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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25.05.24
  • 전국 독립출판인 한자리에···‘전주책쾌’ 내달 7일 개막
    전국 독립출판인 한자리에···‘전주책쾌’ 내달 7일 개막

    독립출판 창작자들이 책의 자유와 가능성을 나누는 북페어 ‘전주책쾌’가 다음 달 전북 전주에서 열린다.전주시는 23일 “제3회 독립출판 북페어 ‘전주책쾌’를 오는 6월 7일부터 8일까지 전주 남부시장 문화공판장 작당과 복합문화공간 모이장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전주책쾌는 조선시대 전국을 돌며 책을 중개·판매하던 상인 ‘책쾌(冊儈)’에서 이름을 따온 행사로, 독립출판의 다양성과 실험성을 공유하는 전국 규모의 출판문화 축제다.올해 행사는 ‘자기만의 깃발을 들고 책의 기수가 되자’를 주제로, 전국에서 290여 팀이 참가 신청을 했고 이 중 92팀이 선정됐다. 서울, 경기, 부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고르게 참가했다. 전북 지역의 독립출판인들도 대거 참여한다.행사 기간 참가팀의 책 전시·판매와 함께 다양한 강연, 체험 행사가 마련된다. 대표 강연으로는 이태영 완판본 연구자와 안은주 완판본문화관 학예실장의 ‘완판본 살롱’(7일 오후 1시)과 지역 ...

    2025.05.23 10:02

  • [책과 삶] 노무현의 가장 빛나던 순간을 소환하다
    [책과 삶] 노무현의 가장 빛나던 순간을 소환하다

    초선의원 시절 노무현을 모티브로 한 표제작 담은 희곡집심판받아야 할 자들이 심판자 위치에 서려 하고정치적 다양성 멸종된 1980년대 후반오늘이라고 그때와 다른가“심판을 받아야 할 자들이 심판자의 위치에 서 버린다면 우리 모두 죽어 간 이들에게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있겠습니까?”“오늘의 야당은 내일의 여당, 내일의 여당은 모레의 야당입니다. (여당 의원을 가리키며) 이분은 작년에 우리 당에서 저쪽 당으로 가신 분이고, (야당 의원을 가리키며) 이분은 저쪽 당에서 우리 당으로 오신 분이고. 우리도 언젠가 여당이 될 텐데, 두루두루 친해 놓으면 좀 좋아요.”초선의원오세혁 지음걷는사람 | 312쪽 | 1만8000원희곡집 <초선의원>의 표제작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선의원 시절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그가 부산 동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배지를 단 것이 1988년 5월의 일이니 지금으로부터 37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2025.05.22 20:13

  • [책과 삶] 성장률 향한 질주, ‘정답’ 맞습니까?
    [책과 삶] 성장률 향한 질주, ‘정답’ 맞습니까?

    성장이라는 착각안호기 지음들녘 | 320쪽 | 1만9800원“올해 성장률 전망 ‘0%’대까지 추락”(경향신문)“KDI, 올 성장률 0.8% 전망…석 달 만에 ‘반토막’”(한겨레)지난 15일자 각 신문 1면에 실린 기사의 제목들이다. 신문 1면에 실렸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뉴스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기사를 다룬 언론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큰일 났다”는 어조로 내용을 전한다. 정말 큰일인가.아마도 우리 모두 질주하고 있는 자전거 안장 위에 올라 타 있는 상황이라는 공통된 인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이미 빠르게 달리고 있는데도 페달을 더 밟아야 한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울린다.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속도에 속도를 더 붙여서 달려 나간다. 0.8% 성장도 그전 해보다 더 성장한 것인데, 예년보다 페달을 밟는 힘이 떨어져 큰일이라며 온 세상이 걱정하고 채근한다. <성장이라는 착각&...

    2025.05.22 20:13

  • [책과 삶] 일본 학자가 누빈 ‘체험 삶의 현장’
    [책과 삶] 일본 학자가 누빈 ‘체험 삶의 현장’

    나는 넘어지고, 싸우고, 울었다사이토 고헤이 지음 | 조승미 옮김오월의봄 | 236쪽 | 1만7000원아는 만큼 보인다는데, 본 만큼 알기도 한다. 책상 앞이 아닌 현장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 존재한다. 현장을 가보니 예단과 달라 당황스러운 일도 부지기수다. 모든 사안에 당사자성을 지닐 순 없기에,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고 여기저기 기웃대며 간접 경험이라도 해보는 일은 그래서 필요하다.이 책은 도쿄대 대학원 준교수인 사이토 고헤이가 일본 곳곳의 삶의 현장을 체험하고 기록한 르포 에세이다. 저자가 마이니치신문에 2020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연재한 ‘사이토 고헤이의 분기점 일본’을 엮은 책으로, 기존에 생략했던 부분 등을 보완해 펴냈다.저자는 우버이츠 배달을 하고, 백화점을 찾아 ‘남성용 풀 메이크업’을 받기도 하며, 사슴 사냥에 동행하기도 한다. 이는 단순 직업 체험이 아니다. 직접 겪어보며 구조적 문제와 개인의 삶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2025.05.22 20:13

  • [책과 삶] 경험을 대체하는 기술…인간다운 삶이 사라진다
    [책과 삶] 경험을 대체하는 기술…인간다운 삶이 사라진다

    경험의 멸종크리스틴 로젠 지음 | 이영래 옮김어크로스 | 364쪽 | 1만9800원사회가 양극화됐다는 데는 다들 이견이 없다. 그 원인으로 ‘유튜브 알고리즘’을 지목한다. 저자는 원인을 하나 더 꼽는다. “기다릴 줄 아는 문화에서는 힘을 합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가 더 쉽다.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방식은 민주주의와는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다.”정류장이나 음식점 앞에서 줄을 서더라도 스마트폰의 끊임없는 자극 덕에 ‘지루한 기다림’은 없다. 반면 스마트폰 탓에 현대인은 주의력과 인내심을 잃는다. 창의성을 기르기 어렵고, 숙고하기보다 반응하면서 민주적 절차와도 멀어진다.저자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직접 경험을 잃어가는 문제를 짚는다. 사람들은 서로 대면하며 상대의 말투와 어조 등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신뢰감을 쌓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대면 접촉이 줄고 신뢰는 줄어든다. 폭력적인 게임을 하면 폭력적인 행동이 늘어난다는 통념은 맞지 않지만...

    2025.05.22 20:13

  • [책과 삶] 내 아이 품고 사라진 대리모…정상가족 신화의 피해자들
    [책과 삶] 내 아이 품고 사라진 대리모…정상가족 신화의 피해자들

    엄마가 아니어도서수진 지음문학동네 | 282쪽 | 1만6800원돈으로 우리는 무엇까지 사고팔 수 있을까. 인우는 아이를 갖고 싶다는 남편의 말에 수년간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 배에선 아이 대신 혹이 자랐다. 자궁 적출 수술을 받은 그는 팔다리가 떨어져 나간 듯한 상실감을 느낀다. 대리모 브로커의 쪽지는 마음에 뚫린 빈틈을 노린다. 인우는 대리 출산이라는 ‘유혹’에 ‘마약이나 총기 구매를 권유받은 것 같은 충격’을 받지만, 홀린 듯 응한다.인간을 도구로, 그토록 간절한 아기조차도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으로 취급하는 일. 인우는 그 본질에 눈감는다. 한겨레문학상과 젊은작가상을 받은 작가 서수진의 신작 장편 <엄마가 아니어도>는 자신의 선택이 그렇게까지 비인간적인 일은 아니라고 합리화했던 ‘고객’ 인우가 갑자기 연락이 끊긴 대리모 차논을 찾으러 간 태국에서, 불편한 진실을 맞닥뜨리는 이야기다.돈은 위계를 만든다. 진상 고객처럼 구는 인우에게...

    2025.05.22 20:13

  • [새책] 빛들의 환대 外
    [새책] 빛들의 환대 外

    빛들의 환대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임종 체험관’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건을 계기로 펼쳐지는 소동극이다. 생을 마감하려다 실패한 인물이 이곳에서 임종 체험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제2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다. 전석순 지음. 나무옆의자. 1만7800원기병과 마법사한반도 북부 너머의 대륙을 떠오르게 하는 상상의 공간과 전근대를 연상하게 하는 상상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하이 판타지(현실이 아닌 가상의 세계를 무대로 하는 판타지 장르) 소설. 거대한 악의에 맞서 ‘나’와 ‘세계’를 구하는 우리 곁의 영웅들에 대한 얘기다. 배명훈 지음. 북하우스. 1만7500원영화가 태어나는 곳에서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중심으로 2011~2019년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 작업을 써내려간 에세이다. 배우를 섭외하고 촬영지를 찾고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을 포함해 직접 찍은 현장 스케치 사진, 영화적 고민을 담은 일기도 담았다...

    2025.05.22 20:13

  • [새책]음식은 넘쳐나고 인간은 배고프다 外
    [새책]음식은 넘쳐나고 인간은 배고프다 外

    음식은 넘쳐나고 인간은 배고프다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식량 과잉과 기아가 공존하는 오늘의 세계를 경제구조, 문화적 선택, 윤리적 실천의 관점에서 풀어냈다. 농업 시스템의 진화와 그 이면, 대체 단백질, 공정한 식량 분배 등의 문제를 다뤘다. 바츨라프 스밀 지음. 이한음 옮김. 김영사. 2만2000원뇌 없이도 생각할 수 있는가식물은 뇌도 없고 신경도 없지만 수많은 결정을 내리고 환경을 에측하는 등 지능적 행위를 수행한다. 식물을 인지 행위를 수행하는 존재로 봄으로써 식물과 인간의 관계를 새로운 과학적·윤리적 지평에서 파악하자고 주장한다. 파코 칼보 지음. 하인해 옮김. 휴머니스트. 2만2000원광물 전쟁리튬, 구리, 니켈, 코발트, 희토류 등 배터리에 쓰이는 5가지 핵심 광물을 둘러싼 치열한 지정학적 경쟁을 다룬 책. 미국 광산업 현장을 찾아 광물 자립의 딜레마에 빠진 미국의 현실과 전 세계적 경쟁의 실상을 보여준다. 어니스트 샤이더 지음....

    2025.05.22 20:09

  • [그림책]잠깐 멈추고 쉬세요, 울어도 돼요…나를 핑계로
    [그림책]잠깐 멈추고 쉬세요, 울어도 돼요…나를 핑계로

    다정하게 촉촉하게서선정 글·그림길벗어린이 | 56쪽 | 1만7000원새 신을 신고 뽐내려고 했는데, 운동장에서 공을 차려고 했는데, 오늘만큼은 퇴근하자마자 달리기를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찾아온 빗방울은 괜스레 야속하다. 공기는 무거워지고 피부는 끈적인다. 날도 어둡고 기분도 우울해진다. 하지만 우리를 향해 떨어지는 비의 기분은 정반대다. “내려가자!”라며 신나게 소리치는 빗방울의 다정한 모험을 따라가보자.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에서 주황빛 소나기가 된 빗방울은 땅 위 곤충들에게 다가가며 오랜만이라고 인사한다. 기차여행 중인 사람들에게 찾아간 푸른 장대비는 차창을 토도도독 두드리며 멋진 음악을 선사한다. 노란 가랑비는 하늘에서 죽 그리워한 어린이가 훌쩍 큰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세상 곳곳 비가 쏟아지는 장면이 펼쳐진다.울고 싶어 하는 어른도 잊지 않고 찾아간다. “실컷 울어요. 내가 곁에 있을게요. 쏴아아!” 빗방울은 우산...

    2025.05.22 20:09

  • [금요일의 문장]인간, 썩지 않는 물질을 배출하는 그 괴물들 말이지?
    [금요일의 문장]인간, 썩지 않는 물질을 배출하는 그 괴물들 말이지?

    “아득한 옛날 수면 너머에는 이 대양처럼 온갖 종류의 생물이 화사하게 번성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지난 200여년 사이에 거의 사라졌고 지금 저 위에는 인간이라는 기이한 종만이 닥다글닥다글 들끓고 있다고. ‘썩지 않는 물질을 배출하는 그 괴물들 말이지?’ 큰니가 이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치를 떨며 말했다. 그들은 먹을 수 없는 유독물을 매일 수천 톤씩 배설해 대양에 버린다.” <고래눈이 내리다>, 래빗홀SF 작가 김보영이 5년 만에 낸 신작 소설집 표제작은 ‘고래눈이 내리다’다. 주인공인 바다 동물들에게 인간은 썩지 않는 물건을 바다에 던지고 바닷물을 뜨겁게 만드는 주범이다. 인간이 투척한 쓰레기는 심해 동물들을 아프게 한다. 다큐멘터리나 뉴스에서 기후위기를 다루지만 언제나 인간의 시선으로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이었다. 동물의 고통과 생각을 느낄 수 없었다는 점에서 소설이라는 허구의 세계에서라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고 통쾌하다. 소...

    2025.05.22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