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이정후야’···완전히 빠진 헛스윙 코스도 ‘가볍게 툭’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또 한 번 고차원의 타격 기술을 뽐내며 세 경기 만에 안타를 쳤다.이정후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벌인 홈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3타수 1안타로 경기를 마쳤다.이정후의 타율은 0.271(96타수 26안타)로 약간 올랐다.1회와 3회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피츠버그 우완 선발 투수 퀸 프리스터의 슬라이더, 싱커를 잡아당겼다가 모두 2루수 땅볼로 물러난 이정후는 0-0인 6회 1사 주자 없는 세 번째 타석에서 볼을 건드려 중견수 앞으로 날아가는 안타를 때렸다.볼카운트 0볼 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슬라이더는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을 완전히 벗어난 낮은 공이었지만, 이정후는 유연한 스윙으로 부드럽게 끌어당겨 중견수 앞으로 타구를 보냈다.그전까지 단 2안타로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봉쇄하던 프리스터는 후속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에게 볼넷을 내줘 1사 1, 2루 위기에 몰... -
류현진도 ‘행복 수비’는 버거워
프로야구 한화는 2023시즌 종료 후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 훈련을 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수비력 향상’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행복 수비’라는 반어적 별칭을 얻을 정도로 부실한 수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류현진이 미국 진출 전, 초등학생 선수에게 “수비 믿고 던지면 안 되지, 네가 잡아야지”라고 말한 것은 ‘슬픈 에이스’ 류현진을 상징하는 인터넷 ‘밈’이었다.호주 멜버른(1차)·일본 오키나와(2차) 스프링캠프에서도 수비 강화에 애를 썼다. 그러나 한화는 올해도 행복 수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류현진은 지난 24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안타 2사사구 4삼진 7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KBO 개인 통산 100번째 승리도 또 한 번 미뤄졌다.류현진은 1-3으로 뒤진 4회말 선두 타자 장성우에게 2루타를 맞은 뒤 황재균의 희생 번트로 주자를 3루까지 보냈다. 1사 3루에서 조용호의 타구는 투수와 1루수 사이로 느리게 ... -
‘소년 장사’ 20년 만에 드디어 ‘홈런왕’
SSG 최정(37)이 타석에 들어서자 사직구장 외야 왼쪽으로 사람들이 자리를 옮기기 시작했다. 타구는 긴 포물선을 그리며 담장을 넘겼다. 홈팬, 원정팬 할 것 없이 함성이 쏟아졌다.‘소년 장사’였던 최정이 이제 ‘홈런왕’이 됐다. 최정은 24일 사직 롯데전 4-7로 뒤진 5회 2사 때 롯데 선발 이인복의 초구 127㎞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최정의 개인 통산 468호째 홈런이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갖고 있던 KBO리그 통산 467홈런을 넘어서는 신기록이다.유신고를 졸업한 뒤 2005년 SK(현 SSG) 1차 지명으로 프로 무대에 입단한 최정은 데뷔 첫해인 2005년 5월21일 현대전에서 첫 홈런을 쳤다. 다음해 12홈런으로 프로 데뷔 두번째 시즌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최정은 1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채우는 꾸준한 활약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시즌 개막 2연전인 23~24일 롯데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
‘1약’ 키움, 난세에 영웅이 나오는 법이니
이가 없어 잇몸, 이젠 잇몸조차 성한 데가 없다.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으로 위기에 빠진 프로야구 키움의 현재 상황이다. 그런데 어디선가 자꾸 ‘영웅’이 등장해 기대감을 키운다.홍원기 키움 감독은 지난 23일 고척 KIA전을 앞두고 3개월가량 이탈이 불가피한 이형종의 발등 골절 부상 소식을 전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홍 감독은 “겨우내 열심히 땀 흘린 선수가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이탈해 굉장히 안타깝다”고 전했다.이형종뿐 아니라 이주형, 김혜성(이상 야수), 김동헌(포수), 정찬헌, 원종현(이상 투수) 등의 부상으로 라인업 구성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홍 감독은 “시즌 전 구상과는 다른 플랜을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키움은 완전체 전력으로도 ‘1약’이란 평가를 받았다. 에이스 안우진은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입대했고 간판타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는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그럼에도 24경기를 치른 현재 키움은 승률 0.542(13승11패)... -
시즌 초 부진도 벅찬데 오재원발 악재까지…두산, 산 넘어 산
시즌 초 부진에 허덕이는 두산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두산에서만 16시즌을 뛴 전 프로야구선수 오재원의 강요로 소속 현역 선수 8명이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전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수면제 대리 처방은 법적 처벌 대상이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징역 5년 이하 징역형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까지 처할 수 있다. 구단은 향후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면서 기소까지 된다면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KBO도 비슷한 입장이다.두산 선수들은 23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외야 한편에서 둥글게 모여 분위기를 다잡는 모습이 포착됐다. 베테랑 선수 A는 “평소처럼 하자는 얘기를 했다. 짚을 건 짚어야 하겠지만, 그라운드 위에서는 다를 것 없이 플레이를 해야 한다. 지금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라고 말했다. 무거운 공기가 더그아웃에 감돌았다.이승엽 감독(사진)은 경기 전 굳은 표정으로 “야구계에 이런 일이 벌어져 우선 ... -
KIA 전상현의 목표는 뭐든 ‘지키기’
전상현(28·KIA)은 2020년 KIA의 마무리였다. 중반 이후 마무리로 변신, 13홀드와 함께 15세이브를 거둬들였다.KIA의 마무리 문제가 해결된 줄 알았던 그때 어깨 부상이 찾아왔다. 긴 재활을 거쳐 2021년 9월에야 복귀한 전상현은 2022년부터 KIA의 필승계투조에 다시 합류했다. 그사이 마무리는 후배 정해영이 차지했다.정해영이 빠른 속도로 세이브를 쌓아가면서 타이거즈 마무리의 역사를 쓰는 동안 전상현은 타이거즈 불펜의 역사를 새로 썼다. 전상현은 올해 6홀드를 더해 통산 71홀드로 구단 사상 최다 홀드 투수가 됐다. KBO리그에 홀드 개념이 도입된 이래 KIA의 최다 홀드 투수는 좌완 심동섭(67홀드)였다.리그를 통틀어 통산 100홀드를 넘긴 투수가 17명이나 있었는데 KIA는 70홀드 이상 기록한 투수도 없었다. 필승계투조에서 오랫동안 꾸준히 자리를 지켜낸 투수가 없었다는 뜻이다. 생각도 못하고 있었던 이 기록은 전상현에게 새로운 ... -
‘로봇 심판’ ABS, 국내선 시끌시끌…KBO 첫 시도에 ML도 ‘관심 집중’
KBO리그는 올 시즌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도입했다. 이른바 ‘로봇 심판’으로 불리는 ABS는 사람이 하던 볼·스트라이크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차이를 없앰으로써 공정한 판정을 하기 위한 시스템이다.스트라이크존의 높낮이는 선수별 신장을 기준으로 삼았고 각 구단 더그아웃에 1개씩 태블릿PC를 제공해 확인하게 하는 등 KBO리그만의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물론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1군 경기에 도입한 사례는 없다. 야구를 하는 국가 중 최초로 ABS를 도입해 선례를 남기고 있다.ABS 도입에 대한 현장의 반응도 가지각색이었다. 감독뿐 아니라 선수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구장마다 스트라이크존이 다르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하고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ABS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 최적화된 선수들도 있다. 지난 1... -
‘류현진 껌딱지’ 한화 문동주 “저리 가라고 할 때까지 따라다닐래요”
지난해 문동주(21·사진)는 프로야구 한화의 ‘토종 에이스’였다. 부진과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접은 김민우의 역할을 스무 살 어린 투수가 대신했다. KBO리그 국내 투수 최초로 시속 160㎞ 벽을 뚫은 그는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거침없이 전진했다. 문동주는 2023시즌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8승8패 평균자책 3.72의 성적으로 ‘신인왕’에 올랐다.신인 자격이 있는 선수들 가운데 가장 빛난 선수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한 팀의 국내 에이스 역할을 맡기엔 조금 일렀다.류현진이 가세한 올해는 다르다. 이번 시즌 명실상부한 한화 에이스는 류현진이다. 덕분에 문동주가 짊어진 책임감의 무게도 한결 가벼워졌다. 앞으로 더 큰 성장을 이뤄야 할 문동주가 의지하고, 조언을 구할 존재가 생겼다.문동주는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3.1이닝 6안타(1홈런) 3사사구 2삼진 6실점으로 크게 휘청였다. 잠시 주춤한 문동주는 16일 창원 NC전에서 올해 가장 좋은 투... -
류현진의 100승 향한 길, 딱 한 방이 아쉬웠다
NC전서 7이닝 3안타 3실점 호투김성욱에 역전포 허용…승리 무산최다 홈런기록 노리던 SSG 최정투구 맞아 골절…당분간 못 뛰어프로야구 ‘개인 통산 100승’에 도전한 류현진(37·한화)이 ‘피홈런’ 한 방에 발목을 잡혔다. 짙은 아쉬움 속에서도 에이스다운 투구로 7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류현진은 1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안타(1홈런) 2사사구 8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은 이날 KBO리그 복귀 후 가장 긴 이닝을 소화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7이닝을 던진 건 토론토에서 뛰던 2021년 8월22일 디트로이트전이 마지막이었다.투구 내용도 좋았다. 류현진은 3회까지 NC 타선을 안타 2개로 꽁꽁 묶었다. 복귀 후 첫 승리를 따낸 잠실 두산전처럼 빠른 공과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NC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문제는 2-0으로 앞선 4회말이었다. 류현진은 2사 1·2루에서 NC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