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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피 토한 고종, 통곡한 총리, 폭발한 민심…‘을씨년스러웠던’ 1905년 을사년
‘을씨년스럽다’는 ‘2025년 을사년’을 맞아 더욱 인구에 회자되는 표현이다.<표준국어대사전>은 ‘날씨나 분위기 따위가 몹시 스산하고 쓸쓸한 데가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이 말은 을사늑약이 체결된 ‘1905년 을사년’에서 비롯됐다는 게 정설처럼 떠돌고 있다.■을사년, 을씨년하지만 1855년 편찬된 조재삼(1806~1866)의 <송남잡지>에 다른 설명이 등장한다.“을사년=세간에 을사년을 흉하게 여겨 무서워하기 때문에 살아갈 낙이 없는 지금의 삶을 두고 이렇게들 말한다.”1897년 캐나다 선교사인 제임스 게일(1863~1937)이 편찬한 <한영자전>에도 나온다.“…‘을사=기근의 해(1785년)’를 가리키는데, 지금은 가난과 고통 등을 표현하는 것으로 쓰인다.”자전이 콕 찝은 ‘1785년 을사년’이 주목된다. “1785년 11월21일 “올해까지 거듭된 흉년으로 떠도는 유랑민이 다시 모여 정착할... -
정월대보름, 창경궁에 대형 보름달 내려온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창경궁에 대형 보름달이 내려온다.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오는 11~16일 창경궁에서 ‘정월 대보름, 창경궁에 내려온 보름달’ 행사는 연다고 10일 밝혔다.행사 기간 창경궁 풍기대 주변에 대형 보름달 모형이 설치된다. 1985년 보물로 지정된 풍기대는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측정하기 위해 세운 깃발 받침대로, 조선시대 기상 관측 역사를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유물이다. 집복헌 뒤편 언덕에 위치한다.보름달 모형은 오후 6시부터 8시30분까지 환히 빛난다. 이 행사는 국립어린이과학관과 함께 여는 행사로, 정월 대보름 당일인 12일에는 오후 7시부터 8시30분까지 대온실 앞에서 보름달 관측 행사도 열린다.이번 행사는 별도의 참가 신청 없이 야간에 창경궁을 방문하는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행사 기간 창경궁 보름달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트위터) 또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뒤 ‘#창경궁보름달’이라는 해시태그를 달면 응모자 10명을... -
원래 내 자리가 여기인데…서산 ‘부석사 불상’, 647년 만의 슬픈 귀향
[주간경향] 지난 1월 24일,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불상 한 점이 공개됐다. 높이 50.55㎝, 무게 38.6㎏의 이 불상은 금속을 녹여 관음보살을 형상화했다. 불교에서 ‘자비’를 상징하는 관음보살은 ‘세상의 소리를 듣고 모든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이다. 자연히 관음보살상에는 해당 지역 사람들의 시대적 바람이 담기게 된다. 이는 불상이 종교적·예술적 가치를 넘어 그 자체로 역사라고 불리는 이유다.이날 공개된 불상도 제작 시기, 처음 모신 장소 등이 특정된 귀중한 사료다. 고려 말인 1330년 2월 서주 지역에서 제작됐고, 총 32명의 시주자가 있었으며, 불상을 모신 절의 이름이 부석사라는 것까지 확인됐다. 현재 충청남도 서산 지역의 고려시대 행정 명칭이 서주다. 이 지역에 있는 부석사는 677년에 창건된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 도비산에 있는 ‘서산 부석사’가 유일하다. 즉 현재의 서산 부석사가 불상이 원래 봉안된 절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이 불상이... -
‘생태계의 보고’ 서산·무안·고흥·여수 갯벌, 세계유산 도전
생태계의 보고이자 철새 서식지로 평가받는 충남 서산갯벌과 전남 무안·고흥·여수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추가 등재에 도전한다.국가유산청은 지난달 ‘한국의 갯벌 2단계’(영문 명칭 ‘Getbol, Korean Tidal Flats(PhaseⅡ)’)와 관련한 세계유산 확대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했다고 7일 밝혔다.한국의 갯벌은 멸종위기종 철새를 비롯해 생물 2천여 종이 살아가는 공간이자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자연유산이다.2021년 서천갯벌(충남), 고창갯벌(전북), 신안갯벌(전남), 보성·순천갯벌(전남)이 동아시아∼대양주를 잇는 철새 이동 경로의 중간 기착지이자 대체 불가능한 철새 서식지 보전에 기여하는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유산에 등재됐다.국가유산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보호하고 강화하고자 대상 갯벌을 추가하는 확대 등재를 준비해왔다.앞서 2018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
신라 태자가 머물던 ‘진짜 동궁’ 찾았다···수세식 변기에 별도 연못까지
“햇살이 부드럽게 내리쬐던 1300년 전 어느 가을날 단풍이 물들고 원지 위로 햇빛이 반짝입니다. 태자는 손에 작은 상아 주사위를 만지작거리며 동궁을 거닐고 있습니다. 서쪽으로 높이 보이는 왕궁을 바라봅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2025년 국가유산청이 새로 그려본 신라 동궁의 모습이다.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꼽히는 동궁과 월지. 그동안 월지 서편에 있던 동궁은 후대 왕위에 오를 태자가 머물던 공간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월지 동편에서 태자가 머물던 ‘진짜 동궁’이 발견됐다. 기존 동궁은 왕이 머물던 공간으로 추정된다.국가유산청은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국가유산청이 새로쓰는 신라사’ 언론 공개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최응천 청장은 “월지 동편에서 새롭게 조사된 ‘진짜 동궁’이 밝혀졌다. 동궁 건물지는 대지 조성 단계부터 왕과 태자의 공간에 위계를 두어 계획적 경관 조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 -
‘한국 법의학 선구자’ 문국진 교수 별세
국내 법의학 선구자인 문국진 고려대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향년 99세. 고인은 한국 법의학의 기초를 세운 학자다. 법의학은 의학을 기초로 법률적으로 중요한 사실관계를 연구하고 해석하며 감정하는 학문이다. 1925년 3월 평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컬럼비아 퍼시픽대학에서 명예 법학박사를 받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의무관·법의학과장 등을 지냈고 1970년 고려대 의대로 자리를 옮겨 후학을 양성했다. 고인은 법의 병리학을 주로 연구하며 ‘사후 경과 시간을 근육의 pH 곡선으로 측정하는 법’ ‘수중 시체의 입수 장소 판정’ 등 법의학 감정에 도움이 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오늘날 법의학이 널리 알려지는 데도 고인의 역할이 컸다. 그는 1985년 이후 <새튼이> <지상아> <한국의 시체> 등 10여권의 법의 교양서를 냈다. 잘 알려진 명화... -
해외 반출 우리 문화재, 절반 가까이 일본에
도난, 약탈 등 여러가지 이유로 해외로 흩어진 우리 문화유산이 24만여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4일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따르면 올해 1월1일 기준으로 각국에 흩어져 있는 한국 문화유산은 총 11만6961건, 세부 수량으로는 24만7717점이다. 이는 일본과 미국 등 29개 국가의 박물관, 미술관 801곳을 조사한 결과다.국가별로 보면 도쿄국립박물관을 비롯해 일본 내 주요 문화시설이나 개인이 소장한 한국 문화유산이 10만8705점으로 가장 많았다. 나라밖 문화유산의 43.9%에 이른다. 다음으로는 미국, 독일, 중국, 영국 순이었다.일제강점기 등 수난의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국내 문화유산은 세계 곳곳으로 흩어졌다. 도난, 약탈 등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사례가 많지만 기증이나 선물, 수집 등 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반출된 경우도 있다.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이 중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방법으로 반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산을 국내로 들여오기 위한 작업을 해오고 있... -
‘20세기 최대 자연재해’ 을축년 대홍수 당시 사진 보니…한강 지류까지 바뀌어
올해는 국내 ‘20세기 최대 자연재해’라고 불린 1925년 ‘을축년 대홍수’가 발생한지 100년째 되는 해다.서울역사박물관(관장 최병구)은 을축년 대홍수를 톺아보는 기획연구인 ‘을축년 대홍수 그 후 100년, 서울의 변화’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보고서 내용을 보면 1925년 7월 9~11일과 15~19일까지 두 차례 서울에 내린 집중호우의 양은 753mm에 달했다. 당시 용산 지역의 한강의 수위는 12.74m를 기록했는데, 이는 아직까지도 한강 최고 수위 기록으로 남아있다.한강물이 불면서 현재의 이촌2동·뚝섬·잠실·송파·신천·풍납동 일대의 마을이 유실됐다. 용산·마포·영등포의 주택 대부분도 침수됐다. 안국동·관훈동 등 시내에 자리한 곳까지 수해를 입을 정도였다.한강교는 무너졌고, 노량 수원지와 마포 당인리 화력발전소의 피해로 서울의 상수도와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한강의 지류까지 변형돼 잠실도 주변의 한강 본류가 섬의 남쪽에서 북쪽으로 바뀌었을 정도... -
여수 향일암 ‘국가지질공원’ 될까?…시 “하반기 인증 신청”
주상절리·섬 공룡 발자국 등 우수한 경관전남 여수시가 향일암을 비롯한 섬 지역에 대해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추진한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국립공원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여수시는 3일 “지역의 지질명소를 모아 올해 환경부에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수시는 남쪽 섬 지역을 중심으로 우수한 자연경관과 지질명소가 많다.다도해해상국립공원 구역인 향일암은 국가지정 명승이다. 이곳에는 주상절리가 발달해 있다. 국립공원인 금오도와 안도, 연도 등에도 파식 동굴과 해안 절벽 등이 우수한 경관을 뽐내고 있다.한려해상국립공원인 오동도에는 백악기에 형성된 퇴적암과 해안지형 등이 있다. 낭도와 사도, 추도 등에는 백악기 퇴적암에 공룡 발자국 화석 등이 남아있다. 이들 지역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국가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을 보존하고 교육·관광 사업 등에 활용하기 위해 환경부 장관이 인증하는 공원이다. 환경부와 지질공원위... -
남해군, 민간기록물 모은 도록·이야기책 출간
경남 남해군은 가정에서 보관한 생활의 흔적들을 모아 기록으로 남긴 도록과 이야기책을 제작했다고 3일 밝혔다.이 사업은 2024년 고향사랑기금 사업의 하나로 민간기록물 기록화로 추진됐다.남해군은 그동안 기증받거나 수집한 민간기록물들을 기록물 생산시기·기증자명 등을 함께 적어 보기 쉽게 정리한 ‘마을마다 집집마다 소중한 내 기록, 남해의 역사가 되다’ 라는 도록으로 제작했다.민간 기록물 중 몇 가지 대표되는 기록물을 골라 생산 배경, 기증받은 경로를 이야기 형식으로 전해주는 ‘서랍 속 이야기’라는 스토리북도 함께 출간했다.남해군은 도록과 스토리북의 내용과 그 제작 과정을 담은 동영상도 제작해 남해군청 누리집에서 공개할 예정이다.남해군 관계자는 “민간기록물로 추억을 공유하고, 남해군의 기억과 역사가 확장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기록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