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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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딜리버리히어로의 구조조정 2023년 4127억원. 2024년 5372억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민으로부터 받은 돈이다. 2023년 배당금으로 송금받았다가 국부유출 비판이 일자 2024년에는 자사주 매각방식을 택했다. 5372억원은 배민 영업이익의 84%였다. 송금의 비결은 구조조정이다. 자영업자는 쥐어짜고 라이더 배달료는 삭감했으며 노동력은 외주화했다. 2023년과 2024년 사이 배민 본사 직원의 숫자와 인건비는 제자리였는데 외주용역비는 1.7배 증가했다. 배달을 대신해줄 하청업체 사장들을 모집해 배달도 외주화했다. 플랫폼기업은 플랫폼노동이 아니라 모든 저렴한 노동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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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제2의 SPC, 인천공항 ‘주야 12시간씩 맞교대하는 3조 2교대가 합법적인 노동 형태인지 의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25일 SPC삼립 시화공장을 방문해 경영진에 던진 질문이다. 이 대통령은 SPC그룹에서 산재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가 야간·장시간 근로로 인한 피로 누적과 집중력 저하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한마디에 SPC는 8시간을 초과하는 야간노동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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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국가가 살인기업이 안 되려면 공항에서 조류 퇴치 업무를 하던 노동자가 하늘로 공포탄을 쏘았다. 불발탄이었다. 총을 점검하려는 순간 탄이 눈으로 발사됐고, 안구가 적출됐다. 도와줄 사람은 없었다. 극심한 고통 속에서 119에 전화를 걸었다. 2024년 무안공항에서 일어난 사고다. 그해 12월29일, 무안공항에서 17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그날도 노동자 홀로 조류 퇴치 업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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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교통사고인가, 중대재해인가 8월5일 밤, 쿠팡이츠 라이더 김용진이 버스에 치여 사망했다. 김용진이 쓰러진 도로 위에는 흰색 스프레이로 그린 사람 모양이 남았다. 7월31일 서울 반포의 도로에도 같은 그림이 그려졌다. 죽은 동료의 흔적 위로 언제 쓰러질지 모를 오토바이 두 바퀴가 아슬아슬하게 지나간다. 김용진은 신호를 준수하며 일하는 라이더였다. 라이더의 사고는 교통법규를 준수해도 막을 수 없는 불의의 사고일까?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고용노동부는 재해조사를 진행한다. 사고 원인을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다. 그러나 ‘사업장 외 교통사고’나 ‘명백한 사업주의 법 위반이 아닌 사고’는 재해조사에서 제외한다. 라이더의 중대재해 역시 배달플랫폼이 도로를 통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재해조사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배달플랫폼의 사업장은 도로만 있는 게 아니다. 노동부가 조사해야 할 배달 공장은 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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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지켜지지 않는 김충현과의 약속 7월20일은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충현이 산업재해로 사망한 지 49일이 된 날이었다. 불교에서는 고인이 생전에 쌓은 업에 대해 7일마다 한 번씩 총 7번의 심판을 받는다고 믿는다. 49일은 마지막 심판 날로, 고인의 극락왕생을 빌며 가족들과 함께 재를 올렸다. 그러나 49일 동안 김충현을 죽인 세상에 대한 심판은 없었다.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8년 김용균 사망사고 이후 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는 10명이다. 질식, 폭발, 추락 등으로 노동자가 죽었지만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폐쇄를 앞둔 삼천포발전소에서는 1명의 노동자가 자살했고, 원청의 갑질에 항의하며 자살을 시도한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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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회사 이름이 없는 작업복 “제가 입고 있는 옷은 저희 회사의 작업복입니다. 우리는 작업복에 회사 이름을 새기지 않습니다. 언제 또 회사가 바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태안화력발전소 정비 업무를 하는 한전KPS 하청노동자 정철희씨가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외친 말이다. 불법파견 소송 최후변론일이었다. 정씨는 16년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했는데, 사장은 15번 바뀌었다. 같은 발전소에서 똑같은 일을 했지만, 매년 다른 이름의 회사와 근로계약서를 쓰고 신입 직원이 됐다. 16년 동안 늘지 않는 연차휴가처럼, 경력도 처우도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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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또 깨진 ‘특고·플랫폼 노동자 꿈’ “이재명 ‘최저보수제’ 추진한다. 특고·플랫폼 노동자 최저임금 보장.” 지난 21일 동료 라이더가 카톡으로 보내준 기사 제목이었다. 플랫폼 노동자들이 흥분된 마음으로 뉴스를 공유하던 그날 밤 민주당에서 해명자료를 냈다. “오늘 민주당이 최저임금 적용 확대를 공약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닙니다.” 민주당이 플랫폼 노동자의 꿈을 깬 건 이번만이 아니다. 이재명 후보는 5월1일 노동자의날을 맞아 자신의 SNS에 “고용 형태나 계약 명칭과 무관하게 일하는 모든 사람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제도 개선을 추진하겠습니다”라고 썼다. 당일 종로구 포장마차에서 진행한 배달노동자, 보험설계사 등 특고·플랫폼 노동자 간담회에서도 “어떤 일을 하더라도 ‘이 정도 보수는 받아야 한다’는 최소보수제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소보수제는 민주당의 노동 공약에 포함됐다가 최종적으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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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무상급식의 진짜 비밀 3월이면, 선생님은 모두에게 눈을 감으라고 했다. 급식비를 내기 어려운 학생은 손을 들라 했다. 망설일 틈은 없었다. 일단 손을 들고, 올라오는 감정을 마주했다. 숨기고 싶은 비밀을 들켰을 때의 당혹감과 진실을 말할 때의 시원함, 창피함과 고마움이 어지럽게 소용돌이쳤다. 모두가 눈을 감았지만 누가 급식비 지원을 받는지 알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 무상급식이 시행됐다. 나에게 사회대개혁은 떨리는 마음으로 올렸던 팔을 내리게 해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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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산불 진화 노동자의 속타는 외침 2022년 5월16일 경남 거제시 선자산 위를 날던 헬기가 추락해 2명이 사망했다. 추락한 헬기의 기령은 52년이었다. 사고 헬기와 노동자는 산림청이 아니라 에어팰리스라는 민간업체 소속이었다. 3월26일 경북 의성 산불을 끄기 위해 비행하던 헬기가 추락해 70대 조종사가 사망했다. 사고 헬기는 30년 이상 된 낡은 모델이었다. 이번에도 에어팰리스다. 국가는 산불 진화와 구조에 필수적인 헬기와 정비업무를 민간에 맡기고 민간업체는 사고 위험이 높은 낡은 헬기를 노동자에게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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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노동자와 어우러질 헌법의 풍경 “윤석열이 오염시킨 헌법의 말과 헌법의 풍경들이 제자리를 찾는 모습을 꼭 보고 싶습니다.” 윤석열 탄핵심판 국회 대리인단 장순욱 변호사가 최후변론에서 한 말이다. 헌법을 오염시킨 자는 윤석열만이 아니다. 지난달 27일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이 여야 국회의원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난민이나 이주민을 별도의 사법 절차 없이 최대 20개월까지 외국인보호소에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외국인보호소는 이름만 보호소일 뿐 창문도 환기시설도 없는 감옥이다. 2021년 모로코 국적의 난민이 두 손과 두 발이 뒤로 묶인 채 화성외국인수용소에 감금된 모습이 공개돼 공분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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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최저임금은 죄가 없다 윤석열 시급이 약 3050원 올랐다. 최저임금 노동자의 시급 인상분 170원의 18배다. 연봉으론 2억6200만원이다. 윤석열 집권 후 최저임금은 460원, 240원, 170원 올랐다. 물가와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삭감이다. 그가 최저임금을 삭감한 명분은 자영업자 보호였다. 윤석열은 지난해 12월2일 민생토론에서 “내수, 소비 진작 대책을 강구해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더 힘을 내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석열은 다음날 계엄을 선포해 자영업자는 물론 나라경제를 끝장냈다. 윤석열과 수많은 언론이 자영업자와 국가경제를 무너뜨린다고 저주했던 최저임금은 하지 못한 일이다. 윤석열은 1월15일 체포된 순간에도 최저임금에 경제파탄의 책임을 돌렸다. 그는 ‘국민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자필 편지에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경영 악화와 대출금 문제 등”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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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공항의 계엄령 ‘필수유지업무’ 인천공항공사가 청소 일을 필수유지업무로 지정하려 한다. 회사가 청소노동자를 소중하게 생각해 임금과 처우를 개선하려 하는 것일까? 필수유지업무 지정은 노동현장에 계엄을 선포하는 일이다. 필수유지업무란 철도, 항공운수, 병원, 통신 등 필수공익사업 중 정지되거나 폐지되는 경우 공중의 생명안전과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업무다. 필수유지업무로 지정되면 노조는 파업 중에도 일을 할 노동자 명단을 회사에 넘기고 회사는 명단에 있는 노동자에게 일하라고 지시할 수 있다. 노동자가 이를 어기고 파업에 동참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파업을 금지하고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처단한다는 윤석열의 계엄령 4호, 5호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