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ason2 🧡 VOL 15 . 2022.12.2~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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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Briefing : 오늘 레터에서는 교원평가 성희롱을 공론화한 여성 교사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피해 교사 3명을 직접 만나 공론화를 결심한 이유와 그 이후 상황에 대해 들어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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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교원평가 성희롱 공론화, 그 이후 여러분, 한주 간 잘 지내셨나요? 플랫 레터 피드백 페이지에는 '플랫팀이 다뤄줬으면 하는 주제'를 쓰는 항목을 있는데요. 지난주 레터를 본 한 입주자님이 이런 글을 남겨주셨어요. "교원평가를 통해 교사가 성희롱을 당했는데, 익명성 보장과 학생 신변 보호를 위해 아무 조치도 취할 수 없었다는 뉴스를 봤어요. 학생들을 대하기 두려워지고, 깊은 슬픔과 복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성희롱을 당하는 교사들은, 어떤 대응을 하면 될까요? " 입주자님이 언급하신 사건은 세종의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졌어요. 지난 2일 이 학교 여성 교사들은 2022년 교원평가를 통해 학생들에게 들은 성적 모욕 발언을 트위터를 통해 알렸어요. "XX 크더라. 짜면 모유 나오는 부분이냐" "김정은 기쁨조나 해라" "김보X"(교사 이름에 여성 성기를 지칭하는 단어를 합친 것) 등 수위도 충격적 수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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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도 '교실 내 여성혐오' 기사를 보거나 쓸때면 (당연히 혐오는 안된다!라고 말하면서도) 왠지 모를 무력감이 들었어요. 한쪽에서는 남성 교사가 여학생을 상대로 한 성폭력과 '스쿨미투' 고발이 현재진행중인데, 다른 한쪽에서는 남학생이 여자 교사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대체 이 문제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막막하기도 했어요. 고등학생, 중학생, 초등학생으로 가해자 연령이 점점 어려지는 상황에선 '엄벌'만을 요구하기도 어려웠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주 레터를 준비하며 피해 선생님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이제는 다른 국면이 오겠다 싶었습니다. "잘못은 피해자가 아니라, 그 학생들이 한 거에요. 이런 일을 겪는 선생님들이 더 이상 부끄러워하거나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선생님들이 단호한 목소리를 들으며, 제가 너무나도 당연한 명제를 잊고 있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생생한 인터뷰는 레터 하단 '커튼콜' 코너에 정리해두었으니 끝까지 읽어주세요! 일단 어떻게 된 사건인지부터 차근차근 짚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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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된 사건인가요? - 교원능력개발평가는 학생과 학부모가 실시하는 '교원 만족도 조사'로, 2010년 도입됐습니다. 교원의 학습·생활지도 능력을 5점 척도로 평가하되,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은 자유서술형으로 적도록 되어있어요. 교원단체들은 '교사의 전문성 제고'라는 취지가 퇴색하고 '합법적 악플의 장'이라고 변질됐다며 폐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 젊은 여성 교사들은 성희롱·성적 모욕에도 시달립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세종 ㄷ고등학교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교사는 총 6명. 모두 여성입니다.
- 피해 교사도 처음부터 법적 조치를 나선 것은 아니었어요. A씨는 교원평가 결과를 확인한 직후 교장 면담에서 "교내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자수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요구했어요. 가해 학생이 반성하면 별도 고소절차는 밟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죠.
- 하지만 학교는 A씨 요구를 거절했어요. 교장은 ‘공개적으로 일을 처리하면 새로운 가해가 생길 수 있다’ ‘가해 학생이 토끼몰이(?)를 당해 극단적 선택을 할수 있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교육부와 교육청 역시 '익명 조사가 원칙이라 학생을 특정할 수 없다'며 소극적으로 대응했고요.
- 결국 A씨는 가해 학생을 특정하기 위해 세종 남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교원평가 성희롱 피해 공론화’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피해 사실과 학교 측 대처를 외부로도 알렸어요. 게시글은 5일만에 3만건 이상 리트윗되며 언론 보도로 이어졌습니다.
💬공론화 이후 상황은요? - 사건이 알려진 후 학교 측 대응은 달라졌습니다. 학교 측은 7일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특별휴가, 업무상 병가 등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어요.
- A씨에 따르면, 피해 교원들 모두 심한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고 해요. 가해 학생이 누군지 모르다보니, 수업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입니다. 교사로서 죄없는 학생들을 의심하고 있다는 죄책감도 크고요.
- 현재 피해 교원들은 모두 병가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요. 업무가 몰리는 연말이다보니 대체 인력을 찾기 쉽지 않거든요. 담임 교사인 경우 학부모와 소통해야 할 일도 많고요.
- 학교 바깥에서는 교원들이 모욕 발언에 무방비로 노출되지 않도록 교원평가를 폐지·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욕설 등에 대한 필터링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강화하겠다"면서도 교원평가 폐지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다른 사례는 없었나요? -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난 8월 충남 홍성에서는 수업 중 교단에 드러누운 남학생이 여교사의 뒷모습을 촬영하는 영상이 논란이 돼 교육 당국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수업 진행을 방해하는 수준을 넘어, 불법촬영 등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 2021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성희롱·성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한 여성 교사 비율은 41.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백래시·성폭력 행위를 한 사람은 ‘학생’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 문제는 이런 경우에도, 선생님이 가해 학생을 제재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젊고 연차가 낮을수록, 학생 장악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까 문제 제기를 꺼리는 경향도 있습니다.
여성 교사를 대상으로 한 남학생들의 성희롱은 '교권 침해'인 동시에 '젠더 폭력'입니다. 교사에 대한 감정적 불만이 '성적 공격'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배경에는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를 묵인해 온 이 사회의 여성 혐오가 있습니다. 젊은 여성 교사들이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공개적으로 털어놓기 어려워하는 상황 또한 젠더적 맥락을 떼놓고 이야기할 수 없고요. "우리도 존엄이 있는 인간이고,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자 연인이자 친구잖아요. 교사라는 이유로 이 모든 일을 참고 견뎌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저는 여성 교원들이 분노가 임계점에 달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바로 그 순간, 변화 역시 시작될 테고요. 백래시의 최전선이 되어버린 교실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분투하는 모든 여성 교사분들께 존경의 마음을 전하며, 이번 레터 마무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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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며 입을 닫았던 “그녀가 말했다” "하비 와인스타인이 수십년간 성폭력 고발자들에게 합의금을 지급했다" 2017년 10월5일자 뉴욕타임스 기사 제목입니다. 10명이 넘는 관계자들의 증언을 이끌어내며 미투(#MeToo) 운동의 도화선이 됐죠. 영화 <그녀가 말했다>는 이 기사를 쓴 조디 캔터, 매건 투히 기자의 취재기를 다룬 동명의 책을 원작으로 했어요. (참고로, 책도 정말 재밌습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영화 <스포트라이트>와 비슷해보이지만, <그녀가 말했다>에서 기자들이 입수해야 하는 '결정적 증거'는 문건이 아닌 피해자의 증언입니다. "내가 왜 당신들과 인터뷰를 해야하죠?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텐데?" 두 기자는 스스로도 답을 찾기 어려운 질문 앞에서 망설이고 괴로워합니다. 그럼에도 피해자를, 그리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죠. <서프러제트> <프라미싱 영 우먼> 등 여성 인권을 다룬 영화에 여러 번 출연한 캐리 멀리건이 <왓 이프>의 조 카잔과 함께 주연을 맡았어요. 최민지 기자의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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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성형수술 코디로 취직한 과학기술학자의 ‘성형세계 참여관찰기’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 임소연 작가의 신작 <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입니다. 과학기술학 연구자인 저자가 강남의 한 성형외과 코디로 3년간 일하며 참여관찰한 기록물입니다. 지적 능력으로 평가받는 학계와 외적 매력이 모든 것인 성형외과. 이질적인 두 세계에 발을 걸친 저자는 의사, 간호사, 상담실장, 환자 등을 인터뷰하며 '성괴’와 ‘미인’을 나누는 기준의 얄팍함을 예리하게 관찰합니다. 그러다 책 중반부, 저자는 쌍꺼풀 수술과 양악 수술을 받기로 결심해요. 성형수술 당사자가 된 저자는 '왜'를 설명하는 대신 수술 후 의료진과 가족에게 받은 돌봄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가부장적 미의 기준’에 대한 비판이 여성들의 '몸'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문제의식과 함께요. '성형수술과 얽혀버린’ 작가의 경험담이 담론과 현상, 욕망 사이에서 분열하는 여성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최민지 기자의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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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자앤데…" 언젠가부터 그 말이 불편해졌다 이전 레터에서 주간경향 <꼬다리> 코너를 한 번 소개해드린 적 있었죠. 이번주 필자는 정책사회부 조해람 기자입니다. 그는 제3자인 여성을 언급할 때마다 따라붙는 한국인의 언어습관을 고찰합니다. 남성을 언급하면서 '남자앤데'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점을 인지한 후, '여자앤데'라는 말은 "잠들기 전 방안의 모기처럼 필자의 머리 근처를 왱왱 맴돌았다"고 해요. 사회적 표준이 오랫동안 남성 중심이다보니 '대상의 성별을 알려야 할 상황'이 필요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그런 경우는 생각보다 훨씬 드물다고 결론 내리죠. 칼럼 자체도 재밌고 유익하지만, 칼럼을 본 입주자님들이 인스타그램 댓글로 비슷한 경험담을 계속 공유해주시는 것을 보고 '역시 좋은 칼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독을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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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식실 노동자의 폐암 발생률이 여성 평균(35~65세)의 35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14개 시도교육청 등이 급식실 노동자 1만8545명을 대상으로 폐암 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187명(1.01%)은 폐암 의심 소견, 4706명(28.78%)는 폐 이상 소견을 보였습니다. 🤔 이란 정부가 '도덕 경찰' 제도를 폐지했다는 현지 매체 보도가 나왔습니다. 도덕 경찰은 여성의 히잡 착용 여부를 단속하며 체포·구금권을 남용하다 '히잡 시위'를 촉발했는데요. 연일 거세지는 히잡 시위로 정권이 위기를 맞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 삼성전자 2023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 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 실장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삼성에서 총수 일가가 아닌 여성이 사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여성도 사장까지 될수 있게 해야 한다'는 고 이건희 선대회장 발언 후 11년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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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at's comment 교원평가 성희롱 사건의 피해 선생님들을 플랫팀이 직접 만났어요. 6년차 선생님A, 9년차 선생님B, 2년차 선생님C와 나눈 진솔한 이야기를 입주자님들께 전합니다. 인터뷰는 7일 교권보호위원회 회의 직후 이루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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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 피해 교원들 상태는 어떤가 A (교사A) “피해교원 6명 모두 정신적 충격이 크다. 잠을 잘 못자고, 밥도 잘 못먹고,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다. 일단 쉬면서 안정을 취해야 하는데, 업무량이 많은 연말이다보니 인수인계가 쉽지 않다. 쉬고 있는 상태에서 학부모 전화가 오는 경우도 있었다. 교권보호위원회에서도 동료들의 배려를 부탁드렸다. (교사C) 가해자가 누군지 모르다보니, 학교에 있는 것 자체가 힘들다. 몇몇 소수 학생들 때문에 주변의 모든 학생들을 의심하게 된다. 죄없는 학생들을 의심한다는 생각이 가장 괴롭다. 병가를 낸다 해도 다른 선생님에게 내 일을 떠맡긴다는 부담감이 들고… 피해자인 내가 왜 이런 생각해야 하는지도 스트레스다. Q 사건 직후 학교 측 대응은 어땠나 A (교사A) "교원평가 결과를 확인하자마자 관리자 면담을 요청했다. 학내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자수의 기회를 줘야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학교는 회의 끝에, 여러 이유를 대며, 이를 거듭 거절했다. 마지막 교장선생님 면담에서는 "학교가 나서지 않는다면 경찰에 정식으로 고소장을 접수할 수 밖에 없다"고 말씀드렸다. 그것이 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교장 선생님은 "원하는대로 진행하되, 당분간은 학교에 알려지지 않게 하자"고 하셨다. Q 보수적인 교직 사회에서 공론화를 취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텐데 A (교사A) "교장 면담 후 피해 선생님이 더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C선생님은 저보다 먼저 피해 사실을 알렸는데 "원래 아이들이 욕을 자주 쓴다" "그냥 앞으로 (교원평가 결과를) 보지 말아라"는 답을 들었다더라. C선생님은 올해 2년차다. 교직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됐다. 피해자들끼리 연결되지 않았더라면, 목소리가 약한 신규 선생님들만 당했다면, 이렇게 큰 사건도 덮고 넘어갔겠구나 싶어 너무 화가 났다. 무엇보다 가해 학생에게 '이런 일을 저질러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줄 수는 없었다. 교육적 차원에서라도, 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하고 모욕하는 행위는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라는 걸 반드시 알려줘야 했다. 학교는 반대했고, 제겐 남은 방법이 없었다." Q 공론화 이후 학교 반응은 어떤가 A (교사A) "논란 이후에는 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시려 한다. 피해 교원 보호 조치에 나와있지 않은 내용까지 찾아서 안내해주신다. 교육청에서는 주말동안 언론 보도가 나가고, 월요일에 긴급 감사를 나왔다. 고소 건도 경찰청으로 이관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다면 이렇게 빠르게 처리됐을 것 같지 않다. (교사B) "저희 이야기를 들어주실수록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시고 진심으로 도와주시려 한다. 젊은 교사들의 사기를 꺾고, 교사들의 사명감을 보듬어주지 못한 것에 개인적으로 사과도 하셨다. "이런 일이 발생한 건 교장·교감의 책임"이라고도 하셨는데,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 학생의 책임을 강조하지 않는 현행 교육제도때문에 발생한 문제고, 그 문제를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교원평가다. (교사A) "다만 저희가 교원평가 폐지를 주장하려고 공론화를 한 건 아니다. 지금 교육부가 ‘단어 필터링 강화’같은 걸 대책으로 내세울 때가 아니다. 성희롱·모욕 발언을 남긴 학생은 추적해서 성인지 교육을 받게 하는 등 재교육까지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이 제도가 교육적 차원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저급한 언어로 여성을 희롱하고, 범죄를 저질러도 아무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을 교육하는 것과 다름 없다. Q 이런 분위기라면 여성 교사가 남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A (교사A) 25살 2년차 교사였을 때도 교권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 남학생들이 대부분인 학교였는데, 수업 때 입에 담을 수 조차 없는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 그 전까지 저는 학생들이 너무 예뻤고, 항상 웃는 얼굴로 대했다. 심지어는 가해 학생들과도 친하게 지냈었다. 정말 큰 충격을 받았는데 학교에서는 '학생들과의 선을 못지켰다' '선생님이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어서 그렇다'며 온갖 2차 가해를 했다. 그 이후 그 학교에선 단 한 순간도 아이들에게 웃어준 적 없다. 나아지려고 노력했지만, 지금도 학생들의 음담패설을 들으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교사B) 지금처럼 교권이 하락한 상황에서는, 여자 교사로서 남자아이들 생활지도하기가 정말 힘들다. 성 관념에 대해선 더욱 그렇다. 예전 학교에서 여학생들을 뒤에서 껴안는 등 스킨십을 심하게 하는 남학생이 있었다. 한 선생님이 이를 보고 '동의 없이 만지는 것은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동'이라고 지적을 했다. 그러자 도리어 그 학생 부모님이 '아들을 성범죄자로 몰아갔다'며 민원을 넣었다. 교실에서 남학생과 마주치는 것이 두려웠던 여학생들도 선생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결국 그 선생님만 굉장히 곤란해졌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마음의 갈등이 생긴다. 복도를 지나다보면 아이들이 학교 밖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말을 한다. 여성 성기를 '구멍'이라고 한다던지, '맛있는 유부녀'라는 표현을 쓴다던지... 그런 말을 다 듣고도 이를 지도할 힘이 나에게 없다. 함께 생활해야 할 여자 학생들이 너무 안타깝다. Q 비슷한 일을 겪고 있을 여성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교사C) 처음 관리자 면담을 하고 나서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욕을 먹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게 교사의 숙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선생님과 이야기하고 함께 해결해나가면서 '역시 아닌게 맞구나'라는 걸 느끼게 됐다. (교사B) 피해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말을 들어도 마음 속에 담아두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말한 사람이 잘못이지 본인 잘못 아니다. 부끄러워하지 않고 꺼내는 용기도 필요하다. 서로 돕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저 혼자였다면 이렇게까지 대응할 수 없었을 것이다. 먼저 나서준 선생님, 서로 위로해 준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용기를 얻었다. (교사A) 어린 나이에 비슷한 일을 겪었을 땐, 내가 예민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무엇을 잘못해서 이런 일을 당했나 끊임없이 곱씹고 검열하다보니, 미칠 지경이었다. 지금은 제가 아무 잘못 없는 피해자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교육자로서 긍지를 가지고 열심히 교육 활동하시는 멋진 선생님들이 이런 일들로 위축되어 계시는 것을 너무 오래 봤다. 현장의 모든 여자 선생님들이 무력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정말 바뀌어야 한다. 계속 참고 넘어가면 개인의 삶은 물론이고 교권과 여성 인권 그 어느 것도 나아질 수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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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dbooster당신을 즐겁게 한 것들을 소개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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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인 : 플랫팀 이아름 기자 추천사 : 따듯한 시선으로 자신의 일상과 추억을 그려내는 만화가 타카기 나오코의 성장담 <30점짜리 엄마>입니다. 타카기 나오코는 <150cm 라이프><혼자 살아보니 괜찮아>등으로 국내에도 꽤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국내에 출판된 도서만 해도 10여종이 넘지만 어린시절을 다룬 시리즈들은 유독 따듯해요. 만화는 전업주부이던 엄마가 화장품 외판원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달라지는 어린 고다마의 일상을 다루고 있어요. 살림에 일, 육아까지 해야 하는 엄마의 삶은 멀리에서 보면 ‘독박육아’ 이겠으나 고단한 것으로 그려지지는 않습니다. 엄마는 제목 그대로 30점! 모든 것을 얼렁 뚱땅 해내거든요. 서툴지만 귀여운 엄마의 정신없는 일상을 보고 있으면 고다마가 왜 그렇게 엄마를 사랑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최근 타카기 나오코는 자신의 엄마로서의 일상을 다룬 ‘엄마 라이프’ 라는 책도 출간했는데요. 30점짜리 엄마를 두었던 ‘고다마’는 과연 어떤 엄마가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두 책을 비교해서 봐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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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at's comment 이 코너는 모두에게 열려있어요. 독자 여러분도 플랫팀이나 플랫 독자여러분께 '영업'하고 싶은게 있다면, 편하게 제보해주세요. 책, 영화, 드라마, 유튜브 영상, 음악, 인터뷰. 무엇이든 상관 없어요. 여러분들 즐겁게 하기만 했다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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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Flat 지난회차 레터를 읽은 독자분들의 피드백입니다. 👤가벼운 걸 가볍게 다루고, 무거운 걸 무겁게 다루는 방법을 조금씩 알아가는 요즘에 많은 도움에 되는 레터였습니다. 👤 올해의 단어가 가스라이팅이라는 건 정말 띠용이네요. 약간 뜬금없다는 느낌...? 이유가 궁금하네요. 그만큼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가 됐다는 의미인건지.. 👤 레터가 너무 알차고... 금요일인데 플랫 읽고 기분도 리셋되고!! 진짜 어디서 이런 프로젝트들 이야기들 있었을까, 찾았을까 생각나게 하는 것들이 많아요. 남 얘기가 아닌 여성이 주제인 풍부한 얘기거리를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 최근 이슈와 관련된 내용을 젠더감수성을 가지고 고민하고 깊이 사유할 수 있게 해주는 점이 좋습니다. 예민하게 반응하고 비판적으로 사고 해야 한다는 걸 늘 생각할 수 있게 해서 좋아요.
👤 혹시 돈내고 구독할 수는 없나요? 구독비는 어디다가 내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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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Flat 몇가지 공지사항이 있어요. 1. 제가 레터 작성하면서 가장 좋아하는 '답장 쓰기' 시간입니다!!! 편지를 주고 받는 느낌으로 시즌2 개편을 해보자! 했었는데, 왠지 여러분들의 피드백이 늘어난 것 같은건.. 기분탓일까요?🙈 하지만 저는 아직도 목마르니🐳 많이 많이 남겨주세요. 아참, '올해의 여성' 추천해주신 입주자님들도 너무 감사해요. To flat에는 소개하진 못했지만 제 업무용 다이어리에 잘 적어두었답니다. 2. 구독료 어디다 내야하냐는 입주자님...🧡 플랫 레터는 무료 뉴스레터에요. 당분간은 유료전환 계획 없습니다. 사실 쓰는 사람으로서는, 이렇게 볼 거리 들을 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에 매주 열심히 레터 읽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답니다. 그래도 조금 더 마음을 보태고 싶으시다면 구독료 대신, 주변에 널리널리 공유해주세요! 3. '여러분들을 즐겁게 하는 것들이 있나요?'' 플랫 레터를 찾아주시는 인터뷰이들에게 꼭 물어보는 질문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돌아봤는데 이번주 저를 즐겁게 한 일은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겪은 친구를 집에 재워주고 돌봐준 것, 새 패딩을 장만한 것이었네요. 입주자님들도 열심히 스스로를 돌보는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바로 위 #Moodbooster 코너로 나눠주시면 더 좋고요! 이번주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다음주에 만나요! 플랫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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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모이는 곳. 플랫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평해질 때까지 여성들의 목소리를 주변이 아닌 중심에 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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