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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의 훅hook
다시, 김건희···이 모두가 우연인가
김건희. 12·3 내란 사태 이후 한동안 잊혀졌던 이름이 되살아났다. 비상계엄 선포 전날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내란 발생 직전 대통령 배우자가 국가 최고 정보기관 수장과 연락한 것은 누가 봐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조태용은 지난 13일 열린 ‘대통령 윤석열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이 같은 사실을 시인했다. 국회 측 대리인단이 “계엄 전날인 12월 2일 대통령 영부인으로부터 문자를 두 통 받고 그 다음날 답장을 보냈느냐”고 묻자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국정원장과 영부인이 문자를 주고받는 게 이상하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자주 있는 일도 아니고, 불과 두 달 전인데, 대통령 배우자가 보낸 문자 내용을 기억 못한다는 게 말이 되나.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은 ‘차마 내 입으로 밝힐 수는 없다’는 뜻으로 들린다.김건희는 남편의 계엄 선포 계획을 사전에 몰랐을 것이라... -
조태용 “홍장원 체포명단 메모 네 가지…사실과 달라”
[주간경향] “확인해보니 메모는 네 가지가 있다.”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2월 13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제8차 변론에 출석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설명한 내용의 뼈대는 사실과 다르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자신이 쓴 (체포명단) 메모를 보좌관에게 줘서 정서시켰다고 하니 2개가 있는 셈인데 담당 보좌관이 홍 전 차장에게 정서한 메모를 전달했고, 12월 4일 늦은 오후에 홍 전 차장이 다시 한번 기억나는 대로 메모를 작성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며 “이에 보좌관이 갖고 있는 게 없어서 기억을 더듬어 썼는데 이것이 세 번째 메모이고, 12월 4일 오후에 보좌관이 기억을 더듬어 쓴 메모에 가필을 한 버전이 네 번째 메모”라고 말했다. 알려진 홍 전 차장의 메모에는 파란색 글씨로 적힌 이름과 직책이 나와 있는데 조 원장은 이를 보좌관이 기억을 더듬어 적은 세 번째 메모로 규정하고, 이후 누군가 ‘동그라미’를 치거나 ‘1조, 2조’, ‘축차 검... -
사설
한국 콕 집은 트럼프 상호관세, 여야정 합심해 총력 대응해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세계 무역 상대국에 예외 없이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면서 오는 4월1일까지 국가별 대응 방안을 마련해 상호관세를 적용하겠다고 했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대미 수출입 품목에 대해 대부분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비관세 장벽을 고려키로 한 데다, 한국을 ‘상호주의 교역’ 위배 사례로 콕 집어 지목해 그 영향이 우려된다.상호관세는 특정 상품에 대해 상대국과 같은 관세율을 매기는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는 관세는 물론, 보조금·부가가치세 등 비관세 장벽과 환율 정책까지 종합 검토해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미국 무역적자의 원인으로 판단되는 모든 정책과 규제까지 문제 삼겠다는 것이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후보자는 “상호관세를 국가별, 일대일로 다룰 것”이라고 했다. 각국별로 협상한 뒤 4월2일 이후 상호관세 부과를 시작하겠다는 것이다.한국과 미국은 대부분의 상품에 관세를 ... -
사설
‘문재인·유시민 등 500명 체포·제거’, 충격적인 노상원 메모 진상 밝혀야
12·3 불법 계엄과 관련한 내란 혐의로 구속기소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 문재인 전 대통령,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다수의 야권 인사들이 체포 대상으로 적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이 확보한 70쪽 짜리 수첩엔 노상원이 A~D급으로 분류한 ‘수거 대상’이 적혀 있고,이들을 체포한 뒤 감금·제거할 계획을 의미하는 표현들도 포함돼 있다. 생각만으로도 끔찍하고 충격적이어서 입을 다물기 어려울 정도다. 검찰은 철저한 수사로 수첩 내용과 불법 계엄의 연관성을 규명해야 한다.MBC와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노상원 수첩에는 “500여명 수집” “수거 대상 처리 방안” “사살” 등 문구가 있으며 “여의도 30~50명 수거” “언론 쪽 100~200” 등이란 표현도 등장한다. 체포 대상자 A급 명단엔 이재명 민주당 대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이준석 의원 등 야당 정치인들이 주로 포함되며 상당수가 방첩사의 ‘정치인 체포조’ 명단과 겹친다. 2... -
세상 읽기
부름과 응답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지 벌써 두 달.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한 달. 그런데도 여전히 친위 쿠데타 내란을 완전히 진압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내란을 기획, 실행, 동조했던 전문직종 출신 관료의 반격이 시작됐다.지난해 12월3일 시민의 헌신으로 친위 쿠데타를 꺾었을 때만 해도 가만히 숨을 죽였다. 제법 반성하는 흉내를 내더니 내란 수괴의 선동이 어느 정도 통하는 것처럼 보이자 ‘영구 없~다 전략’으로 갈아탔다. 국회 청문회 현장, 비상계엄 선포문을 본 적이 있냐는 물음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답한다. “나중에 보니까 양복 뒷주머니에 들어 있더라고요.” 경호처에서 제공한 비화폰을 갖고 있냐고 묻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끔뻑거린다. “보니까 제가 가지고 있더라고요.”그러는 사이 친위 쿠데타에 앞장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대놓고 선동한다. “악의 무리들은 오직 권력욕에 매몰돼 중국·북한과 결탁해 여론조작과 부정선거로 국회를 장악하고,... -
정동칼럼
사면초가 윤석열, 다가올 비극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피청구인이 서서히 무너지는 중이다. 2월13일 8차 변론에 이르는 동안 윤석열은 믿었던 부하들로부터 무수히 많은 상처를 받았다.먼저 1월23일 4차 변론에 출석한 전 국방부 장관 김용현.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위원들에게 나눠준 문건을 자신이 작성했다고 시인했으며, 계엄 포고령을 위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치인의 동향을 감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인정했다. 얼핏 보면 윤석열 대신 죄를 뒤집어쓰려는 충정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 증언은 문건의 존재와 정치인 체포 지시를 인정하는 결과를 초래했다.2월6일 6차 변론에 나온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계엄 당시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안에 있는 인원을 끄집어내라”는 윤석열의 지시가 있었다는 점을 일관되게 증언했다. 곽 전 사령관은 스피커를 켜놓은 상태에서 윤석열과 김용현의 지시를 그대로 예하 부대에 전달했다고 증언했으니 윤석열은 절망이다. 특전사에 윤석열과 김용현 지시를 전달받은 증인이 너무나 ... -
에디터의 창
국민의힘, 역겨운 농담 같다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에서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으로 출입처를 옮겼을 때의 경험담이다. 출입 초반 한나라당을 주어로 한 정국 전망 기사들이 종종 빗나갔다. 큰일이라도 날 듯 앞서나간 기사를 썼지만, 의원들은 조용했다. ‘백팔번뇌’ 말이 나올 정도로 다이내믹했던 열린우리당에서 체득한 경험을 적용한 결과였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지도부 책임론 등으로 들썩였던 열린우리당과 달리 한나라당 의원들의 엉덩이는 무거웠다. 모험을 싫어했고, 웬만한 분란에는 꼼짝도 안 했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은 죽을 때도 줄 서서 죽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이들은 습성을 바꿀 이유가 없었다. 호남에 비해 의석수가 훨씬 많은 영남을 기반으로 했고, 군사정권·독재정권의 영향력에 기대 편하게 정치를 했다. 야당이 꿈틀거리면 지역감정을 자극하거나, 색깔론 올가미를 씌우면 그만이었다. 법조인·고위관료 등 기득권층이 다수를 점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부와 권력을 누릴 수 있는데, 판을... -
이갑수의 일생의 일상
판사 한기택
소주 공장 다니면서 소주 많이 마신다는 말처럼 싱겁기도 하겠지만, 출판에 몸담고 책으로 지은 인연이 제법 많다. 궁리에서 책을 낸 정신과 의사의 주선으로 영화감독, 배우, 의사 등과 어울린 후끈한 자리. 자유로운 정신들답게 화제는 사방으로 흘렀다. 문득 술이 제법 불콰해진 영화감독이 이런 말을 했다. 고교 시절, 방송반이었는데, 전설로 자리잡은 선배님이 있다면서, 목숨 걸고 재판했다는 판사님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닌가. 당시 이명박 치하에서 광화문의 어이없는 이른바 ‘명박산성’을 성토하다 나온 한 자락이었다.들으면 들을수록 몇해 전 책을 내면서 알게 된 어떤 분의 삶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겠는가. 이런 자리에서 우리 저자의 저 이야기를 듣다니, 내심 출판의 한 꼭지를 따는 듯한 으쓱한 기분으로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감독님, 영동고등학교 나오셨죠!그랬다. 가족과 여름휴가 갔다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한기택 판사. 그의 빈자리를 견딜 수 없던 이들이 모인 ‘한... -
녹색세상
성장의, 성장에 의한?
지난 2월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회복과 성장, 다시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으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다. 머지않아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그리고 국정의 혼란이 끝나지 않고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으로 조바심이 이는 가운데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서 대국민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니까 그의 국가 비전을 개괄한 것이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앞으로 5년을 꾸려갈 정책 기조도 내비친 것이리라.언론에서는 이 연설에서 최근 이 대표가 보인 ‘우클릭’ 행보,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반도체특별법과 관련한 주 52시간제 근무제 예외 논란에 주목했다. 하지만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44분간의 연설 동안 20회 언급된 ‘민주’보다도 더 많은 횟수인 29회나 언급된 ‘성장’이었다. 우클릭이라고 하더라도 거의 성장 집착이라 할 만큼 이례적인 강조다.이 대표는 계엄 사태가 초래한 헌정 파괴의 위협을 환기하며 이를 극복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요청했다. 그리고 성... -
일상 한 그릇
조문객에 민어 대접을…죽을 때까지 ‘먹을 걱정’
지인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내가 평소 그에게 끼친 온갖 민폐를 생각하면 부고 소식을 듣자마자 총알택시를 타고 인천으로 향해야 마땅했지만, 선약을 핑계로 그다음 날이 되어서야 갈 수 있었다.전해 들은 바로는 고인은 자신의 장례식에 올 사람이 많이 없을 것이라 했다고 한다. 먼저 떠나보낸 친구들이 많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지 오래이기 때문이라 했다고 한다. 하지만 딸들이 많고, 또 그들의 인망이 두터워서인지 장례식장은 조문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비단 조문객 때문이 아니어도 모든 장례식은 고인에 대한 회상으로 찬다. 그리고 딸이 회상하는 아버지는 더욱 선명하다.고인은 미식가였다고 한다. 그렇기에 자신이 먹는 음식만이 아니라 남들이 먹는 음식까지 신경을 써 2023년 6월 어느 날의 일기에는 그와 관련한 내용까지 남겼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장례식은 국이 맛있어야 하고, 오는 손님들은 먹을 만한 음식으로 대접해야 한다고. 그리고 인천이니 정말 좋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