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 ‘드라큘라’ 이래 대중적 기억에 새겨져 ‘블랙스완’ ‘애비게일’ 등 할리우드서 자주 활용 오보에·반음계 불안 표현하프와 현악기의 트레몰로가 만들어내는 잔잔한 호수의 수면. 그 위로 펼쳐지는 오보에의 선율은 비장하고 애절하다. 차이콥스키 발레곡 <백조의 호수>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이 테마는 처연하면서도 우아하다. 사랑의 비극적 운명을 예상케 하는 장면에 더없이 들어맞는 ‘백조 테마’. 그런데 종종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의외의 얼굴을 드러낸다.지난달 내한공연을 펼친 몬테카를로 발레단이 선보인 <백조의 호수> 무대에도 이 곡은 흘렀다. 널리 알려진 애절한 사랑이야기 대신 심리 스릴러로 재구성된 이 작품에서 백조 테마는 치정과 욕망으로 뒤얽힌 불안한 서사를 이끄는 정서적 동력이 됐다. 원곡의 유장한 호흡 대신 빠른 템포로 몰아붙인 연주는 숨이 가빠질 만큼 긴장감을 끌어올렸고 묘하게 신경을 긁는 듯했다. 그러고 보면 이 테마...
2026.06.14 2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