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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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쿠팡 화재에서 발견해야 할 것 ‘정말 죄송한데, 입구가 어디일까요?’ 라이더를 시작한 후 길 찾는 것만큼은 자신 있었다. 그러나 처음 보는 물류센터 앞에서 라이더의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했다. 일명 헬퍼라 불리는 쿠팡캠프 알바를 하러 왔는데 10분째 입구를 찾지 못했다. 안내표지를 따라갔더니 마켓컬리가 나왔다. 쿠팡은 택배노동자가 물건을 싣고 갈 수 있도록 도심 가까이에 쿠팡캠프라는 물류센터를 운영한다. 거대한 물류창고 건물을 쿠팡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류회사들이 층별로 나누어 사용하고 있었다. 출근 시간이 임박해오자, 쿠팡 관리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계단을 뛰어 겨우 쿠팡캠프가 있는 층에 도착했는데 헬퍼들이 대기하는 사무실까지 또 한참을 찾아 들어가야 했다. 거대한 미로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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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최임 동결해서 자영업자 회생? 최저임금을 대폭 올렸더니 최저임금법 위반이 줄었다. 독일에서 실제 일어난 일이다. 독일은 2022년 최저임금을 9.82유로에서 12유로로 무려 22%나 인상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고용 충격과 노동시간 감축이 일어날 것이라 우려했지만 2024년 독일노동경제연구소는 ‘충격은 없었다(Nothing Crazy!)’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오히려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자 국민적 관심이 커지면서 법 준수율이 높아지는 효과까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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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특고 플랫폼 노동자의 생존급 마트 앞을 지나는데 학습지 선생님이 아이에게 기념품을 쥐여줬다. 발달에 중요하다며 그림책도 보여준다. 아이가 작은 입을 벌리며 “이게 모야?”라고 묻는다. ‘공짜노동’이다. 학습지교사가 전단을 돌리는 일은 무급이다. 기념품도 교사가 구입한다. 교육, 회의, 상담, 채점 시간도 무급이다. 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유 때문이다. 재능교육 수학 수업비용은 월 4만1000원. 교사는 회원모집 성과에 따라 월 1만4350원에서 월 2만2550원까지 20단계로 나뉜 수수료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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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노동의 필요충분조건, 2인1조 지하철에도 주차장이 있다. 지하철 첫차 시간은 오전 5시쯤이다. 드넓고 많은 역의 첫차 시간을 맞추려면 중간쯤에 위치한 역에 열차를 주차해놓고, 새벽에 바로 출발시켜야 한다. 주차와 숙박을 합쳐 주박역이라 하고, 차량은 주박열차라 부른다. 주박열차는 막차이자 첫차다. 막차 운행은 새벽 1시쯤 종료되고 5시 첫차를 준비하려면 4시엔 탑승해야 하므로 기관사는 3시간 정도 쉴 수 있다. 바로 잠이 들지 않으니 숙직실에서 눈만 감고 있다가 열차를 운행해야 한다. 문제는 5~8호선 기관사는 홀로 일한다는 점이다. 수많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사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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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3분의 시간, 자유일까 구속일까 “비 오고 눈 오면 오히려 나와요. 위험한 거는 아는데 그놈의 돈 때문에 나오는 거예요.” “비 오고 눈 오면 기쁘죠. 위험한 거는 둘째예요.” 공공운수노조가 2026년 최저임금위원회에 제출하기 위해 발간한 ‘플랫폼 특수고용 노동자 적정임금 보장방안 연구’ 보고서에 나오는 라이더들의 증언이다. 배달노동자의 건당 임금은 배민과 쿠팡이츠가 만든 앱이 실시간으로 결정한다. 날씨가 좋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날은 배달료를 최저로, 비나 눈이 오는 날은 배달료를 높게 주는 방식이다. 수십만건의 주문과 수십만명의 노동자를 관리하는 AI는 피와 눈물은 물론 배달료의 최저선도 없다. 배민, 쿠팡이츠의 건당 최저 배달료는 2000원대로 떨어졌다. 문제는 AI만이 아니다. 쿠팡, 배민은 하청사장을 모집해 중간착취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하청노동자의 건당 임금은 1000원대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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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김영훈 장관이 응답할 차례다 ‘일을 하면 할수록 적자.’ 3월12일 기름값 대책을 요구하는 화물연대의 청와대 앞 기자회견에서 장재석 포항지역본부장이 한 말이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25t 화물차 노동자가 한 달 동안 사용하는 기름은 무려 3067L다. 2월 말 1500원대였던 경유값이 한때 2000원까지 오른 걸 감안하면, 약 150만원의 임금이 삭감됐다. 배달노동자와 택배노동자의 현실도 다르지 않다. 회사는 기름값을 반영해서 임금을 주지 않는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였다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지지 않아도 된다. 사업주가 부담해야 할 위험과 비용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면서 붙인 이름이 바로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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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수레바퀴 아래서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로봇 도입을 반대하는 노조를 향해 한 말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이미 수레바퀴 아래에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는 목소리만으로 본인인증을 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공공기관 최초로 도입했다. AI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이용자에게도 낯선 존재다. 이용자에게 목소리인증을 설득하고 등록하는 부담은 오롯이 상담노동자에게 전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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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0원짜리 하도급 계약서 지난 2일 발전소 정비업무를 수행하는 공공기관 한전KPS의 하청업체 노동자 8명이 노동조합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청업체가 이들을 해고하고 임금을 착복했기 때문이다. 한전KPS와 하청업체가 작성한 산출내역서를 확인해보니 하청업체의 이윤은 0원이었다. 계약을 따내기 위해 도급비를 최저가로 적어낸 결과다. 그렇다면 하청업체는 무엇으로 먹고 살까? 원청이 하청노동자의 인건비로 지급하라고 준 ‘노무비’에서 이윤을 챙긴다. 공공기관의 이윤 0원짜리 하도급 계약서는, 노동자에게 가야 할 돈을 하청업체가 가로채는 것을 용인하겠다는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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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쿠팡에서 유출되어야 할 정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책임을 지고 박대준 대표가 사임했다. 그러나 국민이 아는 쿠팡 최고책임자는 쿠팡Inc 김범석 의장이다. 김 의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고 국회 청문회도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김범석은 2015년에도 농구를 하다 아킬레스건을 다쳤다는 이유로 청문회 출석을 거부했다. 2021년 6월17일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소방관이 사망하자 김범석은 곧바로 쿠팡 한국 법인의 의장직과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당일배송보다 빠른 당일도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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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딜리버리히어로의 구조조정 2023년 4127억원. 2024년 5372억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민으로부터 받은 돈이다. 2023년 배당금으로 송금받았다가 국부유출 비판이 일자 2024년에는 자사주 매각방식을 택했다. 5372억원은 배민 영업이익의 84%였다. 송금의 비결은 구조조정이다. 자영업자는 쥐어짜고 라이더 배달료는 삭감했으며 노동력은 외주화했다. 2023년과 2024년 사이 배민 본사 직원의 숫자와 인건비는 제자리였는데 외주용역비는 1.7배 증가했다. 배달을 대신해줄 하청업체 사장들을 모집해 배달도 외주화했다. 플랫폼기업은 플랫폼노동이 아니라 모든 저렴한 노동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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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제2의 SPC, 인천공항 ‘주야 12시간씩 맞교대하는 3조 2교대가 합법적인 노동 형태인지 의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25일 SPC삼립 시화공장을 방문해 경영진에 던진 질문이다. 이 대통령은 SPC그룹에서 산재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가 야간·장시간 근로로 인한 피로 누적과 집중력 저하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한마디에 SPC는 8시간을 초과하는 야간노동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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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국가가 살인기업이 안 되려면 공항에서 조류 퇴치 업무를 하던 노동자가 하늘로 공포탄을 쏘았다. 불발탄이었다. 총을 점검하려는 순간 탄이 눈으로 발사됐고, 안구가 적출됐다. 도와줄 사람은 없었다. 극심한 고통 속에서 119에 전화를 걸었다. 2024년 무안공항에서 일어난 사고다. 그해 12월29일, 무안공항에서 17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그날도 노동자 홀로 조류 퇴치 업무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