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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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5·17 성소수자평등의날 5월17일은 1990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동성애를 정신질환에서 제외한 것을 기념하는 ‘성소수자평등의날’이다. 이전까지는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로 불렸으나 올해부터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운동에서는 이날을 새롭게 명명했다. 혐오를 넘어서 실질적인 평등으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다. 동성애를 질병에서 제외한 것을 왜 국제적으로 기념하고 있는가. 동성애, 성소수자 정체성이 질병으로 분류된 것 자체가 기나긴 차별과 혐오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중근세까지만 해도 동성애는 주로 종교적이거나 도덕적인 문제로 여겨져왔다. 그러던 것이 19세기 말 성과학이 발전하면서 동성애에 대한 과학적, 의학적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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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거울에 비치지 않는 사람들 4월2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실태조사에서는 2025년 청소년과 성인 성소수자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일상과 사회생활에서의 차별 경험, 건강과 경제적 상황 등을 두루 조사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성소수자 차별 실태조사를 한 것은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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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집회 신고제를 개정하라 지난여름 아직 용산에 대통령실이 있을 때 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회자로서 발언을 시작하려는데 경찰 정보관이 다가와 조용히 이야기했다. 구호를 외치면 나중에 문제 될 수 있으니 자제해달라고. 물론 신경 쓰지 않고 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은 평화롭게 진행했다. 어떤 사안에 대해 사회적으로 알리기 위한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것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 흔히 하는 방법이다. 때로는 기자들이 구호제창 장면을 찍기 위해 여러 차례 구호를 외쳐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그런데 왜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 이는 2020년으로 거슬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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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변희수 하사 5주기, 여전한 과제 다가오는 2월27일은 변희수 하사의 5주기이다. 2020년 변 하사가 트랜스젠더임을 밝힌 뒤 강제전역 처분을 받았고, 이듬해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5년이 흘렀다. 그사이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2021년 법원은 변 하사에 대해 여성의 심신장애 판정 기준을 적용했어야 함에도 남성의 기준을 적용한 위법이 있다며 전역 처분을 취소했다. 그럼에도 군은 변 하사의 죽음과 공무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하고 그의 죽음을 일반 사망으로 판단했다. 오랜 다툼을 거쳐서야 2024년 국방부는 변 하사의 주된 사망 원인이 강제전역 처분으로 인해 발병한 우울증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순직을 인정했다. 같은 해 6월 변 하사는 현충원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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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차별인데 어쩌라고요 1월9일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안이 발의됐다. 22대 국회 들어 처음이자, 역대 국회 통틀어 12번째 발의다. 차별금지법만큼 역사적으로 수난을 겪어온 법도 드물다. 지금까지 11차례 발의된 모든 법안은 국회에서 제대로 된 심의조차 이루어지지 못하고 반대에 부딪혀 폐기됐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 법안이 발의된 지 10일 만에 국회 입법예고에는 1만8000건이 넘는 의견이 달렸다. 대부분은 반대 의견이다. 과연 왜 차별금지법에 대한 반대는 이렇게 극단적일까. 법안을 반대하는 이들은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개인의 자유로운 표현과 생각이 가로막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법의 내용을 한 번만 읽어봐도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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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12월22일, 남태령의 기억 오늘로부터 1년 전인 2024년 12월22일, 나는 남태령 고개에 있었다. 전날 저녁 농민단체들이 결성한 전봉준 투쟁단이 트랙터를 몰고 행진하다 남태령역 인근에서 경찰에 의해 가로막혔다는 사실이 SNS를 통해 전해졌다. 소식을 듣고 시민들이 하나둘 남태령으로 모이기 시작했고, 유튜브를 통해 현장 상황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새벽을 지나 지하철 운행이 재개되자 사람들은 더 늘어났다. 나 역시 그중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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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더 많은 트랜스젠더 친구를 만나기를 11월20일은 매년 차별과 혐오로 인해 세상을 떠난 이들을 그리고 트랜스젠더의 존재를 사회에 알리는 트랜스젠더 추모의날이다. 이날을 맞아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은 하나의 캠페인 영상을 공유했다. 제목은 ‘나의 트랜스젠더 친구를 소개합니다’이다. 이름 그대로 트랜스젠더 친구를 둔 세 명의 출연자가 친구와의 여러 일화를 이야기하는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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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성소수자의 삶, 통계로 잡히다 “대한민국에 성소수자는 얼마나 있나요?”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강연 등을 하다 보면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공식 국가 통계를 기준으로 한다면 답은 “알 수 없다”이다. 지금까지 국가 차원에서 성소수자 인구에 대한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민간 조사를 통해 추정은 할 수 있다. 2023년 글로벌 조사기관인 입소스에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30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있다. 여기에 따르면 자신을 성소수자라고 답한 한국의 응답자는 6%였다. 전체 인구의 6%, 총인구 약 5100만명에 대입해 보면 300만명이 넘는다. 규모로 따지면 인천광역시나 부산광역시 인구 수준이다. 살면서 이 두 광역시 출신 사람을 한 번도 안 만나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말 그대로 성소수자는 어디에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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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퀴어문화축제 불허를 불허한다 9월20일 제17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보수의 성지라 불리는 대구에서 17년 동안 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된다는 사실에 누군가는 놀라기도 한다. 대구퀴어문화축제는 2009년 대구 동성로에서 처음 치러졌고, 2019년부터는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매해 열려 왔다. 그러나 작년부터 대구퀴어문화축제는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개최되고 있다. 경찰이 1개 차로만을 사용해서 축제를 하라며 제한통고를 했기 때문이다. 부스와 무대를 설치하고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축제의 특성상 1개 차로로는 제대로 된 축제 개최가 불가능하다. 경찰이 내린 제한통고는 사실상 축제를 금지한 것이다. 조직위원회는 참가자들의 안전과 원활한 진행을 위해 장소를 옮겨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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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인권위 독립성 위해 결단이 필요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행정·입법·사법, 3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적인 기관이다. 인권위의 독립성은 국가인권기구의 설립 근거인 유엔 국가인권기구의 지위에 관한 원칙, 이른바 ‘파리원칙’에도 명시된 사항이다. 인권위의 독립성이 강조되는 것은, 정권의 영향을 받지 않고 국가기관의 인권침해와 차별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인권위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인권위가 제 역할을 다할 때만이 독립 기구로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유엔은 이러한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파리원칙에 따르면 국가인권기구 구성원의 임기 보장은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이러한 임기는 구성원의 다양성이 보장될 때에만 갱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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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혐오·차별에 대처 없이 통합은 없다 지난주 긴급 기자회견을 두 건 준비했다. 하나는 강준욱 국민통합비서관 해임을 촉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인권위원 후보로 추천된 지영준·박형명 변호사 추천 철회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기자회견 직전에 강 전 비서관의 자진사퇴와 인권위원 후보 추천안의 국회 상정 보류라는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의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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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정치와 종교는 분리된다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국교는 인정되지 않으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헌법 제20조는 종교의 자유와 더불어 정교분리 원칙을 규정한다. 이 조항은 1948년 제헌헌법 당시부터 있던 역사를 가진 조항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정교유착으로 폐해를 겪은 유럽사회가 이에 대한 반성으로 정교분리 원칙을 세운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이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1948년 헌법 제정 당시 국회의원들은 정교분리 조항을 언제든 삭제할 수 있는 막연한 선언에 불과한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