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된 배터리, 달리기엔 힘 달려도…에너지저장장치로 10년 더 갑니다

이재덕 기자

② 철강의 도시에서 나온 ‘하얀 석유’

SK에코플랜트의 폐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SK에코플랜트 제공

SK에코플랜트의 폐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SK에코플랜트 제공

주행거리 짧아진 노후 배터리 묶어
전력 저장했다가 피크시간대 공급
폐배터리 전부 재사용·재활용 땐
원료 수요 2050년 28% 절감 가능

경기 안양의 SK 아파트 건설 현장에는 다른 현장에선 볼 수 없는 하늘색 컨테이너 박스가 있다. SK온이 기아의 소형 전기차 ‘니로 EV’에 들어 있던 수명 다한 리튬이온 배터리 6개를 묶어 만든 300kWh(킬로와트시)급 에너지저장장치(ESS)이다. 전력 사용량이 적은 야간에는 ESS 컨테이너에 외부 전력을 저장하고, 다음날 낮 피크시간대(오후 2~4시)에는 타워크레인·화물운반장비 등의 운영을 위해 컨테이너에서 전기를 꺼내 쓴다.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는 수명이 10년 정도다. 오랜 기간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 용량과 출력이 줄어 더 이상 전기차용으로 쓸 수 없지만 여전히 정격 용량 대비 80% 수준의 전력은 저장이 가능하다. 전동스쿠터·농업용 전기운반차 등 소형 장치의 전력 공급원으로 활용하거나, 여러 개를 묶어 ESS로 재사용하면 배터리 사용주기를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에 다양한 기업들이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사용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 폐배터리로 2㎿h(메가와트시)급 ESS 컨테이너 박스를 만들어 현대차 울산공장에 설치했다. 울산공장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ESS에 저장했다가 외부 전력망에 공급한다. 전기 수요가 급증하는 시간대에 ESS에 저장한 전력을 내보내면 전기 공급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다.

아예 새 상품으로 만들어 저렴하게 판매할 수도 있다. 현대모비스는 애프터서비스 센터, 딜러, 폐차장 등에서 회수한 배터리 중 잔존가치가 높은 최상위 품질의 폐배터리를 수리용 배터리, 노후 전기차용 배터리 등으로 다시 상품화하는 사업을 구상 중이다.

글로벌 비영리단체인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가 지난해 발간한 ‘전기차 배터리의 재사용 및 재활용 확대’ 백서를 보면, 매년 전 세계에서 폐기되는 배터리 중 50%가 재사용되고 나머지 50%가 재활용된다면 2030년에는 리튬·코발트·망간·니켈 등 배터리 원료에 대한 채굴 수요를 (재사용 0%·재활용 0% 시나리오 대비) 3% 낮출 수 있다. 2040년에는 11%, 2050년은 28%까지 줄어든다.

ICCT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재사용·재활용이 효과적으로 이뤄진다면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료에 대한 연간 수요를 안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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