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 강점을 보여줘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김연아,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버락 오바마, 타이거 우즈….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이들에게는 모두 코치가 있다. 코치는 흔히 스포츠 세계에서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요즘엔 성과를 높이기 위해 많은 기업이나 조직에서 경영자를 위한 코칭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코치’의 어원은 헝가리의 도시 코치(Kocs)에서 개발된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에서 유래했다는데, 코칭받는 사람과 코치 사이의 파트너십을 통해 개인은 물론 조직의 변화와 발전을 도모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통상 코치들은 코칭받는 사람이 가진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고 강점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스타 플레이어의 코치가 바뀌었다는 것 자체가 뉴스가 되곤 한다. 그만큼 강점을 가려내고 상황에 맞게 발휘하게 해주는 코치의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강점을 키우는 것과 약점을 보완하는 것 중에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읽기 능력이 부족한 사람과 읽기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 있다. 이 둘을 대상으로 읽기 능력을 높이는 훈련을 한 후 성과의 차이를 비교한 연구가 있다. 그 결과는 우리의 상상 이상이다. 부족한 역량을 보완해 노력한 사람의 읽기 능력이 3배 정도 늘어났다면, 탁월한 사람이 노력했을 경우에는 230배 이상 증가했다. 강점에 기반한 코치를 육성하고 있는 고현숙 국민대 교수에 따르면 비교적 단순한 읽기 능력이 이 정도 차이를 보이는데, 우리의 다양한 능력들은 강점 중심의 계발 여하에 따라 비교할 수 없는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

지난 8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5개 그룹 총수와 CEO가 한자리에 모여 수소기업협의체를 발족하였다. 통상은 청와대 연례행사에나 있었던, 이례적인 모습이라 수소경제에 거는 기대와 절박함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린 수소에 이르는 여정이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게 해주고 동시에 글로벌 3000조원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기에 기업들이 2030년까지 4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투자는 약점을 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강점을 발견하고 집중해 극대화하려는 목표를 갖는다.

반대로 흔히 선거는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라고들 한다. 대선을 앞둔 이 시점에 과연 앞으로도 계속 그래야 할까. 생각해보면 초·중·고교, 대학교, 심지어는 일터에서조차 우리는 약점을 보완하는 쪽으로만 훈련되어온 것 같다. 그래서인지 각 당의 예비후보들 또한 서로 약점을 드러내고 비방하는 모습만 보인다. 언론 탓일까? 아니다. 국민투표가 실시된 이래, 우리나라의 공교육이 실시된 이래, 우리가 약점을 질책하고 그걸 보충하는 데 전력을 쏟아와 스스로는 물론 타인에게도 약점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로 사람은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정보에 훨씬 민감하도록 진화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좀 달라지자. 나라의 명운이 걸린 대통령 선거는 투자처를 고르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후보들의 강점을 잘 모른다. 이젠 후보마다 대체 불가능한 강점을 보고 투표하자. 위대한 업적은 강점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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