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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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3분의 시간, 자유일까 구속일까 “비 오고 눈 오면 오히려 나와요. 위험한 거는 아는데 그놈의 돈 때문에 나오는 거예요.” “비 오고 눈 오면 기쁘죠. 위험한 거는 둘째예요.” 공공운수노조가 2026년 최저임금위원회에 제출하기 위해 발간한 ‘플랫폼 특수고용 노동자 적정임금 보장방안 연구’ 보고서에 나오는 라이더들의 증언이다. 배달노동자의 건당 임금은 배민과 쿠팡이츠가 만든 앱이 실시간으로 결정한다. 날씨가 좋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날은 배달료를 최저로, 비나 눈이 오는 날은 배달료를 높게 주는 방식이다. 수십만건의 주문과 수십만명의 노동자를 관리하는 AI는 피와 눈물은 물론 배달료의 최저선도 없다. 배민, 쿠팡이츠의 건당 최저 배달료는 2000원대로 떨어졌다. 문제는 AI만이 아니다. 쿠팡, 배민은 하청사장을 모집해 중간착취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하청노동자의 건당 임금은 1000원대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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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김영훈 장관이 응답할 차례다 ‘일을 하면 할수록 적자.’ 3월12일 기름값 대책을 요구하는 화물연대의 청와대 앞 기자회견에서 장재석 포항지역본부장이 한 말이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25t 화물차 노동자가 한 달 동안 사용하는 기름은 무려 3067L다. 2월 말 1500원대였던 경유값이 한때 2000원까지 오른 걸 감안하면, 약 150만원의 임금이 삭감됐다. 배달노동자와 택배노동자의 현실도 다르지 않다. 회사는 기름값을 반영해서 임금을 주지 않는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였다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지지 않아도 된다. 사업주가 부담해야 할 위험과 비용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면서 붙인 이름이 바로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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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수레바퀴 아래서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로봇 도입을 반대하는 노조를 향해 한 말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이미 수레바퀴 아래에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는 목소리만으로 본인인증을 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공공기관 최초로 도입했다. AI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이용자에게도 낯선 존재다. 이용자에게 목소리인증을 설득하고 등록하는 부담은 오롯이 상담노동자에게 전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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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0원짜리 하도급 계약서 지난 2일 발전소 정비업무를 수행하는 공공기관 한전KPS의 하청업체 노동자 8명이 노동조합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청업체가 이들을 해고하고 임금을 착복했기 때문이다. 한전KPS와 하청업체가 작성한 산출내역서를 확인해보니 하청업체의 이윤은 0원이었다. 계약을 따내기 위해 도급비를 최저가로 적어낸 결과다. 그렇다면 하청업체는 무엇으로 먹고 살까? 원청이 하청노동자의 인건비로 지급하라고 준 ‘노무비’에서 이윤을 챙긴다. 공공기관의 이윤 0원짜리 하도급 계약서는, 노동자에게 가야 할 돈을 하청업체가 가로채는 것을 용인하겠다는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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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쿠팡에서 유출되어야 할 정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책임을 지고 박대준 대표가 사임했다. 그러나 국민이 아는 쿠팡 최고책임자는 쿠팡Inc 김범석 의장이다. 김 의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고 국회 청문회도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김범석은 2015년에도 농구를 하다 아킬레스건을 다쳤다는 이유로 청문회 출석을 거부했다. 2021년 6월17일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소방관이 사망하자 김범석은 곧바로 쿠팡 한국 법인의 의장직과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당일배송보다 빠른 당일도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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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딜리버리히어로의 구조조정 2023년 4127억원. 2024년 5372억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민으로부터 받은 돈이다. 2023년 배당금으로 송금받았다가 국부유출 비판이 일자 2024년에는 자사주 매각방식을 택했다. 5372억원은 배민 영업이익의 84%였다. 송금의 비결은 구조조정이다. 자영업자는 쥐어짜고 라이더 배달료는 삭감했으며 노동력은 외주화했다. 2023년과 2024년 사이 배민 본사 직원의 숫자와 인건비는 제자리였는데 외주용역비는 1.7배 증가했다. 배달을 대신해줄 하청업체 사장들을 모집해 배달도 외주화했다. 플랫폼기업은 플랫폼노동이 아니라 모든 저렴한 노동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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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제2의 SPC, 인천공항 ‘주야 12시간씩 맞교대하는 3조 2교대가 합법적인 노동 형태인지 의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25일 SPC삼립 시화공장을 방문해 경영진에 던진 질문이다. 이 대통령은 SPC그룹에서 산재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가 야간·장시간 근로로 인한 피로 누적과 집중력 저하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한마디에 SPC는 8시간을 초과하는 야간노동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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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국가가 살인기업이 안 되려면 공항에서 조류 퇴치 업무를 하던 노동자가 하늘로 공포탄을 쏘았다. 불발탄이었다. 총을 점검하려는 순간 탄이 눈으로 발사됐고, 안구가 적출됐다. 도와줄 사람은 없었다. 극심한 고통 속에서 119에 전화를 걸었다. 2024년 무안공항에서 일어난 사고다. 그해 12월29일, 무안공항에서 17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그날도 노동자 홀로 조류 퇴치 업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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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교통사고인가, 중대재해인가 8월5일 밤, 쿠팡이츠 라이더 김용진이 버스에 치여 사망했다. 김용진이 쓰러진 도로 위에는 흰색 스프레이로 그린 사람 모양이 남았다. 7월31일 서울 반포의 도로에도 같은 그림이 그려졌다. 죽은 동료의 흔적 위로 언제 쓰러질지 모를 오토바이 두 바퀴가 아슬아슬하게 지나간다. 김용진은 신호를 준수하며 일하는 라이더였다. 라이더의 사고는 교통법규를 준수해도 막을 수 없는 불의의 사고일까?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고용노동부는 재해조사를 진행한다. 사고 원인을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다. 그러나 ‘사업장 외 교통사고’나 ‘명백한 사업주의 법 위반이 아닌 사고’는 재해조사에서 제외한다. 라이더의 중대재해 역시 배달플랫폼이 도로를 통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재해조사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배달플랫폼의 사업장은 도로만 있는 게 아니다. 노동부가 조사해야 할 배달 공장은 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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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지켜지지 않는 김충현과의 약속 7월20일은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충현이 산업재해로 사망한 지 49일이 된 날이었다. 불교에서는 고인이 생전에 쌓은 업에 대해 7일마다 한 번씩 총 7번의 심판을 받는다고 믿는다. 49일은 마지막 심판 날로, 고인의 극락왕생을 빌며 가족들과 함께 재를 올렸다. 그러나 49일 동안 김충현을 죽인 세상에 대한 심판은 없었다.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8년 김용균 사망사고 이후 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는 10명이다. 질식, 폭발, 추락 등으로 노동자가 죽었지만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폐쇄를 앞둔 삼천포발전소에서는 1명의 노동자가 자살했고, 원청의 갑질에 항의하며 자살을 시도한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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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회사 이름이 없는 작업복 “제가 입고 있는 옷은 저희 회사의 작업복입니다. 우리는 작업복에 회사 이름을 새기지 않습니다. 언제 또 회사가 바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태안화력발전소 정비 업무를 하는 한전KPS 하청노동자 정철희씨가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외친 말이다. 불법파견 소송 최후변론일이었다. 정씨는 16년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했는데, 사장은 15번 바뀌었다. 같은 발전소에서 똑같은 일을 했지만, 매년 다른 이름의 회사와 근로계약서를 쓰고 신입 직원이 됐다. 16년 동안 늘지 않는 연차휴가처럼, 경력도 처우도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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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또 깨진 ‘특고·플랫폼 노동자 꿈’ “이재명 ‘최저보수제’ 추진한다. 특고·플랫폼 노동자 최저임금 보장.” 지난 21일 동료 라이더가 카톡으로 보내준 기사 제목이었다. 플랫폼 노동자들이 흥분된 마음으로 뉴스를 공유하던 그날 밤 민주당에서 해명자료를 냈다. “오늘 민주당이 최저임금 적용 확대를 공약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닙니다.” 민주당이 플랫폼 노동자의 꿈을 깬 건 이번만이 아니다. 이재명 후보는 5월1일 노동자의날을 맞아 자신의 SNS에 “고용 형태나 계약 명칭과 무관하게 일하는 모든 사람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제도 개선을 추진하겠습니다”라고 썼다. 당일 종로구 포장마차에서 진행한 배달노동자, 보험설계사 등 특고·플랫폼 노동자 간담회에서도 “어떤 일을 하더라도 ‘이 정도 보수는 받아야 한다’는 최소보수제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소보수제는 민주당의 노동 공약에 포함됐다가 최종적으로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