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렬
계명대 교수·사회학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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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사회학의 쓸모 경향신문에 칼럼을 써온 지 어느덧 8년. 오늘이 마지막 글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회학자의 의무를 다하고자 한다. 여기저기 만병통치약을 파는 거짓 구세주가 많다. 어떤 이는 “문제는 경제야!”라고 선동하며 정치를 먹고사는 문제로 쪼그라트린다. 다른 이는 “문제는 너야!”라고 선동하며 사회적 삶을 개인의 자기계발 문제로 가둔다. 경제성장과 자기계발에 성공하면 모든 문제가 단박에 해결될 거라고 속인다. 이와 달리 사회학은 사회의 ‘연대’를 최우선에 둔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성원이 함께 ‘좋은 삶’을 누릴 수 있을까? 묻는다. 왜 전 세계에 ‘극우’가 사회의 연대를 해치는 주된 세력으로 떠올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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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동종선호 최근 국방부가 군 중장을 대상으로 큰 폭의 인사를 단행했다. 중장 33명 중 20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진급 및 보직 인사다. 일반적으로 중장 진급자가 연간 5~10명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그 규모 면에서 지난 10년 내 최대라 한다. 규모도 놀라운데 실제 내용은 더 파격적이다. 육군참모총장, 특수전사령관 등 핵심 요직에 육사 출신이 아닌 학군 및 학사사관 출신 장성이 발탁되었다. 이번 인사로 군 내부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보도가 잇달았다. 이러한 평가에는 군 조직문화가 획일적이라는 시각이 깔려 있다. 그 결정적인 근거는 지난해 12월에 발생한 비상계엄에 군 수뇌부가 동조했다는 사실이다. 부당한 명령에도 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은 핵심 요직을 차지한 장군이 대부분 같은 학교 출신이라 그런 거 아닌가 의구심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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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굴대 시대의 사회학 지난주 한국문화사회학회 창립 20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있었다. 기획 세션 ‘굴대 시대의 사회학’에서 사회학자 박영신이 특별강연을 했다. 굴대 시대의 핵심은 초월이다. “무엇보다 초월은 자기 초월을 전제한다. 자기 본위의 자기중심성에 갇힌 의식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어떤 초월도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자기에게 물음을 던지며 그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왜 이렇게 초월이 중요할까? “어느 국가가 특정 국가의 예속국이 되지 않고, 서로 기대고 나누며 함께 도움을 주고받는 범세계의 이웃다움을 실행하고 이웃 됨을 증명하는 시대의 요청 앞에 우리 모두가 서 있다. 여러 인종, 여러 종교가 뒤섞여 살게 된 오늘날에 와서, 이처럼 자기 집착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자기 초월은 피할 수 없는 삶의 가치이고 놓쳐서는 안 될 삶의 길잡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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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내란대 10개 만들기 새 정부가 123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지역교육 혁신을 통한 지역인재 양성’을 설정했다. “지역대학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지역 내 관련 기관 간 연계·협력을 통해 지역의 교육력 제고 및 성장을 도모하고, 국가균형성장(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핵심 내용은 “거점국립대학을 지역 기술주도 성장을 견인하는 교육·연구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학부 교육 혁신 지원 및 학부, 대학원, 연구소를 일괄(패키지) 지원하여 연구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에 두고 있다. 이 고등교육 국정과제는 거점국립대학에 서울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집중 투자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대학 서열화를 완화하고 청년 유출을 막아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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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초국적 극우 지난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3시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렸다.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뜻이 무엇인지 가늠하는 사이 한 유력 야당 정치인이 우려를 표명했다. “그간 이재명 민주당 정권이 보여준 독재적 국정운영, 내란 몰이, 사법 시스템 파괴, 야당에 대한 정치보복, 언론에 대한 전방위적 장악이 결국 미국의 눈에 숙청과 혁명처럼 비치고 있는 것 아닐까.” ‘윤 어게인’을 외치는 한 유명 유튜버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고양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인권 유린 실태를 알리겠다며 미국으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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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여성가족부와 PBA 팀리그 최근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했다. 표면적인 사유는 국회 보좌관 갑질이지만, 그 밑에는 여성가족부의 존재 이유에 대한 논란이 깔려 있다. 여성부가 2001년 신설된 후 2004년 보육 업무를 맡으면서 여성가족부로 확대되었다. 2008년 여성부로 돌아갔다가 2010년 청소년·가족 업무를 이관받음으로써 여성가족부 이름을 되찾았다. 오락가락하는 사이 보수진영에서 여성가족부를 젠더 갈등의 진원지로 지목했다. 특히 20대 대선 과정에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 이후 지난 3년 동안 존재감을 잃었다. 이 틈을 타 진보진영에서는 차별금지법, 생활동반자법, 비동의강간죄와 같이 기존 정체성을 뒤흔들 수 있는 의제를 들고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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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극우 정치 대 정체성 정치 역사적으로 볼 때 우파는 프랑스 혁명 이후 세워진 민주공화제를 반대하는 세력에서 출발한다. 우파는 주장한다. 만인이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 시민이라 주장하는 민주공화제는 인류가 이룩해놓은 위대한 문명을 악한 신분제라며 파괴했다. 공교육을 통해 인민을 하향 평준화된 우중으로 전락시켰다. 성과를 내려면 경쟁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합당한 보상을 배분해야 한다. 이로 인한 불평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만 아니라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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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극우와 K학문 극우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한 대통령 선거가 국민의 심판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극우의 위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위협은 일국적 차원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선진 자본주의 나라 대부분에서 극우 세력이 부활했다. 영국과 미국은 새로운 민족주의의 도전에 직면했다. 영국은 브렉시트를 감행했고 미국은 두 번에 걸쳐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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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극우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내자 ‘극우’ 세력이 한국을 비롯해 세계를 휩쓸고 있다. 극우가 우파인 이상 우파 일반의 속성을 지닌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파의 핵심은 프랑스혁명이 문을 연 민주공화정을 부정하는 것이다. 자유·평등·박애를 거부하고 권위·차등·시혜를 주장한다. 자유로워지려면 평등해야 한다. 평등한 사람 사이에서만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신분제적 전통과 단절한 근대적 개인이 돼야 한다. 자유롭고 평등한 사람은 법과 같은 일반적 언어를 활용해 박애를 실천할 수 있다. 우파는 이에 정면으로 맞선다. 신분제적 전통 속에서 엘리트적 가치를 찾고 목표를 세워야 한다. 불평등은 자연스럽고 불가피할 뿐 아니라 사회에 이롭다. 평등은 허망한 유토피아적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엘리트 지배자가 유순한 민중에게 시혜를 베풂으로써 위계적 결속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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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에서 학문하기 계명대학교 여성학과가 폐지돼 사회학과로 흡수된다고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대구·경북의 한 독립언론이 ‘계명대 여성학과 지키기 공동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의 일방적 주장을 받아 ‘사회학 가해자’ 대 ‘여성학 피해자’ 프레임으로 보도한 것이 발단이다. 이를 이어받아 인터넷 신문·주간지 기사와 일간지 칼럼이 확산시켰다. 계명대 사회학과 학과장인 당사자로서 속사정을 알릴 필요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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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국민적 연대 실행할 대통령 뽑자 지난해 12월3일 위헌적인 계엄이 기습적으로 선포된 후 122일 만에 마침내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했다. 파면 결정의 준거는 헌법이다. 하지만 단순히 헌법재판관 8인의 헌법 해석에만 근거한 것은 아니다. 122일 동안 시민이 광장에 함께 모여 우리 사회의 근본 가치를 성찰한 덕분이다. 한 사회는 심층적 차원에서 사회적 삶에 궁극적인 방향을 제공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통합돼 있다. 이러한 가치는 각자 뿔뿔이 흩어져 먹고사느라 바쁜 일상의 삶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사회를 근본적인 위기에 빠뜨리는 문제적 상황이 발생하면 다르다.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가치론적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우리 사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정녕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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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뉴라이트의 메타정치 지난 6일 독일 공영방송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려다 취소했다. <인사이드 코리아: 중국과 북한 그늘 아래의 국가 위기>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는 지난달 25일 방송사 홈페이지에 미리 공개된 바 있다. 계엄을 옹호하는 극우 유튜버의 주장을 과도하게 담고 있다. 한국의 국가 위기에 미국·중국·북한 간의 권력 투쟁이 반영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보수 언론의 여론조사를 근거로 윤석열 지지가 51%, 반대가 47%라고 알렸다. 외교부가 손 놓고 있는 사이 일방적 주장에 대한 교민과 시민단체의 항의가 잇따랐다. 결국 방영을 취소하고 홈페이지에 올린 다큐멘터리도 삭제했다. 우발적 에피소드로 보기엔 찜찜하다.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가 뉴라이트 세력의 ‘초국적 연결망’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엄혹한 현실을 노출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