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덕
경향신문 기자
부끄럽지 않은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농촌과 공동체, 뉴미디어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최신기사
-
세상의 모든 기업: 엔비디아 ③ 반도체 1등의 말은 ‘법칙’이 된다 당대를 주도한 반도체 기업의 말은 매번 ‘법칙’이 됐다. 실리콘 웨이퍼에 반도체 소자를 집어넣어 ‘집적 회로(IC)’라고 불리는 지금의 반도체를 개발한 ‘페어차일드반도체’에서는 ‘무어의 법칙(1965년)’이 나왔고, 일본 메모리 업체와의 경쟁에서 승리한 삼성전자에서는 ‘황의 법칙(2002년)’이 나왔다.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주목하는 법칙은 그래픽처리장치(GPU)로 AI 반도체 1위 기업이 된 ‘엔비디아’에서 나온 또 다른 ‘황의 법칙(2018년)’이다. 법칙은 당시 반도체 기업들이 추구해야 하는 성능 목표를 제시했지만, 시대가 변하고 방향타를 돌려야 하는 시점에서 이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AI 반도체로 승승장구하는 엔비디아는 이런 ‘법칙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세상의 모든 기업: 테무 상상 이상 초저가·무료 배송···테무의 ‘영업 비밀’은 뭘까 중국 이커머스 업체인 핀둬둬(PDD홀딩스)가 한국·미국·유럽 등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중국 직구 사이트 ‘테무’의 초저가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오픈 마켓에서 4~5만원에 팔리는 레트로 게임기가 테무에서는 2만원대 가격에 무료배송으로 판매된다. 테무는 어떻게 초저가 판매를 유지할 수 있을까. ■‘초저가 생산기지’ 진화·윈저우·산터우·바오딩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3·4선 도시(중소도시)의 ‘제조업 클러스터’가 첫번째로 꼽힌다. 낮은 가격대를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은 저장성 진화(일용품)·윈저우(여성화), 광둥성 중산(조명)·산터우(장난감), 허베이성 바오딩(가방) 등에 위치한 제조업체에서 제품을 공급받는다. 예를 들어 ‘장난감 도시’로 불리는 산터우의 현급 지역 ‘청하이구’에는 장난감 제조에 필요한 모든 업체들(그래픽 디자인, 원료 공급, 모형 가공, 부품 제조, 장비 성형, 제품 제작)이 모여 있다.
-
세상의 모든 기업: 엔비디아② 엔비디아가 ‘넘사벽’인 이유...“다들 ‘쿠다’만 찾아” 마이크로소프트·메타·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AI(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이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독주는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AI 반도체로 쓰이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 뛰어나서만은 아니다. AI 개발자들이 프로그래밍을 위해 필수로 사용해야 하는 도구가 바로 엔비디아의 ‘쿠다(CUDA)’이기 때문. 그리고 쿠다로 만든 프로그램은 엔비디아의 GPU에서만 돌아간다. 많은 AI 개발자들이 10년 넘게 쿠다를 활용해 프로그래밍 하다 보니 그동안 축적된 ‘코드’가 상당한 수준이고, 이는 다시 개발자들에게 ‘레퍼런스(참고자료)’가 된다. ‘쿠다 생태계’가 워낙 강력하다 보니 AI 반도체도 엔비디아의 GPU를 쓸 수밖에 없다.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다. 오죽하면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이런 말까지 할까.
-
세상의 모든 기업: 삼성물산 행동주의 펀드는 기업사냥꾼? “삼성물산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상징하는 기업”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 캐피탈’) 국내 상장사의 주가가 낮게 형성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대표 기업으로 삼성물산이 거론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 이사회는 자사 주식의 가치를 낮게 산정하고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 합병하는 방식에 찬성표를 던졌다. 제일모직 지분만 갖고 있던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통합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다만 기존 삼성물산 주주들은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현안”(201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으로 큰 손실을 봤다.
-
세상의 모든 기업: 엔비디아① 사각형 때문에 망할 뻔한 엔비디아가 ‘킹비디아’가 된 이유 인공지능(AI)의 학습·추론용 반도체로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1년 전 238달러 수준이던 엔비디아 주가는 4일 종가 기준 825달러까지 상승했다. 작은 그래픽카드 회사로 출발한 스타트업이 이렇게까지 성장하게 된 배경은 뭘까. 이 같은 성장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30여 년 전만 해도 엔비디아는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던 망하기 직전의 회사였다. 1993년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LSI로직 등 잘 나가던 반도체 회사를 나온 커티스 프림과 크리스 말라초프스키, 젠슨 황은 게임 그래픽을 지원하는 장치를 만드는 엔비디아를 창업했다. 첫 제품이 그래픽과 사운드(음향)를 지원하는 ‘NV1’이었지만 겨우 1000개 팔렸다. 당시 시장에 공급한 25만개 중 안팔려서 반품된 게 24만9000개에 달했다. 이 제품은 그래픽과 사운드 각각의 성능이 월등한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가격이 저렴한 편도 아니었다.
-
도시광산 10년 된 배터리, 달리기엔 힘 달려도…에너지저장장치로 10년 더 갑니다 경기 안양의 SK 아파트 건설 현장에는 다른 현장에선 볼 수 없는 하늘색 컨테이너 박스가 있다. SK온이 기아의 소형 전기차 ‘니로 EV’에 들어 있던 수명 다한 리튬이온 배터리 6개를 묶어 만든 300kWh(킬로와트시)급 에너지저장장치(ESS)이다. 전력 사용량이 적은 야간에는 ESS 컨테이너에 외부 전력을 저장하고, 다음날 낮 피크시간대(오후 2~4시)에는 타워크레인·화물운반장비 등의 운영을 위해 컨테이너에서 전기를 꺼내 쓴다.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는 수명이 10년 정도다. 오랜 기간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 용량과 출력이 줄어 더 이상 전기차용으로 쓸 수 없지만 여전히 정격 용량 대비 80% 수준의 전력은 저장이 가능하다. 전동스쿠터·농업용 전기운반차 등 소형 장치의 전력 공급원으로 활용하거나, 여러 개를 묶어 ESS로 재사용하면 배터리 사용주기를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에 다양한 기업들이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사용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
“추워” 말하자 차가 답했다…“좌석 따뜻하게 할게요” 올해 2분기부터 폭스바겐 차량에는 오픈AI의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탑재된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도 AI 챗봇을 자사 차량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는 운전 중 챗봇과 대화하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는 일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은 지난 12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서 챗GPT가 적용된 지능형 음성비서 ‘아이다(IDA)’와 해당 서비스가 탑재된 ‘골프 GTI’를 선보였다. 운전대에 있는 음성인식 버튼을 누르거나, 영어로 “안녕, 아이다(Hello, IDA)”라고 말하면 아이다가 활성화한다.
-
레고처럼 내게 맞춰 조립한다…기아가 CES에서 선보인 ‘목적기반자동차’, 내년 출시 우버 같은 호출형(헤일링) 차량은 승객에 따라 좌석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 승객이 휠체어 장애인이라면, 2·3열 좌석을 뒤로 밀어 휠체어 공간을 만든다. 2열과 3열 좌석을 마주 보게 할 수도 있다. 취향에 따라 차량 내부 패널도 바꿀 수 있다. 차량을 픽업트럭 등 다른 용도로 쓰고 싶다면? 2·3열 좌석이 있는 후면 모듈을 적재공간이 있는 픽업트럭 모듈로 교체하면 된다. 지난 12일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서 기아가 소개한 목적기반자동차(PBV)의 모습이다. 먼 미래에 내놓는 차량이 아니다. 기아는 내년 중 현대차그룹의 첫 번째 PBV인 ‘PV5’를 선보이기로 했다. 중형 PBV로, 우버에도 공급하기로 했다.
-
‘불붙은 홍해’ 자동차 유럽 수출에 ‘불똥’ 홍해에서 벌어진 군사적 충돌로 유럽을 오가는 길목인 수에즈 운하가 사실상 막히면서 유럽으로 가는 국산 자동차 수출 선박이 아프리카까지 돌아가는 등 비상이 걸렸다. 사태가 길어질 경우 국내 자동차 수출량의 28%를 차지하는 유럽 수출 등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르노코리아·KG모빌리티 등 유럽에 승용차를 수출하는 국내 4개 완성차 회사는 지난달부터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돌아 유럽으로 가는 ‘우회 항로’를 이용하고 있다.
-
도시광산 방전에서 시작되는 도전, 배터리 환생 시나리오 지난달 20일 경북 포항 흥해읍의 영일만 산업단지를 찾았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 계열사들이 모인 곳이다. ‘철강의 도시’ 포항이 선박 기자재 생산업체를 위해 조성한 단지였지만, 2018년 에코프로가 입주하면서 이제는 ‘배터리 단지’가 됐다. 에코프로그룹의 이노베이션이 수산화리튬을, 머티리얼즈가 전구체를 생산하면, 비엠·이엠이 전구체와 수산화리튬을 결합해 배터리 양(+)극을 구성하는 양극재를 만든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곳은 에코프로씨엔지(CnG). 폐배터리에서 리튬 등 주요 물질을 회수해 이노베이션과 머티리얼즈에 공급하는 업체다.
-
홍해사태에 완성차기업 비상···“장기화 땐 유럽 수출 등 차질 불가피” 홍해에서 벌어진 군사적 충돌로 유럽으로 가는 길목인 수에즈 운하가 사실상 막히면서 유럽으로 가는 국산 자동차 수출 선박이 아프리카까지 돌아가는 등 비상이 걸렸다. 사태가 길어질 경우, 국내 자동차 수출량의 28%를 차지하는 유럽 수출 등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르노코리아·KG모빌리티 등 유럽에 승용차를 수출하는 국내 4개 완성차회사는 지난달부터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돌아 유럽으로 가는 ‘우회 항로’를 이용하고 있다.
-
‘똑똑한 차’ 넘어 ‘달리는 스마트폰’ 만든다…현대차·삼성, SDV 개발 맞손 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플랫폼 개발에 삼성전자의 고성능 프로세서(연산장치)인 ‘엑시노스 오토’를 활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현대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엑시노스를 사용키로 하면서 시작된 양사 협력이 미래차 분야로 확대된 모양새다. 현대차그룹에서 SDV 분야를 총괄하는 포티투닷은 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삼성전자와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SDV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차량 내 각종 장치를 관리·제어하고, 주행 성능과 편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차량을 뜻한다. SDV는 자동차가 ‘달리는 스마트폰’이 되기 위한 핵심 조건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이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앱)의 실행을 위해 고성능 AP(앱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것처럼 SDV 역시 차량 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려면 고성능 프로세서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