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무대에서 의상은 단순한 ‘패션’이 아니다. 때로는 메시지를 압축한 비언어적 외교 상징이 된다. 지난 8일 북한 평양에서 공개된 북·중 정상 부부의 사진은 데칼코마니 구도로 기묘한 느낌까지 자아냈다. 거울을 마주 세운 듯 닮아 있는 네 사람의 배치는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북·중 양국이 세계를 향해 연출한 또 하나의 정치적 메시지였을까. 이날 북·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붉은 카펫 중앙에 나란히 섰다. 양옆으로는 중국 국기와 북한 국기가 대칭적으로 배치됐고, 그 뒤편에는 각각 펑리위안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같은 간격을 유지한 채 서 있다. 두 사람은 마치 미리 맞춘 듯 흰색 계열 의상을 입었다. 붉은 국기와 카펫, 초록빛 잔디가 만드는 강렬한 색채 속에서 두 퍼스트레이디의 흰색만이 유독 도드라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일정이 21발 예포, 의장대 사열, 김일성광장 환영행사, 거리 양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