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기에 미처 자라지 못한 근육으로 인해 심폐기능도 정상치의 산소 포화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고 … 길바닥을 내 발로 걷지 못한지도 이제 곧 30년째가 된다 … 오른쪽 폐를 짓누르는 모양새로 극심하게 휘어진 S자 등뼈가 세계의 오른편과 왼편에 독특한 의미를 부여한다.”연습실 복판에 의료용 침대가 놓이고, 그 주변에서 배우들이 평문으로 이어지는 묘한 대사를 읊었다. 침대에는 한 명이 앉았고, 침대 옆에도 휠체어에 앉은 또다른 배우가 있는데 이들은 모두 ‘샤카’. 비장애 중심 사회에 대해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한 동명의 소설을 무대로 올리는 연극 <헌치백>의 주인공들이다.지난 2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만난 샤카 역의 황은후·차윤슬 배우는 “<헌치백>은 배우들이 바라본 샤카의 조각들이 샤카라는 인물을 구성하고, 관객들은 조각들이 모인 거울에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연극의 원작은 희귀 근육질환인 선천성 근세관성 근병증을 ...
2025.06.05 1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