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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 8년 만의 내한···5만명 떼창에 “생애 최고의 관객”
콜드플레이 8년 만의 내한···5만명 떼창에 “생애 최고의 관객”

“한국어가 서툴러도 이해해주세요.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분과 함께해서 행복합니다”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8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긴 기다림에 보답하듯 폭발적인 라이브와 감미로운 악기 연주로 잊지 못할 2시간을 선물했다. 팬들이 떼창으로 화답하자 콜드플레이는 “생애 최고의 관객”이라며 더욱 적극적으로 호응을 유도했다. 모두가 하나되어 노래하고, 뛰고, 손뼉치는 원팀 공연이었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를 열고 약 5만명(스탠딩 2만명+좌석 3만명)의 관객과 만났다. 등장부터 남달랐다. 콜드플레이는 인트로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를 배경음악으로 무대 뒤가 아닌 메인무대와 돌출무대 사이에서 나타났다. 관객들과 눈인사를 하며 무대 위로 올라왔다. “스리, 투, 원(3, 2, 1).” 첫 곡 ‘하이어 파워’가 시작되자 공연장이 함성으로 뒤덮였다. “두두두두둥” 베이스 ...

연재

2025.04.18
  • [금요일의 문장]초보 작가는 내용과 형식은 같다는 것을 곧잘 잊는다
    [금요일의 문장]초보 작가는 내용과 형식은 같다는 것을 곧잘 잊는다

    흔히 시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운율, 리듬, 음악성 같은 특징은 사실 산문에도 있다. (중략) 초보 작가는 하려는 말에 너무 정신이 팔려서 문장의 모양과 소리에 충분히 신경을 쓰지 못하곤 한다. 이들은 단어 안에 욱여넣은 의미에 골몰한다. 내용에 집착하느라 형식을 망각한다. 내용과 형식은 같다는 사실을, 문장이 무엇을 말하는가는 그것을 어떻게 말하는가와 다르지 않으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곧잘 잊는다. <단어 옆에 서기>, 위고영국의 사회문화사학자 조 모란은 “좋은 문장을 쓰는 일은 미적분을 푸는 일만큼이나 어렵다”고 말한다. “아무리 문장의 기본 구조를 안다 해도 독자를 움직이고 매혹시키며 흥미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단어를 배열하는 건 다른 문제다.” 그러니 글을 잘 쓰려면 장인의 기술과 끈기가 필요하다는 게 저자의 지론이다. 마치 일본의 초밥 장인이 몇년 동안 바닥 쓸기부터 시작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첫 10년은 책읽기만 허용하고 그 후...

    10시간 전

  • [새책]욕망의 향신료 제국의 향신료 外
    [새책]욕망의 향신료 제국의 향신료 外

    욕망의 향신료 제국의 향신료16세기 포르투갈과 에스파냐가 향신료 공급망을 두고 벌인 경쟁이 어떻게 근대 세계를 형성했는지 다룬다. 세비야의 조선소부터 태평양, 인도네시아의 향신료제도, 북극권, 중국 해안에 이르기까지 모험과 난파의 이야기를 담았다. 로저 크롤리 지음. 조행복 옮김. 책과함께. 2만8000원초록 감각녹지와 건강의 연관성을 탐구해온 저자는 자연이 우리에게 이롭다는 과학적 증거들을 제시한다. 출근길이나 산책길을 선택하는 것부터 교실이나 사무실을 꾸밀 때 주의할 점, 공공 녹지 계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까지 알려준다. 캐시 윌리스 지음. 신소희 옮김. 김영사. 2만2000원세상은 라틴어로 가득하다영어 알파벳부터 최신 IT 용어까지 우리 일상에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용어들이 많다. 라틴어와 인류의 2000년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세계사, 정치, 종교, 과학, 현대라는 다섯 가지 테마로 라틴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라티나 사마 지음. ...

    10시간 전

  • [낙서일람 樂書一覽]아이돌에겐 통과의례복…‘세라복’에 대한 모든 것
    [낙서일람 樂書一覽]아이돌에겐 통과의례복…‘세라복’에 대한 모든 것

    세일러복의 탄생 오사카베 요시노리 지음 | 김동건 외 옮김에디투스 | 498쪽 | 3만원세일러복은 본래 선원복 혹은 선원복에서 유래된 해군 수병의 군복을 말한다. 다만 지금 이 단어의 이미지로 세라복이라고도 불리는 일본풍의 여학생 교복을 떠올리는 이가 많을 것이다. 국내에서도 한때 여러 학교에서 입었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중매체에서 선정적으로 변형된 세일러복의 이미지가 전파되며 옷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기도 했다.책은 선원복에서 교복, 다시 아이돌 그룹의 무대 의상이나 코스프레 용품이 되기도 한 세일러복의 탄생을 들여다본다. 세일러복이 대중에 전파된 것은 19세기 중순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아들인 에드워드 7세 왕자가 어린이용으로 제작한 세일러복을 입은 모습이 알려지면서다. 일본 세일러복의 기원은 1920년 헤이안 여학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저자의 판단으로는 “(헤이안 여학원 교복은) 세일러복의 기본적인 구조와 다르”다. 책에 따르면 세일...

    10시간 전

  • [책과 삶] 이데올로기를 양분 삼은 뇌, 극단으로 기운다
    [책과 삶] 이데올로기를 양분 삼은 뇌, 극단으로 기운다

    뇌의 요구 충족시키는 이데올로기세상에 대한 해석·소속감 등 제공확실성 주나 반박·의문 허용 안 해정치 넘어 생물학적 과정이기도전전두엽 피질, 급진주의와 관련평소에는 멀쩡해 보이던 사람이 왜 특정 정치 신념이나 종교에 사로잡히면 극단으로 치닫는 걸까. 한국인들이 최근 몇달 동안 한번쯤 품었을 법한 생각이다. 영국의 신경과학자 레오르 즈미그로드는 2015년 영국의 어린 소녀들이 극단주의 이슬람 조직 IS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비슷한 의문을 품었다. ‘소녀들이 왜 저러는 걸까.’ 즈미그로드가 보기에 사회경제적 조건이나 문화적 요인으로만 소녀들의 행동을 설명하는 것은 불충분한 것 같았다.이데올로기 브레인레오르 즈미그로드 지음 | 김아림 옮김어크로스 | 380쪽 | 2만2000원<이데올로기 브레인>은 즈미그로드가 “인지과학과 신경과학의 방법론을 활용해 이데올로기적 사고의 기원과 결과를 연구한”...

    10시간 전

  • [그림책]‘프로 불만러’에게 필요한 한마디 “괜찮아”
    [그림책]‘프로 불만러’에게 필요한 한마디 “괜찮아”

    지적질 늑대이상미 글·조경희 그림옐로스톤 | 44쪽 | 1만6800원세상이 온통 짜증스러운 ‘프로 불만러’ 늑대가 있다. 그는 늘 못마땅한 표정에 눈살을 잔뜩 찌푸리고 걷는다. 분명 ‘신경성’인 듯한 두통과 복통도 달고 산다. 늑대에게 아이들이란 늘 잘못을 저지르고 계도해야 하는 대상이다.길바닥에 앉아 울고 있는 아이에게 “옷 더러워지잖아”라고 말하고, 공놀이를 하다 넘어진 아이에게는 “조심 안 하니까 넘어지지”라고 혼을 낸다. 늑대는 아이스크림을 떨어뜨린 아이에게 “왜 그렇게 칠칠맞지 못하니?”라며 뾰족하게 말한다.지적질이 일상인 늑대에게 ‘이상한 아이’가 나타난다. 비둘기를 쫓다 자신의 발을 밟은 여자아이에게 “야, 네가 내 발을 밟았잖아. 당장 사과해”라고 평소처럼 윽박질렀더니, 그 아이는 적반하장으로 “내가 달려오는 거 못 봤어? 네가 사과해”라며 화를 낸다. 늑대는 당황한다. ‘뭐지? 나에게 화를 낸 아이는 네가 처음이야, 내가 뭘...

    10시간 전

  • [책과 삶] 그래서…“판사에게 멱살 잡힐 글” 썼다는 변호사
    [책과 삶] 그래서…“판사에게 멱살 잡힐 글” 썼다는 변호사

    현실과 유리된 사법부의 모습과 그에 분노한 소시민 다룬 단편들 추리소설 쓰는 판사 출신 변호사“법정·인간 보며 느낀 것 작품화”“이 법정에서 가장 무심한 사람은 판사였다. 그는 온갖 감정이 교차하는 눈앞의 광경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는 듯, 손에 든 종이 몇장에 시선을 고정하고 마치 읊조리듯 판결을 읽어 나갔다.”도진기 작가의 단편집 <법의 체면>의 표제작에서 묘사하는 법정의 모습은 이렇듯 무미건조하다. 교통사고로 피해자에게 전치 14주의 상해, 실제로는 식물인간 수준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피해를 입힌 피고인에게 판사는 집행유예 처분을 내린다. 이에 항의하는 피해자 가족의 절규에 판사는 “법대로 했습니다! 돌아가세요!”라고 말한다. 판사는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 이보다 법정의 질서를 어긴 이에게 더 엄격한 듯 보인다. 이어 변호사 사무실을 찾은 한 노인의 모습이 등장한다. 금은방을 하는 노인은 장물을 거래한 혐의로 재판에서 유죄 판결...

    10시간 전

  • [책과 삶] 낭만은 잊어라…거친 우주에 대하여
    [책과 삶] 낭만은 잊어라…거친 우주에 대하여

    우주여행자를 위한 생존법폴 서터 지음 | 송지선 옮김오르트 | 560쪽 | 2만5000원‘우주여행’이란 말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게 뭐냐고 물어본다면 주저 없이 영화 <그래비티>가 생각난다고 답을 할 것이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영화 제목에 ‘스페이스’를 넣지 않고 ‘중력’이라고 이름 붙인 것부터 의미심장하다. 어쨌든 이 영화에는 딱 두 사람이 등장한다. 남자는 우주에서 돌아오지 못한 반면 여자는 지구로의 귀환에 성공했다. 영화의 주인공은 제목에서 암시한 대로 샌드라 불럭이 연기한 여성 우주비행사다.그렇다면 우주로 사라진 조지 클루니(맷 코왈스키 역)는 어떻게 됐을까. 신간 <우주여행자를 위한 생존법>은 이런 상상을 배경으로 읽어가면 좋을 만한 책이다. 하지만 우주 공간을 둥실둥실 떠다니며 우주를 유영하는 그런 낭만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영화 <그래비티>에서도 탯줄로 은유되는 끈이 우주선으로부터 떨어지는 순간 머지...

    10시간 전

  • [책과 삶] ‘문학의 비효율’의 효율성
    [책과 삶] ‘문학의 비효율’의 효율성

    문학의 쓸모앙투안 콩파뇽 지음 | 김병욱 옮김뮤진트리 | 240쪽 | 1만8000원“문학은 돈이 안 돼”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시대. 글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이라면 비슷한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음직 하다. 아카데미 프랑세즈(프랑스 한림원) 회원이자 작가인 앙투안 콩파뇽은 “문학은 돈이 된다”고 반박한다.문학은 어쩌다 이렇게 찬밥 신세가 됐을까. 읽고 쓰는 일은 느리기 때문이다. 즉각적인 반응을 필요로 하는 디지털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다. 문학은 ‘늦게’ 돈이 되기도 한다. 프랑스 시를 대표하는 시집으로 꼽히는 <악의 꽃>의 저자 보들레르는 가난하게 살았다. 그가 숨을 거둔 뒤 50여년이 지나서야 그의 시집은 베스트셀러로 수익을 올린다. 비록 늦었으나 결과적으론 문학에 투자하기로 한 그의 선택이 오판이 아니었다.진리의 상아탑인 대학에서조차 문학의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작가는 문학적 소양이...

    10시간 전

  • [책과 삶] 이제, 우주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책과 삶] 이제, 우주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지리의 힘 3팀 마샬 지음 | 윤영호 옮김사이 | 346쪽 | 2만1000원“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부연설명 필요 없는, 역사가 증명했던 이 말에 바다 대신 우주를 넣는다면 어떨까. 팀 마샬은 “달에 성공적으로 식민지를 건설하면 … 과거의 해양 강대국들이 누렸던 것과 같은 이점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마샬은 전 세계 30개국에서 300만부 이상 팔린 <지리의 힘> 1·2권에서 각 지방의 지리적 요인으로 세계사와 현대 분쟁을 설명했는데, 3권에서는 우주를 무대로 한 패권 경쟁을 다뤘다.소련의 유리 가가린은 우주를 처음 비행한 인간이 됐고, 미국의 닐 암스트롱은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뎠다. 당시 우주를 둘러싼 냉전은 양 강대국 간 기술 경쟁의 모습을 띠었다. 기술이 더욱 발전한 지금은 우주 공간에서 누가 주권과 소유권을 행사하느냐로 경쟁이 확대됐다. 1967년 체결된 우주조약은 “우주 공간은 … 한 국가가 전용할 수 ...

    10시간 전

  • [책과 삶] (귀여운) 동물을 사랑합니다…우리의 이중잣대
    [책과 삶] (귀여운) 동물을 사랑합니다…우리의 이중잣대

    도시의 동물들최태규 글·이지양 사진사계절 | 384쪽 | 2만4000원천변에 나서면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하는 이들이 줄을 잇는다. 유튜브에는 ‘집사’와 상호작용하는 고양이, ‘주인’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척척 해내는 강아지 영상이 가득하다. 중국 쓰촨성 청두 판다기지로 반환된 자이언트판다 푸바오에겐 연예인 못지않게 열성 팬이 많다.동물을 사랑할 준비를 다 갖춘 것처럼 보이는 시대다. 하지만 <도시의 동물들> 저자 최태규는 그 애정이 인간의 눈에 ‘귀여운’ 종에게만 치우쳐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 포식자일 확률이 높은 길고양이가 밥을 먹지 못할까 봐 걱정하면서도, 인간에게 무해한 러브버그는 박멸되길 바라는 게 사람 마음이다.사육곰을 구조하고 돌보는 곰보금자리프로젝트의 활동가이자 수의사인 저자는 우리가 동물을 대하는 모순된 태도를 돌아볼 수 있도록, 불편한 질문들을 던진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행동이 야생 동물의 생태 환경을 해치지는 ...

    10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