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진
경향신문 기자
경향신문 사회부기자입니다. 경제, 문화부를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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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고발한다…신이 만든 세상, ‘여자’란 이름의 억압을 “나는 당신 영혼의 작디작은 한 조각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그런 나도 당신에게 요구할 권리가 있지 않나요?” 한 여성이 신을 부르며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시작한다. 결혼을 앞두고 집을 떠나기 전, 엄마는 여성에게 말했다. “그는 너에게 신이야.” 여성은 받아들인다. “나의 새 이름이 뭔지 아세요? 그의 아내예요.” 불행히도 남편의 소유물 혹은 하녀처럼 기능하던 여성은 끝내 버려진다. 엄마는 불행한 딸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먼 길을 떠났다 사고로 죽는다. 병든 여성은 어머니의 죽음도 지키지 못한 채 남편이 새 부인을 데려오던 날, 아이들과 함께 남편의 집에서 내쫓긴다. 여성은 말한다. “오 주여, 한번 여자가 되어 보세요!” -
금요일의 문장 이것은 과거였던 미래를 품은 기록이다 “영원의 세계는 고독으로 물들어 있었다. 영원은 하늘의 목소리를 받아 적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았다. 종이와 물감을 다루듯 사랑과 고독의 낱말을 써 내려가던 날들 속에서. 세계는 영원의 회전 속에서 진동하고 있었다. … 영원의 세계에서 시간과 공간은 중첩되어 순환하고 있었다. 이것은 과거였던 미래를 품은 기록이다.” <영원이 미래를 돌아본다> 수록작 ‘영원은 엷어지는 분홍’ 중, 문학실험실이제니 시인이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시집이다. “세계는 무덤으로 가득 차고 있다. 사이사이. 빈자리는 채워지고 또 채워지고 있다// 엄마 흰빛을 따라가세요.”(‘영원이 미래를 돌아본다’ 중) “어리고 여린 돌의 흰 가루. 더는 만날 수 없는 몸의 고운 뼛가루”(‘돌이 준 마음’ 중) 시집 군데군데 떠나보낸 어머니에 대한 애도의 정서가 담겼다. 시인은 슬픔을 감각하며 영원과 순환 그리고 그 가운데서 발견되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집의 후반부에 놓인 ‘되기-물방울 속의 물방울’ ‘되기-나 없는 나’ ‘되기-그 밖의 모든 것’ 등으로 이어지는 ‘되기’ 연작들은 나 아닌 다른 존재가 되어보려는 시도다. 시인은 이 시들을 통해 왜곡된 관념을 넘어 세계의 본질에 다가간다. 200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은 편운문학상, 김현문학패,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김멜라·김보영·김숨·박솔뫼·정영선…작가들이 그린피스와 만난 이유는? 김멜라·김보영·김숨·박솔뫼·정영선. 한국 문학의 최전선에 선 여성 작가들이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와 만났다. 이달 말 출간되는 소설 앤솔러지 <한 사람에게>를 통해서다. 기후 위기가 일상의 언어가 되어버린 시대 작가들이 ‘사라지는 것들’을 주제로 써낸 소설들은 종말의 감각을 다시금 일깨운다. 다섯 명의 작가를 유선 서면으로 만나 책에 참여한 이유를 들었다. -
문체부 제작 지원 정책 토론 예능?…‘더 로직’ 사회적 쟁점이 된 정부 정책을 토론하며 살펴보는 예능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KBS 2TV를 통해 신개념 예능형 토론 프로그램 ‘더 로직’(THE LOGIC)을 선보인다고 21일 밝혔다. 문체부가 협찬 광고 등 제작 지원에 나선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50분부터 70분간 총 5차례 방송된다. 프로그램에서는 국민 100명이 직접 토론에 참여해 정책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나눈다. 서바이벌, 사회실험, 관찰 카메라 등 다양한 예능적 장치도 가미했다. -
광화문에 한글 현판 추가 검토…문체부장관 “상징성 부각 취지” 올해 훈민정음 반포 580돌과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정부가 광화문에 훈민정음체 한글 현판을 추가하는 방안을 공식 추진하겠다고 20일 밝혔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공간인 광화문에 한글 현판을 걸어 우리 글과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겠다는 것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20일 국무회의에서 ‘광화문 한글 현판 추가 설치 검토’ 방안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2023년 3층 누각 처마에 설치된 기존 한자 현판은 그대로 두고, 2층 누각 처마에 한글 현판을 새로 설치하는 내용이다. -
저시력자·노년층 위한 첫 큰글자책 브랜드 ‘이지페이지’ 큰글자책은 저시력자와 고령층을 위해 글자 크기와 행간을 키워 특수 제작된 도서다. 기존에 출간된 도서를 큰글자책으로 다시 변형해 제작하는데, 판형과 문단 배치를 비롯해 사진 구성까지 편집을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돈이 더 든다.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큰글자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교보문고의 큰글자책 브랜드 ‘이지페이지(EasyPage)’를 통해서다. -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호감’, K팝·드라마·영화가 해냈다···외국인 10명 중 8명 ‘한국 호감’ 역대 최고 외국인 10명 중 8명 이상이 한국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일 발표한 ‘2025년도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호감도는 전년 대비 3.3%포인트(P) 상승한 82.3%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치다. 외국인의 한국 호감도는 2018년 78.7%, 2019년 76.7%, 2020년 78.1%, 2021년 80.5%, 2022년 79.3%, 2023년 77.5%, 2024년 79.0%였다. -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베스트셀러 1위 일본 작가 스즈키 유이 소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가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교보문고가 16일 발표한 1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김애란 소설 <안녕이라 그랬어>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출간됐으나 두 달여 후 1위에 오른 것이다. 지난해 11월 출간된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이동진 영화평론가 추천작으로 알려지면서 독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책은 지난해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으로 2001년생인 작가는 첫 장편인 이 작품으로 2000년대생 최초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
책과 삶 선량한 바보는 어떻게 폭력의 도구가 되나 독일 튀링겐의 가상 마을 카나에 사는 헤르쉬트 플로리안은 힘세고 덩치는 크지만 어리숙한 청년이다. 부모가 없는 자신을 거둬준 보스의 청소회사에서 일하며 동네 주민들의 잔심부름을 해결해주기도 한다. ‘동네 바보’ 같지만 퀼러씨의 물리학 수업을 진지하게 듣기도 한다. 문제는 그가 수업을 듣다 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 문제에 집착해 곧 세상이 붕괴할 것이라는 망상에 빠져버린 데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연방공화국 총리, 10557, 베를린, 빌리 브란트 슈르트라세” 그는 위대한 지도자 메르켈에게 이 위험을 알리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열어줄 것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보내는 이 주소엔 ‘헤르쉬트 07769’만 적는다. 07769는 그가 사는 지역의 우편번호다. -
2026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자 인터뷰…김남주 시인·이정원 소설가·박상현 평론가 문학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그 과정에 기꺼이 손길 하나 보탤 이들이 모였다. 올해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김남주 시인, 이정원 소설가, 박상현 평론가가 주인공이다. 한국 문학의 차세대 동력이 될 이들을 신춘문예 시상식이 열렸던 지난 7일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만났다. 낮엔 돈 버는 글·밤엔 돈 안 되는 글…악독같이 써온 날들…현재에 집중 -
오래가는 작가를 꿈꾸지만 “오늘의 글이 가장 중요해” 2026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자 인터뷰 문학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그 과정에 기꺼이 손길 하나 보탤 이들이 모였다. 올해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김남주 시인, 이정원 소설가, 박상현 평론가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 문학의 차세대 동력이 될 이들을 신춘문예 시상식이 열렸던 지난 7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만났다. 김남주 시인은 당선 전화를 받고는 “정말 내가 맞느냐”고 몇 번을 되물었다. ‘왜 믿지 못하냐’는 기자의 말에 “너무 오래 준비했다”고 말했다. 문예 창작으로 대학원까지 졸업한 뒤 마케팅 회사에 취업했다. 생계를 꾸려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일을 하면서도 시를 쓸 자신이 있었기”때문이다. 그는 “주 4일제 근무인데, 낮에는 돈 버는 글을 쓰고 밤에는 돈 안되는 글을 쓴다는 생각으로 정말 악독같이 썼다”고 말했다. -
한국 소설 ‘묘사’ 체계화, 문학평론가 조병무 별세 문학평론가 겸 시인 조병무 전 동덕여대 교수가 지난 11일 오전 4시50분쯤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2일 전했다. 향년 88세. 1937년 12월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경남 함안에서 자란 고인은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단국대 대학원에서 석사, 한양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3년 현대문학평론에 ‘날개의 두 표상’ ‘자의식의 문학’을 실으며 등단했다. 문학평론집 <가설의 옹호>(1971), <문학의 환경과 변화의 시대>(2011), <문학의 미적 담론과 시학>(2021) 등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