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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포토다큐

    기사 336개

    2026.01.27 06:00

    겨울 냄새
    겨울 냄새 [포토 다큐]

    겨울의 첫 차가운 공기는 언제나 혼자 오지 않았다. 겨울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그 공기가 느닷없이 코로 들어오는 날이 있다. 어떤 향마저 느껴지는 그 차가움은 머릿속을 휘저어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무언가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나에게 그것은 대개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이거나, 이미 지나가 버린 어떤 장면이다. 겨울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작년 11월쯤이었다. 야근을 마치고 회사 건물을 나서며 들이마신 찬 공기에, 지난겨울에 게을러 놓쳐버린 겨울의 장면들이 떠올랐다. 눈 쌓인 한라산 백록담을 찍기 위해 오래 날짜를 골랐다. 기상청 예보를 확인하고 제주로 향했다. 하지만 등산 당일, 정상에 눈이 내려 통제될 수 있다는 예보가 나왔다. 예보를 믿고 무거운 카메라는 내려두고 작은 액션 카메라만 챙겨 올랐다. 그날의 백록담은 뜻밖에도 맑은 하늘을 보여주었다. 얼마 뒤에는 강 위에 피는 물안개와 나무에 맺힌 상고대를 찍기 위해 새벽을 달려 춘...

  • 현장 화보

    기사 902개

    2026.02.13 17:44

    연일 고농도 미세먼지…올해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연일 고농도 미세먼지…올해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현장 화보]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강원 영서 등 지역에 ‘고농도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내려졌다. 서울과 경기도는 올겨울 들어 처음이다.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지면 행정·공공기관에서는 차량 2부제에 따라 끝자리 홀수 번호인 차량만 운행할 수 있다. 또 배출가스 5등급 차량에 대한 운행 제한 및 단속이 이뤄지며 적발 시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된다. 폐기물 소각시설 등 공공 사업장을 포함한 다량 배출 사업장에서는 가동률 조정 및 가동시간 단축과 시설 효율 개선 등을 시행해야 한다. 건설 공사장에서는 공사 시간 변경·조정, 방진 덮개 씌우기 등 날림 먼지 억제 조치를 해야 한다. 이날 낮 기온은 최고 16도까지 올라 평년보다 다소 높았다. 설 연휴에는 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이 10도를 웃도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다만 동해안을 중심으로 눈이나 비가 예보돼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초미세먼지는 주말까지 기승을 부리다가 동풍이 불면서 점차 해소될 것으로 ...

  • 정동길 옆 사진관

    기사 734개

    2026.02.13 18:30

    “전은 기름 맛이지”···‘길 위의 차례상’에 올라갈 동그랑땡이 맛있는 이유
    “전은 기름 맛이지”···‘길 위의 차례상’에 올라갈 동그랑땡이 맛있는 이유 [정동길 옆 사진관]

    “전은 기름 맛이지.” 지글지글 동그랑땡을 구워내고 있는 프라이팬에 누군가 식용유를 추가하며 말했다. 설 연휴를 앞둔 13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골목 안쪽에 있는 ‘비정규직노동자의 집 꿀잠’은 아침부터 고소한 기름 냄새로 가득 찼다. ‘명절 냄새’ 였다. 이날 노동자, 산재 피해 유가족, 꿀잠 활동가와 시민들이 모여 명절 음식을 준비했다. 길에서 명절을 맞는 노동자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해 차례상을 차리는 것도 9년째다. 이날은 호박전, 고구마전, 동그랑땡 등 전을 부치고 만두를 빚었다. 음식이 상하지 않게 나물과 생선은 전날 준비한다. 나물, 전, 과일, 밤까지 일반적인 차례상과 거의 똑같이 차린다. 계란물에 참기름을 섞은 ‘비법 레시피’로 동그랑땡을 구웠다. 한데 모여 바쁘게 손과 입을 움직이니 쌓여있던 부칠 거리도 어느새 끝이 보였다. 가스버너의 불이 약해지면 누군가 일어나서 가져오고, 누구의 입이 비면 얼른 곶감을 하나 넣어준다고 부엌은 종일 부산했다. 이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