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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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25.06.15
  • 임신과 중절을 욕망하는 중증장애인…비장애 중심사회 도발하는 연극 ‘헌치백’
    임신과 중절을 욕망하는 중증장애인…비장애 중심사회 도발하는 연극 ‘헌치백’

    “성장기에 미처 자라지 못한 근육으로 인해 심폐기능도 정상치의 산소 포화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고 … 길바닥을 내 발로 걷지 못한지도 이제 곧 30년째가 된다 … 오른쪽 폐를 짓누르는 모양새로 극심하게 휘어진 S자 등뼈가 세계의 오른편과 왼편에 독특한 의미를 부여한다.”연습실 복판에 의료용 침대가 놓이고, 그 주변에서 배우들이 평문으로 이어지는 묘한 대사를 읊었다. 침대에는 한 명이 앉았고, 침대 옆에도 휠체어에 앉은 또다른 배우가 있는데 이들은 모두 ‘샤카’. 비장애 중심 사회에 대해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한 동명의 소설을 무대로 올리는 연극 <헌치백>의 주인공들이다.지난 2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만난 샤카 역의 황은후·차윤슬 배우는 “<헌치백>은 배우들이 바라본 샤카의 조각들이 샤카라는 인물을 구성하고, 관객들은 조각들이 모인 거울에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연극의 원작은 희귀 근육질환인 선천성 근세관성 근병증을 ...

    2025.06.05 11:51

  • 부산 첫 클래식홀 문 연다···‘이 악기’ 있는 국내 4번째 공연장
    부산 첫 클래식홀 문 연다···‘이 악기’ 있는 국내 4번째 공연장

    부산 최초의 클래식 음악 전용 공연장인 ‘부산콘서트홀’이 20일 개관한다.부산시는 20일 부산콘서트홀 개관식을 열고 개관기념공연을 마련한다고 5일 밝혔다.부산 부산진구 연지동 부산시민공원 안에 자리한 부산콘서트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대공연장(2011석)과 소공연장(400석)으로 구성돼 있다. 대공연장은 무대를 객석이 둥글게 감싸는 포도밭 형태로 풍성한 음향과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동시에 추구했다.비수도권 최초의 파이프오르간(파이프 수 4423개, 스톱 수 64개)이 설치된 부산 최초의 클래식 음악 전문 공연장이다. 파이프오르간이 있는 국내 공연장은 세종문화회관(1978년 설치), 롯데콘서트홀(2016년), 부천아트센터(2023년) 세 곳뿐이다.부산콘서트홀은 개관전부터 시범 공연, 개관페스티벌 공연, 파이프오르간 시리즈 공연이 연이어 매진되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개관식은 20일 오후 6시 30분 이지안 어린이(8세)의 바이올린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2025.06.05 07:52

  • 아트센터인천서 피아니스트 조성진·뉴욕 필하모닉 공연
    아트센터인천서 피아니스트 조성진·뉴욕 필하모닉 공연

    인천 송도에 있는 아트센터인천에서 이번 달 세계적인 클래식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다.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아트센터인천에서 오는 12일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이 열린다고 4일 밝혔다. 26일에는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New York Philharmonic)가 무대에 오른다.조성진 리사이틀은 티켓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번 무대는 프랑스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작품들로 구성, 관객들에게 라벨 음악의 섬세하고 깊이 있는 세계를 경험할 기회를 선사한다.조성진은 정교한 테크닉과 섬세한 감성으로 전 세계 클래식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은 피아노의 미세한 터치와 깊이 있는 울림을 완벽하게 전달하는 뛰어난 음향 설계를 갖추고 있어 조성진이 선보이는 라벨의 걸작들을 한층 더 생생하고 풍부한 음향으로 경험할 수 있다.뉴욕 필하모닉은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성사된 내한 공연이다. 에사페카 살로넨...

    2025.06.04 10:04

  • 충무아트센터 새단장, 복합 문화공간으로 재도약[서울25]
    충무아트센터 새단장, 복합 문화공간으로 재도약[서울25]

    서울 중구 대표 복합문화예술시설인 충무아트센터가 개관 20주년을 맞아 리모델링을 마치고 새롭게 문을 연다고 3일 밝혔다.중구는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관람객에게는 쾌적한 환경을, 예술가에게는 최적의 창작 환경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소개했다.우선 <대극장>과 <중극장>은 전 좌석을 교체하고 로비 디자인을 개선해 쾌적하고 세련된 관람 환경을 만들었다. <소극장>은 변화를 시도했다. 고화질 디지털 시네마 시스템을 도입해 영화 상영 전용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기존 218석에서 92석으로 좌석 수를 줄이는 대신, 관람 몰입도를 높였다. <갤러리> 공간은 지난해 75평에서 300평 규모로 대폭 확장해 수준 높은 전시 유치가 가능한 전문 전시공간으로 만들었다.구는 오는 5일 지역 주민과 공연예술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전공개 탐방 행사를 개최한다. 20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공연도 준비했다. 충무아트센터 대표 작품인 ‘멤피...

    2025.06.03 11:42

  • “세상은 무대, 사람은 배우”…연극과 현실을 넘나드는 ‘유령’이 하고 싶은 얘기는
    “세상은 무대, 사람은 배우”…연극과 현실을 넘나드는 ‘유령’이 하고 싶은 얘기는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생에서 배씨, 정씨 그리고 다시 배씹니다. 무대에 섰으면 연극에서 맡은 역할을 말해야지 생은 무슨 생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배씨가 다시 배씨는 뭐야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 근데 그렇게 말고는 달리 말을 못하겠습니다.연극 <유령>에서 배명순 역할을 맡은 배우가 무대를 여는 대사다. 극 중 배명순은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도망쳐 정순임이라는 이름으로 새 삶을 시작하지만, 주민등록번호가 말소돼 힘든 삶을 이어가다 무연고자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죽음 이후 배명순은 ‘유령’이 되어 무대 위로 돌아와 자신처럼 지워진 존재들과 함께 목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이 극의 시놉시스다.14년 만에 창작극을 선보이는 고선웅 연출은 무연고자에 대한 가슴 아픈 신문 기사를 보고 <유령>을 쓰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어두운 내용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예상치 못한 일이 이어지는 소동극에 가깝다. 그렇다고 가벼운 코미디라기보다는 묵직...

    2025.06.02 10:54

  • 만재도 해녀와 뉴욕의 한인 극작가의 관계는…‘패스트 라이브즈’ 셀린 송의 연극 ‘엔들링스’
    만재도 해녀와 뉴욕의 한인 극작가의 관계는…‘패스트 라이브즈’ 셀린 송의 연극 ‘엔들링스’

    연극 <엔들링스>는 한솔, 고민, 순자 세 해녀가 물질을 나가는 작업장에서 시작된다. ‘엔들링(Endling)’은 한 종(種)의 마지막 생존 개체를 의미한다. 외딴 섬 만재도에 사는 70대부터 90대의 세 해녀들은 매일 해산물을 채취해 생계를 꾸려왔지만, 그 삶을 이어갈 후계자는 없다.어쩐지 서정적인 이야기가 이어질 것만 같지만, 자꾸 어긋난다. ‘테레비’를 좋아하는 한솔이 “할리우드는 영원해~”라고 말할 때마다 ‘주말의 명화’ 배경 음악이 깔리고, 자신들의 몰골을 설명하노라면 광고 음악으로 익숙한 시아의 ‘샹들리에’가 울려퍼진다.해녀 할머니들의 신파에 TV 속 익숙한 장면들이 맞물리며 ‘이게 뭐지’ 싶은 위화감이 커져갈 즈음 무대 한 켠에서 유령처럼 ‘하영’이 등장한다. 하영은 지구 반대편 미국 뉴욕에 사는 20대 후반의 한국계 캐나다인 여성이다. 극의 시작부터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처럼 해녀들의 삶을 설명하던 목소리이자 이 희곡을 쓴 극...

    2025.05.29 11:20

  • 창작극 ‘유령’ 선보이는 고선웅 “내가 누구인지 자꾸 묻게 되는 작품”
    창작극 ‘유령’ 선보이는 고선웅 “내가 누구인지 자꾸 묻게 되는 작품”

    “제목 따라간다고, 유령이 손에 안 잡히잖아요. <유령>도 비슷한 것 같아요. 작품이 어디로 가는지.”세종문화회관이 오는 30일부터 서울시극단 단장 고선웅 연출이 14년 만에 선보이는 창작극 <유령>을 무대에 올린다. <유령>은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잊혀지고 지워진 ‘무연고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고선웅 연출은 22일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연습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주민등록이 없고 호적이 없으면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며 “인생 전체가 뿌리 없이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 마음 아팠다”고 <유령>의 창작 동기를 설명했다. 작품의 시작은 고 연출이 7~8년 전 인상 깊게 읽은 무연고자를 취재한 신문 르포 기사였다. 극에선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던 배명순이란 인물이 신분을 바꾼 채 살아가다 병을 얻고, 무연고자로 생을 마감한다. 죽음 이후 배명순은 유령이 되어 무대로 다시 돌아온다. 자신처럼 지워지고 잊힌 ...

    2025.05.22 16:07

  • ‘사느냐 죽느냐’ 햄릿이 된 다운증후군 배우의 실존적 질문…연극 <햄릿>
    ‘사느냐 죽느냐’ 햄릿이 된 다운증후군 배우의 실존적 질문…연극 <햄릿>

    “저는 서른 살이고,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햄릿’ 역할을 하는 배우이고, 연극을 하지 않을 때는 스타벅스에서 바리스타로 일하죠. 축구팀 단장이면서 인플루언서이고, 다운증후군협회 활동가이기도 합니다. 유엔에서 장애인권리를 발표하도록 초청도 받았습니다.”이 다중의 역할을 수행하는 하이메 크루스는 서울 충정로 모두예술극장에서 23~25일 공연되는 페루 극단 ‘테아트로 라 플라사’의 연극 <햄릿>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1일 모두예술극장에서 만난 크루스는 7년 전 연출가 첼라 데 페라리와의 만남을 이렇게 떠올렸다.“저는 극장 안내원이었어요. 연기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배우 하이메 크루스라고 자기 소개를 하곤 했죠. 어느날 첼라가 제 소개를 듣더니 저를 더 알고 싶다더군요. 햄릿을 연기해보겠냐고 제안을 받았죠. 그렇게 연출가들과 배우들이 모이고, 연기를 배우게 됐어요. <아나니아스>라는 넷플릭스 영화도 찍었죠.”프로그램북에 소...

    2025.05.22 09:58

  • 조수미, 프랑스 ‘최고 문화예술훈장’ 코망되르 받는다
    조수미, 프랑스 ‘최고 문화예술훈장’ 코망되르 받는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프랑스 문화부에서 문화예술공로훈장 ‘코망되르’를 받는다.21일(현지시간)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 따르면 조수미는 오는 26일 파리 오페라 코미크에서 열리는 훈장 수여식에서 한국계인 플뢰르 펠르랭 전 문화 장관으로부터 훈장을 받을 예정이다.1957년 프랑스 문화부가 제정한 문화예술공로훈장은 예술과 문학 분야에서 탁월한 창작 활동을 펼치거나 프랑스 문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된다. 해당 훈장은 슈발리에, 오피시에, 코망되르 등 세 등급으로 나뉘며 이 중 조수미가 받는 코망되르가 최고등급이다.조수미는 1986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베르디 극장에서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데뷔한 이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았다.유럽에서 높은 인지도를 누렸으며 프랑스에서도 파리 샤틀레 극장, 샹젤리제 극장 등 대형 무대에 올라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지난해에는 한국 음악가의 이름을 내건 첫 해외 국제 콩쿠...

    2025.05.22 08:35

  • 13년 만에 ‘헤다’로 돌아온 이혜영 “헤다는 내가 있으니까 할 수 있다는 ‘착각’으로 한다”
    13년 만에 ‘헤다’로 돌아온 이혜영 “헤다는 내가 있으니까 할 수 있다는 ‘착각’으로 한다”

    “초연 때 김의경 선생님(배우 이혜영을 발탁한 연출가 겸 극작가)이 <헤다 가블러>를 하자고 해서 ‘그게 뭐예요’ 했어요. 이렇게 세련되고 충격적인 작품을 왜 여태까지 안했을까 여쭤봤더니 ‘이혜영 같은 배우가 없었기 때문이지’라고 하셨죠. 헤다는 내가 있으니까 할 수 있다는 ‘착각’을 가지고 했고, (이번에도) 그 착각을 방해하는 요소는 아무것도 만나지 않고 있어요.”배우 이혜영이 13년 만에 다시 연기하게 된 ‘헤다’에 대해 특유의 꼿꼿한 말투로 내놓은 소회다. 19일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헤다 가블러> 기자간담회에서 이혜영은 “초연 때 부족한 게 있었다면 (그 부분을) 완성하기 위해 헤쳐 모였다”며 “새롭게 애 많이 썼고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헤다 가블러>는 ‘근대 연극의 아버지’ 헨리크 입센이 1890년 발간한 희곡이다. 이 작품이 국내에선 초연 이후 120년이 지난 2012년 명동예술극장에서 처음 소개됐는데...

    2025.05.20 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