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욱
문화에디터 겸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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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노동자·참사 유족 등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한 부처님오신날 불기 2569년(2025년) 부처님오신날인 5일 석가모니의 탄생을 축하하고 불교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법회가 전국 사찰에서 열렸다. 한국 불교 최대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비롯한 불교계 주요 인사와 정관계 인사 등 1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축 법요식을 봉행했다. 진우스님은 봉축사에서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웃들, 지진으로 희생된 미얀마의 생명들 그 아픔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한 사람의 자비가 열 사람을 구하고, 한 사람의 보시가 세상을 밝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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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나쁜놈들 전성시대, 착한 영화가 보고 싶다 꽤 오랜 시간, 여러 나라에서 만들어진 갖가지 영화들을 봤다. 한국영화 수준은 형편없고, 상영하는 외국영화 수도 많지 않던 시절에도 극장들이 모여 있던 종로, 을지로, 충무로를 자주 찾았다. 영화에 깊이 빠져든 적도, 잠시 멀어진 적도 있었지만 좋아하는 작품에 대한 선호도는 일관됐다고 생각한다. 착한 사람들이 보상받는, 순하고 따뜻한 영화들에 끌렸다. 깊이 없다는 말도 들었지만, 퍽퍽한 현실에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좋지만 어두운 극장에서 보내는 두 시간의 행복은 지금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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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마동석과 윤석열의 어퍼컷 대결을 보고 싶다 공포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잔인하거나 오싹한 장면을 보면 나도 모르게 눈을 감게 된다. 그럼에도 최근 두 편을 연달아 봤다. <파묘> 이후 이런 장르에 대한 거부감이 덜해지기도 했지만, 볼만한 다른 영화가 없기도 했다. 먼저 선택한 영화는 <검은 수녀들>이었다. <파묘>를 만든 감독의 전작 <검은 사제들>과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홍보사 마케팅에 속아 내심 기대했지만 개봉 당일 영화를 본 뒤 적잖이 실망했다. 이야기는 길을 잃었고, 배우들은 겉돌았다. 작품성을 떠나 재미가 없었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졸음을 쫓느라 허벅지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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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국립 단체 지역 이전…‘AI시대 문화 대전환’ 추진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 문화 균형 발전을 위해 국립예술단체·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6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문화한국 2035’를 공개했다. ‘문화한국 2035’는 인공지능(AI) 시대 변화와 혁신 등 새로운 문화 중추 국가로서 정책 방향을 담았으며, 지역 문화 균형 발전, 저출생·고령화 등 사회 위기 대응, 콘텐츠·관광·스포츠 등 산업 생태계 혁신, 문화 분야 인공지능 대전환, 세계 문화 리더십 제고, 문화 역량 제고 등 향후 10년 문화 정책의 6대 과제를 골자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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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국민의힘, 역겨운 농담 같다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에서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으로 출입처를 옮겼을 때의 경험담이다. 출입 초반 한나라당을 주어로 한 정국 전망 기사들이 종종 빗나갔다. 큰일이라도 날 듯 앞서나간 기사를 썼지만, 의원들은 조용했다. ‘백팔번뇌’ 말이 나올 정도로 다이내믹했던 열린우리당에서 체득한 경험을 적용한 결과였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지도부 책임론 등으로 들썩였던 열린우리당과 달리 한나라당 의원들의 엉덩이는 무거웠다. 모험을 싫어했고, 웬만한 분란에는 꼼짝도 안 했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은 죽을 때도 줄 서서 죽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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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항복하라! ‘김건희 유니버스’의 빌런군단 이 이야기는 영화가 아니라 현실, 아니 영화 같은 현실이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악당이다. 이들의 언행은 조폭영화의 주먹들보다 막장스러우며, 이들의 만행은 공포영화의 사건들보다 기괴하다. 할리우드 상업영화에서 흔히 보는 것처럼 악당이 개과천선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현실이다. 이들은 더 악한 빌런군단으로 흑화했고, 급기야 내란을 시도해 대한민국을 큰 혼란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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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윤석열과 그 잔당들의 죄, 국민에게 고함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윤석열과 그 잔당들의 죄를 고합니다. 지금까지 윤석열은 취임 이후 국회가 의결한 법안에 대해 25번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지난 6월 22대 국회 출범 이후에도 11번의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이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례없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건국 이후에 전혀 유례없던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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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강시정권인가, 각시정권인가 윤석열 정권은 사실상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았다. 악재는 악재로 덮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정난맥은 극에 달했다. 3류 정치 브로커라는 명태균씨는 대통령 부부의 치부를 연일 들춘다. 권위 잃은 대통령의 메시지는 헛웃음을 낳는다. 대통령이 그나마 성과로 내세웠던 체코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 계약은 절차가 보류됐다. 급기야 대통령의 공천개입 정황을 뒷받침하는 통화 육성까지 공개됐다. 내세울 성과는 없고, 방어해야 할 쟁점들은 날마다 쌓여간다. 이 정도면 통치불능 지경이다. 지지율 20%짜리 대통령에게 비상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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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흰 수건을 던질 때가 됐다 아무리 여론에 둔감한 윤석열 대통령이라도 지금쯤 눈치챘을 것이다. 자신이 망토를 두르지 않았음을. 그러나 깨달음은 너무 늦게 왔다. 주변을 둘러봐도 망토는커녕 나뭇잎 한 장 찾을 수 없다. 바닥으로 추락한 지지율, 느슨해진 국정 장악력을 회복할 길은 없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창피함과 당황스러움을 감내하기보다 손바닥으로 자신의 눈을 가렸다. 정신승리를 택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스스로를 개혁 완성을 위해 험한 길도 마다 않는 지도자로 포장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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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대통령님 몰라봬서 죄송합니다’ 태극기의 반성 우리는 태극기세력입니다. 고백건대 윤석열 대통령님을 오랫동안 가짜 보수라고 생각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는 등 보수진영을 초토화시킨 대통령님은 믿을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 부딪친 것은 약속대련으로 봤습니다. 검찰총장 윤석열이 문재인 정부와 결별한 것으로 꾸미고 국민의힘에 위장취업해 보수의 남은 뿌리마저 뽑으려 한다는 것이 우리 쪽 다수의 의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말씀과 인사 등을 보면서 대통령님이야말로 진정한 태극기임을 알게 됐습니다. 그동안 몰라봬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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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윤석열과 한동훈, 누가 더 큰 배신자인가 되짚어보면 윤석열 정치의 출발이 배신이었다. 검찰총장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와 맞서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공정과 상식’ 이미지를 얻고, 그 덕에 대통령까지 됐다. 자신을 발탁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배신이었지만 당시엔 권력에 굴하지 않은 정의와 용기로 포장됐고, 그의 부족한 정치적 자질과 정책적 역량, 성마른 성격은 가려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집권 이후 자신에게 권력을 안겨준 공정과 상식의 가치를 내다버렸다. 자신과 아내 보호에만 급급하는 지극히 사적인 행보는 결기로 포장됐던 검찰총장 윤석열의 행동들이 정치적 계산에 따른 배신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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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 윤석열 대통령, 4월의 서늘한 공기를 기억하라 다시, 결국 윤석열이다. 일주일도 남지 않은 총선의 중심에 윤석열 대통령이 섰다. 의지대로 섰다기보다, 자의 반 타의 반 불려나왔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선거 국면 초반 거친 이념적 발언을 전보다 삼가는 등 나름의 로키 행보를 했지만, 윤 대통령은 심판 여론을 벗어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논란이 거셀 때 한숨 돌렸을 터지만, 찰나의 순간이었을 뿐이다. 국민의 대표로서 도저히 적절해 보이지 않는 몇몇 민주당 후보들의 자격 논란도 심판 여론을 누르진 못했다. 유권자의 격노한 민심 앞에 격노의 아이콘이 무기력하게 서 있는 모습에서 권력무상을 곱씹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