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다영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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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과 잘 살고 있습니다⑤ ‘편안한 지점’을 찾아가는 몸···트랜스젠더만의 이야기일까? 자신이 남성이나 여성 어느 성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의료적 조치를 하지 않은 사람, 법적 성별을 바꾸지 않은 사람 등은 트랜스젠더가 아닐까. 세계보건기구(WHO)는 2018년 트랜스젠더 정체성이 질병이 아닌, 성별이 불일치한 ‘성 건강 상태’라고 규정했다. 특정 요건을 갖춰야 주어지는 자격이 아니라, 정체성 그 자체라는 것이다. 100명의 트랜스젠더가 있다면 100개의 정체화 과정과 트랜지션이 있다. 하지만 트랜스젠더에 대한 한국 사회의 상상력은 아직 빈곤하다. 사회가 해당 성에 대해 기대하는 외양을 갖추는 것은 물론 성역할을 따를 것을 요구한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충족하지 않으면 ‘진짜’가 아니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트랜스젠더는 여자 또는 남자가 되는 것일까. 트랜스젠더는 그저 ‘나’로서 존재하며 편안한 지점을 찾아가는 ‘상태’의 몸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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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과 잘 살고 있습니다④ “아픈 게 왜 두려운지 생각해보면 잘 아플 수 있는 사회 해답 나와” “보통 한국 사회를 규정할 때 ‘남성’ ‘비장애인’ ‘선주민(먼저 살던 사람)’ 중심 사회라고 이야기하는데, 저는 덧붙여 ‘건강 중심’ 사회라고 말해요. 모든 사람이 건강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배제하는 사회죠.” 조한진희 다른몸들 대표(47)는 지난달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픈 몸은 질병을 가진 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건강 중심 사회에서 배제된 몸”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한 대표는 본인이 난치성 질환을 갖게 되면서 산업화·경제성장이 압도하는 한국 사회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아픈 몸들을 위한 ‘언어’가 없음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가 잘 아플 권리, 즉 ‘질병권’을 이야기하는 운동을 2019년 본격적으로 시작한 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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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과 잘 살고 있습니다② 14년차 플러스 사이즈 모델 김지양…“우리 몸은 오답이 아니야” “네덜란드를 배경으로 한 동화 중에 주먹으로 물이 새는 둑의 구멍을 막고 선 소년 얘기가 있거든요. 가끔 제가 그 소년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여기서 물러나면 안된다고요. 앞으로 한 발자국 나가는 게 안되면 반 발자국, 그것도 안되면 버티기라도 하자고 다짐하죠.” 김지양씨(38)에게선 뜻밖에도 너무 비장한 말이 흘러나왔다. 10년 넘게 몸 다양성 관련 활동을 해 온 원동력을 물은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김지양’이라는 이름은 하나의 수식어로 설명하기 어렵다. 데뷔 14년차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자 패션 잡지 ‘66100’ 편집장이자 동명의 의류 브랜드 대표이고, 세권의 책을 펴낸 작가이자 강연가, 외모 강박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모임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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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명3701 왜 아빠 성만 써야 하지? 2019년 김준영씨(35)는 구청에 혼인신고를 하러 갔습니다. 혼인신고서에는 자녀에게 엄마 성을 물려줄지 표시하는 ‘성·본의 협의’ 란이 있습니다. 누구 성을 줄지 결정하지 못했던 준영씨는 구청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당시 직원은 “나중에 정정할 수 있다”라고 안내했습니다. 하지만 직원의 실수였습니다. 1년 뒤 준영씨는 자녀에게 엄마인 자신의 성씨를 물려줄 방법을 찾았지만 혼인신고서에 한 번 적힌 내용은 정정할 수 없었습니다. 엄마 성을 물려줄 방법은 딱 하나, 이혼하고 혼인신고를 다시 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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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명3701 ‘이 단톡’ 들어갔다 정학당한 대학생? 총신대는 지난달 13일 A씨에 대해 징계심의위원회를 열었습니다. 인권 모임 카카오톡 단체 메신저 대화방에 들어갔다는 게 이유입니다. A씨가 참여한 모임이 ‘동성애 지지’에 해당해 징계 사유라는 주장이었습니다. 학부 졸업예정자였던 A씨는 징계위 결과 무기정학 처분을 받았습니다. A씨가 들어간 단체 메신저 대화방은 총신대 대학생들이 꾸린 성소수자 인권모임이었습니다. A씨는 지난달 2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소수자 이슈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인 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징계심의위에서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은 한 개인을 형성하는 정체성이며, 찬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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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명3701 인생네컷 못 찍는 MZ세대? “네 컷 사진은 필수 코스인데, 저는 못 간 지 3년째예요” 최근 MZ 세대에게 ‘마라탕후루’만큼 유행하는 ‘네 컷 사진’은 친구들과 놀 때 필수 코스입니다. 하지만 휠체어를 탄 장애인에게 대부분의 포토 부스는 접근조차 어렵습니다. 지난 10월 경향신문은 전동휠체어로 이동하는 지체장애인 A씨와 함께 서울 종로구 혜화역 근방 네 컷 사진 점포 9곳을 찾았습니다. 처음 도착한 점포에서는 입구 계단에 가로막혀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동행한 사람이 휠체어를 밀어 가까스로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있었지만, 턱이 2개 이상인 곳은 불가능했습니다. 이날 찾아간 9개 점포 중 3개 점포에만 휠체어가 오를 수 있는 경사로가 있었습니다. 출입문이 미닫이가 아닌 여닫이인 경우에도 주변사람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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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명3701 넥슨 불매한다고? 지난달 23일 게임회사 넥슨은 한 홍보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 영상을 본 일부 남성 이용자들은 크게 항의했습니다. 영상 속 캐릭터가 ‘남성혐오를 상징하는 집게 손 모양을 했다’라는 이유였습니다. 이들은 외주 회사 ‘스튜디오 뿌리’의 여성 직원 A씨가 의도를 가지고 몰래 손 모양을 그려넣었을 것이라 주장하면서 신상을 공개하고 해고를 요구했습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해당 장면을 그린 사람은 A씨가 아니라 40대 남성 애니메이터로 확인됐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의 콘티를 검수하고 총괄한 감독은 50대 남성으로 확인됐습니다. 스튜디오 뿌리의 총괄 감독은 “원청인 넥슨은 물론 스태프들과 협의하며 그린 그림이다”라고 밝혔습니다. A씨는 “넥슨이 악성 유저들 말은 믿으면서 몇 년간 같이 일한 저희 말은 믿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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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명3701 우유 가격 역대급 오른 이유?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우유 소비자물가지수는 122.03으로 전년 대비 14.3% 상승했습니다. 14년2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입니다. 같은 달 낙농진흥회는 낙농가의 생산비가 올랐다는 이유로 마실 수 있는 원유의 기본가격을 ℓ당 88원(8.8%) 올렸습니다. 지난달 대형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우유 가격은 국내 우유는 900㎖에 3000원, 폴란드산 수입 멸균 우유는 1ℓ에 1900원이었습니다. 비교적 값싼 외국산 우유를 사는 소비자도 있었습니다. 지난달 8일 젖소 35마리가 있는 전남 영광의 한 목장을 찾았습니다. 이곳을 운영하는 목장주 김용철씨(65)는 “국내 원유 생산비가 오른 이유는 다양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생한 ‘국제 물류 대란’ 여파로 젖소의 먹이인 건초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김씨는 “건초와 배합사료를 합해 한 달 사룟값이 3000만원”이라며 “사룟값이 원유 생산비의 70%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젖 짤 때나 축사를 덥힐 때 쓰는 전기 요금도 올라서 비용은 더욱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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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명3701 홍대에 모인 지뢰계 청소년? 레이스와 리본 달린 옷을 입고, 음악에 맞춰 춤추는 틱톡 영상을 찍는 학생들. 지난달 11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경의선 책거리의 모습입니다. 이곳에 모인 청소년들은 ‘지뢰계’ 문화를 추구합니다. ‘화려한 공주풍 패션’이 이들의 특징이죠. 최근 한 유튜버는 이곳에 모인 ‘지뢰계’ ‘경의선 키즈’가 조건만남을 한다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일부 언론은 이들이 자해와 성매매를 하는 가출 청소년이라고 보도했죠. 일본 가부키초 근처에서 노숙하는 가출 청소년 ‘토요코 키즈’에 빗대 우리나라에도 가출·성매매·자해로 얼룩진 ‘경의선 키즈’가 생겼다는 내용으로요. ‘지뢰계’는 정신이 불안정해 밟으면 터진다는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은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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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어” “이게 뭐야?” 교수님과 반말하는 학생들, 평어 1년 실험기 대학 수업 시간, 학생이 교수에게 묻는다. “이게 뭐야?” 강의 시작 전, 학생들에게 손바닥만 한 종이를 별다른 설명 없이 나눠준 직후였다. 종이에는 이날의 조별 토론 주제가 적혔다. 학생의 ‘반말’ 질문을 들은 교수는 대수롭지 않게 “그냥 갖고 놀아, 가지고 있어”라고 답했다. 교수는 계단식 형태의 교실을 오르내리며 전체 학생들에게 다 나눠줄 때까지 학생들과 ‘반말 대화’를 이어갔다. 지난달 11일 오후 경희대학교 ‘의미의 탄생’이라는 교양과목 강의실에서 벌어진 장면이다. 이 수업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은 대화할 때 존댓말 대신 ‘평어’를 써야 한다. 교수, 복학생 선배, 신입생 모두 예외는 없다. 평어는 이름 호칭과 반말로 구성된 말이다. 말의 평등함을 추구하자는 의미로 제안된 ‘예의 있는 반말’이다. 이를테면 “OO(이름), 나 궁금한 게 있어” “나는 이렇게 생각해”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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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명3701 캄보디아 초등학교 교실 모습은? 11월20일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어린이의 날’입니다. 전 세계 어린이의 권리를 생각하자는 기념일을 맞아 암호명3701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북동쪽으로 190㎞ 떨어진 농촌 츨롱에 방문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어린이들의 꿈은 경찰, 선생님, 축구 선수였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하고 뛰어노는 어린이들의 하루를 따라갔습니다. 지난달 31일 오전 비알깐생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숫자 세는 법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큰소리로 1부터 5까지 숫자를 캄보디아 언어인 크메르어로 외쳤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저마다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 파란색 펜으로 배운 숫자를 썼다 지우며 놀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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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명3701 내년 간호대 입학 정원 늘린다고? 지난 1일 보건복지부는 2025학년도부터 간호대 입학생을 지금보다 약 1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023학년도 전국 간호대 정원인 2만3183명보다 4%가량 늘어나는 겁니다. 복지부가 밝힌 증원 이유는 간호사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미 2019년부터 전년 대비 700명씩 간호대 신입생을 더 뽑고 있지만 여전히 모자랍니다. 올해 6월 인구 1000명당 임상 활동 간호사 수는 OECD 평균 8.0명이지만 한국은 5.02명에 그쳤습니다. 병원에 남은 간호사들은 과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간호사 혼자 담당해야 하는 환자는 평균 22.6명에 달했습니다. 지난 31개월간 국립대 병원을 그만둔 간호사는 4638명입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736명은 2년도 안 돼 병원을 나왔습니다. 수도권 이외 병원에서 일하려는 간호사는 훨씬 부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