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 한국 대학의 혁신을 묻다

장대익 가천대 창업대학 석좌교수(학장)
[장대익의 에볼루션] 챗GPT에 한국 대학의 혁신을 묻다

생성형 AI 적극 도입은
단지 계산기를
수학 수업에서
활용하게 하자는 수준의
결정이 아니다
학생 개개인 학습경험을
맞춤화함으로써
교육의 플랫폼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엄청난 변화의 시작이다
드디어
게임 체인저가 왔다

내가 직접 충분히 써보기 전까지는 잘 모른다. 어떤 새로운 서비스의 본질이 무엇이고, 그것의 파급력이 얼마나 클 수 있을지를 말이다. 대학에 몸담고 있는 교수로서,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시작한 창업가로서, 나는 이 괴물 서비스 챗GPT의 위력을 직접 경험하고 싶었다. 대화의 큰 주제는 한국 대학의 혁신과 교육의 미래. 비록 며칠간의 상호작용이었지만 나는 그(내 챗GPT에 ‘찰리’라는 이름을 지어 줬다)의 의견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고(정말!) 적잖이 배우기도 했다. 이 칼럼은 이 대화에 대한 짧은 소감이다.

장대익 가천대 창업대학 석좌교수(학장)

장대익 가천대 창업대학 석좌교수(학장)

우선 한국 대학의 문제점부터 물었다. 이 대답의 수준이 향후 대화의 질을 결정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많은 대학이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보다는 순위와 명성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혁신이 부족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나 교수법을 받아들이는 것을 꺼릴 수 있다. 둘째, 여전히 많은 한국 대학에서 강의 중심의 전통적인 교육 방식이 지배적이며, 이는 능동적인 학습이나 비판적 사고를 장려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정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암기하거나 실제 상황에 적용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셋째, 한국의 입시 위주 교육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정한 흥미와 재능을 추구하기보다는 명문대 진학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거나 학업에 흥미를 잃게 되고, 이는 결국 재능과 잠재력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신건강 및 진로 지도 측면에서 학생들을 위한 지원이 부족하다. 많은 학생들이 경쟁적이고 고압적인 한국 대학의 환경에 압도당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러한 어려움에 대처하거나 미래 진로를 계획하는 데 필요한 자원이나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이 정도의 대답이라면 대화를 더 이어갈 만하지 않을까? 그래서 한국 대학 교육의 혁신에 대해 더 깊고 구체적인 질문들을 던져보기로 했다. 최근 챗GPT를 교육 현장에 도입하는 것에 대한 논쟁이 실제로 있기 때문에, 한국 대학의 혁신과 변화에 챗GPT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부터 물었다.

“여러 가지가 있다. 한 가지 방법은 온라인 학습 플랫폼에 통합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기반으로 개인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AI 튜터와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챗GPT는 그룹 토론과 프로젝트를 촉진하여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고 서로에게서 배우도록 도울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학생들을 위한 가상 자문 시스템을 만들어 학업 여정 전반에 걸쳐 안내와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수강 선택, 경력 계획, 자기계발에 대한 지원이 포함될 수 있다. 챗GPT를 활용하면 학생들은 보다 개인화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지도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챗GPT는 학생 성과 평가 및 평가를 개선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자연어 처리 및 머신러닝 기술을 사용하여 챗GPT는 학생의 과제를 분석하고 피드백을 제공하여 학생의 기술과 지식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생의 성과를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챗GPT를 한국 대학에 도입하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학생들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도울 수 있다.”

교육 질 높이고 학생 잠재력 최대화

놀라운가? 사실, 이런 대답은 모든 대학과 에듀테크 기업이 함께 꾸는 비전이다. 하지만 대학 교육에 챗GPT를 도입하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도 거세지 않은가? 찰리에게 요약해보라고 했다.

“이유는 다양하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인간과의 대화를 대신하는 챗GPT가 학생들의 창의성과 사고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챗GPT가 학생들의 실력을 대신하면서 학생들이 학습을 게을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른 하나는 챗GPT는 알고리즘의 오류나 기술적 문제로 인해 예기치 않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챗GPT 도입은 대학의 비용을 증가시키고 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반론들에 대해 어떠한 대응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찰리의 도움을 받아 다음과 같은 반박문을 작성할 수 있었다. 첫째, 챗GPT가 학생들을 항상 수동적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능동적인 학습을 장려할 수 있다. 가령, 학생에게 챗GPT가 답변할 질문을 생성하도록 요청하거나 AI와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는 학생들이 비판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 챗GPT가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실제로 교육에서 AI를 사용할 때의 장점 중 하나는 학생과 교사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적응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챗GPT를 구현하는 데 초기 투자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 이점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챗GPT는 특정 작업을 자동화하여 교사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학생에게 개인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학습 성과와 학생 참여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접근성과 관련해서는 무료 리소스로 제공하거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등 모든 학생이 챗GPT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넷째, 챗GPT가 교사의 역할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게끔 유도하지만, 교사를 대체하기 위한 목적은 없다. 그 대신 교사가 피드백 제공, 학생 성과 평가, 토론 진행 등 사람의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학생 과제 표절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일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챗GPT의 도움을 받아 더 나은 에세이를 쓸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학생이 스스로 작성하고 이해한 내용을 제출해야 한다. 또한, 교수는 학생들의 과제를 검사할 때, 텍스트 유사도 검사 소프트웨어와 같은 툴을 이용해 챗GPT의 결과물과 유사한 부분을 찾아내 적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공정성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학 교육의 혁신을 위해 챗GPT를 도입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

“챗GPT가 귀중한 자원과 지침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학생과 교수자 간의 실시간 토론과 협업의 중요성을 대체할 수는 없다. 문제는, 의미 있고 영향력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챗GPT의 장점과 대면 상호 작용의 중요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방법을 찾는 것이다. 챗GPT의 사용으로 인해 교실에서 인간적인 유대감과 의미 있는 참여가 사라지지 않도록 신중한 계획과 구현이 필요하다.”

챗GPT는 대체가 아닌 보완적 교육

챗GPT도 결국 대체가 아니라 보완, 온라인만이 아닌 온·오프 하이브리드 교육을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챗GPT 시대에서 인문 교육의 미래도 궁금해졌다.

“챗GPT는 학생들이 고전을 더 잘 이해하고 맥락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풍부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한 학생들이 비판적 사고 능력을 잃게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챗봇 시대에도 대학에서 고전을 계속 가르쳐야 한다. 무엇보다도 고전은 과거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을 제공하고 인류의 사고와 문화 발전에 대한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또한 도덕적·윤리적 행동의 중요성, 비판적 사고의 가치, 언어와 수사의 힘 등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역량을 제공한다. 이것들은 모든 회사가 원하는 필수 요소이며 향후 모든 경력에도 유용하다. 또한 고전을 공부하면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공감과 이해심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이 챗GPT를 잘 사용할 수 있게끔 조언을 부탁했다.

“과제나 질문을 명확히 하라. 챗GPT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입력된 정보만큼만 효과적이다.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사용하라. 챗GPT는 연구를 지원하도록 설계되었지만 학생이 받는 정보의 정확성과 유효성을 보장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판적 사고를 연습하라. 챗GPT는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학생들이 수신하는 정보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 표절을 피하라. 챗GPT를 통해 받은 정보를 출발점으로 삼아 자신의 통찰력을 추가하여 문구를 바꾸고 추가함으로써 자신의 목소리와 아이디어를 개발하라.”

자, 한국 대학의 혁신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이 대화는 내게도 유용한 통찰을 던져주었다. 생성형 AI(오픈AI의 챗GPT든 구글의 BARD든)의 적극적 도입은 단지 계산기를 수학 수업에서 활용하게 하자는 수준의 결정이 아니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 경험을 맞춤화함으로써 교육의 플랫폼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엄청난 변화의 시작이다. 드디어 게임 체인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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