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한반도의 핵 쓰나미

안홍욱 논설위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1~23일 핵무인수중공격정(수중 핵드론) 수중폭발 시험과 모의 핵탄두를 탑재한 전략순항미사일 공중폭발시험을 각각 참관했다고 24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1~23일 핵무인수중공격정(수중 핵드론) 수중폭발 시험과 모의 핵탄두를 탑재한 전략순항미사일 공중폭발시험을 각각 참관했다고 24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24일 새로운 수중 핵무기를 실험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1~23일 모의 핵탄두를 탑재한 핵 무인 수중공격정(수중 핵드론) ‘해일’이 동해에 설정된 80~150m 수심에서 59시간12분간 잠항한 뒤 목표지점에서 수중폭발했다고 밝혔다. “수중폭발로 초강력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적 함선집단과 주요 작전항을 파괴 소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해·부산·평택 해군기지는 물론 주일 미군기지와 미국 핵 항공모함까지 겨냥한 무기체계인 셈이다. 바닷속에서 핵탄두를 터뜨려 방사능 쓰나미를 일으킴으로써 해군기지를 파괴하겠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앞서 북한은 지난 22일 모의 핵탄두를 탑재한 전략순항미사일 4발을 1500~1800㎞ 비행시킨 뒤 동해 목표지점의 600m 상공에서 폭발시켰다. 사흘 전 전술탄도미사일(KN-23)을 800m 상공에서 폭발시킨 것에 비해 고도가 200m 낮아졌다. 지상과 가까운 상공에서 핵폭탄이 터질수록 파괴·살상 효과가 커진다.

북한이 다종·다양한 핵무기를 과시하고 있다. 장·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등 핵 투발 수단이 다양해졌다. 지상·공중·수중이 따로 없다. 열차, 저수지, 골프장 인공호수, 이동식발사차량, 사일로(지하 발사시설), 해안가 절벽 등 어디서든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다는 불가측성과 즉흥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한국의 3축 체계를 피해 핵무기를 쏘겠다는 뜻이다. 미국의 위협에 대한 자위적 수단으로 핵개발을 한다는 북의 주장은 이미 허언이 되었다.

북측의 핵무력 과시로 한반도 긴장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핵 탑재 전략폭격기와 핵 추진 항공모함이 한반도로 전개되는 빈도가 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제8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사에서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에서 핵전쟁이라는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쓰이고 있다. 남북 최고지도자 모두 초강경 언어만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도 어느 한쪽, 책임 있는 어느 국가 하나 막아서지 않고 있다. 북한 비핵화가 어렵다고 비판·낙담만 할 일이 아니다. 한반도를 뒤덮고 있는 이 핵전쟁의 광풍부터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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