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60년만에 베스트셀러로

미국 남부를 대표하는 여류작가 카슨 매컬러스(1917~67)의 처녀작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문학세계사)이 번역돼 나왔다.

1930년대 미국 남부의 한 마을에 있는 ‘뉴욕카페’를 배경으로 암울한 현실에서 탈출을 꿈꾸는 외로운 영혼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60년대 영화로도 제작돼 인기를 누렸다.

이 소설이 다시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미국 인기 토크쇼 프로그램인 오프라 윈프리쇼 ‘북클럽’ 코너에 선정·소개되면서다. 독자들은 시대를 초월하는 외로운 인간군상에 새로운 감동을 느끼며 60여년 전 출판된 책을 베스트셀러로 환생시켰다. 국내에서도 올해 초 매컬러스의 대표작 ‘슬픈 카페의 노래’(열림원)가 처음 번역·출간돼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10대에 류머티즘을 시작으로 뇌졸중 등 여러 가지 질병을 앓아 29세 때부터 휠체어를 타야 했던 저자는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면서도 섬세하고 뛰어난 작품을 다수 남겼다.

‘마음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우울하고 되는 게 없는 인생을 살아간다. 자식도 없이 24시간 카페를 아내와 맞교대 식으로 운영하는 비프 브랜넌, 사회주의를 꿈꾸는 급진주의자 블라운트, 말이 통하지 않는 가족 사이에서 음악을 꿈꾸는 소녀 믹, 흑인이 존중받는 정의로운 사회를 이루려는 흑인의사 코펠랜드…. 답답하고 적막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이들은 카페 단골손님으로 들리지 않고 말하지 못하는 장애인인 존 싱어에게 무엇이 자기 영혼을 고독하게 만드는지 털어놓으며 위안 받으려 한다.

역자 공경희씨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30년대 미국 남부. 뉴욕대와 콜럼비아대에서 공부하던 스물세 살의 작가는 우리에게 인간의 소외와 소통, 열망,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면서 “오래 전 다른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지만, 70년 후 지금의 현실과 다르지 않아 아프고 그래서 소설은 아름답다”고 말했다.

〈이상주기자 s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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