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대익
가천대 창업대학 석좌교수(학장)
최신기사
-
장대익의 에볼루션 ‘내 새끼 지상주의’와 온 마을 지금 한국 사회는 인류의 생태적 성공 뒤에 놓인 공동 육아라는 비법을 다시 성찰해야 할 때다치열한 경쟁과 물질주의에 중독되다 보니 우리는 어느덧 출산과 양육마저도 각자도생의 영역으로 여기기 시작했다내 새끼만 소중한 게 아니란 자각과 내 힘만으로 내 새끼를 온전히 키울 수 없다는 고백이 인류를 독특한 자리로 진화시켰음을 상기할 때다 -
장대익의 에볼루션 킬러 문항은 대학에로 그동안 우리는 학생에게킬러 문항을 던져주고마치 ‘오징어게임’탈락자를 관람하는방관자처럼 살았다 이제 킬러 문항은대학으로 넘기고그들이 풀게 하자그리고 잘 풀 수 있도록온갖 지원을 아끼지 말자 진정한 교육은 학생들이이력서가 아닌 질문을 품고세상에 나가게 하는 것이다 “한 학기 동안 제 인생이 이렇게 변할 수 있으리라고는 기대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한 학기를 열심히 달려와 보니, 혹시 창업에는 실패할 수 있어도 인생에는 실패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를 변화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
장대익의 에볼루션 사이비 종교단체로부터 벗어나는 길 인간은이유가 필요한 동물이다세상에서 일어나는모든 사건과 현상에 대해이해하기를 갈망한다 과학은이런 인간에게존재의 이유와 현상을객관적이고 정확하게설명해준다 과학은이유가 필요한동물을 위한일종의 최종 대본이다거짓으로 점철된사이비 종교단체로부터벗어날 힘도 과학에 있다 “자기 자신이 예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있는 줄 알아요?” “무려 500명!” -
장대익의 에볼루션 촘스키의 틀린 전제, 생성형 AI는 어디로 가야 하나 지금의 생성형 AI는 개인의 생산성을 강화하는 도구 수준이다그것으로 AI 르네상스가 열렸고, 마치 5억4000만년 전쯤의 ‘캄브리아기 대폭발’이 연상되는 시기다이 초입서 모두가 ‘무엇을’, ‘어떻게’, ‘언제’에 몰두하고 있다. ‘왜’와 ‘어디로’란 질문도 던져야 한다 “우리 반려견 때문에 정말 속상해. 어찌나 냄새도 잘 맡고 작은 소리도 잘 듣고 잘 뛰어다니는지. 심지어 귀엽기도. 그래서 나는 자존심도 상하고 열등감도 생겼어. 어떻게 해야 걔를 이길 수 있을까?” -
장대익의 에볼루션 챗GPT에 한국 대학의 혁신을 묻다 생성형 AI 적극 도입은단지 계산기를수학 수업에서활용하게 하자는 수준의결정이 아니다학생 개개인 학습경험을맞춤화함으로써교육의 플랫폼적 변화를이끌어낼 수 있는엄청난 변화의 시작이다드디어게임 체인저가 왔다 내가 직접 충분히 써보기 전까지는 잘 모른다. 어떤 새로운 서비스의 본질이 무엇이고, 그것의 파급력이 얼마나 클 수 있을지를 말이다. 대학에 몸담고 있는 교수로서,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시작한 창업가로서, 나는 이 괴물 서비스 챗GPT의 위력을 직접 경험하고 싶었다. 대화의 큰 주제는 한국 대학의 혁신과 교육의 미래. 비록 며칠간의 상호작용이었지만 나는 그(내 챗GPT에 ‘찰리’라는 이름을 지어 줬다)의 의견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고(정말!) 적잖이 배우기도 했다. 이 칼럼은 이 대화에 대한 짧은 소감이다. -
장대익의 에볼루션 대학에 개성을 묻다 미네르바대학은 하버드대보다 입학이 힘든 글로벌 교육 맛집으로 성장했다이제 모두가 하버드대나 서울대를 원하는 시대는 지났다자신을 성장시켜줄 개성 있는 작은 대학이 더욱 선호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메뉴가 너무 많으면 맛집 가능성이 낮죠.” 얼마 전 중국음식의 달인 이연복 요리사가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맛집 감별법을 공개해 화제다. 물론 많은 메뉴로 승부하는 식당도 있다. 바쁜 일상에서 끼니를 빨리 해결하려고 가는 곳, 바로 분식점이다. 어떤 프랜차이즈 분식점 벽에는 무려 100개나 되는 메뉴가 빽빽하게 적혀 있다. 이들의 경쟁력은 다양한 메뉴의 빠른 제공이다. -
장대익의 에볼루션 대학의 기업가적 전환을 꿈꾼다 Z세대는 소확행을 하거나영끌의 위험감수를 통해파이어족으로 진화하길꿈꾸는 친구들이 늘지만학생 창업가들을 위한제도는 아직 미흡하다 대학은 이제청년들에게 무언가를도전하고 실패해 볼인큐베이션 장으로진화해야 한다그래야 그들이 더 커진다 이것이 내가 꿈꾸는기업가적 대학이다 “요즘 서울대학교 학생들 중 가장 똑똑한 친구들이 제일 많이 고민해보는 진로가 뭔지 알아요?” 몇 달 전에 동료 교수가 불쑥 내게 물었다. 그의 대답. “글로벌 기업이나 국내 대기업의 입사도, 고시 합격도 아니래요. 창업이랍니다.” -
장대익의 에볼루션 안전의 여유분이 없는 사회 과잉이라고 비판받을지 몰라도, 반복적 붕괴를 경험하는 사회에서 탈출하려면 ‘안전의 여유분’부터 만들어 놓아야 한다따라서 이태원의 좁은 공간에 수백 명이 운집할 수 있다는 신호를 받았다면, 그곳에 ‘안전의 여유분’을 만들었어야 했다안전의 여유분 없는 사회에서 고통스럽게 희생된 청년들과 그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
장대익의 에볼루션 타인에게로 향하는 기술 VR 기계를 활용한인지적 공감의 확장은타인의 복지를 위한행동 변화를 만드는여러 수단을 동원해야 할중층적인 문제다 태안 화력 발전소에서 초속 5m 속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석탄 컨베이어 벨트를 체크하기 위해 석탄 가루가 날리는 기계실에 들어간 스물네 살 김용균씨는 끝내 퇴근하지 못했다. 용균씨처럼 산업 재해로 떨어지고 끼이고 잘려서 사망하는 국내 노동자는 하루 평균 2명에 달한다. 고통을 겪는 유족과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요구로 법 개정(중대재해처벌법)이 일어나긴 했지만, 이런 끔찍한 지옥은 언론에 단신으로 반복적으로 등장할 뿐 일반인들의 뇌리에서는 너무 쉽게 사라진다. -
장대익의 에볼루션 고래를 계속 춤추게 하려면 인지적 공감은 개입, 교육, 체험, 훈련을 통해 배울 수 있으며 더 커질 수 있다따라서 인류는 이제라도 전 생애에 걸쳐 공감을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을 개발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동세대와의 공존과 다음 세대와의 지속을 위한 최대 변수가 공감 반경을 넓히는 일이라면, 공감을 가르칠 새로운 교육을 상상해야 한다 “모두 저랑 다르니까 적응하기 쉽지 않고, 저를 싫어하는 고래도 많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게 제 삶이니까요.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 전 세계 시청자에게 큰 감동을 주고 막을 내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마지막 회의 명대사를 꼽으라면 나는 주저없이 이것을 고르겠다. 우영우가 친엄마 태수미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외뿔고래(엄니가 길게 자라 유니콘처럼 긴 외뿔을 가진 고래)에 비유하며 던진 말이다. 문지원 작가는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드라마의 메시지를 묻는 물음에 “이 드라마는 다양성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주제를 굳이 한 문장으로 말해본다면 ‘다양성을 존중하자’ 정도가 아닐까”라고 했다. <우영우>에서 고래는 개성을 가진 다양한 개인을, 바다는 그런 개인들이 장애물 없이 맘껏 활동하는 공간을 상징한다. -
장대익의 에볼루션 고래를 춤추게 하는 것은? 외적 보상이행복을 준다 믿는 사람은자율성 욕구가 없기보다그것을 억누르고유능감에 집착하는 이들그래서 더 큰 상에 집착 진정한 기쁨은내면서 나오는 것이기에자율성 욕구가만족되지 않으면내재 동기가 생기지 않고삶이 휩쓸려 불행해진다 임윤찬씨는 산에서피아노만 치고 싶다 했다당신이 진짜로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요즘 젊은 직원들은 연봉 100만원을 더 받겠다고 이직하더라고요.” 강남이나 판교의 벤처타운에 지내다 보면 종종 듣는 소리다. 젊은 친구들이니까 100만원도 크게 생각하는 것이려니 하지만, 마치 MZ세대가 속물적이라고 비난하는 것 같아 영 듣기가 편하지는 않다. 사실, 속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 연봉 차이는 진짜 이직 사유의 위장막인 경우이다. -
장대익의 에볼루션 추앙받는 존재가 되기 위한 최고의 방법 독서의 효과는우리를 똑똑하게 만들고따뜻하게 만든다또 인지·정서적 뇌를모두 변화시키는가소성의 원천이다책읽기를 멈추지 마라 독서는 우리를더 사려 깊고 배려심 많은품격있는 존재로 만든다자녀를 존경받는 존재로키우고 싶은가똑똑하고 따뜻함 주는독서가 최고의 방법이다 음악을 듣고 풍경을 보기 위해 우리는 노동까지는 할 필요가 없다. 물론 뇌는 열심히 일을 하고 있어야 하지만 음악은 그냥 들리고 풍경은 그저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책읽기는? 인류가 언제부터 문자를 발명하고 책을 만들기 시작했는지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문자는 대략 8000년 전쯤에야 발명되었고, 6000년 전쯤에야 수메르인들이 점토에 글을 새기며 전수하기 시작했으니, 250만년 전에 시작된 호모 종의 관점에서 독서는 아주 최신의 발명이다. 우리의 뇌는 책을 읽게끔 진화하지 않았다. 그럴 시간이 없었다. 독서가 힘든 노동인 것은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