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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표상은 못 잡고 애꿏은 팬들만 잡는, 암표와의 전쟁
[주간경향] “거래 건수 6000회 이상의 VVIP 등급 판매자입니다. 티켓 양도 안전하게 진행되오니 많은 이용 부탁합니다.”공연·콘서트·스포츠 등의 입장권(티켓)을 거래할 수 있는 인터넷 플랫폼 ‘티켓베이’에 올라온 글이다. 오는 5월 초 진행하는 유명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정가 19만8000원짜리 VIP석 티켓은 5배가 넘는 105만원으로 가격이 재책정됐다. 지난 4월 23일 티켓베이 기준, 해당 가수의 VIP석 티켓 재판매 가격은 최소 67만원부터 최대 930만원까지 있었다.또 다른 인기 가수의 콘서트 티켓 판매글에는 판매자의 고유 표식(시그니처)이 눈에 띈다. 글을 쓸 때 특정 색깔의 하트 표시를 순차대로 사용하는 식이다. 딱 이틀간 진행하는 콘서트 티켓을 판매자는 날짜별로 모두 갖고 있다. 해당 가수의 콘서트는 ‘효도 고시’라고 불리며 피켓팅(피가 튀길 정도로 치열한 티켓 예매 경쟁)의 대명사가 됐다. 한 번 성공하기도 힘들다는 ‘명당’ 자... -
“티켓 재판매 용돈벌이로 인식…암표상이 소비자 가격 결정”
[주간경향] K팝을 필두로 한 문화산업의 인기는 공연·콘서트 관람에 대한 폭발적 수요 증가를 이끌었다.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입장권(티켓)이 예매 시작과 함께 매진되고, 부모님 세대가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두고는 ‘효도 고시’라는 말까지 나왔다. 치솟는 티켓값과 치열한 예매 경쟁은 공연·콘서트 관람의 인기를 보여주는 척도처럼 인식됐다. 공연·콘서트 관람이 한국의 대표적인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는 것은 시간문제처럼 보였다.그런데 공연·콘서트의 인기와 관련해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도 있다. 티켓값과 예매 경쟁률의 상승을 이끄는 진짜 요인은 이른바 ‘암표’라고 불리는 티켓 재판매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공연·콘서트 티켓을 선점해 비싸게 되파는 현상이 광범위하게 퍼지다 보니 예매 경쟁도 덩달아 치열해졌다는 논리다. 이러한 현상이 일부 인기 공연·콘서트뿐만 아니라 소규모 공연에서도 나타난다는 점은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공연·콘서트 문화를 둘러싼 상반된 이야기의 진실을 확인... -
“내면의 악마와 싸우는 줄리엣, 별난 로미오를 기대하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안무가’로 꼽히는 매슈 본에게 <로미오와 줄리엣>은 “언젠가는 해야 하거나 하게 될 작품”이었다. 본은 오랜 시간 작업을 미뤄왔다. “오페라, 발레, 영화, 연극 등 여러 면으로 수차례 다뤄졌기 때문”이었다.본은 어떻게 난국을 타개했을까. 그는 “해답은 간단했다. 모든 부문에서 젊은 무용수와 젊은 창작자들에게 초점을 맞춘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청년의 궁극적인 첫사랑을 그린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재능과 시각에서 영감을 얻어야 했습니다. 제 <로미오와 줄리엣>은 새로운 세대를 위한, 새로운 세대에 관한 작품입니다.”영국 공연계 최고 권위인 올리비에 어워드 역대 최다 수상자(9회)인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한국을 찾는다. 본은 근육질 남성 백조가 등장하는 <백조의 호수>, 뱀파이어 이야기로 변주된 <잠자는 숲속의 미녀>, 오페... -
전도연 “성의 있게 거절하려 했는데···피가 끓더라”
배우 전도연이 <벚꽃동산>으로 27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 전도연은 23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벚꽃동산> 제작발표회에서 “사람들은 내가 오랫동안 배우 하면서 많은 역을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난 해온 작품보다 할 작품, 아직 하지 못한 작품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며 “연극 역시 새 도전이라기보단 하지 못한 작업 과정의 하나”라고 말했다.<벚꽃동산>은 체호프의 유작이자 대표작이다. 한 러시아 귀족 가문의 몰락을 통해 시대의 변화와 이에 뒤처진 사람들을 그린다. 고전의 해체와 재해석에 능한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2024년의 한국을 반영한 버전으로 그려낸다.전도연의 연극 출연은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27년 만이다. 전도연은 발표회 중 여러 번 ‘두려움’을 언급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정제된 모습을 보여주지만, 연극에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보여줘야 해서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애초 &... -
‘현대무용 전설’ 노이마이어 “무용수는 감정의 살아있는 형태”
세계 최정상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85)의 작품을 한국에서 만난다. 국립발레단 200회 정기공연으로 선보이는 <인어공주>다.노이마이어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제 모든 작품의 주요 철학은 발레의 인간화다. 무용수가 감정의 살아있는 형태가 되도록 한다”고 말했다.<인어공주>는 2005년 덴마크 동화 작가 안데르센 탄생 200주년을 맞아 로열 덴마크 발레단에서 제작한 작품이다. 안데르센의 삶을 반영해 그의 분신 같은 시인 캐릭터가 전체 작품을 이끈다. 노이마이어는 “<인어공주>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내가 아무리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상대가 나를 사랑할 책임은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노이마이어는 작품을 위해 리서치를 하면서 안데르센의 생애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고 한다. 안데르센은 한 남성과 사랑에 빠졌는데, 그 남성은 훗날 다른 여성과 결혼했다. 안데르센은 이 시련을 영감으로 <... -
아시아 여성 최초, 한국인으로 두번째…베를린 필하모닉 데뷔한 지휘자 김은선
베를린 필하모닉은 세계 최정상 교향악단이다. 이곳의 포디움에 서는 것은 많은 지휘자들의 영예다. 지금까지 한국인으로는 정명훈만이 베를린필 정기연주회에서 지휘했다.김은선(44)은 두번째다. 아시아 여성으로는 최초이기도 하다. 김은선은 18~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베를린필 정기 연주회에서 지휘했다. 프로그램은 쇤베르크(1874~1951) 오페라 <기대>와 라흐마니노프(1873~1963) 교향곡 3번이었다. 비슷한 시기 활동했으나 전혀 다른 음악 성향을 보인 작곡가의 곡을 조합한 도전적 프로그램이었다.21일 베를린에서 한국 기자들과 화상으로 만난 김은선은 “첫 연습 때부터 분위기가 좋았다. 연주회도 뒤로 갈수록 질이 좋아졌다. 왜 베를린필이 세계 최정상인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김은선은 “무대에 나왔다 들어갔다 하며 앞으로 할 음악만 집중했다”고 했지만, 공연이 성공적이었다고 짐작할 만한 에피소드는 있었다. 교향곡 악장 사이엔 박수를 치지 ... -
이승원, 한국인 최초 ‘말코 국제 지휘 콩쿠르’ 우승
지휘자 이승원이 20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024 말코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 목프로덕션은 22일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올해 콩쿠르 본선은 지난 15일부터 20개국 출신 24명의 진출자가 모여 진행됐다. 첫 라운드에서 이승원은 하이든 교향곡 49번 ‘수난’을 하프시코드 반주가 곁들여진 원전 버전으로 선보였다. 결선 무대에서 이승원은 브람스 교향곡 2번 1악장, 닐센의 ‘가면무도회’ 중 ‘수탉의 춤’을 지휘했다.덴마크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파비오 루이지는 “이승원은 음악을 풀어내는 놀라운 방식을 지니고 있으며, 콩쿠르 전반에 걸쳐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를 다루는 방식이 특별했다. 그것이 바로 우승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승원은 “세계 최고 권위 지휘 콩쿠르 우승이 실감나지 않는다. 보다 깊이 있는 음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말코 국제 지휘 콩쿠르는 덴마크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
지휘자 이승원, 말코 국제 지휘 콩쿠르 우승
지휘자 이승원이 20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024 말코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목프로덕션은 22일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올해 콩쿠르 본선은 15일부터 20개국 출신 24명의 진출자들이 모여 진행됐다. 첫 라운드에서 이승원은 하이든 교향곡 49번 ‘수난’을 하프시코드 반주가 곁들여진 원전 버전으로 선보였다. 결선 무대에서 이승원은 브람스 교향곡 2번 1악장, 닐센의 ‘가면무도회’ 중 ‘수탉의 춤’을 지휘했다.덴마크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파비오 루이지는 “이승원은 음악을 풀어내는 놀라운 방식을 지니고 있으며, 콩쿠르 전반에 걸쳐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를 다루는 방식이 특별했다. 그것이 바로 우승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승원은 “세계 최고 권위 지휘 콩쿠르 우승이 실감나지 않는다. 보다 깊이 있는 음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말코 국제 지휘 콩쿠르는 덴마크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초대 상임지휘자인 니콜라이 말코를 ... -
베를린필 지휘 데뷔 김은선 “지휘자 방향 따르면서 악장·수석끼리 소통···역시 일류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은 세계 최정상 교향악단이다. 이곳의 포디움에 서는 것은 많은 지휘자들의 영예다. 지금까지 한국인으로는 정명훈만이 베를린필 정기연주회에서 지휘했다.김은선(44)은 두 번째다. 아시아 여성으로는 최초이기도 하다. 김은선은 18~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베를린필 정기연주회에서 지휘했다. 프로그램은 쇤베르크(1874~1951) 오페라 <기대>와 라흐마니노프(1873~1963) 교향곡 3번이었다. 비슷한 시기 활동했으나 전혀 다른 음악 성향을 보인 작곡가의 곡을 조합한 도전적 프로그램이었다.21일 베를린에서 한국 기자들과 화상으로 만난 김은선은 “첫 연습 때부터 분위기가 좋았다. 연주회도 뒤로 갈수록 질이 좋아졌다. 왜 베를린필이 세계 최정상인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김은선은 “무대에 나왔다 들어갔다 하며 앞으로 할 음악만 집중했다”고 했지만, 공연이 성공적이었다고 짐작할 만한 에피소드는 있었다. 교향곡 악장 사... -
‘천 개의 파랑’, 연극으로 볼까 뮤지컬로 볼까
천선란 작가의 SF <천 개의 파랑>이 연극과 뮤지컬로 잇달아 선보인다. 두 작품은 주인공인 로봇 콜리를 재현하기 위해 상반된 접근법을 택했다.2020년 출간된 소설 <천 개의 파랑>은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보편화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말 투데이를 타다가 낙마한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가 서사의 중심이다. 로봇에 관심 많은 고등학생 연재는 고장난 콜리를 가져와 고치려 하고, 연골이 닳은 투데이는 안락사 위기에 놓였다. 연재와 그의 장애인 언니 은혜는 콜리와 투데이가 다시 한번 달리게 하려고 계획을 세운다.국립극단 연극 <천 개의 파랑>(장한새 연출)은 우여곡절 끝에 개막했다. 애초 4일 개막 예정이었으나, 2일 리허설 도중 로봇 배우 콜리의 전원이 꺼지는 사고가 일어나 점검을 위해 16일로 개막을 연기했다. 17일 관람한 연극은 별다른 사고 없이 진행됐다. 콜리는 145㎝ 키에 원작과 같은 브로콜리 색으로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