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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예수정의 ‘프로스페라’가 전하는 화해와 용서…셰익스피어 재해석한 ‘태풍’
    예수정의 ‘프로스페라’가 전하는 화해와 용서…셰익스피어 재해석한 ‘태풍’

    거친 파도가 배를 뒤흔들고, 귀하신 승객들의 절규가 천둥처럼 울려퍼진다. 절체절명의 순간, 폭풍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듯한 그 유명한 대사가 터져 나온다. “지옥은 비었을 거야. 모든 악마가 다 이리로 왔으니까.”국립극단이 올해 마지막 작품으로 올리는 <태풍>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희곡으로 유명한 <템페스트>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극은 공주를 결혼시키고 오는 나폴리의 왕이 탄 배가 폭풍우에 휩쓸리며 시작된다. 이 폭풍우는 사실 동생이 나폴리 왕과 결탁해 밀라노를 빼앗긴 전 밀라노 대공의 마법이다. 동생의 배신으로 딸 미란다와 쫓겨난 그는 외딴섬에서 12년간 마법을 배우며 복수의 때를 노린다. <태풍>은 결국 복수 대신 용서와 화해를 택하는 이 이야기에 따스함과 유머를 더해 한결 부드러운 바람을 객석으로 불어보낸다.장면이 전환되면 외딴섬. 바닥을 덮은 짙은 이끼와 부드러운 풀밭 사이로 들꽃과 갈대가 피어있다. 이 고...

    2025.12.15 11:13

  • 고립과 은둔의 ‘모래성’을 나와…다시, 세상의 ‘주인공’으로 섭니다
    고립과 은둔의 ‘모래성’을 나와…다시, 세상의 ‘주인공’으로 섭니다

    무대 위 청년 11명이 낮은 목소리로, 체념한 듯이, 가슴 깊이 묵혀둔 답답함을 한껏 끌어내 말하며 연극은 시작한다. “그만하고 싶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해”, “나아질 것 같지 않아”, “나를 이대로 내버려 둬”. 김기준씨(31)는 잠자는 듯한 자세로 “이대로 잠들어 깨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읊조린다.7년간 고립·은둔 생활을 마치고 지난 6월 세상으로 다시 나온 김씨는 “이 대사는 제가 지난 7년간 가장 많이 한 생각”이라며 “사회에서 뒤처지는 것 같고 정해진 틀에서 떨어져 있는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곧이어 이들은 노래한다. “저 멀리 파도가 다가올까/ 모래성이 무너질까 두려워/ 자그마한 모래성 나만의 성 안에서/ 이대로 나는 괜찮아… 나는 숨이 막혀/ 나는 너의 손을 기다려” 노랫말엔 김씨가 7년간 방 밖으로 나오길 머뭇거리던 마음이 묻어 있다.생명보험재단의 연극 치유 프로 ‘우리는 사랑할 수 있을까’ 공연 “숨어버린 섬에...

    2025.12.09 21:37

  • 크리스마스엔 발레, 연말엔 합창… 송년 무대가 돌아왔다
    크리스마스엔 발레, 연말엔 합창… 송년 무대가 돌아왔다

    연말이면 ‘송년 의식’처럼 관객을 불러 모으는 공연들이 있다. 고전 발레 <호두까기인형>이 크리스마스의 환상을 펼쳐 보이고, 베토벤 교향곡 ‘합창’은 하나 된 목소리로 한 해의 마지막을 채운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새해를 향한 마음을 다잡게 하는 이 연말의 풍경이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독일 작가 E.T.A 호프만의 동화를 토대로 하는 <호두까기인형>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호두까기인형을 선물 받은 소녀 마리가 꿈속에서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인형과 과자의 나라를 여행한다는 내용이다. 표트르 차이콥스키가 곡을 쓰고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브 이바노프가 안무해 1892년 초연됐다. 무용수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형상화한 1막 피날레 ‘눈송이 춤’, 스페인·중국·러시아·프랑스·인도 등 세계 각국의 전통춤을 변주한 인형들의 디베르티스망(줄거리와 무관한 볼거리 위주의 춤), 화려한 군무를 선보이는 ‘꽃의 왈츠’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국립발레단...

    2025.12.09 11:08

  • 7년 만에 ‘모래성’을 나와 주연이 된 청년···연극으로 불안에 맞서다
    7년 만에 ‘모래성’을 나와 주연이 된 청년···연극으로 불안에 맞서다

    무대 위 청년 11명이 낮은 목소리로, 체념한 듯이, 가슴 깊이 묵혀둔 답답함을 한껏 끌어내 말하며 연극은 시작한다. “그만하고 싶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해” “나아질 것 같지 않아” “나를 이대로 내버려 둬.” 김기준씨(31)는 잠자는 듯한 자세로 “이대로 잠들어 깨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읊조린다.7년간 고립·은둔 생활을 마치고 지난 6월 세상으로 다시 나온 김씨는 “이 대사는 제가 지난 7년간 가장 많이 한 생각”이라며 “사회에서 뒤처지는 것 같고 정해진 틀에서 떨어져 있는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곧이어 이들은 노래한다. “저 멀리 파도가 다가올까 / 모래성이 무너질까 두려워 / 자그마한 모래성 나만의 성안에서 / 이대로 나는 괜찮아···나는 숨이 막혀 / 나는 너의 손을 기다려.” 노랫말엔 김씨가 7년간 방 밖으로 나오길 머뭇거리던 마음이 묻어 있다.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비영리사단법인 행복공장은 지난 4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아트홀에서 청년 마음공감 극장...

    2025.12.09 10:56

  • ‘퀴어’ 당사자들의 존재 그 자체를 무대로…‘DRAGx남장신사’ [플랫]
    ‘퀴어’ 당사자들의 존재 그 자체를 무대로…‘DRAGx남장신사’ [플랫]

    어두운 무대 위, 핀 조명을 받으며 수상쩍은 사람이 등장한다. 몸에 딱 맞는 스트라이프 수트에 머리를 기름지게 넘기고, 분장으로 얼굴을 조각해낸 듯한 그는 드랙킹 ‘아장맨’. “여러분의 성화가 없었더라면, 이런 젠더교란극을 재공연까지 이끌어오기 힘들었을 겁니다. 자, 그럼 이제 제4회 드랙킹 콘테스트, 드랙 바이 남장신사를 시작합니다!”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지난 21일 막을 올린 <DRAGx남장신사>는 드랙킹 퍼포먼스를 통해 한국 퀴어 당사자의 삶을 무대 위에 재현하는 다큐멘터리 연극이다. 퀴어는 일반적으로 성소수자를 가리키지만, 넓게는 성별이나 성적 지향의 규범을 벗어나 그 바깥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의미한다. 실제 인물들의 발화와 몸짓을 연극적 형식으로 옮겨와, 기록되지 못한 퀴어의 삶과 퀴어 커뮤니티 역사를 무대 위에 복원한다.‘드랙’은 태어난 성별과 다른 성별 표현·젠더 이미지를 과장해 공연하는 퍼포먼스 장르이다. 남성이 여성성을 수행하는 드랙퀸은 꽤 알...

    2025.12.03 11:25

  • 대학생 지역사회 재능 기부, 어르신들 “감동의 기억 선물받아”
    대학생 지역사회 재능 기부, 어르신들 “감동의 기억 선물받아”

    “기억이 자꾸 없어지는데 오늘을 잊지 않고 꼭 기억하고 싶어요. 우리 손녀들에게 (저도) 클래식 공연을 직접 눈앞에서 봤다고 얘기해 주려고요.”지난 28일 오전 서울 강서구에 있는 시니어 데이케어센터에서 만난 김모씨(81)는 동국대 오케스트라 동아리 ‘OPUS’의 클래식 공연을 휴대전화로 찍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인들은 트로트만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클래식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다. 카페에서 경음악을 들었던 젊은 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은 기억을 선물받았다”며 연신 웃었다.OPUS가 유명한 클래식 음악인 모차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바흐 ‘관현악 모음곡 3번 중 아리아’, 차이콥스키 ‘잠자는 숲속의 공주 왈츠’ 등을 연주하자 센터에 모인 80여명의 어르신들은 각각의 방법으로 공연을 관람했다. 선율에 맞춰 흥얼거리거나 손뼉을 치고 발로 박자를 맞추는 등 적극적으로 음악을 즐기면서 공연한 대학생들에게 “브라보”를 외치며 고마움을 전...

    2025.11.30 21:21

  • ‘드랙킹’으로 퀴어의 삶을 무대로…‘정상성’을 해체하는 ‘DRAGx남장신사’
    ‘드랙킹’으로 퀴어의 삶을 무대로…‘정상성’을 해체하는 ‘DRAGx남장신사’

    어두운 무대 위, 핀 조명을 받으며 수상쩍은 사람이 등장한다. 몸에 딱 맞는 스트라이프 수트에 머리를 기름지게 넘기고, 분장으로 얼굴을 조각해낸 듯한 그는 드랙킹 ‘아장맨’. “여러분의 성화가 없었더라면, 이런 젠더교란극을 재공연까지 이끌어오기 힘들었을 겁니다. 자, 그럼 이제 제4회 드랙킹 콘테스트, 드랙 바이 남장신사를 시작합니다!”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지난 21일 막을 올린 <DRAGx남장신사>는 드랙킹 퍼포먼스를 통해 한국 퀴어 당사자의 삶을 무대 위에 재현하는 다큐멘터리 연극이다. 퀴어는 일반적으로 성소수자를 가리키지만, 넓게는 성별이나 성적 지향의 규범을 벗어나 그 바깥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의미한다. 실제 인물들의 발화와 몸짓을 연극적 형식으로 옮겨와, 기록되지 못한 퀴어의 삶과 퀴어 커뮤니티 역사를 무대 위에 복원한다.‘드랙’은 태어난 성별과 다른 성별 표현·젠더 이미지를 과장해 공연하는 퍼포먼스 장르이다. 남성이 여성성을 수행하는 드...

    2025.11.30 11:28

  • 예원학교, 정동제일교회 창립 기념 공연
    예원학교, 정동제일교회 창립 기념 공연

    한국 기초예술 교육의 산실로 뿌리내린 예원학교가 한국 최초의 개신교회인 정동제일교회 창립 140주년을 기념해 특별 연주회를 연다.예원학교는 12월16일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예원합창연주회’를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합창제는 예원학교 3학년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매년 치러온 공연으로, 올해는 예원학교 출신 소프라노 이동민, 피아니스트 김명현이 함께 한다.1967년 개교한 예원학교는 그동안 임윤찬, 조성진, 박세은, 김기민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배출해 왔다.

    2025.11.26 15:23

  • 피아니스트 노현진, 파데레프스키 국제 콩쿠르 우승
    피아니스트 노현진, 파데레프스키 국제 콩쿠르 우승

    피아니스트 노현진(25·사진)이 제13회 파데레프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24일 콩쿠르 공식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노현진은 지난 22~23일(현지시간) 폴란드 비드고슈치에서 열린 콩쿠르 결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노현진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연주해 심사위원 호평을 받았다. 우승 상금으로 3만유로(약 5100만원)를 받는다.한국의 김지영은 이번 대회에서 4위에 올라 상금 3000유로(약 510만원)를 받는다. 2위는 이탈리아의 엘리아 체치노, 3위는 대만의 린핀홍에게 돌아갔다.1961년 시작된 파데레프스키 콩쿠르는 폴란드 초대 총리이자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로 유명한 이그나치 얀 파데레프스키(1860~1941)를 기리는 대회로, 만 18세부터 32세까지 젊고 유망한 피아니스트를 선발한다. 역대 한국인 우승자로는 2013년 문지영이 여성 최초로 우승했으며, 2016년 이혁이 최연소 참가자로 1위를 기록했다.노현진은 서울대학교 ...

    2025.11.24 21:34

  • 피아니스트 노현진, 폴란드 파데레프스키 피아노 콩쿠르 우승
    피아니스트 노현진, 폴란드 파데레프스키 피아노 콩쿠르 우승

    피아니스트 노현진(25)이 제13회 파데레프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24일 콩쿠르 공식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노현진은 지난 지난 22∼23일(현지시간) 폴란드 비드고슈치에서 열린 콩쿠르 결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노현진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연주해 심사위원 호평을 받았다. 우승 상금으로 3만 유로(한화 약 5100만원)를 받는다.올해는 36개국에서 총 234명이 지원했으며, 유럽·아시아·북미에서 예선을 진행했다. 한국의 김지영은 이번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해 상금 3000유로(한화 약 510만원)를 받는다. 2위는 이탈리아의 엘리아 체치노, 3위는 대만의 린핀홍에게 돌아갔다.1961년 시작된 파데레프스키 콩쿠르는 폴란드 초대총리이자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로 유명한 이그나치 얀 파데레프스키(1860~1941)를 기리는 대회로, 만 18세부터 32세까지 젊고 유망한 피아니스트를 선발하는 대회다. 역대 한국인 우...

    2025.11.24 1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