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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끝난 고3들, 책 가져가세요” 청주 독립서점 ‘책방, 앤’, 특별한 선물 준비
    “수능 끝난 고3들, 책 가져가세요” 청주 독립서점 ‘책방, 앤’, 특별한 선물 준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고3) 학생들을 위해 충북 청주의 한 독립서점이 특별한 책 선물을 준비했다.서원구 산남동 독립서점 ‘책방, 앤’은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고3만을 위한 책 사줄게’ 특별 행사를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책방지기 이지영 대표(51)가 운영하는 ‘책방, 앤’은 700여 권의 장서가 있는 작은 서점이다.이 책방은 14일과 오는 18~19일 3일 동안 매일 20명씩 총 60명의 고3 학생들에게 책을 선물할 계획이다.이 대표는 “올해 2월 학생들을 대상으로 책 사줄게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고3 학생들은 책을 받아갈 기회가 앞으로 많이 남지 않았다”며 “12년 동안의 힘든 시기를 이겨낸 고3 학생들에게 그동안 수고했다는 의미로 책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이어 “한 후원자가 ‘학생들에게 책을 선물해달라’며 100만원을 보내와 이 후원금으로 이번 특별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참여를 원하는 고...

    2025.11.14 11:05

  • [책과 삶]삶엔 다른 길로 갈 수 있었던 순간들이 있다
    [책과 삶]삶엔 다른 길로 갈 수 있었던 순간들이 있다

    매큐언과 삶의 이력 닮은 주인공“가장 자전적 소설” 언급하기도회한·고통 속 담담히 버텨낸 생우아하고 단정한 문체로 그려내“그건 불면증에 동반된 기억이지 꿈이 아니었다.” 한 남자의 회상으로 시작하는 소설이다. 주인공은 시인 롤런드. 그의 이야기를 따라 약 700쪽 분량의 소설을 모두 읽고 책장을 덮고 나면 어쩐지 독자도 롤런드와 함께 한 생애를 모두 보내버렸다는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다.어느 날 아내 앨리사가 자신을 찾지 말라는 쪽지를 남기고 떠난다. 이제 태어난 지 7개월이 된 아들 로런스를 품에 안고 롤런드는 왜 아내가 떠났는지 고민한다. 경찰에 아내의 실종 신고를 하지만 오히려 경찰은 롤런드가 아내를 살해하고 거짓 신고를 한 것이 아닌가 의심한다. 경찰의 모욕적인 취조를 겪고도 아들과 살아낸다.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정부 지원을 받고, 문학적 욕망을 뒤로한 채 엽서에 유행가 같은 연애 이야기를 적어 넣는 일을 한다.당장의 생활보다 ...

    2025.11.13 21:47

  • [새책]그간 격조했습니다 外
    [새책]그간 격조했습니다 外

    그간 격조했습니다시인이 지난 50여년간 동료 작가 지인과 주고받은 친필 편지를 문학적 단상과 함께 엮어낸 산문집. 김광균, 김지하 시인 등의 편지를 통해 문학사적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황석영 작가, 백낙청 평론가 등과 주고받은 편지에서 독재정권의 탄압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동순 지음. 창비. 1만7000원엄마의 보랏빛 꿈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의 40년 발자취를 한 권에 담은 사진집. 1970년대 유신독재 시절 억울하게 구속된 이들의 가족들이 만든 ‘구속자가족협의회’에서 시작해 1985년 결성된 민가협은 한국 민주화 운동의 중심에 섰다. 민가협40주년기념사업위원회. 눈빛. 5만원아버지의 훈장저자가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이선준 선생을 향한 마음을 담아 펴낸 시집. 저자는 1960년대 경향·조선·동아 등 5개 일간지 신춘문예에 시, 시조, 동시로 총 7차례 당선 또는 입선해 신춘문예 7관왕이라 불렸다. 만해대상 등을 받았고 은관 문화훈...

    2025.11.13 21:45

  • [책과 삶]1300여년 된 나무를 5년간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그리다
    [책과 삶]1300여년 된 나무를 5년간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그리다

    늘 오가던 길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나무를 지나치다 보면 나무가 생명체라는 당연한 사실도 잊을 때가 많다. 40여년간 한국의 숲과 나무에 천착하던 저자는 강원 원주 반계리에 사는 수령 1318년 은행나무를 5년간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그리며 나무의 생명력을 좇는다.거리를 이루는 다른 구조물과 나무가 다른 건, 시간과 날씨, 계절의 변화를 겪는 동안 풍화하기만 하지 않고 변화를 극복하며 자라난다는 점이다. 같은 시간대에 같은 나무를 바라보더라도 나무가 보이는 모습은 날마다 다르다. “예술가로 산다는 것은 매 순간 절대의 세계와 만나는 경험”이라던 저자는 그런 나무를 보며 종교적 깨달음을 얻는다. 성경 구절을 보다 “아, 성경이 말하는 나무는 사람이구나!”라고 느끼며 나무를 그리기 시작했고, 한없이 나무를 바라보다 “보고 싶은 대로(관념) 보는 게 아니라 보이는 대로(인상) 볼 수 있게 되었다”며 ‘심무가애’(‘마음에 걸림이 없다’는 뜻의 불교 용어)를 읊는...

    2025.11.13 21:44

  • [책과 삶]구한말 청년부터 워홀러까지…그들 왜 호주로 떠났나
    [책과 삶]구한말 청년부터 워홀러까지…그들 왜 호주로 떠났나

    ‘워킹 홀리데이’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나라는 호주다. 오랫동안 이 제도를 운영해온 데다 임금이 높고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라 한국 청년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장강명의 소설 <한국이 싫어서>의 주인공 계나가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향한 곳도 호주였다. 지금도 호주를 향한 청년들의 발걸음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호주 땅을 한국인이 처음 밟은 때는 1876년이다. 강화도조약이 맺어진 그해 17세의 조선 청년은 중국 상하이에서 호주행 선박에 올랐고 18년 뒤 ‘존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귀화했다. 2023년 기준 호주에 머무르고 있는 한국인들은 16만명에 이른다.이 책은 구한말부터 현재까지 호주로 이주한 한국인들의 역사를 들여다본 결과물이다. 호주 싱크탱크인 로위연구소에서 이민정책실장을 지내고 호주국립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는 재호한인 이민사를 연구하던 중 ‘존 코리아’의 존재를 찾아냈다. 일제강점기 당시 멜버른대에...

    2025.11.13 21:43

  • [책과 삶]인류사 결정적 순간 만든 50척의 배
    [책과 삶]인류사 결정적 순간 만든 50척의 배

    1851년 영국 남해안 일대에서 요트 경주대회가 열렸다. 국제 요트 대회의 시초라 불리는 이 대회에 미국 요트 한 척이 참가했다. 선명은 ‘아메리카’였다. 아메리카호는 닻줄이 엉키는 바람에 늦게 출발했다. 하지만 속력이 워낙 뛰어나 다른 요트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14척의 경쟁자들이 꺼리는 암초 코스를 지름길로 택해 질주했다. 출발 8시간 반 만에 아메리카호는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보다 8분이나 빨랐다.상업용이나 전투용 돛배가 주류였고, 오락용 돛배는 영국이 주름잡던 시대에 아메리카호의 우승은 미국을 한껏 고무시켰다. 이 배는 나중에 미국 남북전쟁에 동원된 후 수장되는 운명을 맞았지만, 그 이름은 아직도 살아있다. 세계 최대 요트 대회 ‘아메리카 컵’의 명칭이 이 돛배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세계사를 바꾼 50가지 배 이야기>는 아메리카호처럼 인류사에서 한 획을 그은 배들의 이야기다. 바다 위의 ‘개척가’ 혹은 ‘게임 체인저’라...

    2025.11.13 21:42

  • [책과 삶]가짜뉴스에서 시작된 ‘미국 환장극’
    [책과 삶]가짜뉴스에서 시작된 ‘미국 환장극’

    2019년 여름 미국 샌타모니카에서 마트 매니저로 일하던 ‘보이드’는 권총 한 자루와 봉투를 들고 은행을 턴다. 큰돈이 필요했던 건 아니다. 스스로 실패자로 여기는 보이드는 사고를 치고 도피하는 행위만으로도 무의미한 삶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그는 자신에게 돈을 건넨 은행수납원 ‘앤지’를 충동적으로 납치해 멕시코와 미국 곳곳으로 도피 행각을 벌인다.보이드는 왜 실패자가 됐을까. 전도유망한 신문사 기자였던 그는 더 큰 성공을 꿈꾸며 자신만의 뉴스사이트를 열고 거짓 정보를 만들어 퍼뜨렸다. 그가 만든 가짜 정보들은 사회 곳곳으로 번지면서 또 다른 거짓 정보들을 생산해냈다. 예컨대 ‘링컨은 존재하지 않았다’거나 ‘E=mc²’ 공식이 틀렸다는 식의 거짓말을 국민 대부분이 믿게 된 것이다. 거짓 정보가 번질수록 보이드의 명성은 커졌다. 하지만 그의 장인이 보이드가 거짓말을 일삼고 가짜 뉴스를 퍼뜨렸다고 폭로하면서 보이드는 추락했다. 가정과 사회적 지위는 물...

    2025.11.13 21:41

  • [책과 삶]실학자 ‘홍대용 신화’ 밖의 홍대용
    [책과 삶]실학자 ‘홍대용 신화’ 밖의 홍대용

    ‘자생적 근대’ 찾는 학자들에게 재발견돼 왜곡된 담헌의 모습실은 철저한 ‘유가 근본주의자’ 북경 연행 후 한족 학자들 교류 화이사상에 균열 갖게 되지만 혁명성·백성에 공감과는 거리국사편찬위원회가 운영하는 ‘우리역사넷’은 조선 영·정조 시기를 살았던 담헌 홍대용(1731~1783)에 대해 ‘수학과 과학에 밝았던 천재 실학자’라고 설명한다. 당대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지전설(지구자전설)을 주장한 독창적 과학자이자 중국 우월주의인 화이론(華夷論·중국은 문명국이고 다른 나라는 열등한 오랑캐라는 주장)을 부정하고 신분차별에 반대한 개혁적 사상가였다는 설명도 뒤따른다. 이는 홍대용에 대한 일반적 인식이다.<홍대용 평전 1·2>를 쓴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명예교수는 ‘책머리’에서 홍대용에 대한 이 같은 주류적 해석을 되풀이할 생각이 없음을 밝힌다. “미리 말하자면, 나는 실학자, 북학파, 개혁적 사회사상가, 지전설과 우주무한설을...

    2025.11.13 20:04

  • [책과 삶]“나라 먹여 살릴 기술을”…제도적 발명품 ‘연구소’
    [책과 삶]“나라 먹여 살릴 기술을”…제도적 발명품 ‘연구소’

    1960년대 한국은 가발이 세 번째 수출 품목이었을 정도로 내다 팔 만한 것이 없었다. 박정희 정부는 경공업 대신 고부가가치 기술 산업을 키우려 했지만, 문제는 그 기술이 없었다. 그래서 필요했던 것이 ‘연구소’, 1966년 세워진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의 시작이었다. KIST의 정체성은 ‘과학’보다는 ‘기술’에 찍혔다.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응용지식, 산업기술을 뒷받침하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당시 KIST 초대 소장 최형섭은 “노벨상을 받고 싶은 사람은 오지 마라. 우리는 나라를 먹여 살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며 과학자들을 설득했다고 전한다.<연구소의 승리>는 세계 곳곳 연구소가 과학의 발전과 국가의 운명을 어떻게 만들어왔는지 추적하는 책이다. 과학의 진보는 한 사람의 재능에서 시작되지만, 그 성과가 꽃피우기 위해선 조직과 리더십, 재정이 필수적이다. 저자는 연구소가 단순한 연구기관이 아니라 ‘국가의 문제 해결 능력’을 위한 제도적 발명품이었...

    2025.11.13 20:00

  • [금요일의 문장]기업이 지속 가능한 세계로 이끌 것이란 생각 버려야
    [금요일의 문장]기업이 지속 가능한 세계로 이끌 것이란 생각 버려야

    “진정한 변화는 민주적인 행동에서 나오지, 기업 스스로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원래 경제 행위자인 기업 조직이 어떻게든 정치적으로 더욱 정의롭고 공평하며 지속 가능한 세계로 가는 길을 이끌 것이라는 생각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 민주주의 정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통치할 권리가 있다는 궁극적인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정치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재확인되어야 하며, 경제는 부차적인 것으로 강등되어야 한다.” <깨어있는 자본주의>, 여문책자본주의 체제에 비판적인 활동가들은 기업이 불평등 개선이나 사회 정의에는 관심이 없고 이익만을 추구한다고 비판해왔다. 최근에는 ‘깨어있는’ 기업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는 사재를 투입한 베이조스지구기금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고 있고,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호주 시드니공과대학 연구교수인 칼 로즈는 ‘깨어있음’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늘...

    2025.11.13 1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