화당에 13.3%포인트 차 승리를 안겼다. 주민 55%가 아랍계인 경합주 미시간 디어본에선 트럼프(42.48% 득표)가 해리스(36.26%)를 손쉽게 눌렀다. 라틴계는 이민자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는 게 싫었고, 아랍계는 조 바이든 정부의 이스라엘 지원 정책을 심판하길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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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가자 전쟁 1년, 바이든의 실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이후 대통령 직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그가 50여년 정치인생을 영예롭게 마무리하는 데 가장 필요한 성과 중 하나는 중동 정세의 안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 평화에 진전을 이룬 인물로 기록되긴 난망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7일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은 2년째에 접어들고, 이스라엘이 레바논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이란과 직접 충돌하면서 역내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적어도 바이든 대통령 임기 내에 미국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 타결을 이끌어내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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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번지수 잘못 짚은 영국 폭동 지난 12일 영국 런던 레스터광장에서 한 남성이 관광객에게 흉기를 휘둘러 34세 여성과 그의 11세 딸이 다쳤다. 더 큰 피해가 없었던 것은 인근 상점의 경비원 압둘라가 비명을 듣고 달려와 범인을 제압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태생인 압둘라는 석사 학위를 따기 위해 영국으로 이주한 29세 청년이다. 졸업 후 전공과 관련한 곳에 취직하고 싶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지난해 12월부터 상점 경비원으로 일했다. 그는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이 나라를 사랑한다. 이 나라에 살고 싶다”면서 “우리는 영국을 공격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보호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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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트럼프의 입과 정치 폭력 뻔한 인물들의 재대결 구도였던 미국 대선이 예상치 못했던 파란만장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현장에서 총격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미국 대통령이나 대선 주자가 암살당한 사례는 흑인 민권, 베트남전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극에 달했던 1968년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이 마지막이었다. 암살 미수 사례도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가장 최근의 일이다. 43년 만에 대권 주자에 대한 암살 기도 사건이 벌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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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미국 대선과 바이브세션 선거철마다 소환되는 전설적인 캐치프레이즈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는 올해 미국 대선 판세를 설명하기에도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미 CBS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지난 5~7일(현지시간) 유권자 2063명에게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경제(88%)와 인플레이션(75%)을 가장 중요한 대선 이슈로 꼽았다. 경제와 인플레이션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지지율을 갉아먹는 의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